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시절 - 파리가 스물다섯 헤밍웨이에게 던진 질문들 arte(아르테) 에쎄 시리즈 5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정지현 옮김, 김욱동 감수 / arte(아르테)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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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가의 서툰 시절, 그리고 그 배경은 파리, 거기에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과의 만남까지. 여러 매력적인 요소들로 가득 찬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회고록 <서툰 시절>이다.

위키백과에 찾아 보니, 세월이 지나 1956년 파리를 다시 찾았을 때 1928년 리츠 호텔에 보관했던 트렁크를 갑자기 떠올렸고, 이 안에 들어있던 원고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30년의 시간 차를 두지만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미 건강도 악화되고 작가로서 에너지도 많이 잃은 시기였지만 파리에서 찾은 오래된 원고에 고무되어 이 회고록을 쓸만큼 그의 파리 시절은 인생에서 특별한 시절이었던 것 같다.

셔우드 앤더슨의 도움을 받아 부인 해들리와 파리 생활을 시작한 젊은 헤밍웨이는 작가로서 참 성실했다. 식사가 너무 귀해 할 때마다 즐거운 축제 같았다고 할 정도로 가난했지만 밥은 걸러도 글쓰기는 거르지 않았다.

이런 헤밍웨이의 열정이 결과로 만들어지기에 예술가들이 모인 파리는 더 없이 좋은 곳이었다.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의 주인 실비아 비치, 문학가로 이미 명성을 얻은 에즈라 파운드, 제임스 조이스, 거투르드 스타인, 스콧 피츠 제럴드 등과 교류하며 좋은 영향을 받는다.

여러 인물들에 대해 평하는 부분이 흥미로운데 특히 스콧 피츠 제럴드와의 에피소드는 이 책에서 가장 재밌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혈질 헤밍웨이와 심신미약 피츠 제럴드의 버디 무비를 보는 느낌이랄까. 😅

일기와도 같은 글에서 작가로 성공하기 전이지만 젊은 헤밍웨이에게서 부정적인 느낌은 찾을 수가 없었다. 말년의 삶을 스포당한 독자로서 젊은 헤밍웨이의 행복한 시절을 보며 되려 짠한 느낌이 들때도 있지만, 가슴 속에 "움직이는 축제"를 품고 살 수 있다는 것도 큰 축복이니 근사한 청춘을 보낸 헤밍웨이에게 연민보다 축하를 보내고 싶다.

생 에티엔 뒤몽에서 마차를 타고 1900년대 초로 돌아가던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처럼, 그 때의 파리로 돌아가 풋풋하고 열정 넘치는 헤밍웨이를 만나는 경험은 즐거웠다. 그리고 묘한 감동도 있었다.


*출판사 21세기북스로부터 도서만 제공 받아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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