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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역사 - 세계를 탐구하고 지식의 경계를 넘다
윌리엄 바이넘 지음, 고유경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6월
평점 :
호모 사피엔스가 최초로 출현한 후 지난 수십 만 년 동안 인류는 거의 똑같은 모습이었다. 현생 인류가 존재해왔던 시간에 비하면 인류가 오늘날과 같이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시간은 너무나 짧아 인류는 마치 새로운 '종'으로 '진화'한 것만 같다.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냥을 하거나, 나무 위에 올라가 열매를 수집하여 먹이를 섭취하는 동물처럼 살았던 인류는 이제 농작물을 높은 효율로 경작하거나, 지구상 인간의 수보다 많은 소, 돼지, 닭을 기르며 배고픔을 해결한다. 뿐만 아니라 불과 몇백 년 전만 하더라도 50세가 채 되지 않았던 평균 수명은 훌쩍 늘어나 많은 사람들이 거의 한 세기를 온전히 건강하게 살아가게 되었다. 시선을 외부, 그러니까 단순히 조금 먼 곳이 아니라 지구 밖으로 돌리면 예전에는 천동설이냐 지동설이냐가 가장 중요한 논제였던 그 우주에는 인간이 쏘아올린 인공위성이 2만 여개가 넘게 떠돌아다니고 있다. 태양계 밖을 벗어난 탐사체가 존재하며 달에는 이미 인간이 반세기 전에 발자국을 남기고 왔다. 조만간 달과 같은 위성이 아닌 다른 행성에 발자국을 찍을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마 높은 가능성으로 인류의 상상이자 도전은 현실이 될 것이다.
오롯이 한 분야의 공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인류가 이와 같이 완전히 다른 '종'처럼 변한 것은 거의 온전히 '과학'의 덕이다. 각각 다른 세부 분야이긴 하지만, 우주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과학의 발전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그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지만 아주 서서히, 그러나 기하급수적으로 과학의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했다. 과학적인 발견과 새로운 기술, 도구의 발명은 누적되었다. 수천 년 전에는 너무나 미비하여 수십 년이나 때로는 수백 년 동안 쌓여도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대단치 않는 발전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과학은 꾸준히 '과학자'라 불리는 괴짜이자 도전적인 혁신가들을 통해 자신의 힘을 누적했다. 그 과정에서 과학은 어느 순간 현미경, 항해기술, 신소재와 같이 임계점을 넘는 나름의 '도구'들을 탄생시켰다. 하나 둘 임계점을 넘어 진화의 수준으로 발전한 과학은 또 다른 놀라운 변혁을 낳았다. 과학이 인류의 삶을 변혁시킨 과정이었다.
<과학의 역사>는 생명공학, 의학, 천문학, 물리학, 화학 등 과학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뉴턴, 아인슈타인 등에 이르기까지 과학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겼던 인물과 업적을 조명한다. 아주 작은 발명처럼 보이는 것들과 역사적인 사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학적 '혁신'은 결국 수만 년에 걸쳐 누적되며 오늘날의 인류를 만들었다. 인류 개개인은 언젠가 소멸하는 필멸의 존재이지만, 그들이 살아생전 이룩했던 크고 작은 기록과 발견, 업적들은 불멸의 존재이다. 인류가 골몰했던 바로 그 과학이라는 불멸의 존재가 인류를 놀라운 종으로 거듭나게 한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