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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밍
정성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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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하 그의 청소년기에 얻게 된 인기, 그것이 폭발적이거나 자신을 집어삼킬만큼 강력했다면? 그가 가진 기타로 열정을 한번 거쳐 내뿜었기에 대중들은 흔히 보컬리스트에 집착하듯 갑작스러운 태풍처럼 맞이한게 아닌 은근하면서도 막 불타기 시작하는 모닥불처럼 비추고 있는게 아닐까?

최근 업로드된 동영상을 찾아보니, 비긴어게인에서 쟁쟁한 보컬리스트와 함께 합주를 하는 장면이었고. 90년대 유명예능인 강호동의 스타킹이라는 SBS프로그램에서 어린시절 출연하여 기타 신동으로 알려진 적이 있는 보기 드문 이력을 가진 기타리스트였다.


정성하는 어떻게 어린 시절 기타 신동으로 불리웠을까 책의 시작점, 저자 정성하가 기타에 매료된 것은 1장 찾았다! 나의 꿈에서 상세히 나오는데, 2장 학생기타리스트 부분 혹은 3장 아티스트로 향하는 길까지는 아니더라도 부모로서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 즐기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미래를 찾아나가는데 이정표의 역할을 어떻게 할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다.

흔한 음악가 집안이 그렇듯, 그의 부모님의 음악의 생활화와 사랑을 물려받아 겨우 만으로 나이 두 자릿수를 넘길때 호기심으로 기타를 잡고 아버지의 모습을 흉내 냈다고 한다.

쇠줄을 맨 손가락으로 운지하며 튕기는 것이 굳은 살이 박이기 전까진 상당히 아프고, 그 굳은살이 생기기까지도 꽤 많은 연습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러다 금방 포기하겠지라고 생각하셨던 아버지는 작은 손으로 제대로 된 코드도 잡지 못하고 물집이 잡혀 쓰라린 고통을 느꼈을 텐데도 동요 반주를 시작해 학교 숙제를 한 후 친구들과 놀던 시간을 반납하고 연습하는 아들을 보며 포기하지 않는 아들을 대견스러워하셨을 듯하다.

손가락으로 튕기는 기타 주법이 있다는 이야기는 미국 기타 신동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보고 들었는데, 음악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기타합주시 한 사람이 손가락을 경쾌하게 튕기는 것을 보긴했지만 이것이 '핑거스타일'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아주 예전에 클래식 기타를 배운 적이 있었지만 <로망스>를 이 주법의 입문곡으로 삼아 배우는 학생들 사이에서 넘사벽 실력을 보고 감탄했을 때도 몰랐던 것이다.

일본 기타리스트 코타로 오시오의 연주를 듣고 깊은 감명을 받은 정성하는 열살짜리 그에게 기타라는 악기에 푹 빠지도록 했고 더 나아가 아버지의 도움으로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핑거스타일이라는 네이버카페에서 많은 정보를 습득할 뿐아니라 2005년 아들의 연습 영상을 올리며 조금씩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영재 천재가 아니라고 말하는 그의 피나는 노력은 10대 초반부터 20대 사이 수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온 생활의 중심이 기타에 의해 돌아갔다고...

정성하의 부모가 아들에 대해 물심양면 지원하고 좋은 선생님을 찾아주는 것 뿐아니라 진로를 결정할 때 결정적으로 본인들의 기준이 아닌 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인정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보니, 내 자신이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그렇게 할 수 있을지 그렇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처음부터 무대를 휘젖는 아티스트가 있겠지만 유투브의 그의 영상이 20억 뷰에 달하고, 그의 기타 채널이 700만이 넘을 정도로 세계가 주목하는 기타리스트가 되기까지 내성적인 성격을 이겨내고 무대를 수없이 오르는 노력은 가히 놀랍고 칭찬할 만하다.

학창 시절 놀기 좋아했지만 기타연습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청심국제 중학교의 진로로, 학교 공부에도 성실했고 기숙사 생활과 정신적인 독립으로 자신의 차후 진로인 대학포기까지 스스로 정했다. 흔히 한국의 부모라면 불투명한 예술가의 삶에 대해 쉽사리 이를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아들이 사랑하는 일에 대한 깊은 이해와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으리라.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은 타고난 인성 외에도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이들의 가족이 몸소 보여주는 세월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수많은 공연에 오른 경험 시작은 미미하고 도움을 받아 제작했던 앨범을 스스로 프로듀싱을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도 좋았지만, 그때 그때의 영향을 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의 실제의 협연을 유툽 영상이 QR코드로 수록되어 있어 귀가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이 리뷰는 매일경제신문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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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빙 - 나와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임미원 지음 / 라온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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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간 피아노 레슨 하시다 50대에 어학원 프랜차이즈 사업을 했지만 실패해 큰 빚을 지게 되었고, 인생 최대 시련을 겪은 한 가정의 엄마로서 요양원에 근무하는 간병인으로 세컨 잡을 시작한다.

새로운 사업이 내 인생의 내리막길을 가져다주게 되었다. ...5년 뒤 내게 남은 것은 빚이었다.

당장 빚 때문에 요양원에서 근무하고, 병원에서 간병인 일도 하면서 생활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된 나 자신이 얼마나 부끄럽고 창피한지 현실을 부인하고 싶었다. ...

'사지 없는 인생' 의 지체장애인들의 희망으로 널리 알려졌던 오스트레일리아의 닉 부이치치(Nick Vujicic)를 만났다고 한다. 매스컴을 통해 한국에도 전파를 탔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져 우울하지만 매일매일 매 순간 선택할 수 있고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사는 삶을 직접 살고 있던 그의 모습을 보고 포기하지 않으면, 절망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저자가 일한 요양원, 그곳 어르신들 곁에서 다른 누구보다 죽음에 가깝게 살고 있음을 복 '좋은 죽음','행복한 죽음'에 대한 고민을 고민하게 했고, 그것은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로 이어지는 고민이었다고. 요양원에서 그녀가 나눈 것은 작은 미소였고 어르신들에게 생명의 미소 한 움큼, 안녕히 주무셨냐고 건네는 밝은 인사가 그녀가 가지고 있던 슬픔과 고달픔을 오히려 덜어주었음을 가슴깊이 새겼다고 한다.

나눌수록 사랑은 커지고, 슬픔은 작아진다.

연말연시 번화한 거리에 등장하는 구세군 자선냄비, 1891년 샌프란시스코의 1천명의 난민을 돕기 위해 구세군의 여사관이 커다란 쇠솥을 놓고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는 문구로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는 일화를 전하며, 일년에 한번 일지라도 '괜찮다' 기쁨을 전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나의 슬픔이 수면 위로 올라와 사라지고, 어두운 터널도 사라져 삶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의 의미를 알면 나눔의 의미도 깨닫게 된다.

한 해를 돌아보는 일로 새해를 시작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지나간 일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여 '지나간 달력'을 만들어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 팁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와 같이 가족에게 과거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고 보듬어 주는 일 그리고, 일로서 만났지만 가난하고 궁핍한 삶을 사는 이들을 돌아보고 자신을 매일 닦는 일, 세속에 살지만 종교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연말에 딱 어울리는 Giving 을 읽기 시작했던 것이 운명같았고, 나눔의 의미가 각자에게 어떤 것인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녀는 말한다.

우리가 일하는 것이 곧 남을 위한 일이다.


보이지 않았던 결과와 실패의 시간 동안 성장을 멈춘 게 아니라 땅속으로 자라나고 있던 어두운 터널을 지나 60대 초에 이르러서야 새롭게 감사하며 나누는 삶, 실패에서 얻어낸 값진 깨달음을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또다른 도전 유투브 크리에이터의 일에 푹 빠져있다고 한다. 갱년기를 씐나게 살고 있는 '갱씐나 보미'를 운영하며 세컨드 라이프를 가꾸는 그녀를 보며 중년을 어떻게 보낼까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요즘은 50대 이후 세컨드 라이프를 사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 정규직에 대한 기대를 갖지 않고 개성을 살려 N잡에 뛰어든 2,30대들을 보면 현 40대 이상에 속하는 나는 지나온 젊은 시절에 목매던 직장에 대해 추억하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나보다는 어른 세대이긴 하나 결을 함께하는 낀세대로 만난 이 책의 임미원 저자는 우리 주위에서 보기 쉬우면서도 드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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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다면 인문고전을 읽어라
김부건 지음 / 밀리언서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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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뿐인 인생이라면 즐겨야 한다고 누군가 말했던가 하지만, 인문고전을 읽고 자신을 매일 갈고 닦으라고 말하는 저자 김부건은

대기업 임원 출신이며 전문 엔지니어로 살다 뭔가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의문을 품었던 듯하다.

인문학 강연자로서는 이공계 특이한 이력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인생을 날마다 새롭게 할 수 있다고, 매일 이것을 하면 가능하다고 설파한다.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


고전이라 함은 예전의 것, 그것으로 새롭게 할 수 있다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학자들이 말하곤 했지만.

동양 고전이라함은 고루한 한자어들의 나열이며 지금의 내 삶과는 무관하다 생각했던 적이 많았기에 이 책의 문장들이 내 마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궁금했다.

본문은 4가지의 영역으로 나뉘고 저자는 Part 01 최고가 될 준비가 되었는가 02 성공의 추월 차선으로 '변경'하라 03 인생의 플러스가 되는 사람을 만나라 04 운과 기회는 내 마음이 불러들이는 것이다라는 주제로 총 100개의 문장을 모아두었다. <논어> <맹자><중용> 등의 동양고전의 표현들 중 주로 맹자의 문장들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 해 농사를 망친 것을 세월 탓으로 돌리지 말라.

...왕 스스로의 책임으로 여기고 정치를 한다면 천하의 농민들은 모두 기뻐하면서 왕의 치하로 모여들 것이다.

01 최고가 될 준비가 되었는가?

서양의 고전 소크라테스의 말 중에 '너 자신을 알라'고 했듯,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돌아보라는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글이다.

사람들의 편안한 집이 되어야 할 올바른 정도의 이치를 행해야 할 왕 현대 사회에서는 정치 지도자가 책임을 인정하고 본인이 잘못을 과감히 인정하여야 국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것.


또한 확실한 주관과 고집으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에 너무 집중하여 타인의 의도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누군가를 떠올렸다.

귀를 열어라. ...남들이 자기에게 허물과 잘못이 있음을 말해주면 기뻐하는 것이 맹자의 가르침이라고 한다.

지나간 것을 분석하고 파악하여 새로운 것을 알고 얻는다는 온고이지신 <논어>의 가르침 또한 지혜를 구하지 않고 올바른 고집이 아닌 아집을 부리는 국가의 정치 지도자라면 지금 귀를 열고 마음으로 들어야 할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최근 하버드 강의에서 우리나라 정치를 의義 라고 역설한 교수의 유투브로 들었다.

명예를 얻고자 남을 짓밟는 행위는 단기적으로는 자신을 세울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화살이 바로 자신을 향함을. 역사에서 얼마나 많은 지도자들이 이런 과정에 의해 결국 실패했는가 국민들에게 신임을 잃었는가를 국민들은 알고 있다. 국가는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의 근본을 상기하며 권력에 취해 있지 말고, 인정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스스로 가져보시라.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날은 '바로 오늘' 오늘 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시간은 지금 이 순간. 저자는 동양 고전의 문장들이 밴자민 플랭클린, 지그 지글러 등의 서양 문장과 매칭시키며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스스로 한계를 긋는 여획女畫 이라는 논어의 문장을 들어 도전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세우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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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라고도 넘치는 고요 - 그림의 길을 따라가는 마음의 길
장요세파 지음, 김호석 그림 / 파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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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길을 따라가는 마음의 길

김호석 화백과 장요세파 수녀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수녀님의 수도생활 초기, 잊고 싶어 꼭꼭 눌러둔 것들, 기억조차 나지 않는 시절의 기억들, 떠오르기야 하지만 감당이 안되는 것들, 혹은 자신조차 모르는 것들 등 밑바닥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뒤집혀 올라오는 시기를 겪습니다.

장요세파 수녀는 이와 비슷한 예술의 과정을 함께 합니다. 마찬가지로 화백의 그림을 보며 도시풍경, 역사화, 인물화, 가족화, 동물 곤충, 몽골 사람들과 자연, 초상화, 종교화로 이어지는 작가가 보여주는 일련의 그림들이 마치 끝없는 섬을 따라가는 여정 같다고...

이런 여정에 들 때 우리 마음은 생기로 가득하게 마련, 생기 에너지는

그동안 봐왔던 정해진 틀을, 자신의 편견의 틀을 넘어 새로운 빛을 보게 해줍니다.

머리글에서.

또다른 그림에세이 <수녀님, 서툰 그림읽기>, <수녀님, 화백의 안경을 빌려 쓰다>, <그림이 기도가 될 때> 와 맥을 같이 하는 이 책은 지나치게 아름다움만 강조되는 그러한 신비의 세계를 발견하지 못하며 예쁘고 곱고 고상하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것만을 계속 찾다 보면 구부러지고 못나고 일그러진 것은 자꾸 배제하게 된다. 장애인, 사회 저변의 불우한 이들, 난민을 배제하면서 외면하게 된다. 요세파 수녀에게 자신을 잡아당겨 세우는 그림은 생명, 자유, 용서, 사랑, 초월적인 것,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 종교적인 것들을 표현하는 그림들이다.

우선 화가의 삶이 그 안에 녹아 있고, 더 들어가면 화가 자신마저 넘어 저 먼 어떤 것, 인간의 눈에 희미한 어떤 것 혹은 실재가 우리 앞에 턱 놓이는 체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어떤 종교체험보다 훨씬 강렬하게 인간을 초월적 실재 앞에 놓아주며 형식적인 예배, 틀에 박힌 기복적 기도로는 가까이 가보지도 못할 세계를 열어준다고 말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2019, 종이에 수묵채색) 을 보며 비록 봉쇄수녀원에서 기도와 독서, 노동으로 수도하는 저자는 바깥 세상에서 일정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팬데믹인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기에 '바이러스에 갇힌 세상'을 말한다. 비대면으로 친구를 사귈 기회조차 빼앗긴 어린 학생들을 생각하며 지구에 살아남는 생명이 모두 사라지고 인류가 망해도 혼자 살려 하지 말고, 함께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는 단상을 가졌다고 한다.

비가 오는데 젖지 않을 사람은 없습니다. 가뭄이든 폭염이든 추위든 뭐든 유례없는 기록이랍니다.

우리는 그 앞에 서서 연대해야 한다고.

사랑의 전달, 생명의 전달.

코로나 감염 후유증으로 언제 세상을 떠날 지 모르는 모친을 그린 그림을 보며 요세파 수녀님은 아들의 애정이 듬뿍 느꼈다고 한다. 설명 필요없이 생명과 생명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전달, 누구나 생명을 받고 물려주고 꽃피우고 열매 맺고 스러지는 이치를 발견, 이런 흐름의 가장 큰 대명사가 바로 어머니이고 화백 자신의 어머니를 그렸다고 보는 것이다.

정신의 생(2020, 종이에 수묵 채색)을 보면서는 지적 능력이나 육체적 힘이 상실하고 쇠퇴해도 결코 스러지지 않을 노년의 경지 '두려움 없는 사랑'을 깨닫는다. 오늘날 딸이든 며느리든 노모를 보살피는 모습은 일반 가정에서 사라지고 있고, 요양병원의 몫이 되어버린 안타까움 그리고 우리가 언젠가 노년에 이르러 비로소 성장하는 인간의 가치있는 이면인 평화 지헤, 품 넓은 사랑이 아직도 존재한다고 믿는 것을 그만두지 않길 바란다.

우리의 성장은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이 쇠퇴하고 쪼그라들고 상실만이 남게 된다고 생각하고 그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양적인 성장에 촛점을 맞추지 않고 질적인 성장의 측면에서 보면 사람의 행복은 과학과 문명이 발달한 오늘에도 실현되지 못한다고 보았다. 인간이 참되게 해줄 성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인간은 미완성의 존재라는 데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미완성이되 미완성인 존재를 끊임없이 초월해 완성을 향하는 데에 진정한 성장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뱀을 독사를 낫으로 찍는 모습의 검은씨앗(2010, 종이의 수묵)이라는 그림과 함께 사유하는 글 '찍어내야 하는 인간 내면의 독사'에서,세상의 악으로 규정된 것들을 이야기한다. 한때 민주주의를 참되게 만들기 위해 싸운 이들에 대해 세상의 악으로 여겨지는 뱀을 찍어냄으로써 그림에 사실성과 함축성을 담았다고 보았다.

...아프고 고독하고 지옥의 바닥 같은 체험이라는 독이 오히려 화백 예술의 치유제를 넘어 승화제가 됨을 봅니다.

2장_향기를 풍기지 않는 향기

종교가 닿고자 하는 곳이 예술이 닿고자 하는 곳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 한 수도자의 작품평 안에 보이는 길은 익숙함과 새로움이 함께 다가온다. 종교가 지향하는 맑음과 단순함, 비움과 비워짐의 자리는 수묵화와 관통해서일까. 모든 것의 기본 요소로서 점을 그린 세 개의 점은 '만물의 시작' 인 원자가 물질을 구성하는 것, 그 안에 여러 요소가 있고 어떤 움직임이 있으며 양자, 전자, 중성자가 서로 부딪치는 일 없이 흩어지는 일도 없이 궤도를 돌듯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 바로 한 점 원자의 모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성한 항아리가 아니라 깨진 항아리요,

냇물에 푹 잠기지 않고는 물을 가득 채울 수 없는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역사를 통해 자유를 지키려는 강하고 뜨거운 열정이 1980년 광주를 '검은 무심(2022, 종이에 수묵'그림을 통해 읽혀 졌고,

깨진 독에 물붓기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여 깨진 항아리(2022, 종이에 수묵)'그림을 통해 찾는 우리의 한계성도 말하고 있어서 고정된 사고나 경직된 사고가 아닌 화백의 혜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다고 말한다.

오직 비움을 통해서만 채워지며, 생명을 건네줌으로써만 생명을 얻는 그 길이 수묵화 안에서 새로운 눈을 얻어 표현되고 있는 그녀의 오래된 수도의 길과 통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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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지도책 - 세계의 부와 권력을 재편하는 인공지능의 실체
케이트 크로퍼드 지음, 노승영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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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는 일단 알겠고, 지도책이라함은 지형을 볼 수 있는 체계를 나타내는 책. 우리말 제목을 원제인

Atlas of AI 를 그대로 번역해서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짐작하기 사실 어렵다.

따라서, 저자 케이트 크로퍼드의 서문을 봐야한다. 왜? AI라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논해야 하는가?

AI는 어떻게 개념화되고 구성되어 있을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는 어떤 정치가 관여하고 있는지, 여러 가지 사회적 의사 결정 체계와 AI 관련 알고리즘 시스템을 접목하려는 시도들은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연구하고 있는 저자는 인공지능은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고 말한다. 세계의 부와 권력을 재편하는 수단, 스스로 합리적 이성을 가진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

네바다의 리튬 광산에서 채굴되는 희토류, 석유, 석탄이 AI업계의 주요 먹잇감이고 어마어마하게 필요한 에너지를 흡수함으로서 AI의 탄소발자국을 만들어내는 세력들이 존재한다. 1장 지구 편에서, 산업혁명 이후 주범으로 지목된 천연자원 뿐아니라 21세기에도 여전히 광산에 의존하는 인류 때문에 지구의 죽음은 재촉되고 있다는 무서운 사실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리고 2장 노동,3장 데이터로 연결하며, 과거 인간의 노동에 의존하던 산업 구조가 소위 자동화 시스템으로 고용주의 착취가 '규모의 경제'로 합리화 되었는지를 재조명한다.

AI를 흉내 내는 것은 고달픈 일이다


인공지능의 덜 알려진 측면 중의 하나는 AI 시스템 구축하고 유지하고 검증하기 위해 저임금 노동자가 얼마나 많이 필요한가. 공급사슬 업무, 주문형 크라우드(위탁). 전통적 서비스업 등 여러 형태의 착취적 작업들이 이루어지고 이는 ghost work(그림자 노동)이라고 불리며 인간을 연료로 쓰는 자동화의 과정이다. 크라우드 노동자들이 수천 시간 분량의 훈련 데이터에 라벨을 붙이고 미심쩍거나 해로운 컨텐츠를 검토하는등 AI 시스템의 토대가 되는 반복적 디지털 업무를 수행한다고 한다.

나와 같이 아이들을 키우며 전직 IT 직종을 가졌던 지인은 이러한 '디지털 라벨링'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AI를 지탱하기 위해, 컴퓨터를 '수많은 데이터로 훈련시키기' 위해 노동 시장에서 하위층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일이 있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이 지금도 신화로 남아있고 광물과 전기에너지가 '청정 기술'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냈지만 자연 친화적 녹색 산업과는 너무나 멀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그리고, 미국드라마나 헐리우드 영화에서 간접적으로 본 인텔리전스 들이 가진 데이터베이스는 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 평범한 이들, 한번도 범죄를 저질러 본적 없는 이들까지 인종 성별 비주류라는 불리한(?)조건을 가졌다는 이유로 동의, 서명된 증서나 윤리 감사 없이 데이터로써 포함되어 미국 육군과 국립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중대한 국가 사업으로 소유되고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허락이나 동의 없이 추출된 데이터는 거듭거듭 기계학습 연구자들을 위해 업로드되었으며

연구자들은 이 데이터를 자동 이미징 시스템의 인프라로 활용했다.

4장 분류에서 이미지넷이라는 분류 엔진 사례를 들어 더욱 충격적이고 권력의 편향적 시각을 설명한다. 사람을 분류하는 여러가지 개념을 만들어 각 해당 이미지를 분류하는 것으로 '사람을 정의하는 권력' 을 보여주는데, P171 부분을 보면 이렇다.

구글 같은 이미지 검색 엔진에서 대량으로 이미지를 수집하고 사람들의 셀카와 휴가 사진을 몰래 추출한 다음 메커니컬 터크 노동자를 고용하여 이미지에 라벨을 달고 재가공하도록 했다고 한다. 검색 엔진이 결과를 내놓은데 있어서의 모든 왜곡과 편향은 그 뒤에서 결과를 긁어들여 라벨을 다는 기술 시스템에 대하여 알 수 있게 해준다.

거대한 민간 기업 메타, 구글, 틱톡, 바이두 같은 기업들은 이용자를 범주화하고 표적하는 것에 대해 거의 감시를 받지 않으며 유의미한 토론장을 제공하지 않는다. 수많은 전세계의 국가 감시, 통제 시스템은 스스로 윤리의식을 갖지 않으며 하물며 민간기업들은 어떠하겠는가?

이러한 과정이 정말로 감취지고 사람들이 자신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이익이나 불이익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아찔하다. 이에 저자는 권력의 불균형과 정치적 대응을 위해 기술 부문을 제대로 평가하고 AI 윤리에 대한 정의를 다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치 추출을 넘어선 지속 가능한 집단적 정치를 추구해야 한다, 기술 우선식 접근법을 거부하고 기저의 불평등에 맞서는 국가적, 국제적 운동의 필요성을 설파한다.

나같은 일반 독자들도 실은, 작년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 '문폴moon fall' 를 보며 AI 가 일으킨 문명의 전복을 보며 '너무한 상상'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다. 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의 미친 행보가 본격화되고, 아마존의 베이조스가 우주 채굴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텍사스 앨패소의 인디언에 대한 남부연합군의 폭력적인 식민지 역사처럼,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은 이곳에 유인 우주 로켓 발사 장치를 설치했다. 마지막장에서 케이트는 지구에서 부유한 사람이 가진 권력 추출, 지구 탈출을 위한 기술과학적 판타지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취재현장에서 미행하는 차량의 섬뜩한 에스코트를 받으며 나왔다고도 했는데, 그녀가 이러한 견지를 불편하게 보는 권력 기관으로부터 안전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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