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무사 이성계 - 운명을 바꾼 단 하루의 전쟁
서권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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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무사 이성계 - 단 하루의 전쟁

 

 

- 성계는 주저 앉았다. 자꾸 눈이 감겼다. 천지간에 정상적이지 못한 것을 이()라 한다. 세상은 온통 저 불손한 거짓으로 덮여 있다. 그 비정상들의 자질구레한 화()가 재(). 재앙이다. 재 뒤에 반드시 이()가 일어난다. 상식적이지 않은 것들이, 정의를 가장한 불의가 세상을 덮는다.

 우리 안의 이()와 밖의 이(), 세상 안 밖에서 불타오르는 이(), 나는 그것들을 막아야 한다.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이 순간이, 싸움판의 이 고비가 재()의 끝이요, 곧 이()가 고려 천지를 뒤덮을 것인데, ()는 하늘의 위협이다. 나의 눈으로 저것들을 잠재워 기우는 천과 지를 세워야 한다. -중략-

 

 " 천호, 눈을 감으면 안 됩니다. 천호 ..... "

 

 'p267-268 중에서'

 

 

이 책의 지은이는 고등학교 국어 교사였던 서권 이라는 분이다.

'시골무사 이성계'라는 장편소설을 마지막 작품으로 세상을 떠나신 고인이다.

인문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써 집필을 하려면 얼마나 큰 열정을 가지고 있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러한 열정으로 쓴 작품 또한 어떤 것인지 안 궁금 할 수 없었다.

지은이는 자신의 원하는 것을 환경에 맞추지 않고 반대로 환경을 자신이 원하는 것에 맞추어 집필을 하였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자신이 원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포기 하지 않고 밀고 나가 많은 작품을 남긴 것에 대해 배울 점이 많다.

 

이 장편 소설은 단 하루 만의 전쟁을 이야기 한다.

과거 이성계가 왜구를 상대로 싸워 이긴 황산 대첩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전개 된다.

왜적의 장군 아지발도와 지략가 슈겐부츠에 대적하여 이성계, 이두란, 처명, 정도전의 치열한 전쟁을 한다.

내부적으로 아군이지만 대립적 성질을 가진 변안열의 중앙군도 함께 이야기 한다.

대외적인 관점에서 고려는 원나라와 명나라 사이에서 고초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와중에 밑으로 왜구의 침략을 막아야 하는 일이 생겨 이성계는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전쟁을 한다.

수적으로 밀리는 전쟁을 몇 차례 치고 빠지는 식의 방법으로 지속하던 중 위기에 봉착하게 되고 어두운 밤의 마지막 결전으로 막을 내린다.

단 하루의 전쟁을 실시간으로 보는 느낌이다.

처절한 전쟁의 느낌과 그 와중에 많은 사람들의 인연 그리고 많은 지략들이 재미를 더한다.

 

에필로그 부분의 노인이 된 이성계와 함께 전쟁을 이겨내 온 처명과 이두란이 함께 술을 마시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한다.

조선의 시작이 된 태조 이성계는 왕자의 난으로 인해 힘들어 하며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과거 전쟁의 추억을 회상한다.

 

전체적으로 이성계에 대한 이미지는 의를 중시하고 밖으로 왜적을 물리치며 안으로는 부폐한 나라를 걱정하며 개혁을 꿈꾸는 사나이로 그려진다.

실제로 지략가 정도전과의 만남은 이 소설의 전쟁 이후였다고 한다.

단 하루의 전쟁을 이야기하느라 쉴 틈이 없는 소설이다.

긴장감도 많이 느껴지고 마지막 야간 전쟁으로 클라이막스에 이른다.

시간이 지나고 위화도 회군으로 쿠테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이성계는 소설처럼 나라를 누구보다 생각하기에 부폐한 정권에 대항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도 읽고 역사도 알게 되는 좋은 책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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