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동물농장
조지 오웰 지음, 김욱동 옮김 / 비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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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은 워낙에 잘 알려진 고전 작품이어서 이 책을 구입하려는 독자에게 꽤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진다. 개중에서도 출판사 비채의 작품을 고르게 된 것은 영문 번역에 대한 소신과 영문학 관련 전문성을 갖춘 김욱동 교수가 번역하고 해설을 달았기 때문이다. 조지 오웰과 시대에 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작품을 번역하고 풀이한 그가 없었더라면 소설 <동물농장>은 지금만큼의 강도와 농도로 독자의 마음에 각인될 수 없었을 것이다. 조지 오웰의 작품 자체가 훌륭했음은 물론이다. 그는 집단 내의 질서가 형성되는 과정과 부당한 권력을 뒷받침하는 이들의 무지를 은유적으로 비판했다. 인간적 사유와 동물적 특징을 동시에 지닌 동물농장의 동물들은 우리와 유사한 사회를 점진적으로 조성하며 독자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디스토피아’를 묘사하는 데 능한 조지 오웰이지만, ‘동물농장’은 현 사회와 무척 밀접한 관계에 있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한 국가의 국민, 더 나아가 세계의 시민으로서 우리가 어떤 자세를 견지하고, 또 무엇을 경계해야만 하는지를 이 책이 일깨워줄 것이다.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투쟁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

‘동물농장’은 주종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자유에 대한 열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모두가 평등한 입장에서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혁명을 일으켰으나, 규율과 제도가 마련되더니 이내 곧 돼지 ‘나폴레온’이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공포심’과 ‘두려움’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권력자 ‘나폴레온’의 등장으로 동물들의 삶은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방식으로 회귀했다. 강력한 전체주의 국가 ‘동물농장’이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국가가 성립된 이후 ‘나폴레온(권력자)’와 ‘돼지들(특권층)’이 사회와의 약속을 번복하고, 뜬소문을 확산시켜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모습은 어쩐지 익숙하다.

비정상적인 구조를 떠안고도 사회가 굴러갈 수 있었던건 무지하고 무비판적인 을의 존재 탓이다. 그들이 적극적이고 주동적으로 주인의 자리를 탐하지 않으니 '나폴레온'은 어렵지 않게 독재자로 성장해 갈 수 있었다. 순수하고 무고한 국민의 역할을 맡은 동물들은 무지라는 죄로 인해 촉발된 결과를 스스로 책임져야만 한다. 세상을 향한 무지는 때때로 의도치 않게 공격 수단으로 변하기도, <동물농장>에서와 같이 부지불식간에 누군가의 삶을 파탄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무지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일종의 사회악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이 작품은 시사하고 있다.

돼지 '나폴레온'과 같은 권력자가 이전보다 드물게 되었으므로 그의 행동이 말도 되지 않는 먼 일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위기가 고조되었을 때 사람들의 판단 오류로 또 다른 '나폴레온'이 국민의 손에서 탄생하게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더 나아가 넘치는 권력욕으로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한 인물은 꼭 국가의 원수에게서만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발견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그 어떤 작품보다도 지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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