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사랑 나쁜 사랑 3부작 3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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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 없는 환상을 부수고, 대신에 그 어느 때보다도 자기 자신다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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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사랑 나쁜 사랑 3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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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페미니즘의 중심에 서 있는 엘레나 페란테의 글들, 그 속에서 어떤 저항의 힘을 발견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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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신 사랑 나쁜 사랑 3부작 1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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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 관계의 애증을 그 어떤 소설보다도 치밀하게 잘 담아낸 소설이라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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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적인 권태로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일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짧은 질문 하나에 왠지 마음이 침울해지고, 정말이지 오만가지 방법들이 머릿속을 흘러간다. 그중에는 새로운 관계의 시작에서 비롯되는 설렘도 있을 것이다. 25살의 수습 변호사인 ‘시몽‘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폴‘의 인생은 무료하기 짝이 없었다. 얼마간의 돈을 벌었고, 오래된 연인 ‘로제‘도 있었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탈진 상태에 이르러 있었던 ‘폴‘에게 어떤 것도 위로가 되어주지 못했다. 그런 그녀 앞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고 묻는 ‘시몽‘이 나타난다. 난데없이 나타나 ‘브람스‘를 좋아하냐고 묻는 ‘시몽‘의 앞에서 ‘폴‘은 뒷통수를 얻어 맞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브람스‘는 하나의 음악을 넘어서서 ˝그녀에게는 갑자기 거대한 망각 덩어리를, 다시 말해 그녀가 잊고 있던 모든 것,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질문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여겨졌(57쪽)˝기 때문이다. 뒤늦게 발견된 생의 반짝임을 ‘폴‘은 모른 척하고 지나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망설이며 ‘시몽‘을 외면하려는 ‘폴‘에게 ‘시몽‘은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다.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53쪽)˝ 이 대목에 이르러서 나는 일상에 쫓겨가며 지하철 안으로 자신의 몸을 욱여 넣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들은 익숙한 삶에 질려버렸으면서도 수많은 것들을 붙잡지 않은 채로 흘러가게 둔다. 어딘가 ‘폴‘의 얼굴을 하고 있는 우리는 그러므로 ‘시몽‘을 이대로 지나가게 둘 수 없다. ˝입에 발린 말을 하는 동시에 잔인해질 수 있(102쪽)˝는 사람들이 요란스럽게 입방아를 찧어 대겠지만, ‘폴‘이 그랬듯 나는 ‘시몽‘을 일생일대의 기회처럼 감각하고 있다.

‘시몽‘과의 관계는 ‘폴‘에게 욕망에 쫓겨 이리저리 쏘다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의 ˝그녀는 하나의 얼굴, 하나의 생각을 찾아 헤맸다. 요컨대 하나의 대상을 찾아서.(141쪽)˝ 하지만 격렬한 젊음은 빠르게 막을 내리고, 오랜 후에도 유일무이한 얼굴은 어디에서도 찾아내기 어렵다. ‘폴‘은 ‘시몽‘을 통해 잠시나마 그녀 안의 젊음을 그러쥘 수 있었다. 모래처럼 그것들이 빠져 나가자 그녀는 이전보다도 더 늙어 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몽, 이제 난 늙었어. 난 늙은 것 같아…….(150쪽)˝ 여기에서 ‘늙다‘라는 형용사는 나이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은 ‘노년‘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욕망을 실현한다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때, 더 이상의 만남이 불가능해지는 때˝. 작가 ‘사강‘은 ‘시몽‘이라는 캐릭터를 활용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나이 듦을 체감한다. 우리가 생의 어느 단계에 있는지와 상관 없이 우리는 눈앞의 누군가를, 혹은 세상을 사랑하지 못하는 때, 즉 우리 안의 ‘브람스‘를 더 이상 듣지 못하는 때에 노년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쯤에서 다시 돌아와 이번 소설의 제목을 곰곰이 생각에 잠긴 채로 읽기 시작한다. 문장의 끝에는 응당 물음표가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왠지 생뚱맞게 ‘...‘가 삽입되어 있다. 나는 이 소설의 제목이 문득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부탁처럼 들린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브람스‘는 때로 우리가 사랑해 마지 않는 어떤 상대이고, 또 우리가 무감각하게 살아가고 있는 일상적인 순간들이다. 즉 작가는 우리가 노년을 유보한 채로 우리만의 ‘브람스‘를 오래도록 느끼며 살아가길 바랐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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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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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우리의 동정을 살 만한 한 소년이 있다.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리고 술에 절어 살아가는 친아빠, 마약 중독자인 엄마, 허공에다 글을 써서 세상과 대화를 나누는 형, 그리고 마약 거래로 돈을 버리는 새아빠. 여기에다가 전설의 탈옥수를 베이비시터로 두었다고 말하면 우리가 어떻게 '엘리 벨'을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이성'과 '비이성'의 구분은 언제나 애매모호하다. 둘을 구분 짓는 기준은 자신이 '세상'이라고 주장하는 몇몇 소수에 의해서 세워졌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답잖은 편견을 버리고 '엘리 벨'의 시선에서 그의 가족들을 다시 우리 앞에 불러들여야만 한다. 그저 외로울 뿐인 친아빠 '로버트',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고통 속에서도 미소 짓는 엄마 '프랜시스', 말만 많은 사람들보다 훨씬 지혜로운 형 '오거스트', '벨' 형제를 누구보다도 아낀 새아빠 '라일', 그리고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준 베이비시터 '아서 슬림 할리데이'. 그들은 올바르지 못하다는 이유로 세상에 의해 종종 가려지고 묻혀버린다. 하지만 『우주를 삼킨 소년』을 읽은 독자라면 '엘리 벨'과 그 가족들은 우리가 깊게 파고들어야만 하는 분명한 진실이고 거기에 진짜 사랑이 있었음을 알 것이다.


'우주를 삼킨 소년' '엘리 벨'의 삶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을 꼽으라면 '슬림 할아버지'다. 작가 '트렌트 돌턴'은 그에 대한 명확한 판결을 유보한 채로 '아서 슬림 할리데이'가 '엘리 벨'에게 했던 말이나 행동에만 집중한다. '슬림 할아버지'는 '엘리 벨'의 폭풍 같은 삶 속에서 그를 끝까지 다독여준 유일한 어른이었다. 작품을 읽어나갈수록 양육자로서 그의 자격조건을 따지는 일은 무의미해진다. 다만 그가 작품 안의 '엘리 벨'에게뿐만이 아니라 작품 밖의 다 커버린 '엘리 벨'들에게도 진정으로 위안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는 세세한 것들을 놓치지 않으면 시간을 원하는 만큼 늘릴 수 있다고 알려준 사람이었고, "다른 사람들 얘기는 그만 떠들고, 이번 한 번만은 네 얘기를 시작해 봐.(354쪽)"라고 말해서 시간에 쫓기며 살아오던 우리를 울려 버리는 인물이었다. 우리의 성장에 깊이 관여했던 과거의 인물들을 떠올려 보도록 하자. 그들은 '슬림 할아버지'처럼 어떻게 하면 인생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하루하루의 세부적인 사항들보다는 더 멀리 있는 미래를 내다보라고 가르쳤고, 우리 자신을 잊어버릴 만큼 다른 사람들 얘기에 집중하도록 종용했다. 적어도 내 삶을 반추해 보자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어떤 연령대에 있건 상관없이 '아서 슬림 할리데이'를 만난 지금에서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장'을 겪는다.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단계마다 거듭된 성장 이후의 삶에도 마찬가지로 관심을 두어야 한다. 우리는 성장 과정에서 겪었던 고통이 아까울 정도로 어른이 된 이후에는 자주 '쉬운 일'들에 몸을 내맡겨 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우주를 삼킨 소년』은 이전의 소설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성장소설이다. 과정이 아닌 결과에서도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을 몇 번이고 일깨우기 때문이다.


"난 좋은 사람이 하는 일을 할 거예요, 슬림 할아버지. 좋은 사람은 무모하고, 용감하고, 본능적인 선택으로 움직이죠. 이게 내 선택이에요, 할아버지. 쉬운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을 하는 거죠. (627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것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여기‘와 ‘거기‘에서의 의미.- P12

네가 지금 살고 있는 브래큰 리지의 그 거지 같은 집에서 벗어날 방법이나 생각해. 다른 사람들 얘기는 그만 떠들고, 이번 한 번만은 네 얘기를 시작해 봐.-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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