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1
조금산 글.그림 / 더오리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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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때려치운 18살 택일과 상필은 하는 일 없이 빈둥대며 동네 아이들의 삥이나 뜯고 있다. 택일의 엄마 세경은 보라는 검정고시는 안 보고 밖으로만 나도는 아들을 볼 때마다 정신을 차리길 바라며 전직 배구 선수의 손맛을 보여주지만, 택일은 말을 듣지 않는다. 그리고 부모님이 안 계신 상필은 할머니와 둘이 살며 큰돈을 벌 수 있는 건수만 찾고 있다.

 

엄마한테 맞는 게 지긋지긋해진 택일은 상필에게 바람 좀 쐬고 오겠다며 떠나 원주로 향한다. 터미널 앞에서부터 웬 이상한 여자애를 만나 두드려 맞은 택일은 숙식 제공을 해준다는 장풍반점에 취직해 사람 좋은 사장님과 꼬박꼬박 존대를 하는 구만이 형, 그리고 때려서 기절시키는 게 특기인 거석이 형과 함께 살게 된다.

상필은 아는 형에게 소개받은 일을 하며 사람들에게서 돈을 받아내러 다닌다.

 

 

 

 

 

 

12월에 개봉 예정인 영화의 원작 웹툰을 먼저 접하게 됐다.

네이버와 다음 웹툰을 꽤나 많이 읽는 편인데 이 작품은 정말 생소했다. 썸네일만 보고 안 읽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내용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처음엔 썸네일의 그림을 보고 읽느냐 마느냐를 좌우하니까.

 

아무튼, 영화 예고편을 보고 마동석 배우의 이미지에 충격을 받았는데 웹툰 그림을 찾아보니 아주아주 탁월한 맞춤 캐스팅이었다는 걸 느꼈다. 웹툰을 영화화한 작품들 중에서 싱크로율이 가장 높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샛노란 머리의 박정민 배우와 바가지 머리의 정해인 배우, 그리고 택일의 엄마 신세경 역할의 염정아 배우까지 웹툰과 비슷한 느낌이라 상상하며 읽으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하는 일 없는 택일과 상필의 모습을 먼저 보여줬지만, 등장하는 모든 인물에게 각자의 사정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세경에게는 아들에게도 말하지 못할 일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어린 나이에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소경주, 인상 좋은 구만이 형, 때리기만 하는 거석이 형도 평탄한 인생을 산 것 같지는 않았다. 각자 그런 과거를 지나왔기 때문에 반항기 가득한 모습으로 방황하는 택일이를 걱정하는 게 아닌가 싶다. 때로는 기절할 정도로 때리면서(?)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말이다.

 

학교를 그만두고 담배를 피우고 술도 마시며 애들 삥이나 뜯는 택일이가 초반엔 진짜 별로였는데, 계속 보니 정말 나쁜 애는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미성년자가 술, 담배를 하는 건 진짜 나쁜 행동이지만 마음씨는 착한 것 같다고나 할까. 소경주에게 죽도록 맞으면서도 여자는 때리지 않고, 길 가다가 남자에게 맞고 있는 소경주를 보고 도와주며 신발도 벗어주는 등 제법 착한 행동을 했다.

마치 마크 트웨인의 소설 주인공들인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거짓말도 하고 나쁜 짓도 하는데, 중요한 상황에선 착한 마음이 드러나는, 뭔가 모순적인 구석이 있는 캐릭터였다.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비밀스러워서 궁금하게 만들었고, 그 외에 코믹한 부분이 진짜 많아서 킥킥대며 웃으면서 읽었다. 코믹 지분은 거석이 형이 제일 높아서 정말 웃겼고, 세경의 조근조근한 말에서도 웃음이 터졌다. 영화로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코믹한 상황이 있긴 해도 주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 설마 신파로 흘러가진 않을까 좀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코믹+신파 완전 싫음.) 아니길 바랄 뿐이다.

 

책은 아직 2권까지밖에 출판이 되지 않아서 아무래도 3, 4권은 영화를 보고서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원작 웹툰을 읽으니 영화가 궁금해진다.

 

 

 

* 이 리뷰는 북이십일 더오리진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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