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수박수
이상교 지음, 노석미 그림 / 토토북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박이다라고 했다가 아닌가 하는, 제목부터 헷갈리며 중독성 있다니.

쨍한 여름의 수박이 뜨거움과 달콤함이라면 이 책의 표지의 수박은 부드러움과 상큼함을 얹은

느낌이랄까 여름에 어떤 수박이든 맛있고 달콤하지 않나 싶어요.

표지의 제목은 달콤함보다 재밌어질 것 같은 느낌?

자꾸 입에서 '수박수박수'하다가 '박수박수박' 하게 읽는 나도 자꾸만 말하게 하니까요.


수박수박수의 저자 이상교 시인은 그림책작가, 동화작가, 동시인으로 활동하는 아동문학가예요.

 1973년 어린이잡지 [소년]에 동시가 추천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다고 해요.

40여년간 동시를 써 오면서 '시인'으로 불리는 것을 가장 행복하다는 작가님은

우리 집 귀뚜라미, 먼지야, 자니?, 고양이가 나 대신, 예쁘다고 말해 줘,

마음이 예뻐지는 동시, 따라쓰는 동시, 개나리가 호호호 찬바람이 쌩쌩, 까르르 깔깔

동시집이 참 많아요

 

 

이번 동시집 수박수박수에는 놀기 좋아하는 ''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잘 놀면 잘 생각할 줄 알게 되며 노래가 퐁퐁 샘솟아난다고 시인의 말처럼

동시를 즐기며 놀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책이 주는 기분 좋은 예감에 설레네요.^^

 

 


 

수박수박수박수박수

박수박수박수박...

 

-<수박> 중에서-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던 수박부터 읽으며

갑자기 사촌형이 생각난다며(사촌형이름이 박수*이거든요. ㅎㅎ)

장난삼아 부르던 별명이 동시에 딱!

입에서 자꾸만 '수박수박수박수' 하다 '박수박수박수'하는 마법.

동시인듯 노래인듯 놀이인듯 서로주고 받게 되는.

 

 

 

<말대꾸>는 또 어떻구요.

정말 엄마같다고, 혼날 때 이렇게 한다며 말하는데 순간, 뜨끔ㅋㅋㅋㅋ

 

 

 

 

 

"엄마 말에

말대꾸하지 말랬지!"

 

"......."

 

<중략>

 

속으로는

판판이 다 말대꾸했다.

여느 때는

두 번도 더 했다.

 

-<말대꾸> 중에서-

 

 

아이 맘에 쏙 들었는지 자꾸만 소리 내어 읽는 것이 나 들으라는 소리인지,

동시를 즐기며 내 맘 알아주는 시라며 입가에 미소를 지어요

이래저래 맘에 드는 시가 많은지 혼자 쭉 보다가

요란스럽고 시끄럽게 읽어 된 시가 <매미>^^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미음

 

비읍은

언제 하려고.

 

-<매미> 중에서-

 

 

<매미>처럼 <여름 한낮 아파트>에 등장하는 매미는 또 어떻구요.

다른 부연 설명 없이 정말 매미예요. 시가 재밌는걸요.

일반적으로 맴맴 운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귀 기울이니

미음미음처럼 들리기도 하고 아이는

"쓰릅쓰릅 쓰스스스 우는 매미는 미음보다 높은 단계를 배우는 거네요."라는데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배우며 세말한 관심과 집중을 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특히, 이런 반복되는 단어들이 아이말대로는 랩인듯 놀이인듯

시이면서 시가 아닌 재미라며 이런 시 언제든 환영이라네요.

작가가 의도한 것이겠지만 시가 어렵지 않게

놀이처럼 일상 속으로 다가오는 시간이에요.

나와 친구, 자연에서 사물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시상이 되지 않는 것이 없다며

모든 것에 생명력을. 존재 의미를 부여하며.

시가 일상이 되고 시를 즐기는 것의 경계를 허물어 버리는 것 같아요.

 


 

수박수박수때문에 아이가 소리내어 시를 읽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덕분에 저도 즐겨봅니다. 수박수박수...., 999999...., 미음미음미음미음....,

모든 게 시로 보이게 되는, 소중히 들여다 보는 마음을 가지게 하네요.

많은 시들을 다 소개하고 싶지만 궁금해야 읽어보지 않을까 싶어요.^^

 

 

 

방학으로 긴 집콕생활에 입말이 즐거워지는 시간을 선물한 수박수박수

못보고 지나친 것들에 대한 관심과 모든 존재의 가치를 깨달으며

놀이처럼 시를 즐기게 하는 중독같은 마법의 시간을 즐기게 하는 책이에요.

 

 

집에서 모두 함께 즐기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어지네요.

시가 놀이가 되는 마법을 느끼게 될 테니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으며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줄을 섭니다 가로세로그림책 13
장선환 지음 / 초록개구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어디가나 줄을 섭니다.

아이들은 등교시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도,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서 가서도,

병원의 진료를 보기 전에도, 먹거리를 가득 산 마트에서도 우리는 언제나

순서에 맞게 차례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섭니다.

그저 무의식적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대면하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줄이라는 것,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삶의 철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군요.


 줄을 섭니다(장선환 글 그림|초록개구리)


줄을 섭니다(장선환 글 그림 |초록개구리)

서로 다른 모습을 한 동물들의 모습으로 빗대어 우리의 삶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선명한 색채, 다양한 장소에서 늘어 선 줄을 통해

나를 보고, 인생을 보게 합니다.

늘어 선 줄이 가진 공간과 감정이 다양하게 담기며

줄의 진행속도 만큼이나 이야기도 담담한 속도를 가집니다.



줄을 봅니다.

누군가 선 줄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줄은 어느새 내가 서게 되는 줄로,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다리는 줄처럼

즐겁고 행복한 줄로 비춰질 때도 있고



뾰족한 바늘이 나를 찌르는 것처럼

무섭고 두려운 줄도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삶에서 우리는 수없이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차례를 기다리고 순서를 지키는 것을 당연히 여겼지만,

이 책처럼 자세히 생각해본적이 없었습니다.

책을 마주하고 다시금 돌아보는 순간 ,

줄이 갖는 의미는 당연함 이면에 평등하다고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요.

 

 

, 나에서 우리가 되어 연결되고

함께 버티고 즐기면서 그 순간에 다다르게 되는 기적을

우리가 삶에서 스스로 하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요즘 특히, 자가검진에 인증까지 거쳐야 들어가는 곳이 많고, 땡볕에 줄을 서는 것도,

불평보다는 당연으로 묵묵히 해내며

''가 아니라 우리가 되어 기꺼이 해내고 있습니다.

 

 

 

줄을 섭니다는 우리 일상을 더욱 깊이 가치있게 들여다 보게 하였습니다.

한 명일 경우 줄이 아니죠. 둘 이상이 되어야 하는 줄, 서로 동등한 입장이지만

때론 상대를 배려해 양보하기도 하고 서로 연결지으며 함께 가는 길이라는 것

가르쳐 준 의미있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좋은 일이든, 궂은 일이든, 슬픈일이든 당신의 모든 일에 우리 함께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책. 일상을 가치있게 보게 하는 줄을 섭니다

 

무더위에 긴 줄은 지치지만 기꺼이 줄을 섭니다.

거리두기로 인해 더욱 길어진 줄 같지만,

당신과 내가 연결되어 우리가 평등해지는 이 순간의 줄을 서서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당신과 나는 평등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연결되어 있어 행복합니다.

당신을 위해 줄 한켠을 비워놓겠습니다.

나는 오늘도 줄을 섭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 가, 비닐봉지야 - 발리에서 비닐봉지 안 쓰기 운동을 시작한 멜라티 위즌 내가 바꾸는 세상 6
양서윤 지음, 이다혜 그림 / 초록개구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상 기후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환경보호는 미룰 수 없는 일이 되었어요.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를 지키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듯이 나이 또한 제한이 없는 일이겠지요.

그래서 이 책이 더 의미 있고 지금 당장 실천하게 만듭니다.

 

잘가, 비닐봉지야!(양서윤 글 / 이다혜그림 |초록개구리)

 

<잘가, 비닐봉지야!>12살 멜라티 위즌의 실제이야기

발리섬을 지키고자 용기내어 행동했던 일은 우리들을 돌아보며 실천하게 만듭니다.

작은실천이 큰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 

 

12살이었던 멜라티 위즌은 서핑을 하러 바다에 갔다가

사촌동생이 발끝에 걸린 무언가로 인해 넘어져 다칩니다.

알고 보니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때문이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려고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어.

당장 쿠타 해변을 청소해 보자.

어차피 우리가 서핑 할 곳이고 ,

깨끗해지면 모두가 좋아할 거야.

p21

 

더러워진 발리 섬, 많은 쓰레기 중 유독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비닐 봉지를 없애는 것.

함께 행동할 친구들을 모읍니다.


 

발리섬을 지키지 위해 비닐봉지부터 사용하지 않는 것.

멜라티 위즌과 그 친구들은 캠페인을 하며 비닐봉지를 대체할 의류바구니를 나누어주며

잘가, 비닐봉지야(Bye Bye Plastic Bags·BBPB) 운동에 앞장서며

발리섬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

 

이 책을 결코 그냥 넘길 수 없는 이유는 코로나 시대 배달이 성행하면서

곳곳에 일회용쓰레기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죠.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재활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하니 우리 스스로 줄이지 않는다면

지구가 버텨내기 힘들다고 하고요.

요즘 이상기후 징후가 세계 곳곳에서 보이는 것도

쓰레기가 원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뜨끔해집니다.

 

 

12살 멜라티 위즌이 발리섬을 지키기 위해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어'라며

환경보호에 적극 앞장섰던 것처럼

환경을 위한 일에 나이가 무슨 소용 있을지,

 

단지, 지금 당장 우리의 실천이 필요한 것이라는 것,

직접 실천해 본 자의 말이라 아이들에게 더욱 와 닿습니다.

특히 제주도 연설에서 했던 말처럼

 

 "

변화를 만드세요.

쉽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는 있습니다.

p135

"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우리가 노력하는 일에는 그럴만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란 것을

잊지 않고 작은 실천부터 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이제는 장바구니 사용이 생활화되었지만

이처럼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긴 작은 실천-

장바구니 사용, 텀블러가지고 다니기, 손수건사용하기, 일회용기 사용 않기 등

나부터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하게 하는 책,

아이랑 함께 읽고 실천하기 좋은 책으로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

<잘가, 비닐봉지야!>

우리아파트 작은도서관 추천도서에 넣습니다.

좋은 책은 함께 읽고 실천해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속에서 인생그림책 12
박희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그림책 012

 물 속 에 서

 

 물속에서(박희진 글 그림 |길벗어린이)

 

길벗어린이의 인생그림책 열두 번째 책은 박희진 작가의 <물속에서> 입니다.

뒤늦게 그림책에 빠져 미술공부를 했다고 하지만 그림에는 작가의 진심이 담겨있습니다.

이 무더운 여름, 청량함과 자유로움을 더해 줄 시원한 물 속, 섬세하면서 가여린 펜과

물기 가득 머금은 수채화가 표지에서 인상적이라 설레게 만드네요.

일상 속 작은 도전을 응원하는 그림책.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그림책이 아닐까 싶어요

 

 

손녀가 할머니에게 왔습니다.

어떤 볼 일로 왔을까요?

 

 

"할머니! 수영장 가요!"

"싫다!"

 

 

" 할머니 빨리요!"

"싫다!"

 

 

 

낯설지 않은 할머니 모습에 남 얘기같지 않습니다. 우리 어머니같습니다.

막내녀석이 종일 졸라도 귀찮아하시며 " 에고, 무릎이 아프니 싫다!"를 연발하시는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그래도 한 때는 근처 수영장에 열심히 다녀셨는데 코로나로 인해 요즘은 집콕만 하시는 어머니 모습이 겹쳐보입니다. 이해는 못하는 것이 아닌데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도 책 속 할머니는 온몸이 쿡쿡 쑤시는데 손녀를 따라 용케 수영장까지 오셨습니다.

물속에 같이 들어가자는 말에도 '싫다!'라는 말을 하시는 걸 이해하면서도

'물속에 발이라도 담가보시지' 하는 서운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저와는 달리 책속 손녀는 '싫다'는 할머니를 두고 수영하러 갑니다.

혼자 남아 수영장을 보던 할머니 과연 청량한 물빛의 유혹에 그냥 넘어갈 수 있을 지 궁금하네요. 경험으론 어머니도 싫다고 하시면서 차가운 냉탕에 발을 담그는 순간,

물고기 저리가로 헤엄치신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내심 책속 할머니의 도전을 응원하며 책장을 넘깁니다.

 

이 책은 아이가 주인공이 아니라 할머니가 주인공입니다.

세상을 살만큼 살았다고 하는 할머니가 무엇이 두려울까 생각해보지만

나이들어 몸이 아픈 것 앞에 선뜻 용기내어 해보겠다는 마음을 않습니다.

'나 들어 몸 아프면 만구 하기 싫다'하시던 어머님 말씀이 이 할머니와 겹쳐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스스로 용기를 내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할머니는 용기를 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 조용히 바라보다

물 속에 발을 담그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작은 용기는 작은 변화에서 시작되는 것이겠지요.

 

한바탕 시원하게 물속에서 자유를 즐기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싱기런 기운이 전해져 옵니다.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로, 이래저래 일상에서 용기를 내어 도전하기를

머뭇거렸던 제게 이 책은 일상의 작은 도전을 통해 기꺼이 즐기라고 합니다.

머뭇거리게 하는 여러 이유는 단지 핑계일지 모른다면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면

다른 느낌이 들거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읽다보니 사노요코의 <하지만하지만 할머니>도 생각이 났지만,

우선 우리 어머니 같은 현실 속 이야기인< 물속에서>가 맘에 듭니다.

이 책은 조만간 내려가면 꼭 어머니랑 함께 읽고 싶어졌습니다.

 

경험이 많든 적든,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누구나 도전은 용기를 내어야 하는 일입니다.

수영장에서 물 속에 발을 담그는 것부터 시작하는 일상의 작은 도전은

삶의 또 다른 활력을 가져다주는 변화의 힘이겠지요.

여러 이유로 머뭇거리고 회피했던 저의 일상에 청량한 자유로움을 가져다 준 <물속에서>

지금 용기를 내어 도전해봐야 겠습니다. 작은 것부터 말이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용택 시인의 자갈길
김용택 지음, 주리 그림 / 바우솔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섬진강 선생님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김용택 시인의 <자갈길>은 제게도 아이에게도

낯선 이야기지만 다시 생각하며 읽으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하고 추억하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김용택 시인의 어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이 글로 담겨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 독자들에겐 큰 행운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용택 시인의 글에 사실적이고 감동적인 그림의 주리작가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죠^^

 

학교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육성회비를 내지 않은 사람 이름이 교문 앞 게시판에 붙은 지 3일째다.

 

 

햇살이 뜨겁다.(중략)

멀고 먼 저 자갈길을 혼자 걸어야 한다.

어쩔 수 없다. 걷자.

 

강 건너에 있는 우리 밭이 보였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보리를 베고 있다. 반갑기보다 걱정이 더 앞선다.

 

 

아이랑 읽다 처음부터 질문이 쏟아집니다.

육성회비는 뭐고 왜 교문에 붙어 놓았냐며 요즘과 다른 학교 현실이 이상하기만 합니다.

하긴 요즘은 고등학교까지 국가에서 지원을 하고 있는 현실이니까요.

육성회비 때문에 다시 돌아가는 길은 너무 멉니다. 버스가 아니라 걸어서 먼 길을 가야한다는

것에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다가 이 책의 주인공이랑 같이 걸어봅니다.

비포장도로의 자갈길의 먼지와 자연을 안은 계절을 느끼며

먼 길을 걸어가는 주인공의 마음이 어떠할지 생각해봅니다.

 

 

아마 넉넉지 않은 가정 살림이었겠지요.

먼 길을 돌아 부모님께 육성회비를 이야기하러 가는 길은

그리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멀고 험하고 뜨겁고...

 

 

주리 작가의 그림의 힘이라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지금 이 책을 읽는 우리는

그 시절을 이해 못하겠지만 그림은 아주 친절하거든요. 마치 그 시절,

그 풍경 속에 서게 해요.

뜨거운 뙤약볕, 계절을 입은 거대한 자연의 모습 앞에서 농부들은 멈추지 않고 제 할 일을

해내고 있죠. 마치 우리들의 부모님들도 자식들을 위한 사랑의 마음이 자연과 같다고 하는 것 같았어요. 거대하고 뜨겁고 언제나 변함없이.

 

이 책의 긴 글을 더욱 이해하기 쉽게 그림을 읽는 것도 이 책을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요즘의 아이들에게 동떨어진 이야기는 작가님의 경험이 바탕이 된 만큼 '할머니 할아버지 때는 말이야~'하고 추억 여행을 떠나듯 할머니 할아버지의 시절을 공감하고 가까이 갈 수 있게 해요. 마지막 장을 덮을 때 꺽꺽하고 울었던 아이의 복합적인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처럼 오래도록 가슴을 먹먹하게 해서 아이도 '울컥해요'라고 말하는 걸 보면 이 책의 느낌을 공감하고 있는 거겠지요.

 

 

요즘 자주 찾아뵙지 못해 그립기만 한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책으로 더욱 깊어집니다.

그 시절 추억여행을 통해 힘겨운 삶을 살아내며 묵묵히 자식들을 위해 헌신한 그 사랑에 찬사를 보내며 가슴 먹먹한 감동을 전해 준 <자갈길>이었습니다.


<도서를 지원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