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충만, 간극의 현존 1 - 장 폴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 강해 철학의 정원 15
조광제 지음 / 그린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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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의 <존재와 무>를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 구어체라서 호불호가 있을 수 있으나 개인적으론 별 문제없이 술술 읽을 수 있었다(사실 문체가 중요한 게 아닌데 거참...). 아무튼 내용 자체도 제목처럼 충만해서 만족스러웠다. 언젠가 <존재와 무>를 읽는 그날까지 좀 더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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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 밤 1
정은수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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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옛날에 읽은 적 있는 만화. 오래 전 작품이지만 지금 봐도 재밌다. 요즘엔 거의 볼 수 없는 현실적인 묘사와 감정 표현이 인상적이다. 다음 권도 읽어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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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의 딸 펭귄클래식 29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심지은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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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보는 푸쉬킨의 <대위의 딸>이다. 예전엔 다소 동화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마냥 그렇지만 않다는 걸 깨달았다. 비참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도 인물들의 인간미를 놓치지 않고 포착하는 모습이 푸쉬킨 다웠달까. 푸카초프에 대한 정감어린 시선도 독특했다.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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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 외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
소포클레스 외 지음, 천병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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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그리스 비극, 그러니까 희랍 비극하면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만 떠올랐다. 부친 살해와 근친상간,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의 비극을 노래한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니 말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그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자 '오이디푸스 왕'을 재독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다 읽고 나니 예상과 달리 소포클레스의 작품보다는 같이 수록되어 있던 아이스퀼로스의 작품에 푹 빠지게 되었다. 물론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도 훌륭한 작품이었지만 아이스퀼로스의 '아가멤논', '코에포로이' 역시 희랍 비극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소포클레스가 비교적 간결한 문체로 신보다는 인간의 문제를 좀 더 관심 있게 다뤘다면, 아이스퀼로스는 웅장한 문체와 인간 대신 신과 운명의 중요성을 다루는 느낌이었다. '오이디푸스 왕'으로 대표하는 소포클레스의 비극은 주인공 오이디푸스의 삶과 운명 자체가 비극적임을 보여줌으로써 비극이라는 장르에 걸맞은 모습을 보였고, '아가멤논'으로 대표하는 아이스퀼로스의 비극은 인물들의 비극적인 운명만을 부각하는 게 아니라 인간 위에 군림하는 신의 절대적 권위를 찬양함으로써 인류 전체의 비극을 얘기하고 있었다. 때문에 아이스퀼로스의 비극이 더 장황하고 시적인 감상을 준다고나 할까. 훨씬 진중한 편이어서 읽는 맛(?)이 났다.


그 외에도 소포클레스와 아이스퀼로스의 비극들은 21세기를 사는 우리들한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자기 딸을 재물로 바쳐버리고 첩을 들린 남편 '아가멤논'을 죽인 아내 '클뤼타이메스트라'. 그리고 남편을 죽이고 내연남과 권력을 잡은 어머니 클뤼타이메스트라를 정의라는 이름으로 죽인 아들 '오레스테스'의 행위는 과연 옳은 일일까? 악인은 악으로서 징벌해야 한다는 것이 과연 정의라고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적들과 손을 잡고 조국을 침략했다가 죽임을 당한 친오빠의 시신을, 매장하지 말라는 국법을 어기고 인간의 도리로 묻어주려다가 붙잡힌 여동생(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의 사례를 통해 과연 인간의 도리가 먼저인가 아니면 법이 먼저인가 등등을 생각하게 만든다.


장엄한 비극과 인간 운명을 노래하는 고대 희랍인들의 정신을 알고 싶은 사람, 또는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윤리적, 제도적 갈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본 책을 추천드린다. 번역도 깔끔하고(가끔 옛날 문체가 보이지만 그게 더 분위기 있어서 개인적으론 좋았음) 주석도 풍부하니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일은 지금 이렇게 되어가고 있으나
만사는 결국 정해진 대로 이루어지고 마는 법.
불에 구운 제물과 헌주로도,
눈물과 불기에 닿지 않은 제물로도,
죄지은 자 신의 가혹한 노여움을 풀지 못하리라. - P14

그분(제우스 신)께서는 인간들을 지혜로 이끄심에
고뇌를 통하여 지혜를 얻게 하셨으니
그분께서 새우신 이 법칙 언제나 유효하도다. - P22

마음은 언제나 잠 못 이루고
고뇌의 기억으로 괴로워하기에
원치 않는 자에게도 분별은 생기는 법.
이는 분명히 저 두려운 키잡이의 자리에 앉아
힘을 행사하시는 신들꼐서 내려주신 은총이로고! - P22

시민들이 원한을 품고 하는 말은
무서운 법이니, 백성들의 입에서 나온
저주는 반드시 실현되기 때문이라. - P40

피를 많이 흘리게 한 자는 신들의 눈길을
피하지 못함이라. 떄가 되면 복수의 여신들의 검은 무리가
불의의 번영을 누리는 자의 운명을 역전시켜
그의 삶을 역경으로 몰아넣고
그를 미약하게 할 것인즉
사라져가는 그에게 구원은 없으리라. - P40

하나 정의의 여신께서는 연기에 그을린 오두막에서도
환히 빛나시니 올바른 생활을 존중하심이라.
황금이 번쩍이는 저택이라도 그 안에 더러운 손이 있으면
여신께서는 눈길을 돌리며 그곳을 떠나
정결한 것을 향하여 나아가시니
사람들이 그릇 찬양하는 부의 힘을 존중하시지 않음이라.
여신께서는 이렇듯 만사를 정해진 목표를 향해 인도하시도다. - P58

누구나 불행을 당한 자를 보면 같이 탄식하려 하지만
그렇다고 비탄의 찌르는 듯한 아픔을
마음속으로 느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런 자들은 또한 남이 기뻐하면 얼굴에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같이 기뻐하는 제합니다.
그러나 양 떼의 심중을 잘 헤아리는 자라면
충성스런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물을 탄 불순한 우정으로 아첨하는
그러한 눈빛에 속지는 않을 것입니다. - P59

마음속에 악의의 독기를 품고 있는 자는
이 독기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당하는 법이오.
즉 그는 자신의 불행에 의해 고통을 당하는 동시에
남의 행복을 보고는 탄식을 하게 마련이니까. - P62

오이디푸스 : 오오 빛이여, 내가 그대를 보는 것도 지금이 마지막이 되기를! 나야말로 태어나서는 안 될 사람에게서 태어나서 결혼해서는 안 될 사람과 결혼하여 죽여서는 안 될 사람을 죽였음이라. - P290

오이디푸스 : 이제 너희들은 내가 겪고 내가 저지른 끔찍한 일들을 다시는 보지 못하리라. 너희들은 보아서는 안 될 사람들을 충분히 오랫동안 보았으면서도 내가 알고자 했던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했으니 앞으로는 어둠 속에 있을지어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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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삼종에서 저녁의 삼종까지 민음사 세계시인선 29
프랑시스 잠 지음 / 민음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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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이 사랑한 ‘프랑시스 잠‘ 시집이다. 소박한 전원의 삶과 자연을 향한 프랑시스 잠 특유의 사랑스런 시선이 아름다운 책이었다. 표현이 너무나 서정적이라 전율이 돌 정도랄까. 국내에 프랑시스 잠 시집이 전무한 상황에서 귀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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