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심리학 코칭 기술 - 긍정심리학 평가, 개입, 행복과 성공전략
로버트 B. 디너 지음, 우문식.윤상운 옮김 / 물푸레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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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돈'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그래서 돈을 어떻게 하면 많이 벌 수 있을까 하는 관심은 돈과 관련된 많은 서적들을 수요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 들어 그런 현상이 더욱 심해지는 것 같다.

계급제도는 없어졌지만 자본과 권력의 수준이 인간의 계급수준을 알려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제차나 명품등으로 다른 타인의 시선을 끄는 것을 즐기며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가치가 오른다고 생각한다.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조차 무리하게 명품을 가지고 다니며 타인 앞에서 주목을 받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명품을 가지고 싶어 하는 욕구의 원인은 무엇일까. 좋은 것을 가지고 싶어 하는 소유욕구를 넘어선 그 무엇이 있는 듯 하다. 비정상적인 명품 과열 현상 이면에 내재 되어 있는 욕구는 그것을 가짐으로서 자신의 가치가 오르게 된다는 인식, 신분 상승의 욕구를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타인의 시선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보다 높게 평가 받고 싶어하는.

그런 욕구의 이면에는 돈의 상승이 곧 행복의 상승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나는 부자로 살아본 적이 없어서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지 여부에 대해 경험적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하지만 많은 저자들은 행복은 돈과 크게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나라들의 행복지수가 후진국에 비해 높지 않거나 오히려 낮은 현상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 한다. 선진국일수록 오히려 자살률은 높다. 나름대로 경제발전을 했다는 우리나라만 해도 자살률이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 긍정심리학은 어떻게 하면 행복 할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돈이 많으면 행복하다는 생각을 어느정도 부정한다.

 생긴지 10년 밖에 되지 않는 긍정심리학은 인생의 행복에 대한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의 연구라 할 수 있다. 긍정 심리학의 가장 큰 장점은 전공자가 아니더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긍정심리학을 코치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서이다. 긍정심리학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나 긍정심리학 자체가 생소한 사람들에게는 코칭 이라는 말이 저자가 독자를 코칭 한다는 말로 받아들일 수 있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긍정심리학 코칭 기술들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 적용한다고 생각하면 상관이 없을 것이다. 다만 이 책 말고도 긍정심리학에 대한 다른 책들도 읽어본다면 이해가 더 잘되지 않았을까. 자기계발서나 행복에 대한 책은 읽어 보았지만 긍정심리학이라는 학문을 다룬 책은 처음 접하고, 전문서 답게 다소 딱딱하게 쓰여져 있어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누구나 타고난, 혹은 교육에 의해 훈련 되었을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 긍정심리학은 강점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약점을 외면하거나 소홀히 하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란 것을 강조한다. 저자는 돛단배 한 척을 예로 들고 있다. 배에 난 구멍(약점)을 외면하면 물에 가라 앉을 수 밖에 없다. 일단 구멍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구멍을 막았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다. 배를 앞으로 미는 것은 돛(강점)이다. 돛이 없으면 배는 아무데라고 갈 수 없다. 일부 자기계발서류의 책에서 강점에 주목하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약점을 외면하거나 신경쓰지 말기를 권장하는 관점과는 차이를 보인다.

 

긍정 심리학 코치는 드러나는 강점보다 고객 자신도 모르고 있는 강점을 발견하는 것을 더욱 중요시 하라고 말한다. 잘 드러나 있는 강점은 코칭해줄 필요도 없으며 오히려 과용하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강점을 타인에 의해 깨닫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것을 잘 이끌어 주면 일상에서나 업무에서 큰 시너지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중반 부분 부터 긍정 진단 검사가 틈틈이 담겨있다. 이 진단 질문지를 통해 긍정지수를 진단 할 수 있으며 활용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것이다. 더욱 도움이 되려면 위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시중에 나와 있는 긍정심리학 관련 서적들을 함께 읽어보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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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용을 쏴라 - 1925년 경성 그들의 슬픈 저격 사건 꿈꾸는 역사 팩션클럽 1
김상현 지음 / 우원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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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매우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친일파의 후손들은 떵떵거리며 국회의원, 사학재벌, 땅부자등의 기득권층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친일 행위를 한 문인들의 이름으로 제정된 문학상까지 버젓히 주고 있다. 친일파 재산 환수를 필사적으로 반대하는 여당, 우리 문화재도 복원 못하는 마당에 국민 혈세를 가지고 일본군 관사를 복원하는 정부.

요지경속으로 돌아가는 세상은 정의란 힘있는 자들의 입장에서 옳은 것이 되어버린다. 더 웃긴 것은 기득권도 아니고 이득도 없는데 그런 세력들에 조장되어 그들을 지지하는 굳건한 지지층이다.

 

  친일파들은 어쩔 수 없이 친일 행위를 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논리를 가지고 스스로 친일을 했던것으로 사료나 증언에 의해 밝혀졌다. 친일 문인들의 행적이나 기록들을 살펴보면 잘 드러난다. 어쩔 수 없이 친일을 한 문인들은 애매하게 쓰인 '이토'를 쓰고 곧바로 낙향해 버린 정지용이나 이태준같은 사람이다.

이광수의 민족개조론이나 조선 동아의 일제찬양 기사는 어쩔 수 없는 친일로 볼 수 없다. 논리와 주관을 가지고 자신들의 출세를 위해 적극적으로 선동을 하였기 때문이다.

친일파 재산 환수를 반대하고, 대중성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상업적 의도로 몰아가는 세력들은 스스로 친일행위자의 후손이라는 것을 인증한다. 친일세력 청산이 중요한 이유는 이런 기득권 세력들은 언제든 국가의 위기가 찾아오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가나 국민따위는 내팽개치고 자신들의 이득만을 위해 모든 사람을 고통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것이기 때문이다. 불합리한 국가 협정을 맺고 기득권층의 이득만 보호하는 사람들을 보수세력이라고 하는데, 보수는 보전하여 지킨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보수세력은 국가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득을 지킬 뿐이다. 세상 어느 나라도 이런 보수층은 없다. 미국의 공화당도 자신들의 이득에 앞서 자국의 이득을 챙기지 않던가. 이런 인간들을 나라의 대표랍시고 뽑는 것은 국민이다.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 또 언제 고통의 역사를 반복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완용을 쏴라는 '이완용의 조카 이영구가 이완용을 암살하려 했다' 라는 보도되지 않은 취재기록에 씌여진 한줄의 문장에서 허구를 덧붙인 역사팩션소설이다. 허구의 소설이지만 실존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며, 시대의 분위기나 상황은 팩트다. 매국노 이완용을 암살하기 위한 독립운동 세력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완용 보다는 이승만이 더 악영향을 미친 매국노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던 매국노 = 이완용의 식이 성립 될만큼 대표적인 매국노이다.

  사회주의자 김근옥은 조수윤과 함께 이완용의 암살을 모의한다. 경성의 거부 최판선이 이완용의 암살에 일금 십만원을 걸었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돈이라고 했으니 요즘으로 치면 모르긴 해도 억단위가 아닐까 추정된다. 착수금 100원을 받고 암살에 성공하면 10만원을 받기로 한다. 10만원을 독립운동자금으로 쓸 계획인 근옥은 상당한 사격 실력을 갖춘 자신의 딸 달래에게 암살을 지시한다. 강원도 산골에서 올라온 세상물정 모르는 달래는 눈에 띄지 않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신여성 행세를 하기로 하고, 우명 기생집 명월관에서 기생 교육을 받는다. 당시 신여성이라면 대학생 아니면 기생이었기 때문이다.

 

  조선인 박을문은 순사로서 특별고등경찰이 되는 것이 꿈이다. 몸져 누운 어머니의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돈이 필요한 그는 일본의 순사로서 충성을 다한다. 동경유학파인 엘리트 경부 오태주의 명령에 따라 이완용의 보디가드를 맡게 되고, 예리한 감각으로 이완용 암살시도를 막아낸다. 각자의 목적에 따라 이완용을 암살하려는 조선인과 보호하려는 조선인. 암살시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당시의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는 지금 떠오르는 이미지의 공산주의와는 차이가 있다. 사회주의자들의 본격적인 등장은 1919년 3.1 운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 1차대전 종결 후, 열강들이 모여 1919년 파리강화회의가 시작 되었는데, 미국 대통령 윌슨은 '민족자결주의' 즉, 각 민족은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다. 강대국 미국의 발표에 희망을 본 조선은 급기야 3.1 운동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1차대전 승전국의 식민지는 제외한다'라는 발표에 조선은 실의에 빠진다. 이때 모스크바에서 레닌은 비서구권의 민족해방 운동을 지지하고 후원을 해주겠다는 선언을 하게 된다. 이때 미국에 걸었던 희망이 소련으로 옮겨가 사회주의 사상이 유행처럼 번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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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 -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간절히 필요한 순간, 두뇌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지적 유희
미셸 투르니에 지음, 김정란 옮김 / 예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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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지성이자 위대한 작가라는 미셸 투르니에는 나에겐 생소한 이름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제목도 무척 끌렸고, 철학에 관련한 책이라면 일단 읽어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본인이 존경해 마지 않는 안철수 교수는 강의중 인재의 조건중 첫번째로 철학을 꼽았다. 철학이 있는 사람은 정도를 지키고 꿈이 있고 미래가 있다. 20대 내내 방황의 세월로 소비했던 것도, 꿈도 미래도 생각도 없이 세상에 대한 분노만 내뱉었던 10대의 나도, 철학이 없었기에 방황하지 않았을까. 노통 정부즈음 방영했던 안철수 강의를 다시 들으니 감겼던 눈이 점진적으로 뜨이는 듯한 느낌이다. 나의 30대는 달라질 것이다.

 

  처음 접해보는 형식의 책이다. 원제는 생각의 거울인데, 베르나르의 책이 히트한 것에서 착안했던 것인지 한국어판 제목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이다. 짧은 철학적 에세이 형식으로 각각 대립되는 두 가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철학자가 되고 싶었던 저자는 철학교수 자격시험에서 낙방한 후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소개되어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그걸 참 다행이라고 여긴다나? 철학교수가 되었다면 위대한 작가인 지금의 필자는 없었을테니까.

대립되는 개념은 반대의 개념이 아니다. 닮음과 대립은 의미와 가치부여에 따라 다르게 해석 되기도 한다는 것을 배웠다. 여성과 남성은 다르지만 서로 대립되지만은 않듯이. 우리가 익시 'A는 B다'라는 식으로 고정적인 관념으로 바라보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도 시선을 달리하면 다양한 해석을 붙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소 독특한 소재에 독특한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들리게 만드는 작가. 검색해보니 다른 작품들도 항상 독특한 세계관과 상상력을 보여준다고 한다. 역시 혁명의 나라 프랑스니까 이 사람이 유명하게 되었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 같으면 그냥 4차원 학자로 치부되었을지 모른다. 마광수교수를 단순한 변태작가쯤으로 치부하고 있으니(그가 프랑스에서 태어났더라면!)

 

 

 

  천재성

  재능

  솜씨

  잔재주

  인간은 누구나 - 그가 어떤 사람이든 - 이 네 가지 능력을 조금씩 가지고 있다. 문제는 어떤 능력이 얼마만큼의 비율로 섞여 있는가 하는 것이다. -146p

 

  재능이라는 말이 원래 상당한 금액에 해당하는 화폐단위였다는 사실을 아는가? 성경에서 나오는 달란트는 재능을 나타내는 말인데 달란톤(talanton)이란 그리스의 화폐단위에서 온 말이다. 천재성과 재능의 이야기를 예술작품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는 저자.

재능을 가지고 있는 예술가는 원래의 어원인 돈에 가까운 작품을 만든다. 르 티티엔이란 사람은 생전에 그 시대와 부합하는 재능으로 많은 돈을 벌어들었으나, 빈센트 반 고흐는 그 시대에 부합되지 않는 천재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힘든 삶을 살다가 사후에야 최고의 화가로 손꼽히게 되었다. 가치 있는 작품은 예상되는 대중의 반응과는 무관해야 한다는 말. 설득력 있으면서도 천재가 아니라서 그런지 모호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당대에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후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든 천재들은 많이 있다. 이지성은 꿈꾸는 다락방에서 반고흐를 자신이 자신의 미래를 만들었다, 스스로 수없이 비관하였고 자신이 사후에 인정받을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되었다고 하지만 결과론적인 해석일 뿐이 아닐까.

난 천재는 되지 못하기에 재능과 솜씨를 갖춘 인간이 되고 싶다.

 

  창조성과 다양성을 요구하는 시대에서 이런 책의 존재는 필요하다. 다양성을 인정 못하고 압박하는 사회는 답답하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성만을 강요하는 것은 사회전체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 유일신을 지향하는 종교들이 벌인 전쟁, 기득권 집단들이 빼앗은 다수의 권리. 나이외의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 다른 가능성이 존재하는 데도 이건 이것이 아니면 안된다고 하는 것. 참 답답하다. 더 답답한 것은 이득도 없으면서 그게 진리인줄로만 알고 따르는 사람들이다. 무지는 악의 근원이라는 말이 결과적으로 맞는 말이 되게 만든다.

잘못된 것들도 관례라는 이름으로 계속 세습되고, 의욕을 꺾고 포기하거나 좌절하게 만들며, 순리대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들은 사실은 사기일 뿐이다. 거기에 길들여지는 사람들이 그걸 깨닫지 못하면 잘못된 것들은 세습을 거듭하게 된다. 하지만 세상은 기존의 것들에 대한 반발과 분노로 발전되어 왔고 그것이 역사를 이루었다.

 

  익숙하지 않은 난해한 논제들이 등장할 때는 당혹스럽고 이해가 안되기도 했지만, 짧은 형식으로 되어있어 읽기 편하기도 했다. 저자의 이야기에는 납득이 되지 않는 이야기도 있고, 이해되지 않는 모호한 말들도 있다.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그것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붙임으로서 독자로 하여금 그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어판 제목의 센스는 괜찮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단지 베르나르만 신경쓰이지 않게 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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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멋지게 한 곡 - 기타 고르기부터 연주까지 친절한 독학 가이드
이철원.박의정.최병익 지음 / 가디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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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집에 살던 형이 기타를 치며 대중가요를 멋지게 부르는 모습을 본 후, 나도 기타를 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기타를 좋아하던 삼촌이라고 부르는 아버지 후배가 그 이야기를 듣고 클래식 기타를 선물로 주셨다. 처음엔 열심히 했지만 진전이 없자 곧바로 포기해 버렸다. 그리고 선물받은 기타를 벼룩시장에 팔아버렸다. 그것이 벌써 십오년이 넘은 이야기다.

 

  그때 열심히 했더라면... 이런 쓰잘떼기 없는 후회는 기타 연주를 멋지게 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되살아 났다. 노래 연습은 많이 해서 못부른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정도지만 기타는 아직도 초보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특히 코드체인지에서 무척 어려움을 느꼈었더랬다. 나름대로 배겼던 굳은살은 이미 말랑말랑한지 오래, 어른이 되어서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멀리했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있는 기타연주의 꿈.

 

  어느날 60이 넘으신 어머니께서 기타를 배우신다고 하시더라. 피아노를 치실 줄 아는 어머니라 연세에 비해 무지 빠른 속도로 연주를 하시는 것을 목격하고 나도 다시 해볼까나? 하는 생각을 했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큰 목적이었던 '기타 연주로 여자의 심금 울리기'를 달성하는 상상을 해가며.

 

 

 

  초보 기타책을 몇권 보았으나 별 조언은 없었다. 코드와 악보의 나열에 지나지 않는 책들만 열심히 쥐어보다 포기 해버리는 나와 같은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소시적에 기타 좀 쳐보겠노라며 잡아보지 않은 사람이 있겠냐마는 실제로 그럴듯하게 연주하는 사람은 그중에 소수일 뿐이다. 왜 그렇게 어려움을 느끼는 걸까? 그것은 첫째 노력부족에 둘째 디테일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연습을 해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자연스럽지 못하고 자신의 연주가 허접하다는 생각, 늘지 않는다는 생각에 재능론을 핑계삼아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누구는 일주일만에 기타를 떼었다더라는 소문을 듣고 재능을 탓하며 일찌감치 포기한 것이다. 콩나물 대가리를 볼줄 모르는 사람은 특히 그렇다.

 

  이 책은 기타 코드보다 그러한 조언을 잘 담고 있다. 또한 기타의 역사나 기타리스트의 이야기까지 나오니 기타에 더욱 친근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콩나물 놓고 도레미도 모르는 나같은 인간에게 더 없이 좋은 교재가 아닐까 싶다. 십수년전 나름 노력을 한답시고 여러 기타 관련 서적을 뒤적거려봤지만, 이런 책은 없었다.(십수년의 공백기간동안 출간 되었는지 어떤지는 전혀 모른다)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유명 팝송과 가요들을 보다 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중간중간에 악보와 팁을 삽입해 놓았다. 다만, 많은 곡을 실어 놓진 않았으니 많은 악보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다. 완전 초보 콩나물자 무식한 사람에겐 좋은 지침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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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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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는 거대한 산과 같다.

더 없이 커 보이기만 하던 아버지의 어깨가 작아 보이고, 한 없이 강할 것만 같았던 당신에게 약한 모습을 발견할 때, 소년은 무력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걸 애써 인정하지 않는다면 아직 때가 아니다. 더이상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야 비로서 소년은 어른이 된다.

  내 모든 것을 받아 줄것만 같은 편안한 사랑을 느끼는 어머니와는 달리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강한 존재여서 친구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그러면서도 가장 두려운 존재.

 

  9.11 테러 이후에야 그 이름을 인식 하게된 국가 아프카니스탄의 한 소년도 같은 시선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미르에게 아버지 바바는 거의 신적인 존재다(바바는 아버지에게 존경을 표하는 호칭이다). 190이 넘는 키에 성공한 사업가에 정의롭고 올곧은 성격, 자비로 고아원을 짓고 수 많은 사람들에게 선행을 배품으로서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굳세고 강한것 이상으로 거대한 자랑스러운 존재.

아미르바바의 사랑에 굶주려 있다. 강하고 활동적인 아버지와는 달리 유약한 성격에 섬세한 아미르는 항상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그가 인정해 준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을것 같을 정도로. 모두에게 친절하지만 자신에겐 유달리 냉담한 아버지. 아미르는 어머니가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바바가 자신을 미워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둘은 부자지간 이지만 너무나 다르다. 아내에게서 그가 태어나는 것을 직접 보지 못했다면 자신의 아들이라고 믿지 못했을거라는 말까지 엿듣게 된 이후로 아미르의 욕구는 더 커져만 간다.

 

  그의 집에는 하인인 알리와 그의 아들 하산이 함께 살고 있다. 아미르의 할아버지가 데려온 알리는 바바와 함께 자라며 친구처럼 지냈고, 아미르보다 한살 아래의 하산 역시 아미르와 친구처럼 함께 자란다.

하지만 둘의 신분은 역시 하인과 주인이었다. 태어날 때 가장 먼저 했던 말이 '아미르'였던 하산은 충심을 다해 아미르를 따른다.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 이라도!"

 

  올곧고 바른 성품의 하산.

자신과는 달리 운동신경이 뛰어나서 바바에게 칭찬을 받곤 하는 하산을 아미르는 질투한다. 하지만 그를 미워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나서서 그를 도와주고 항상 그의 편이 되어주는 하산을 아미르도 사랑하지만, 그보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더 컸을 뿐이다.

 

  어느날 하산은 동네의 악동 아세프에게 맞을 뻔한 아미르를 구해준다. 하지만 아세프는 그냥 물러날 녀석이 아니었다. 독일인의 피가 섞여서인지 다른 아이들보다 힘이 세고 키가 큰 아세프는 아이들 세계의 지배자인데다 집요하기 까지 하다.

운동에 재능이 없고 책읽기만 좋아하는 아미르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이 연싸움이었다.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인정받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승을 거머쥔 아미르. 아프칸 아이들은 싸움에서 진 연을 쫓아 그것을 전리품으로 삼는 것이 큰 영광이었다. 기막히게 연을 잘 쫓는 하산은 아미르의 영예를 위해 연을 쫓아가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연을 획득하지만, 아세프를 만나서 크게 보복을 받게 된다.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는 하산을 쫒아간 아미르는 그 광경을 목격하지만, 두려움이 너무 큰 나머지 숨어서 침묵하고 말았다. 자신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도와줬던 하산을 외면해버린 아미르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그 죄책감의 화살은 도리어 하산에게로 향하게 되는데…….

 

  소설은 무척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의 구성과 비슷하게 흘러간다. 어른이 된 아미르가 아버지의 친구이자 동업자인 라힘 칸의 전화를 받고 어린시절부터 회상해가며, 다시 현재의 시점으로 돌아와 계속 이야기가 진행되는 구성은 포레스트 검프와 비슷하게 흘러간다. 어른이 되어서도 하산을 배신했던 일을 마음 한 구석에 담고 살아가는 아미르는 러시아의 아프간 침공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와있다. 소설가로 어느정도 성공을 거둔 아미르라힘 칸의 전화를 받고 오랫동안 묻어 두었던 마음의 짐을 풀어 나가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뉴스로만 들었던 생소한 나라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 읽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되어 있는데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국경을 초월한 공감과 감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카니스탄은 우리나라 한반도처럼 지리적 요충지라는 이유로 수많은 침공을 당해왔다. 평화롭게 살고 있던 사람들은 전쟁의 고통에 시달려 왔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이 푹 빠져있었다.

재미있는 소설은 많지만 페이지를 넘기기가 아까워 일부러 천천히 읽는 소설은 드물다. 반전이나 자극적인 것을 중요시 하는 사람(그런 요소도 충분한 소설이라고 본다)에게는 그냥 재미있는 소설일 뿐이겠지만, 나는 그런 것보다 여운을 남기는 작품, 다 읽고 나면 잊혀지는 재미보다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으면서 그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에 점수를 많이 주는 편이며 이 작품이 바로 그렇다.

소설은 전쟁의 실상을 큰 비중으로 다루지 않지만, 아미르의 삶을 통해 전쟁과 사람의 이기심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고통의 늪에 빠트리는지를 동시에 보여주며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짊어지고 있는, 혹은 외면하고 있는 짐은 무엇입니까?'

 

  읽는 내내 두 소년의 모습에서 훈훈함을, 슬픔을, 인간애를 느끼며 울고 웃었다.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결국 인간은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식상한 주제를, 신파적이지도 식상하지도 않게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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