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바치는 심장 문득 시리즈 3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박미영 옮김 / 스피리투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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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적부터 '추리'라는 단어는 내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내 또래라면 모두 알고 있을 <명탐정 코난>이나,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는 배우에 급작스럽게 엄청 빠지게 만들었던 <셜록 홈즈> 시리즈를 보고 자랐기 때문이다. 드라마,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범접할 수 없을만큼 지적이고, 예리한 면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절대 가질 수 없을듯한 매력을 가진 그들에게 나는 무척이나 끌렸었다.

   하지만 추리 소설은 사실 거의 읽어본 적 없다. 그 유명한 <셜록 홈즈>도 BBC에서 방영하던 드라마를 본 것 뿐이다. 추리 소설에는 언제나 살인이 등장하고, 평소라면 만나볼 수 없을 극한의 광기와 내면 깊은 곳의 공포를 끌어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무서운 장면을 목격하면 그것을 아주 생생하게 기억한뒤 잘 잊지 못하는 괴벽이 있기 때문에, 공포영화라던가 추리소설 같은 것은 도전할 엄두를 못냈었다. 내가 과장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책을 읽을 때는 별로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다가 꿈 속에 모든 장면이 겹쳐서 떠오르곤 한다.

  '아서 코난 도일'이 누구인지는 알지만, 셜록 홈즈 소설을 모두 완독하지는 못했듯이, '애드거 앨런 포'라는 작가도 내게 익숙하긴 했다. <검은 고양이>라던가, <어셔가의 몰락> 등의 작품 이름도 생소하진 않았다. 다만, '애드거 앨런 포'에 대해서 자세하게 털어놓을라 치면, '공포소설의 대가'다, '추리소설의 창시자'다, 하는 수식어들밖에 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내게 '애드거 앨런 포'의 작품들을 모아놓은 '문득 시리즈'는 더없이 반가웠다.

   "모두가 한번쯤은 읽어봤던 작가지만 아직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소설!"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출간되고 있는 문득 시리즈. 스피리투스 출판사에서 출간한 '애드거 앨런 포'의 문득 시리즈는 '애드거 앨런 포' 작품들을 간편하고 쉽게, 또한 깊게 만나볼 수 있으므로, 이 작가를 잘 몰랐다고 한다면 <일러바치는 심장>을 꼭 권하고자 한다.

   <일러바치는 심장>에는 표제작인 '일러바치는 심장'을 포함하여 총 11개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각 소설의 길이가 굉장히 짧기 때문에, 하나씩 언급하노라면 결말을 모두 쏟아내고야 말 것 같아서 그저 두루뭉술하게 글을 끝내고자 한다.

소설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꼽아보자면, '광기'와 '공포'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 중에서 <도둑맞은 편지>는 좀 제외하고 싶다. <도둑맞은 편지>는 뛰어난 추리소설이었다. 정해진 틀 안에서 세상을 볼 것이 아니라, 타인이 했을 법한 방식으로 범죄를 해결하라고 언급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애드거 앨런 포'가 각 작품마다 선보인 '광기'와 '공포'는 단순한 수준의 것이 아니다. 상황이 너무도 극적이어서, 내 자신이 작품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마주칠 법하지도 않은 일에 나도 모르게 좌우를 살펴가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광기'를 참지 못하고 결국에 살인을 저지르거나, 밀폐된 공간에 갇혀 '공포'의 끝을 맛보는 주인공들을 보노라면 소름이 끼쳤다. '포'의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방식이 대단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치료법>은 '광기'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광기'가 저세상으로 나아가다 못해, 갑자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아독방'에서 진행하던 서평단 모집이 아니었다면, '애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읽자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그만큼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추리소설, 공포소설을 잘 읽지 않는 독자라도, 작가 한 명쯤은 알아두고 싶었는데 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면, <일러바치는 심장>이 딱이다. 책도 가볍고 휴대하기 좋기 때문에 오며가며 편하게 읽을 수 있다.(책 홍보하러 나온 사람 같죠? 약간...ㅎㅎㅎㅎㅎㅎ그만큼 좋았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하지만 떠도는 소문을 믿지 말고 세상일이 어찌 돌아가는지 스스로 판단해야 할 때가 올 겁니다.

남들이 하는 말은 믿지 말고, 직접 본 것은 절반만 믿으세요.


P162-3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치료법>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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