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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도시 - 교류의 시작과 장소의 역사
정병설.김수영.주경철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평점 :
근 10년 만에 제일 몰입하지 못한 책.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내노라는 교수님들 잔치인데 도무지 무슨 글인지 알 수가 없다.
1. 제목은 18세기 도시인데, 도시 이야기를 다룬 저자는 많지 않다. 기대했던 것은, 18세기 한참 산업화와 민주화의 파고를 넘나들던 당시(유럽) 또는 번영의 시기를 누리던 당시(한, 중, 일)에 도시가 가졌던 역할에 대한 기술이었다. 그러나, 도시에 대한 이야기보다 도시를 살았던 사람, 도시가 겪었던 소소한 사건들, 도시가 꾸려온 모양새가 대중없이 저자 개성대로 펼쳐지고 있을 뿐이다.
1’. 좋게 말하면 옴니버스 식 구성인데... 저자 당 할당된 얼마 안 되는 공간에 이야기 흐름에 대한 최소한의 통일성도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겉핥기식으로 그냥 흩뿌리고 말아버리니... 읽는 내내 몰입도, 집중도 되지 않았다.
2. 그리고 18세기 이야기는 별로 없다. 차라리 도시가 겪은 18세기에라도 초점을 맞췄으면 좋았으련만... 이건 그냥 저자 마음대로 써 내려가버린, 독자를 고려하지 않는 책이 되어버렸다.
3. 자기 전문 분야의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보자는 취지였던 듯 싶은데, 드러나는 전문성은 학자적 전문성이라기보다는 거주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전문성인 듯 한 글도 적지 않았다. 그냥 여행기 혹은 거주담인데, 가이드들이 가진 객관자적인 위치도 없는 그냥 감상뿐인 글. 교수님들이 어떤 방향으로 다루자, 는 대강의 합의를 통해 도시의 모습을 성찰한 후, 자신의 전문성을 가미했으면 좋았으련만... 교수님들 옴니버스식 글 모음집에 대한 편견만 가득 생겨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