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경제학 (개정증보판)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4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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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인상적인 부분은, 다른 독자들도 그렇겠지만,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로 진행된 낙태의 합법화, 그리고 범죄율의 저하 사이의 상관관계를 다룬 내용이다. 이제 경제학은 자본 만의 것은 아님이 확실하다. 이 책에서는 경제학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인센티브와 선택의 연결고리를, (협의의) 경제적 관점에만 묶어두지 않고, 도덕적/사회적 관점으로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학문은 간학제적, 다학제적 바운더리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다른 의미로 경제학 서적이라는 생각이 쉬이 들지는 않는다. 전통적인 의미의 경제학 내용으로부터 많이 비껴 서 있다는 생각도 든다. 지평을 넓히거니, 혹은 별종으로 남거나. 다만 다루는 내용들은 다 의미있어 보인다.


덧붙이자면, 6장은 자녀 양육에 대한 내용이다. 자녀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길 원하는 부모의 행동이 덧없음을 회귀분석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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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진화 - 유전자와 운 사이
요시카와 히로미쓰 지음, 양지연 옮김 / 목수책방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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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의 가치를 일깨워 준, 소심한 책방에서의 [어이없는 진화]를 다시 한 번 읽었다.

첫 독서는 진화가설의 전반적인 이해 - 운이 선택한 적응 - 을 이루었다면, 두 번째 독서는 진화가설이 그 실제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는 부분에 초점이 맞았다.

진화가 발전과 등치로 사용되면서 자연과학의 용어가 사회 현상의 프레임이 되었지만, 실제 그 사용예시가 적절치 않음을 지적하는 2장의 내용이 새삼스레 다가오는 독서가 되었다.

진화가설은 발전을 말하는 이론이 아니다. 그저 돌연변해가는 과정 중에 현재에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음을 설명하는 이론인데, 우리는 이상적인 모습을 염두에 두고 그렇게 발전해나가게 될 것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진화가설을 가지고 온다. 전형적인 호가호위라고 보아야겠지.

살아남은 자가 승자도 아니요, 승자가 살아남는 것도 아닌, 그저 살아남아있음을 설명하는 진화가설을 가지고, 자꾸 우열 - 것도 진화가설적 우열이 아닌 - 을 설명하는 얼치기들 때문에 우리 사회가 참 팍팍하다는 것이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함의이다.

요즘들어 몇 번 씩 되풀이하여 읽는 책들이 많아지는데, 이 책 또한 그렇게 들여다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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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이 아니라 독특함입니다 - 부모와 교사를 위한 신경다양성 안내서
토머스 암스트롱 지음, 강순이 옮김, 김현수 감수 / 새로온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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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끌렸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 교실에 오래 있으면서, 아이들의 독특함을 ‘증상’으로 쉽게 규정짓는 목소리들을 종종 듣다보니, 책의 제목이 더 와 닿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 모호하다. 이 책은 증상이 아니라 독특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증상임에 분명한 것도 자꾸 증상의 바깥으로 빼내고 있다.

물론, 그저 다른 것일 뿐이다.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틀린 것이 아니라고 해서 같은 것 또한 아니다. 이 책은 어느 순간, 다른 것을 다르게 보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게 만든다.

저자의 아버지도 신경다양성 증세 - 우울증 - 를 드러내었고, 저자 또한 그러하기에 어찌보면 다른 것을 다른 것 이상으로 보는 시선이 싫었을 수도 있겠다. 그런 저자의 기저가 너무 강력하게 드러나, 책의 말미에 오면 모든 것이 같아 보인다.

책의 내용이 짧고 간단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을 만들다보니 그렇게 여겨지는 것처럼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름에 대해 깊이 숙고하고 공감하려면, 차라리 앤드루 솔로몬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이 훨씬 낫다. 분량은 서너배 되지만, 다름에 눌리면서 살아가는 가족의 무게를 담아내는 글의 담담함에 그저 어쩔 줄 몰라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것이 힘들고 조심스러우며 당혹과 고민을 느끼는 독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신경다양성에 대해 더 깊이있는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하튼. 이 책은 용두사미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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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얼마나 다위니즘을 피상적으로 이해 혹은 오도하고 있는가.

이쯤에서 데닛이 제시한 다위니즘의 본의를 정리해 보자. 요점만 끄집어내면 다음과 같다.
• 다윈의 혁명성은 생물 진화가 자연도태라는 알고리즘 프로세스의 결과라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점에 있다.
• 진화론은 자연도태의 알고리즘을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해독하는 학문이다.
• 진화론이 실행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에서 중심적 역할을 맡은 리서치 프로그램이 적응주의다.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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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등교의 시기에, 오프라인 배움에 대해 더 고민해야하는 이유.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로는 지속적인 교육 혁신을 이루지 못하다. 실제로 지속적인 효과를 내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방식을 형성하는 교사의 새로운 교수법이다.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주제는 이른바 21세기 교육 기술이다. 21세기 기술들에는 혁신을 위한 요소로서 창의성, 협력, 비판적 사고, 커뮤니케이션, 공감, 실패 같은 유행어들이 담겨 있다. 이들은 읽기, 쓰기, 수학, 과학 등 서양의 고전적 기초 교육과는 상당히 다르다. 소프트 스킬soft skills 이라고 불리는 21세기 교육 기술은 특정 사실에 대한 지식보다는 일련의 행동들에 가깝다. (343쪽)

"가르침과 배움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입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교육학 교수인 래리 큐번의 말이다. 그는 자기 학교에서 MOOC의 대실패를 목격했다. "관계는 아날로그입니다. 테크놀로지를 밀어붙이는 사람들은 가르침과 배움을 관계가 아니라 지식의 전수로 여깁니다. 교육을 관계라는 측면에서 보지 않습니다. 그저 정보에 더 많이 접근하고 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으로만 여깁니다. 그런 건 관계가 아니지요. 저는 고등학교 교사, 대학교 교수, 교육감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면서 배움의 기반은 관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한 명의 교사가 한 그룹의 학생들과 관계를 맺습니다. 배움의 기초는 그런 독립적인 관계들이며, 다른 설명은 필요 없습니다." (3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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