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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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아줌마의 집에 사는 모모는 아줌마가 매월 받는 우편환 때문에 자신을 돌보고 있다는 사실을 7살 때 알게 된다.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은 창녀가 일을 하는 동안 아줌마에게 돈을 주고 맡긴 자기 자식이고, 그 아이들은 모두 엄마가 만나러 오는데 자신을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도 슬프지만 알게 된다. 거기다 자신이 몇 살인지조차 모르는 모모는 정확한 나이를 알게 되기 전까지 10살인 줄로만 알고 있다.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있는 아주 어릴 때부터 자신을 돌보던 로자 아줌마는 이제 너무 뚱뚱해져 버렸고, 나이도 많은 할머니가 됐다. 심지어 아줌마는 몸이 안 아픈 데가 없을 정도라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7층을 오갈 수 없어 모모가 대신 심부름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로자 아줌마는 너무 아파 정신을 놓을 때가 있는데, 모모는 아줌마를 그 어디로도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

 

 

 

 

 

 

11년 전쯤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읽은 책이라 그런지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서 마치 처음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예전엔 별생각 없이 읽어서 더 그런 것 같다.

 

유대인 창녀였던 로자 아줌마가 나이가 든 뒤, 창녀들을 위한 탁아소 비슷한 일을 시작했다. 그곳에 가장 오래 있었던 모모는 다른 아이들처럼 입양을 가지 못하고, 그렇다고 가족이 찾아오지도 않아 반항기에 접어들었다. 집 안 아무 데나 똥을 쌌고, 밖에서는 물건을 훔쳐 가게 주인에게 뺨을 맞기도 했다. 그런 행동을 하면 로자 아줌마나 낯선 누군가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에 일부러 그런 짓을 계속하고 다녔다.

너무 어릴 때부터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 심지어는 자신의 몇 살인지도 모르고 찾아오는 엄마조차 없다는 것을 깨달은 아이는 몸은 작을지언정 아이라고만 할 수 없었다. 작은 몸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일부러 어린애처럼 굴면서 속을 끓이는 게 너무나 안타까웠다.

 

속은 어른이어도 어린아이 흉내를 낼 수 있었던 모모의 시간은 짧기만 했다. 대충 10살이라고 알고 있는 시기부터 모모는 로자 아줌마를 돌봐야 했다. 10살이란 나이는 어른에게 아직 보호받아 마땅했지만, 모모는 돈이 끊겨도 자신을 돌봐준 로자 아줌마가 늙고 병이 들어 이제는 자신을 돌볼 수 없다는 이유로 버리고 떠날 수 없었다. 모모에게 유일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유대인으로 아우슈비츠에 끌려갔다가 프랑스에서 불법체류자로 살며 몸을 팔고 생계를 이어갔던 로자 아줌마와 아랍계 창녀의 아들로 마음속에 늘 공허를 안고 살았던 모모가 기댈 곳은 서로뿐이었다. 모모가 백화점에서 만난 아름다운 금발 여인 나딘이 그를 위해 모든 것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모모는 혼자될 로자 아줌마를 떠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로자 아줌마의 곁을 지키며 그녀가 원하는 생의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었다. 평생 외롭게 살았을 아줌마가 마지막까지 쓸쓸하게 병원에서 홀로 죽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겉으로는 초라하고 외로운 삶이었을지라도 모모와 로자 아줌마는 마지막까지 서로가 곁에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원하는 걸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마음만큼은 쓸쓸하지 않았다. 비록 생을 가르는 죽음으로 인해 이제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더라도 말이다.

 

오로지 모모의 시선으로 진행된 소설이라 때로는 너무 말썽을 부려 로자 아줌마를 힘들게 하는 그가 얄미웠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자신에게 관심 좀 가져달라는 몸부림이라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사랑받아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라도 사랑을 받고자 하는 모모가 가여웠다.

하지만 키운 아이들 중 모모를 가장 사랑했을 로자 아줌마가 있었고, 이후엔 나딘이 모모를 사랑해 줬을 것 같아 이제는 더이상 외롭고 쓸쓸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난 뭘 하기에 너무 어려본 적이 한 번도 없잖아요, 아줌마." - P255

매일 아침, 나는 로자 아줌마가 눈을 뜨는 것을 보면 행복했다. 나는 밤이 무서웠고, 아줌마 없이 혼자 살아갈 생각을 하면 너무나 겁이 났다. - P83

나는 로자 아줌마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라면 무슨 약속이라도 했을 것이다. 아무리 늙었다 해도 행복이란 여전히 필요한 것이니까. - P203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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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문학 여행 × 파리 -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파리의 예술문화답사기 아트인문학 여행
김태진 지음, 디디에 앙사르게스 사진 / 오아시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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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룅과 베르사유 궁전

 

 

루이 14세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샤를 르브룅은 로마에서 니콜라 푸생을 스승으로 받들어 그림을 계승했다고 한다. 그 후 돌아온 파리에서 루이 14세의 신뢰를 얻어 베르사유 궁전의 실내 장식을 책임지게 된다.

재미있는 건 푸생은 권력에서 멀리 떨어져 살며 그 누구의 간섭도 거부했는데, 그의 제자 르브룅은 루이 14세가 좋아할 그림만 그렸다는 것이다. 푸생은 자신은 떠나면 그만이지만 그림은 이 자리에 오래 남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데, 순수한 예술가 그 결정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에 르브룅은 루이 14세가 스스로를 아폴론 신, 알렉산더 대왕과 동일시해서 왕을 위해 신화적인 그림을 많이 남겼다. 그 덕분에 절대 권력이 예술을 장악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루이 14세는 국왕 부부가 결혼한 지 21년 만에 낳은 첫아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부부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고, 유산을 반복한 이후에 태어난 왕자라 뒷말이 무성했단다. 이렇게 태어난 루이 14세가 다섯 살 때 루이 13세가 세상을 떠나 왕비가 섭정이 되어 이탈리아 출신의 마자랭을 재상으로 앉혔다. 이 때문인지 마자랭이 루이 14세의 친부라는 소문도 많았다고 한다. 마자랭은 재상으로 지내는 동안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빼돌려 루이 14세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루이 14세는 재상의 자리를 놓고 다투던 두 사람 중 푸케의 화려한 대저택을 보고 베르사유 궁전을 지을 생각을 했다고 한다. 궁전이 완공되기도 전에 그곳에 들어간 루이 14세는 권력을 위해 온갖 일을 벌인다. 화려하기만 한 삶이 아닌 태양왕이라 불리던 루이 14세도 귀족들의 눈치를 보며 안간힘을 쓴 것만 같다.

 

 

 

 

 

다비드와 루브르박물관

 

자크 루이 다비드에 대해 깊이 들어가기 전, 그가 살았던 시대를 설명하는 부분이 등장했다.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고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가 끌려 나와 목 매달린 사건들은 워낙 여기저기에서 접해 익숙했다. 하지만 마리 앙투아네트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했다던 말은 그녀가 한 게 아니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실은 그 말을 루이 14세의 아내 테레즈가 했다는 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죽어서도 무척 억울하지 않을까 싶다.

 

 

프랑스혁명 초기, 다비드는 하필이면 국왕의 의뢰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고 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다비드를 비난하는 사람이 늘어서 그는 그림을 그린 일을 부인했단다. 살기 위해서라면 그깟 거짓말쯤은 해야지 뭐 어쩌겠는가. 이후 혁명으로 세력을 넓혀 권좌에 앉은 나폴레옹의 사람이 된다. 권력과는 멀어질 수 없는 예술가의 인생이었다.

나폴레옹이 그림 간섭에 심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그를 모델로 한 그림 중에 가장 유명한 "생 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은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간섭해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한다. 나폴레옹이 자랑스러울 만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마네와 오르세미술관

 

 

같은 모델을 그렸는데도 완전히 다르게 표현한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와 외젠 들라크루아의 화풍이 인상적이다. 앵그르는 선을 중심으로 한 그림, 들라크루아는 색에 중점을 둔 그림이라는 걸 확연히 알 수 있다.

앵그르는 파리 엘리트 회화의 전통을 계승했다고 하고, 들라크루아는 이후 인상주의 회화가 나타날 수 있었던 화풍이라고 한다.

 

 

 

 

프랑스 주류 미술이었던 살롱전과는 달리 새로운 화풍에 매료된 화가들이 만난 낙선전은 크게 성공을 거둔다. 덕분에 비주류 화가들의 이름이 알려졌고, 그중에는 에두아르 마네가 있다. 마네는 그림에 메시지, 교훈 등이 있어야 한다는 아카데미 미술에 반기를 들었다. 고대 신화와 성인들의 이야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그림을 즐기는 게 좋다고 생각해 일상을 담은 그림, 평범한 사람들이 나오는 그림을 주로 그렸다. 마네가 있었기 때문에 프랑스 미술이 조금 더 다채로워진 것 같다.

 

마네의 뮤즈 모리조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했다. 당시 여성은 화가로 살 수 없었지만 모리조의 어머니가 개방된 사람이라 그림을 그릴 수 있었고, 마네를 만나게 되기도 했다. 마네의 동생과 결혼한 모리조는 가족인 마네를 챙기고, 그가 죽은 뒤에는 전시회를 열어 세상에 알렸다.

 

 

 

 

 

모네와 지베르니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던 클로드 모네는 바다를 그리다 신비로운 체험을 한 뒤로 자연을 그리는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다른 화가들은 야외 풍경을 그릴 때 스케치만 하고 실내에 들어오는 것과는 달리 모네는 처음부터 완성까지 모두 밖에서 그림을 그렸다. 빛에 따라 그림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내의 시간을 즐긴 화가인 것 같다. 하지만 이로 인해 노년에는 시력이 극히 나빠졌다고 하는데, 이런 와중에도 100미터에 달하는 "수련 연작"을 완성했다.

 

모네의 그림에 많이 등장한 아내이자 뮤즈 카미유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임종을 맞은 카미유를 그린 그림에서 모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엔 인정받지 못했던 인상주의 화가들에 대한 내용은 너무 안타까웠다. 다양한 화풍으로 왠지 따뜻하기도 한 분위기의 그림이 내 취향에 잘 맞기 때문인 것 같다.

 

 

 

 

 

고흐와 오베르 쉬르 와즈

 

 

마지막으로 등장한 화가는 너무나도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였다. 영화나 책을 통해 그의 인생에 대해 익히 접했던 터라 특별한 건 없었지만, 그럼에도 고흐의 이름을 떠올리면 왠지 안쓰럽고 슬픈 마음이 든다.

 

 

 

 

이후 후기 인상주의에 관한 설명이 이어졌다. 영국 화가이자 예술비평가를 통해 런던에서 알려진 세잔, 고갱, 고흐에 대해 말했다.

 

 

 

 

 

출판 순서는 다르지만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파리 편을 읽었다. 앞서 읽은 스페인 편에 비해 친숙한 이름의 화가가 많이 등장해 알지 못했던 일화를 이야기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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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1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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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들 직장 동료 버드의 집에 초대를 받은 잭은 아내 프랜과 함께 간다. 버드가 그려준 지도를 보고 찾아간 집 앞에서 그들 부부가 키우는 공작새를 마주하고 기겁한다. 버드의 아내 올라는 잭 부부를 맞이하며 그녀의 첫 번째 결혼이나 치아 석고에 관한 이야기를 했고, 이후 식사 자리에서는 버드 부부의 굉장히 못생긴 아기를 본다.

셰프의 집 가구 일체가 구비된 셰프의 집에서 살게 된 웨스는 아내 에드나에게 와서 함께 살자고 한다. 에드나는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이별을 고하고 웨스의 집으로 간다. 얼마간 즐겁게 살던 두 사람에게 셰프가 찾아와 딸이 이곳에서 살기로 했다며 월말까지 집을 비워달라고 말한다.

보존 3개월 전 해고된 남편은 그때부터 늘 소파에 앉아있다. 밤에도 소파에서 자고 샌디가 퇴근하고 돌아오면 여전히 그곳에 앉아있다. 그러던 어느 오후, 집에 돌아온 샌디는 냉장고가 고장 나 안에 들어있는 음식이 상해가고, 냉동실의 아이스크림과 고기도 녹아간다는 걸 알게 된다. 급하게 음식을 처리하던 샌디는 남편에게 경매장에 가서 냉장고를 사야 된다고 한다.

 

칸막이 객실 마이어스는 8년 전 이혼한 아내와 살고 있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스트라스부르로 가는 기차를 탔다. 아내와 헤어지던 날의 말다툼으로 여태껏 만나지 않았지만, 아들을 다시 만날 기대감에 부풀어있고 선물로 줄 시계도 샀다. 하지만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외투 안주머니에 넣어둔 아들의 선물이 사라졌다. 같은 칸의 승객에게 물어봐도 말이 통하지 않아서 그는 갑자기 모든 의욕을 상실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월요일에 생일인 아들을 위해 제과점에 케이크를 예약하고 난 뒤, 아들은 생일 당일 학교에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여자는 남편에게 전화를 하고선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향했다. 가벼운 뇌진탕이라던 아들은 깊은 잠에 빠진 것처럼 깨어나지 않는다. 씻고 옷을 갈아입고 개에게도 밥을 먹이기 위해 집에 돌아간 아빠는 늦은 밤 걸려온 전화 건너편에서 케이크에 대해 말하는 걸 듣는다.

비타민 아내 패티는 복합비타민 방문판매 일을 시작해 요령을 깨쳐 곧 자기 사업을 시작한다. 함께 일하던 여자들이 자주 바뀌긴 했지만, 핵심 멤버 실라, 도나는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비타민 판매가 사양길에 접어들게 되면서 패티는 힘들어한다. 이런 와중에 패티를 사랑한다고 말했던 실라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주로 떠났고, "나"는 도나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

 

신경써서 로이드는 아내 이네즈와 떨어져 혼자 셋집에서 살고 있다. 로이드의 알코올중독 탓일 터였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로이드는 귀지가 한쪽 귀를 틀어막아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시간이나 머리를 때려도 도통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다. 마침 집을 찾아온 이네즈는 로이드를 위해 주인 할머니에게 필요한 걸 빌려와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내가 전화를 거는 곳 "나"는 술 끊기 시설 앞 포치에서 J. P.의 이야기를 듣는다. 굴뚝청소부였던 아내 록시를 처음 만나 반했던 때의 회상과 결혼생활로 이어졌다. 나는 아내와 여자친구에 대해 생각한다.

기차 초저녁, 한 남자에게 총을 겨눴던 미스 덴트는 기차역으로 향한다. 대합실 벤치에 앉아있던 그녀 앞에 날씨에 맞지 않은 옷차림에 신발도 신지 않은 노인과 화려한 옷을 입은 중년 부인이 나타난다. 중년 부인은 미스 덴트가 이곳에 있는 걸 못마땅해한다.

 

아내가 자신의 동료와 함께 새 삶을 찾겠다고 떠난 뒤, 칼라일은 두 아이를 돌보며 학교생활을 하는 데 지쳐버린다. 새로 구한 베이비시터가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방치했다는 걸 알게 되어 내쫓은 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느꼈다면서 아내에게 전화가 온다. 그러면서 그녀는 함께 도망친 동료의 집에서 오래 일했던 아주머니를 소개해 준다.

굴레 두 아들을 둔 어느 부부가 가구가 딸린 집을 찾는다며 찾아온다. 그들의 짐은 스테이션왜건에 싣고 온 게 전부인 것 같다. 그들은 집을 보고 곧 계약을 해 아파트에서 거주한다. 남편은 농사일을 한다고는 하는데 별로 하는 일이 없어 보이고, 아내는 근처 레스토랑에서 일을 시작한다. 어느 늦은 밤,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수영장에서 모여 놀던 중 농사일을 한다던 남자가 데크에 이마를 부딪치는 사고가 난다.

대성당 "나"는 아내의 맹인 친구가 집에 와서 자고 간다는 소식을 듣는다. 맹인의 아내가 세상을 떠나 그녀의 친척들을 방문하는 중이었다고 한다. 나는 썩 탐탁지 않지만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역에서 아내가 데리고 온 맹인은 자신이 예상했던 맹인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저녁 식사 후, 함께 TV 앞에 앉아있다가 나는 맹인에게 화면에 나오는 대성당에 대해 설명해 준다.

 

 

 

 

 

 

 

작년에 읽다가 말았던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을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그때는 왠지 흥미롭지 않았고 무슨 얘기를 하고픈 건지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읽다가 그만뒀었다. 알고 보니 마지막 두 편만 남기고 다 읽었었고 내용도 거의 다 생각났지만, 기왕 읽는 김에 처음부터 하나씩 읽어나갔다.

다시 읽어서 그런지 처음 읽었을 때보다는 소설의 의미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단편도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단편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었다. 아들의 생일에 사고가 나는 바람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자식이 깨어나기만을 기다리는 부모의 입장에서 제과점 주인의 전화는 화를 내기에 충분했다. 하필이면 아들이 뺑소니를 당했기 때문에 사고를 낸 사람에게 화풀이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전화를 한 제과점 주인이 그 화를 떠안게 됐다. 아들을 잃은 부모, 예약해두고 가져가지 않은 케이크가 신경 쓰이는 제과점 주인의 입장 모두 이해가 됐다.

하지만 이들이 제과점에서 만나 갓 나온 고소한 빵과 향긋한 커피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 서툴지만 진심이 담긴 따뜻한 위로가 느껴져서 좋았다.

 

<칸막이 객실>과 <열>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아들을 만나기 위해 휴가를 써서 기차를 타고 유럽을 지나는 <칸막이 객실>의 주인공은 선물을 잃어버리면서 아들을 오랜만에 만난다는 의욕마저 상실한다. 도착한 역에서도 내리지 않고 다른 객실로 이동한 그는 조차장에서 객차를 떼어내 다른 객차로 연결하는 바람에 짐까지 잃는다. 그렇게 되고 나서야 과거를 정리할 마음이 든 것 같았다. 절반은 떠밀린 포기가 맞긴 하지만 말이다.

<열>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동료와 떠난 아내를 계속 생각하며 살았지만, 그 동료가 소개해 준 베이비시터 겸 가정부 덕분에 모든 것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그 외에 맹인에게서 보는 법을 배우게 된 <대성당>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부부 사이의 묘한 트러블이나 알코올에 중독된 사람이 등장하는 단편에서 가깝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지 않아 멀기만 한 관계도 볼 수 있었다.

 

짧은 소설들이 실려있어 금세 읽을 수 있던 책이었다.

 

그는 자신들이 함께한 인생이 자신이 말한 대로 이뤄졌다는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그 인생은 이제 지나가고 있었다. 그 지나침은─비록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서 그는 맞서 싸우기까지 했지만─이제 그의 일부가 됐다. 그가 거쳐온 지난 인생의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열> - P254

"대성당을 짓는 데 한평생을 바친 사람들이 그 작업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죽는다더군. 그런 식이라면 이보게, 우리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게 아닐까?" <대성당> - P30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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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
마리즈 콩데 지음, 정혜용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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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무렵, 바베이도스로 가는 배 안에서 아베나는 선원에게 강간당해 임신한다. 목적지에 도착해 어느 대농장으로 팔려간 아베나는 안주인의 시중을 드는 일을 하다가 임신 사실을 들켜 흑인 노예 오야에게 떠넘겨진다. 선량한 오야는 아베나를 아껴줬고, 태어난 아이에게 티투바라는 이름을 직접 붙여줬다.

가족으로 맺어진 한때의 즐거움도 잠시, 아름다운 아베나를 범하려던 주인에게 칼을 휘둘렀다는 이유로 그녀는 목이 매달렸고, 오야는 다른 농장에 팔려가는 길에 자살한다. 농장에서 쫓겨난 7살 티투바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과 교감하는 만 야야가 거둬 키우게 된다.

 

어느새 세월이 흘러 사랑을 알 나이가 된 티투바의 앞에 존 인디언이 나타나 그녀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만 야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티투바는 존과 결혼하기 위해 바베이도스를 떠나 그의 주인 엔디콧 마님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태생부터 평범하지 않았던 티투바의 삶이 평탄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순식간에 고아가 되었지만 다행히 그녀를 가엽게 여기는 사람의 손에 자라났으나, 남자와 함께 살기 위해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몸을 누군가에게 예속되는 삶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 어머니와 계부가 노예이긴 했지만 쫓겨났기 때문에 자유로이 살 수 있었던 티투바였는데, 내 눈에는 사랑 때문에 망치게 된 것처럼 보였다. 흑인 노예의 삶이 얼마나 고되고 고통스러운지 여러 기록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 어린 그녀의 선택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존의 주인 엔디콧 마님의 집에서 친절과 핍박의 모호한 경계를 오가다가 그녀가 죽자, 목사 새뮤얼에게 다시 팔려간다. 새뮤얼은 목사라는 직업에 어울리지 않은 인간이었지만, 다행히 그의 아내와 딸은 티투바에게 친절했다. 하지만 새뮤얼이 세일럼 교구의 목사 자리를 맡게 되면서 티투바의 고난은 시작됐다.

티투바가 만 야야에게 배운 것들 때문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그녀가 어머니의 환영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이유들과 어느 순간부터 티투바만 보면 자지러지게 발작을 하며 우는 아이들의 행동이 더해져 그녀는 마녀로 낙인찍히게 된다.

그렇게 감옥에 갇힌 티투바 앞에 나타난 여인의 정체가 정말 놀라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깜짝 등장이라 이전까지는 멍하니 읽다가 유명한 소설이자 나도 읽었던 책의 주인공 이름이 언급되면서 갑작스레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했다. 감옥 선배(?)이자 당시 여성으로서는 파격적인 캐릭터였던 그녀의 혜안이 티투바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소설은 대체로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흑인 여성, 그보다 더욱 힘들었을 마녀 낙인으로 고된 삶을 보여주리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티투바는 위기를 잘 모면했다. 행운이 따랐다고 볼 수 있었다. 마녀로 낙인찍혔을 때, 함께 감옥에 간 다른 여자들은 이미 목이 매달렸는데 티투바는 살아남아 생을 이어가고, 그토록 바라던 고향 바베이도스에 가게 되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진취적 여성의 삶이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티투바는 남자 없이는 살 수 없는 여자였다. 남편이 된 존과의 쾌락에 빠져들었고, 마녀 사건 이후 감옥을 나와 많은 자식을 둔 홀아비 유대인에게 팔려갔을 때도 그와의 잠자리에 몰두했다. 그런가 하면 아내가 여럿인 흑인 남자와의 관계에 몰입했고, 결말엔 또 다른 관계도 생겨났다. 남자나 사랑보다는 쾌락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게 이상하다거나 나쁜 건 아니지만, 줏대가 없어 보여서 주인공임에도 마음이 가질 않았다.

 

당시에 실존했던 흑인 마녀에 대한 기록에서 시작된 픽션이라고 하는데,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인 이야기가 내 취향과 맞지 않았다. 인종 차별이나 성차별에 대한 소재가 있긴 하지만 그렇게 인상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고, 마녀 취급을 받은 흑인 여성의 삶에 대한 고찰을 기대했던 나 같은 사람에겐 아쉬울 소설이었다.

 

나를 노예로, 고아로, 최하층 천민으로 만든 이 사람들은 대체 뭐지? 내 동족으로부터 나를 떼어놓은 이 사람들은 대체 뭐지? 대체 누가 나와 같은 언어를 말하지 않고 나와 같은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친절과 호의라고는 찾아볼 길 없는 이런 고장에서 살아가게 만들었지? - P85

법원에서 노예의 말, 더욱이 해방 노예의 말은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가 목청이 터져라 외쳐도, 사탄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주장해도 소용없을 거다. 그 누구도 우리 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테니까.
스스로를 보호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것도 바로 그때였다. - P51

어머니는 내가 사내아이가 아니어서 울었다. 여자의 운명이 남자의 운명보다 더욱더 고통스럽게 여겨져서 그랬다. - P17

"너의 그 가련한 나리 이야기는 꺼내지 말지! 네 남자도 내 남자보다 더 나을 거 없어. 그치도 여기 와서 너의 고뇌를 나눠야 하는 거 아니야? 백인이든 흑인이든 남자들에겐 삶이 너무 잘 대해줘!"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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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 스토리콜렉터 75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임신한 애거사는 메그를 지켜본다. 메그는 스포츠 채널 기자로 일하는 남편 잭과 딸, 아들 두 아이가 있고, 현재는 셋째를 임신해 애거사의 배 크기가 비슷하다. 메그의 완벽한 가족과 중산층 삶은 애거사가 늘 꿈꾸던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눈길이 갔던 것이고, 덕분에 그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게 됐다.

메그와는 달리 애거사는 임신한 몸으로 혼자 살고 있다. 어머니는 애거사가 10대 때 겪은 어떤 사건으로 사이가 틀어져 지금까지 데면데면했고, 그녀는 친구도 별로 없었다. 아이의 아빠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해군 헤이든인데, 그가 복귀하기 직전에 헤어져 현재 몇 개월째 바다에 나가 있어 연락을 할 수도 없다. 애거사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해군 복지국에 연락을 하고, 헤이든의 부모를 찾아가 그의 아이를 가졌다고 말한다.

 

메그는 셋째까지 가질 생각은 없었다. 남편 잭과의 잠자리가 뜸했었는데, 아이들을 부모님께 맡기고 둘만 여행을 갔을 때 술김에 가진 잠자리로 생기게 된 것이었다. 셋째를 가지게 된 것으로 그들 가정에는 경제적 문제에 대한 부담이 조금 더 생겼고, 잭은 벌써부터 메그가 다시 일을 할 날만을 기다리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와중에 전 남자친구이자 잭의 가장 친한 친구인 사이먼은 메그를 괴롭게 만들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을 데리고 슈퍼마켓에 갔다가 아이를 잃어버리게 됐는데, 마침 임신에 관한 대화를 나누던 직원 애거사가 아들을 찾아주게 된다. 메그는 고마움과 친절함에 애거사와 가까워지면서 집에도 한 번 초대를 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나올 때마다 재미있게 읽고 있는 "조 올로클린" 시리즈를 쓴 작가 마이클 로보텀의 스탠드얼론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를 읽었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 그런지 표지가 조 올로클린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지만, 전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였다.

 

임신한 두 여자 애거사와 메그의 삶은 완전히 달랐다. 가정의 유무를 떠나서 경제적인 부분과 성장해온 과정까지 너무나 다른 삶이었다. 메그는 외모도 아름답고 애거사가 늘 꿈꾸던 완벽한 가정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부러워하는 게 당연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부럽다는 감정으로 끝났을 테지만, 애거사에게는 지켜주지 못했거나 잃은 아이에 대한 상처가 어릴 때부터 존재했기 때문에 비뚤어진 시선으로 메그를 지켜보게 된다. 애거사의 이부동생에 대한 과거와 10대 시절 그녀가 겪은 분노할 만한 사건, 그리고 전 남편 니키와의 결혼생활 중에 일어난 비극적 사건이 그녀의 모성애에 남다른 욕망을 불어넣게 만들었다. 그래서 애거사가 무슨 거짓말을 하고, 무슨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건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것보다 놀랐던 건 애거사가 생각보다 많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데에 있었다. 어떻게 몇 번이나 그럴 수 있었을까 싶어서 너무 끔찍했는데, 그녀의 행동이나 생각을 읽으면서 예상보다 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섬뜩하기까지 했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이지 미친 사람 같았다.

 

애거사가 부러워하는 메그의 삶은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하게 행복해 보이지만, 메그 역시 나름의 문제가 존재했다. 셋째 아이에 관한 알 수 없는 진실과 그것에 엮인 관계, 남편 잭이 숨기고 있는 비밀 등 메그의 가정도 터지면 감당할 수 없는 폭탄을 부부 각자가 숨기고 있었다. 그런 이야기들을 남들 앞에서 절대 할 수 없는 게 당연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사소한 투정마저도 행복해 보이는 가정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읽으면서 애거사가 제일 제정신이 아니긴 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체로 평범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메그와 잭 부부는 서로에게 감춘 비밀이 똑같았다는 게 좀 어이없었다. 횟수의 차이만 있었을 뿐 두 사람 모두 도긴개긴이었다. 결말에 보면 잭만 좀 불쌍해진 것 같은데, 메그가 남편에게 비밀로 한 만약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그것"이 진짜였다고 밝혀지면 잭은 무슨 생각이 들지 궁금했다. 더 심한 배신감이 들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열린 결말이라 진실은 알 수 없다.

그리고 애거사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헤이든은 그녀를 찾아와 함께 지내게 되면서 본색이 드러났다. 처음엔 책임감 있고 가정적인 사람으로 느껴졌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약간 꺼림칙한 부분이 드러나기 시작하더니 돈에 현혹된 모습을 보였고 마지막엔 이 사람도 제정신은 아니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등장인물 모두에게 마음이 가질 않았다. 그러다 중요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한 사람만 조금 가엽다고 느껴졌다.

 

사건이 본격적으로 흘러가면서 결말이 과연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없었다. 비록 애거사의 모든 행동에 공감이나 이해는 할 수 없었더라도 그녀의 삶을 생각하면 안타깝긴 했다. 그래도 잘못은 잘못이니 처벌은 받아야 하는 게 당연했다. 애거사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걱정보다는 아기가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제발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했다.

 

마음이 가는 캐릭터는 없었더라도 스릴러 장르를 재미있게 쓰는 작가답게 소설이 흥미진진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조 올로클린 시리즈 말고 이런 단독 작품도 종종 나왔으면 좋겠다.

by. 애거사
내가 마땅히 가져야 할 것을 가질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넘칠 만큼 가졌기 때문이다. 내가 원래 살았어야 할 삶을 살 것이다. 남편 하나, 아이 하나와 함께. - P173

by. 메그
나는 멍청한 짓을 했지만, 이런 괴로움을 겪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나는 좋은 아내였다. 나는 잭을 사랑한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이런 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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