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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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가 된 이후로 벌써 한 달이 흘렀다. 이번 미션도서로 선택한 책은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한국인들의 '재레드 다이아몬드'교수에 대한 사랑은 유별나다. 교수를 잘 모르더라도, <총 균 쇠>라는 책은 익히 들어보았을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 책을 필독서로 꼽고, 어느 도서관이든 꼭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변동>에서 저자도 자신의 책이 한국에서 특히 사랑받고 있다, 고 언급할 정도다. 일명 '유발 하라리' 시리즈가 한국인들이 읽지는 않아도 한 권씩 구비하고 있는 도서이듯, <총 균 쇠>도 그 방대한 양으로 인해 끝까지 읽을 엄두는 내지 못하더라도, 다들 읽어야 한다고 여기는 책이 되었다.

총 574페이지로 이루어진(주석을 제외하고,) <대변동>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개인의 위기를 다루고, 2부에서는 교수가 잘 알고 있는 국가들을 선택해 그 나라들이 과거에 겪었던 위기를 언급하고 있으며, 마지막 3부에서 전 세계적인 위기에 대한 이야기로 책은 마무리된다. 국가의 위기와 선택적 변화를 주제로 하면서 개인의 위기를 1부에 배치한 것이 인상깊다. 저자는 각 개인들이 자신의 위기를 마주하고, 해결하는 방식이 국가의 위기들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았다. 물론 개인과 국가는 다르고, 국가는 더 큰 공동체로서 개인에게 적용되는 기준들이 통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말이다.

1부에서 다루는 개인적 위기들은 사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예열을 하는 것에 불과했다. 또한 3부에서 다루어지는 글로벌 위기들-핵무기, 대체에너지, 기후변화 등-은 사실 지나치게 자주 언급되는 이야기들이고, 개인적으로도 많이 접해본 문제들이라서 별 감흥이 없었다. 그 대신 내가 주목했던 것은 2부에서 언급된 국가의 위기들이었다. 저자는 자신이 꽤 깊게 이해하고 있는 국가들-핀란드,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 독일, 오스트레일리아-을 선정하여 그 국가들이 겪었던 과거의 위기들과 대처방식, 즉 선택적 변화들을 자세히 다루었다. 여러 책에서 내용들을 그러모아 나열한 것이 아니라, 학계의 큰 어른으로서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전달한다는 점이 다른 책들과 다르다.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와 그의 친구들이 '세상이 얼마나 크게 변화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는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직접 국가의 위기들을 경험한, 혹은 목격한 사람들의 말, 그야말로 '살아있는 역사책'이 아니던가!

전반적으로 19세기에서 21세기에 벌어진 타 국가의 위기들 위에 한국의 모습이 겹쳐져서 놀랄 때가 많았다. 개개인의 삶이 엇비슷하듯이, 별개의 국가들이 거쳐온 길도 닮은 구석이 꽤 있었다. 특히 러시아와 국경을 길게 맞대고 있어 약간의 자유를 포기할지라도, 국가의 안위를 위해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핀란드의 모습은 반도국가로서 중국과 미국, 일본의 눈치를 보며 아슬아슬한 외교를 펼치는 한국과 별다를게 없었다. 또한, '피노체트'라는 장군이 군사적 독재를 펼치면서 고문과 학살을 일삼았다는 칠레의 스토리는 놀라울 정도로 한국과 닮아 있었다. 심지어 "피노체트의 고문과 학살은 악랄한 짓이었지만 그의 정책이 칠레 경제에 도움을 주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라는 칠레 사람의 말은, 한국에서도 70년대에 국가 경제의 급격한 부흥을 목격한 어른들이 습관처럼 하는 대사이다. 지구 반대편에 존재하는 국가가 우리와 이토록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은, 다른 국가들이 위기를 맞고, 선택적 변화를 일으키는 모습을 참고해 자국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주장하는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한다.

독일과 다르게 과거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남 탓하기 바쁜 일본을 지적하는 장면도 <대변동>에서 여러번 등장한다. 한국인이 아닌 다른 국가의 국민이 일본의 왜곡된 역사 인식을 비판하는 것이 한국인으로서 반가웠다. "일본이 과거를 부끄럽게 생각한다면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할 가능성도 거의 없지 않겠는가." 하는 대목은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게 저지른 잘못을 다시 행할지 모른다는 경고로 들려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미래에 큰 위기로 변할지 모른다는 저자의 지적을 쉬이 흘려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도 책에서 번번이 인정했듯이 이 책은 "소수의 국가를 선택해 이야기식으로 조사한 입문서이다". 표본의 수가 적긴 하지만, 저자가 다룬 이야기의 깊이가 얕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 닥칠지 모르는 국가의 위기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본격적으로 위기를 맞닥뜨렸을 때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에 이어 그가 계랑화된 방식으로 연구한 국가의 위기들에 관한 책도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된다. 세상에 대한 공부를 멈추지 않는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책은 내놓는 모든 책이 필독서가 되야 할 것 같다.

국민 혹은 지도자만이라도 과거의 위기를 돌아보며 이해한다면

현재와 미래의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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