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의 완벽한 고백 브라운앤프렌즈 스토리북 1
이정석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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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정확한 이름은 알지 못해도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는 중일까. '브라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갈색곰은 네이버에서 출시한 라인프렌즈라는 캐릭터 중 하나다. 카카x톡의 아성에 밀려 별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는 듯하지만, 대만이나 일본 등지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캐릭터의 외양적인 면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을 넘어서서 이들에게도 각자의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BT21캐릭터의 제작과정 영상을 보고 깨달았다. 캐릭터가 대중의 삶에 더 깊숙이 파고들 수 있도록, 혹은 캐릭터들을 조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에 배경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름까지는 그렇다치더라도, 세세한 성격이나 과거까지 창작해내야 한다는 건 좀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브라운의 완벽한 고백>이라는 제목으로 책이 만들어진다는 점은 더더욱. '브라운'을 하나의 생명체로 본다면, 그가 대필 작가를 동원해 일상 에세이를 출간했다고 보면 되는건가(조크). '이정석' 작가가 쓴 이 책은 예상보다 훨씬 유쾌하고,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구석이 있다. 페이지를 넘기자 갑작스레 등장하는 한 문장에 곰곰이 생각을 거듭하고, 울컥하기도 했다. 뭐랄까,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동생이 딱 한 마디로 내 뒤통수를 때린 느낌이다. 감히 단언컨대, 뭘 좀 아는 책이다.

이 책에서의 설정에 따르면 '브라운'은 무척 과묵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을 지녔다. 나도 늘 생각하던 바지만, 조용한 성격에는 뛰어난 장점이 있다.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며 사람들을 파악하는 일에 능숙해진다. 다른 사람들은 눈에 띄지 않아서 과묵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를거라 생각하지만, 내 개인적 경험을 돌이켜보면(왜냐면 나도 과묵한 쪽에 속했으니까) 관계의 흐름이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속마음 등을 타인보다 빠르게 알아차리곤 하는 것이다. 이처럼 둔감해보이지만 타인의 마음을 빠르게 캐치할 수 있는 '브라운'은 친구들에게 "따뜻하고, 포근하고, 소박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가끔은 거절에 능숙하지 못하거나 자신을 명확하게 표현할 줄 모르는 성격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그런 브라운을 잘 이해하고 있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삶을 통과한다. 어떤 단점이든 커버해줄 수 있는 친구들의 존재가 이 책에서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상대를 위로하는 것이 특기인 브라운의 꿈도 "최고의 친구"가 되는 것이다.

라인 프렌즈 캐릭터에 대한 관심으로 <브라운의 완벽한 고백>을 구매한다면 최상의 만족감을 얻게 될 듯하다. 책의 절반이 캐릭터 삽화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가끔씩 위로가 절실해지는 순간에 이정석 작가의 허를 찌르는 문장이 필요해지는 때가 오면, 브라운을 찾아가주면 좋겠다.

무기력함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방 밖으론 단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할 것 같을 때, 방탈출 게임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 P61

어떤 마음은 준비가 되지 않은 채로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있는 그대로
- P154

어쩌면 단점이라는 건 친구가 덮어주는 걸지도 몰라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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