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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평점 :
제인 오스틴에게
당신이 나의 편지를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 않지만(당신은 이미 고인임으로) 나는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영국 18~19세기 이 책을 썼을 당신에게 깊은 호감을 보내요. 오만과 편견이란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전 당신의 책에서 소개하는 그 드넓은 산책로를 걷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저를 뒤돌아보기도 했답니다. 당신이 그리고 있는 베넷씨의 다섯 딸 중에 나는 어디쯤 속할까? 굳이 속해야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또 굳이 나를 그 쯤 어디에 끼워넣어야한다면 난 어디일까하고 말이예요. 당신이 그린 다섯명의 딸 성격이나 품성과 성향은 단지 베넷씨의 딸에 국한된건 아닌것 같아요. 여성을 판단하는 잣대를 풍자한 건가요?
전 아마 넷째쯤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 자신이 예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지만 제가 책을 많이 읽고 항상 배움에 욕심을 내는 제 이면에는 저의 신체적 장점이 없어서 다른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서 공부도 열심히 하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았나 생각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닥 깊이가 없고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때론 과장을 하는 내 모습이 꼭 넷째 같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혹 그렇지 않다 할지라도 당신이 묘사한 넷째딸 부분에서 제 마음이 뜨끔했던 것은 사실이랍니다.
전 여성, 그리고 저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요.
그렇다고 페미니즘은 아니예요. 당신이 살던 그 당시에는 페미니즘이란 단어가 있지도 않았겠지요?
당신의 작품을 읽고 당신과 만나고 싶었어요.
함께 커피도 마시고 수다를 떨고 싶어졌답니다.
당신의 책에서 편지를 쓰고 편지를 보내고 편지를 기다리는 부분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그때는 그것이 유일한 수단이었겠지만 제게는 그 편지가 향수처럼 다가와요. 갑자기 편지가 쓰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이렇게 당신께 편지를 쓰지요.
이 책을 읽고 결혼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결혼이란 사랑하는 사람 둘이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진한 사람이 요즘은 없겠지요? 사회적 지위와 배경, 지적 교양, 자산, 가족관계까지 모두 결혼을 하기 위한 수단이지요.
지금은 거기에 학벌까지 더 보태야겠네요. 다아시와 같은 모든 걸 갖춘 남성과 교양과 외모 외에는 다른 결혼 조건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엘리자베스와의 결혼
그 당시에는 엘리자베스가 모든 조건을 갖춘 남성의 프로포즈를 거절한 것 조차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되었겠지요? 지금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런 스토리를 많이 따라한다는 걸 아신다면 상당히 만족스러우실거랍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만 총총 줄입니다.
당신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고 다시 편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