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세이킬로스의 향연 (오네긴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0272122</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Mon, 06 Apr 2026 03:05:05 +0900</lastBuildDate><image><title>오네긴</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302721222158442.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30272122</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오네긴</description></image><item><author>오네긴</author><category>국내 도서</category><title>잘 알지 못했던 러시아 단편소설을 접해보다! - [아름답고 광포한 이 세상에서 - 러시아대표단편문학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0272122/17196192</link><pubDate>Sat, 04 Apr 2026 14: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0272122/171961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958834&TPaperId=171961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02/46/coveroff/89919588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958834&TPaperId=171961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름답고 광포한 이 세상에서 - 러시아대표단편문학선</a><br/>니콜라이 고골 외 지음, 최병근 옮김 / 써네스트 / 2013년 10월<br/></td></tr></table><br/>무료배송 조건을 맞추고자 다른 책을 찾던 중에 우연히 발견한 &lt;아름답고 광포한 이 세상에서&gt;. 인상적인 제목 + 러시아 소설을 좋아하던 내게 딱일 것 같아 바로 주문해 읽어봤다. 그렇게 완독한 결과,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좋은 독서였다. ‘푸시킨’이나 ‘고골’같이 유명한 작가의 작품들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여러 러시아 소설 작가들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좋았다. 그중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몇몇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br>먼저 러시아 문학하면 빠질 수 없는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lt;스페이드 여왕&gt;이라는 작품이다. 예전에 읽은 적이 있지만 다시 봐도 늘 새로운 이야기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주인공 ’게르만‘은 젊은 공병 장교로, 다른 친구들과 달리 흥청망청 놀거나 도박에 빠지지 않고 나름 착실하게 살아가는 청년이다. 정확히는 실리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러던 어느 날, 게르만은 파티에서 친구 ‘톰스키’가 자신의 할머니에 대해 말하는 걸 듣게 된다. 톰스키의 할머니인 ‘늙은 백작 부인’은 과거 젊었을 적에 전설적인 '생제르멩 백작'으로부터 카드 도박에서 무조건 이기는 방법을 전수(?) 받고 엄청난 금액의 돈을 도박판에서 따냈다고 한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백작 부인은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았고, 그 비밀 역시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믿지 않는 분위기였으나 이 말을 들은 게르만은 늙은 백작 부인으로부터 어떻게든 비밀을 알아내고자 결심한다. 겉으로는 도박하는 걸 꺼려 했던 게르만이었으나, 실상은 가능하다면 도박을 통해 한밑천 잡고 싶어 했던 것이다. 한편, 늙은 백작부인에게는 가난한 양녀 '리자베타 이바노브나' 라는 아가씨가 있었다. 늙은 백작 부인에 의해 자기 의지에 상관없는 구속된 삶을 살아가던 그녀는 하루빨리 자신을 이곳에서 구해 줄 누군가(신랑감)가 오기를 바란다. 그때 호시탐탐 늙은 백작부인에게 접근할 기회를 노리던 게르만은 리자베타를 발견하곤 거짓으로 그녀를 유혹한다. 이를 몰랐던 리자베타는 사랑에 눈이 멀어 게르만에게 집에 몰래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게르만은 기회를 틈타 밤에 몰래 늙은 백작 부인의 방에 잠입한다. 그리고 놀라는 백작 부인에게 제발 도박의 비밀을 알려달라고 애원하지만, 어째서인지 백작 부인은 앉은 채 몸을 뻣뻣해 굳힌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에 화난 게르만은 총구를 겨누며 위협을 하다가 그녀가 이미 죽었다는 걸 알아차린다. 그는 그대로 리자베타에게 달려가 사실을 말하나, 자기 때문에 노파가 죽었다는 것보다 끝내 도박의 비밀을 알아낼 수 없었다는 사실에 분해한다. 이런 그의 끔찍함에 우는 리자베타를 뒤로하고, 게르만은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난 늦은 밤, 깜빡 잠에 든 게르만 앞에 죽었던 백작 부인의 유령이 찾아오는데..​이게 &lt;스페이드 여왕&gt;의 대략적인 스토리이다. 푸시킨의 작품은 대체로 사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물론 고골만큼은 아니지만 푸시킨의 작품에선 사실과 환상, 그리고 낭만이 느껴진다. &lt;스페이드 여왕&gt;에서도 마냥 현실적인 줄만 알았던 게르만이 백작 부인의 유령에 놀아나면서 결국엔 그 환상에 의해 붕괴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또한 리자베타와의 사랑이 아닌 돈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인간성을 상실한 물신주의 대한 비판을 엿볼 수 있다. <br>다음으로는 '안톤 체호프'의 &lt;사랑스러운 여인&gt;이다. 이것도 예전에 &lt;귀여운 여인&gt;이라는 이름으로 읽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주인공 '올렌카'에 대해 그리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그냥 어느 여성의 전반적인 삶을 그려낸 작품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읽어보니 올렌카의 삶이 다르게 보였다. 올렌카는 작중 여러 번 결혼한다. 결혼했던 남편들이 대부분 먼저 세상을 떴기 때문에 그런데, 올렌카는 그때마다 스스로를 남편과 동일시하며 그와 같이 행동하고, 말한다. 예를 들면 첫째 남편이 극장주였는데 이때는 마치 자기가 극장주가 된 것처럼 똑같이 연극일에 대해 걱정하는 건 물론이고, 연극의 유용성을 주변 사람들에 잔뜩 설파하며 극장일에도 거든다. 하지만 얼마 못가 극장주였던 첫째 남편이 병으로 사망하고, 이후로 토목일을 관장하던 둘째 남편과 결혼한 뒤로는 연극일에 대해 까맣게 잊고 남편처럼 토목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얘기하고 다닌다. 나중에는 자기는 토목을 관리하고 실용적인 사람이라며 연극 따위엔 신경 쓸 일이 없다고 말을 바꾼다. 놀라운 건 올렌카가 이런 짓을 아주 당당하게 하는 건 물론이고, 오히려 자랑스러워한다는 거다! 그럼에도 주위 사람들은 이런 그녀에 대해 '사랑스럽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둘째 남편과도 사별하고 혼자 남겨진 올렌카는 남편이 없자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몰랐기 때문에 점차 퇴색되어간다. 내가 봤을 때 올렌카가 사랑스러운 여인인 이유는 아마도 어린애처럼 자기 생각을 가지지 못한 채 그저 좋아하는 걸 졸졸 쫓아다니는 성격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당시 러시아에선 종종 '유로지비'라며 이상할 정도로 착하거나 어린애 같은 사람들을 '성인'이나 '귀여운 사람'이라며 좋게 봤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게 있어 올렌카는 사랑스럽다기보다는 생각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생계로 인해 남편 없이 살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라면 몰라도, 생각이 없어서 의지할 대상으로서 남편이나 제3자를 찾는다는 점이 무척이나 불쾌했다. 뭔가 체호프는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갑갑함이나 불편한 점을 잘 꼬집는 것 같다.<br>푸시킨이나 체호프 외에도 본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러시아 작가에 대해 알게 되었다. 바로 '이반 부닌'과 '콘스탄친 파우스토프스키'이다. 먼저 이반 부닌의 &lt;추운 가을&gt;이라는 작품이다. 아주 짧은 단편소설인데, 주인공인 '나(여성)'가 젊었을 적 약혼자와의 짧은 작별의 순간 하나만을 간직한 채 살아왔던 나날을 담담하게 풀어가는 게 특징이다. '나'와 약혼자의 서정적인 작별 장면은 물론이고 이후에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나'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br>다음으로 파우스토프키의 &lt;눈&gt;이라는 작품이다. 처음엔 사진 속 저자의 무시무시한(?) 인상에 전쟁이나 슬픈 소설일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읽어보니 이보다 서정적인 작품은 없었다. &lt;눈&gt;은 전쟁으로 인해 원래 살던 모스크바를 떠나 노인 홀로 사는 시골집에 피난하게 된 주인공 '타치야나'와 그 노인의 아들인 '포타포프 중위(전쟁 때문에 잠시 고향집을 떠나 있었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타치야나가 집에 있는 동안 노인은 곧 세상을 떠나고, 그녀는 우연히 노인의 탁자에서 포타포프 중위가 쓴 편지를 읽게 된다. 고향에 대한 향수를 이야기하며 집 대문에 달린 종소리 하며 눈길 사이로 난 정자로 가는 길, 오래된 촛불 냄새 등등을 얘기하는 걸 보며 타치야나는 묘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포타포프가 잠시 휴가를 온다는 소식에 타치야나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한편, 포타포프는 고향 역에 도착하고나서야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과 낯선 여자가 자신의 집에 피난해 와서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망연자실해한다. 아버지도 돌아가셨으니 집에는 낯선 사람만 있을 것이고, 가봤자 고향의 느낌은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포타포프는 끝내 집 근처에 도착하는데... 옛날처럼 누군가 정자로 가는 길에 눈을 치워둔 게 아닌가! 그리고 그 정자에서 집을 바라보던 포타포프를 타치야나가 발견한다. 그녀는 담담하게 포타포프에게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고, 얼떨결에 집에 들어선 그는 마찬가지로 예전처럼 울리는 대문의 방울들, 오래된 촛불 냄새, 피아노 소리 등등에 놀라워한다. 알고 보니 타치야나가 그를 위해 편지에 나왔던 그대로 고향집을 재현해냈던 것이다. 여기서 강조해야 할 점은, 시종일관 타치야나는 이를 아주 담담하게 행동한다는 거다. 하지만 그 담담함 속에 느껴지는 인간적인 정이 왠지 모르게 흐뭇함을 준다. 포타포프와의 묘한 분위기도 읽는데 한몫하니 꼭 한 번 읽는 걸 추천드린다!​전체적으로 &lt;아름답고 광포한 이 세상에서&gt;는 잘 알지 못했던 러시아 단편 소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책이었다. ‘이반 부닌‘과 ‘레오니드 안드레예프‘, ‘콘스탄친 파우스토프스키’ 등등이 그랬다. 다만 앞서 말한 이반 부닌과 파우스토프스키의 작품을 제외한 다른 단편 소설들은 내게 큰 감명을 주지는 못했다. &lt;석류석 팔찌&gt;는 오늘날이었으면 스토커로 진작에 체포되었을 이야기가 로맨스적인 이야기로 표현되었고, &lt;심연&gt;은 너무 미사여구가 많았다. &lt;아름답고 광포한 이 세상에서&gt;와 &lt;귀향&gt;은 &lt;구덩이&gt;로 유명한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최고였으나 &lt;구덩이&gt;나 &lt;체벤구르&gt;만큼의 여운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달까.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러시아 문학에 관심이 많거나 가볍게 읽고 싶은 분이라면 추천드리는 바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02/46/cover150/89919588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024619</link></image></item><item><author>오네긴</author><category>국내 도서</category><title>종교는 일종의 인간 숭배 행위다! - [종교의 본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0272122/17151692</link><pubDate>Sun, 15 Mar 2026 15: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0272122/171516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135859&TPaperId=171516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2/58/coveroff/k86213585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135859&TPaperId=171516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종교의 본질</a><br/>루트비히 포이어바흐 지음, 이서규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6년 02월<br/></td></tr></table><br/>포이어바흐의 신작(?)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철학자 '루트비히 포이어바흐(Ludwig Andreas Feuerbach, 1804년 7월 28일 ~ 1804년 7월 28일)'는 독일의 유물론 철학자 중 한 명으로, &lt;자본론&gt;을 쓴 것으로 유명한 '카를 마르크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람이다. 포이어바흐는 자신만의 사상 - 즉 유물론적 시각으로 종교의 모순을 철저히 비판한다. &lt;기독교의 본질(1841)&gt;에선 기독교 깊숙한 곳에 숨겨진 인간 중심의 이기주의 사상을 폭로했으며, &lt;종교의 본질에 대하여(1851)&gt;에서는 원시적 종교부터 시작해 전반적인 종교가 사실은 자연에 대한 두려움과 존경심에서 비롯된, 인간의 무지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포이어바흐는 자신의 저서에서 공통적으로 종교란 결국엔 ‘인간 숭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초창기 종교가 자연에 대한 경외심에서 비롯되었지만 문명이 발전해감에 따라 자연과 분리된 인간은 점차 자연이 아닌, 그 너머 피안의 세계에 있는 관념적인 '신'을 믿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어떻게 인간 숭배가 나올 수 있단 말일까? 스스로를 희생하고 신에게 의지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신 숭배 행위이지 않을까? 하지만 포이어바흐는 자신의 &lt;종교의 본질&gt;라는 저서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신을 '창조'했으며, 그 과정에서 인간이 왜 종교라는 행위를 통해 인간 숭배를 실현하는지를 설명한다.<br>포이어바흐는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로 종교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초기 원시 종교에서는 인간이 자연에 자기 자신을 투사하면서 만들어졌다. 무생물에 인간적 감성이 거의 없는 자연이 자신처럼 감정과 생각,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예를 들어 비가 내린다고 치자. 비는 단순히 구름 속에서 이루어진 여러 화학적 반응으로 인해 내린다. 여기엔 별다른 ‘인간적’ 의미가 없다. 구름이나 비는 딱히 의도를 가지고 내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날따라 우울하거나 시적 심상이 강한 사람들은 이걸 보고 ‘비가 나를 괴롭히기 위해 내린다’거나, ‘하늘도 슬퍼서 눈물(비)를 흘리는구나’라고 말한다. 이렇듯 인간은 자연 현상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감동하거나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곤 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이게 진실이 아니라 단순한 상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만 종교인들은 그렇지 않다. 하느님이든 알라든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온갖 자연현상 역시 신이 일으킨다고 생각하지 않은가. 포이어바흐는 이러한 종교적 특성이 인간의 상상에 불과할 뿐, 진리가 아니라고 일침을 가한다.​<br>포이어바흐는 인간이 자연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고 봤다. 초창기 원시적인 인간은 자연 없이 존재할 수 없었다. 그들에게 자연은 먹을 것과 곡식을 주는 등 고마운 존재였지만 동시에 천둥 번개를 비롯한 무시무시한 자연재해를 주는 무서운 존재였다. 예측 불가능하고 불가사의한 자연을 인간은 어떻게든 이해하고자 했고, 자기 자신을 투사하는 방식을 통해 자연을 이해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의 존재 이상의 것을 인지하고 이해할 수 없었기 때이다. 인간에게 이로운 것은 곧 신에게도 이로우며, 인간에게 해로운 것은 신에게도 해롭다. 잘 생각해 보면 신은 우리처럼 입이나 장기 같은 신체 기관이 없는데 고대 사람들은 소나 다른 가축들을 신에게 제물로 바쳤다. 그리고 이걸 신이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일일까? 이외에도 고대 이집트와 고대 그리스 신들은 모두 인간처럼 생겼다. 인간처럼 감정을 가지고 있고, 인간처럼 먹고 마신다. 기독교의 신도 마찬가지다. 야훼는 질투하고 진노한다.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로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종교에서의 신은 인간과 다른 존재지만 동시에 무척이나 인간 같다. 포이어바흐는 모든 종교는 자연이 자신과 같다고 생각하는 상상(투사)에 기초하고 있기에 그 자체로 허구이며, 이러한 신 안에 있는 인간적 특성을 찬양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인간 숭배 행위라 말한다.<br>하지만 포이어바흐가 경고한 것은 단순히 종교의 본질이 인간 숭배 행위라는 사실뿐만 아니다. 인간으로서 인간을 숭배하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또는 일부로 모른 채 하며) 자꾸만 허상의 신에 매달리는 행동이다. 특히 관념적인 신에 매몰되어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포이어바흐는 인간이 인식한 '인간적인 자연' 또는 '인간적인 신'은 허구이며 보편적 진리가 아닌, 전적으로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인간 중심적인 종교관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러한 신들은 현실 속 실존하는 인간과 완전히 다른 관념적인 존재이기 때문에(인간의 추상적인 상상에만 의존하므로) 이에 매몰될 경우 현실 세계와 동떨어지는 '인간 소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br>따라서 우리는 신이 있기에 인간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있기에 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인간은 신을 통해 죽지 않은 영원함과 무한성을 바라지만 돌아오는 건 신의 침묵과 몇십 년 후 다가올 죽음이다. 하지만 이런 냉혹한 포이어바흐의 주장에도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처럼 하나의 '희망'이 남아있다. 다름 아닌 '사랑'이다. 포이어바흐가 종교를 비판한 건 사실이지만, 그 목적은 종교의 완전한 소멸이 아니다. 그는 종교가 헛된 상상력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러한 종교가 '인간'을 찬양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신이 아닌 '인간'을 사랑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그것도 현실에 존재하는,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인간을 사랑하라고 말이다. 물론 이런 주장 역시 추상적이라 훗날 마르크스를 비롯해 다른 철학자들에게 비판을 받지만, 종교적인 시선이 아닌 유물론적인 시각으로 종교를 신랄하게 비판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는 크다. 유물론 철학이나 마르크스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종교인이지만 따끔한 충고를 듣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하고픈 책이다.<br><br>처음에 제목을 보고 &lt;종교의 본질에 대하여&gt;와 같은 책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lt;종교의 본질&gt;은 &lt;종교의 본질에 대하여&gt;보다 일찍 나온 책으로, 구성이나 내용도 다르다. 뭔가 &lt;종교의 본질에 대하여&gt; 초기 원고 같았달까. 구성 자체도 뭔가 명언집 같아서 좋았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2/58/cover150/k86213585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525857</link></image></item><item><author>오네긴</author><category>국내 도서</category><title>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다! - [오만과 편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0272122/17140377</link><pubDate>Mon, 09 Mar 2026 19: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0272122/1714037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92030209&TPaperId=1714037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39/14/coveroff/k2920302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92030209&TPaperId=1714037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오만과 편견</a><br/>제인 오스틴 지음, 김지선 옮김 / 빛소굴 / 2025년 07월<br/></td></tr></table><br/>&lt;설득&gt;과 &lt;노생거 수도원&gt;에 이어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년 12월 16일 ~ 1817년 7월 18일)'의 &lt;오만과 편견&gt;이다. 사실상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오만한 '다아시'와 그런 그를 편견 있는 시선으로 바라본 '엘리자베스'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내가 처음 &lt;오만과 편견&gt;을 읽게 된 계기는 영화 &lt;오만과 편견(2005)&gt; 때문이었다. 워낙 인상 깊었던 영화였기에 원작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 번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완독한 결과, 최고였다! 로맨스 소설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1인으로서 과연 잘 읽을 수 있을까 걱정되었지만 괜한 기우였다. 사실상 &lt;오만과 편견&gt; 덕에 제인 오스틴에게 푹 빠지게 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리고 지금 쓰는 이 글은 &lt;오만과 편견&gt; 소설을 다시 읽고 난 후기다. 다시 한번 그때의 감동을 느끼고 싶어 재독한 거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lt;오만과 편견&gt;은 내게 큰 감동을 줬다.<br><br>내가 &lt;오만과 편견&gt;을 읽으면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특유의 '풍자'였다. 아시다시피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굉장히 촘촘하고 절제된 문체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제인 오스틴은 작품을 출간하기 직전까지 자신의 글을 몇 번이나 검토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은 문장 하나하나가 완벽에 가깝다. 보통 이런 경우 자칫 소설이 지루해지기 쉽지만, 어째서인지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지루하지가 않다! 오히려 흥미진진하기 느껴지는데, 이는 앞서 말한 문장 곳곳에 숨겨져 있는 '풍자'와 '위트' 덕분이다. 작중 등장인물들이 하는 대사나 행동들에는 은근 알게 모르게 상대방을 돌려까는(?) 묘사가 상당하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울상이겠지만 이걸 보는 제3자인 독자로선 쾌감이 상당하다. 그리고 이런 능숙한 돌려까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캐릭터가 바로 &lt;오만과 편견&gt; 속 여주 '엘리자베스(리지)'이다.<br><br>리지는 자기를 험담한 다아시를 편견을 가지고 본다. 그가 상대할 가치가 없는 남자라 여긴 것이다. 때문에 작중 리지는 숨 쉬듯이 다아시를 까는데, 선을 넘을 듯 말 듯 돌려까는 게 아주 일품이다. 이는 저자인 제인 오스틴의 풍자 실력이 장난 아님을 보여분다. 물론 결말에 가서는 리지의 풍자가 잘못되었음을 보여주지만, 결과적으로 다아시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이러한 풍자와 비꼬는 태도는 당시 상류 사회의 가식적인 면을 타파하고 정면돌파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다아시가 리지에게 반하게 된 것도 이러한 점 - 가식적인 면 없이 적절한 재치로 하는 위트 때문이지 않는가.<br><br>그러나 &lt;오만과 편견&gt;이 단순히 리지가 다아시를 농락(?) 하는 재미만 있는 건 아니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서 반드시 한 번은 등장인물들끼리 진지하게 대화(토론)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lt;오만과 편견&gt;에서도 다아시와 리지가 대화를 가장한 토론을 한다. 주제는 '볼일이 있어 떠나려는 자기를 친구가 가지 말라고 부탁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유연한 사고를 가진 빙리와 리지는 친구가 그렇게 말하니까 잠시 떠나는 걸 보류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지만, 다아시는 아무리 친구라 해도 정해진 일정이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그런 결정을 내리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다아시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던 리지는 그가 사람 간의 우정이나 애정을 믿지 않는 것 같다고 쏘아붙인다. 실제론 mbti의 P와 J의 싸움처럼 단순한 성향 차이에 불과한데 말이다. 이런 대화는 두 사람의 성격을 나타낸다. 또한 리지가 다아시와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토론을 한다는 점에서 제인 오스틴은 여성도 남성 못지않게 지식이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br>이외에도 &lt;오만과 편견&gt;은 당시의 '세속적인 결혼'을 비판하고 있다. 작중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결혼한다. 첫 번째로는 리지의 친구인 '샬럿'이다. 그녀는 허영심 많고 아첨쟁이인 '콜린스 씨'와 결혼한다. 리지는 진작에 콜린스 씨의 사람됨을 간파하고 그의 청혼을 거절하지만 샬럿은 그럼에도 콜린스 씨와 결혼한다. 왜 그런 걸까? 사실 샬롯의 목표는 '결혼' 그 자체였다. 샬럿 왈, 자기처럼 미혼인 여성은 사회적, 경제적인 독립을 하려면 반드시 결혼(남편)이 필요하다는 거다. 실제로 샬럿은 애정(사랑)은 결혼 이후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라며 제1의 목표를 결혼이라 여긴다. 콜린스 씨 역시 '캐서린 영부인'의 권고 + 목사라는 사회적인 지위에서 모범을 보이기 위해 결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랑보다는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에 집착하는 거다. 당시 시대상을 생각해 보면 무척 현실적인 모습이지만, 잘 생각해 보면 샬럿의 선택은 행복하지도, 그렇다고 불행하지도 않는 인생을 고른 것이다. 밋밋한 삶, 인류가 지난 몇 천, 몇 백 년 동안 했던 행동을 그대로 반복하는 거다. 여기엔 한 사람의 개인(인간)으로서 '샬롯'은 없고, 사회적이고 인류로서의 '샬롯'이 있을 뿐이다. 내가 봤을 땐 샬롯의 선택은 잘못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잘한 선택은 아니라고 본다. 이런 샬롯의 결혼은 제인 오스틴이 살았던 당시의 전형적인 결혼관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두 번째는 '리디아'와 '위컴'의 결혼이다. 두 사람의 결혼은 앞선 샬롯의 결혼과는 정반대로, 서로의 감정에만 쏠린 나머지 했던 충동적인 결혼이다. 분별없는 결혼인 거다. 엄밀히 말하자면 리디아 쪽에서만 분별없는 결혼이고, 돈을 보고 결혼한 위컴은 마찬가지로 '결혼=돈'이라 생각했던 당시의 세속적인 결혼관을 보여준다(위컴이 다아시에게 결혼하는 대가로 돈 흥정을 했던 걸 생각해 보라!). 그리고 당연히 두 사람은 불행한 결혼생활을 겪는다.​반면에 제인과 빙리, 리지와 다아시는 세속적인 결혼이 아닌 서로에 대한 애정만으로 결혼에 골인한다. 처음엔 다아시도 집안 운운하며 리지에게 청혼하지만 이런 무례하고 세속적인 면에 질린 리지는 대차게 거절한다. 아마 이때 다아시는 리지의 거절에서 자신의 오만함을 되돌아본 건 물론이고 리지가 여느 사람들처럼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덕 좀 보려는, 세속적인 결혼을 원하는 사람이 아님을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이후로 다아시가 리지에게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준 것도 결혼보다 애정을 중요시하는 리지의 생각을 존중했기 때문이다.<br>전체적으로 &lt;오만과 편견&gt;은 제인 오스틴의 훌륭한 글솜씨와 재치, 그리고 명확한 주제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언뜻 보면 평범한 로맨스 소설 같지만 실상은 세속적 결혼에 얽매여 있던 당시 여성들의 삶과 투쟁(반항)을 다루고 있는 명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여전히 다아시 쪽에서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결혼은 재산이나 명예 등등을 떠나 서로 동등한 하나의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런 의미에서 꼭 한 번 읽어보는 걸 추천드리는 바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39/14/cover150/k2920302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8391451</link></image></item><item><author>오네긴</author><category>국내 도서</category><title>뭔가 사회 초년생의 아픔이 떠오르는 것 같은 작품! - [노생거 수도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0272122/17137403</link><pubDate>Sun, 08 Mar 2026 12: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0272122/1713740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100029&TPaperId=171374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50/34/coveroff/890110002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100029&TPaperId=1713740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노생거 수도원</a><br/>제인 오스틴 지음, 임옥희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08월<br/></td></tr></table><br/>지난번 &lt;설득&gt;에 이어서 읽은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년 12월 16일 ~ 1817년 7월 18일)'의 &lt;노생거 수도원&gt;이다. &lt;설득&gt;에서 여주인공 '앤'이 가족들과 함께 '바스'라는 곳으로 이사 가는데, &lt;노생거 수도원&gt;의 배경도 마침 바스여서 한 번 읽어봤다. 처음엔 제목만 보고 무슨 수녀나 수도사의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lt;노생거 수도원&gt; 역시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여주인공의 사랑과 성장을 다루고 있었다.<br>주인공 '캐서린 몰런드'는 이제 막 18살이 된 아가씨이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천방지축에 당시 여성들이라면 응당 가지고 있어야 할 우아함이나 차분함이 부족했다. 대신에 누구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점을 생각해 내는 등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캐서린은 가까운 지인이자 친척이었던 '앨런 부부'를 따라 '바스'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바스에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처음에 캐서린은 크게 실망한다. 그러다가 무도회에서 '헨리 틸니'라는 신사와 만나는데, 틸니는 바스에 처음 온 캐서린을 친절히 대한다. 이 만남을 계기로 캐서린은 헨리에게 반한다. 틸니 이외에도 캐서린은 앨런 부인의 옛 지인인 '소프 부인'과 만나고, 부인의 딸인 '이자벨라'와 아들인 '소프 씨'와도 인연을 맺게 된다. 특히 이자벨라와는 친구가 되는데, 사실 이자벨라는 그전부터 캐서린의 오빠와 썸(?)을 타고 있는 사이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순수한 캐서린은 이자벨라의 우정에 감격하지만 정작 이자벨라를 포함해 소프 씨는 그녀에게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겉으로는 캐서린을 생각해 주는 척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자기들 뜻대로 움직이길 것을 강요한다. 이때 캐서린 눈앞에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헨리 틸니가 등장하고, 상황이 크게 바뀌는데....<br><br>&lt;노생거 수도원&gt;은 밝고 순수한 캐서린이 사회에 처음 발을 들이면서 겪는 고난과 행복을 다루고 있다. 초반부에는 앞서 말한 사회와 인간관계에서의 어려움을, 후반부에서는 헨리 틸리를 따라 그가 사는 노생거 수도원에 가게 되면서 겪는 사건 사고들을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초반부를 재밌게 읽었다. 뭔가 사회 초년생이 처음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게되는 마음 고생을 보는 것 같았달까. 작중 순진한 캐서린이 다른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을 때 상대방의 말속에 담긴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자꾸 실수를 저지르는 장면이 특히 그랬다. 헨리도 지적했듯이 캐서린은 사람의 이중적인 면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순수한 만큼 상대방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곧이곧대로 믿고 따르는 거다.​그리고 이런 순진한 캐서린의 마음을 악용하는 인물들이 바로 이자벨라와 소프 씨 남매다. 앞서 말했듯이 이들은 제3자인 내가 봐도 '불쾌할' 정도로 이중적인 모습으로 캐서린을 쥐락펴락한다(자기 필요할 때만 찾고, 필요 없으면 버림 ㅇㅇ). 장담하건대 캐서린처럼 처음 사회생활했을 때 크게 데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저 상황에 PTSD가 와서 책상 뒤엎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읽는 내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다행히 캐서린은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 + 틸니 남매의 도움으로 점차 성장해 이들의 계략을 뿌리친다.​결과적으로 조금이나마 성장하긴 했지만 남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약간의 백치미(?)마저 느껴지는 캐서린은 모습은, 지금까지 나온 제인 오스틴의 다른 여주인공들과 확연히 다르다. 아시다시피 &lt;오만과 편견&gt;의 '엘리자베스'는 상대방의 의중을 재빠르게 간파하는 건 물론이고, 능숙한 말솜씨로 은근히 돌려까는데 선수이다. &lt;설득&gt;의 '앤' 역시 엘리자베스처럼 신랄하지는 않지만 상황 파악을 하면서 눈치껏 적절하게 행동한다. 심지어 &lt;이성과 감성&gt; 속 감성적인 '메리앤'도 주변 눈치는 볼 줄 안다. 하지만 캐서린은 이들과 비교하면 그런 능력이 조금 떨어져보인다. 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캐서린이 너무 미성숙하다며 꺼려 하지만 내 생각엔 바로 이런 점이 저자인 제인 오스틴이 생각했던 바가 아닐까 싶다. 누구나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다. 엘리자베스나 앤, 메리앤도 처음에는 캐서린처럼 무척 순수했을거다. 그러다가 사회적 현실과 '사교'의 본질을 알게 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했던 건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에서 '캐서린'은 제인 오스틴이 창조한 캐릭터 중에서 사실상 '첫 번째'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캐서린을 보면서 우리는 제인 오스틴의 캐릭터의 가장 초창기 모습을 보는 거다. 실제로 &lt;노생거 수도원&gt;은 제인 오스틴이 어렸을 때(초창기 때) 썼던 습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죽기 직전까지 수정을 거쳐 사후에 출간되었다고 하니 할 말 다했다고 본다.<br>다만, 읽으면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첫째로는 후반부에 틸니 남매가 사는 노생거 수도원에 방문한 캐서린이 고딕 소설에 과몰입하는 장면이었다. 당시엔 고딕소설이 인기였을지 몰라도 관련 지식이 1도 없는 나로서는 캐서린의 심정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내가 아는 거라곤 그나마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lt;폭풍의 언덕&gt;이나 &lt;제인 에어&gt;뿐이었음...). 초반부엔 캐서린의 성장을 다루는 것 같았는데 뜬금없이 고딕 얘기로 이야기가 전개되니까 조금 황당했다. 물론 이전에도 캐서린이 소설을 자주 읽는다는 묘사가 있었지만 설마! 진짜로!! 과몰입을 할 줄이야!<br>두 번째로 아쉬웠던 점은 헨리 틸니라는 캐릭터와 급격하게 끝난 결말이었다. 작중 헨리는 굉장히 장난스러운 인물로 나온다. 순진해서 어벙하게 있는 캐서린을 놀리면서도 그녀의 서투른 면을 이해해 주고 친절하게 대한다. 이런 점 때문에 캐서린은 헨리에게 푹 빠지게 되는데 솔직히 나는 헨리라는 캐릭터에 대해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취향 문제가 아니라 헨리의 하는 말이나 태도가 영 찜찜했다. 본인은 여성들의 권리에 대해서 인정하는 듯한 말을 하면서도 캐서린을 가르치려는 모습을 보이고, 여성들에 대해선 배려만 하지 그 외에는 딱히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무슨 사상가나 혁명가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뭐랄까, 약간 자뻑(?)이 심한 사람 같아 보였다.​무엇보다 소설 자체가 급박하게 끝나서 두 사람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었다. 작중에서도 두 사람이 처음 만나고 결혼에 골인하기까지 12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하는 걸 보면 좀.... 물론 당시엔 긴 편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무튼, 개인적으로 헨리 틸니는 제인 오스틴 세계관에서 그저 그런, 밍밍한 남주였다^^;;;​결론적으로 &lt;노생거 사원&gt;은 미숙했던 캐서린이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는 다룬 작품이다. 지금까지의 제인 오스틴 세계관에선 보지 못한 독특한 성격을 가진 주인공을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니 뭔가 새로운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읽어보시는 걸 추천한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진지함이나 완벽성 면에선 아쉽기 때문에 유의하시길 바란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50/34/cover150/890110002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503461</link></image></item><item><author>오네긴</author><category>국내 도서</category><title>오스틴 세계관 중에서 성숙미가 최고였던 작품! - [설득]</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0272122/17127336</link><pubDate>Tue, 03 Mar 2026 10: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0272122/1712733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3482&TPaperId=1712733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844/14/coveroff/893746348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3482&TPaperId=1712733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설득</a><br/>제인 오스틴 지음, 전승희 옮김 / 민음사 / 2017년 04월<br/></td></tr></table><br/>&lt;설득&gt;은 우리에게 &lt;오만과 편견&gt;으로 유명한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년 12월 16일 ~ 1817년 7월 18일)’이 쓴 '6대 장편소설' 중 한 권이다. 1815년에 집필했고 저자 사후인 1818년에 출간되었다고 하니 사실상 제인 오스틴의 마지막을 장식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단순히 호기심 때문이었다. 대표작인 &lt;오만과 편견&gt;과 달리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가진 작품이라는 평이 많아 궁금증이 들었다. 그렇게 완독한 결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단언컨대 &lt;설득&gt;은 제인 오스틴 세계관에서 성숙미가 최고인 작품이었다. 특히 여주인공인 '앤'이 그랬다. ​앤은 준남작인 '월터 경'의 둘째 딸이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와 언니 '엘리자베스'와 살고 있었지만(여동생 '메리'는 일찍 결혼해서 출가함), 집안사람들 중에서 누구도 앤을 존중하지 않는다.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거나 무시하기 일쑤였다. '준남작'이라는 지위에 집착하며 허영심 가득한 가족들은 그렇지 않은 앤을 이해하지 못하고 따돌리는 것이었다. 반면에 월터 경의 지인인 '레이디 러셀' 부인은 유일하게 앤의 진가를 알아보고 아낀다. 그러던 어느 날, 19살이 된 앤은 23살의 젊은 청년 '웬트워스'와 사랑에 빠진다. 유순한 앤과 달리 웬트워스는 강직하고 올곧은 성격이었는데, 서로의 매력에 푹 빠져 결혼을 약속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에 웬트워스는 해군에 입대한지 얼마 안 되었고, 별다른 지위나 재산도 없어서 앤의 아버지인 월터 경은 두 사람의 사이를 반대했다. 심지어 레이디 러셀 부인도 성급한 결혼이라며 앤을 '설득'했고, 결국 이에 넘어간 앤은 웬트워스의 청혼을 거절하고 만다.<br>그 모습에 실망한 웬트워스는 앤의 곁을 떠나고, 이후로 앤은 장장 8년 동안(!) 그 일 때문에 속앓이를 한다. 사실 앤도 웬트워스와 함께라면 어떤 역경이라도 헤쳐나갈 각오가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설득과 만류에 휩쓸려 그만 거절을 한 것이었다. 이제 앤은 28살 노처녀(당시 기준에선 노처녀임 ㅠㅜ)가 되었다. 그동안 다른 남자가 청혼도 했지만 웬트워스 생각에 거절하고 줄곧 독신으로 살던 때에, 웬트워스가 돌아왔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때 앤의 집안은 아버지의 지나친 사치로 인해 원래 살던 저택에 세를 놓고 '바스'로 이사를 가던 중이었다. 다만 앤은 '머스그로브 씨' 가족에게 시집간 여동생 메리의 병간호를 위해 근처 머스그로브 씨의 저택에 남아있었고, 피하고 싶었지만 그곳에서 웬트워스와 재회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웬트워스는 8년 동안 해군에 있으면서 많은 공을 세워 '대령'이 되었고, 상당한 부자가 되어 있었다. 상황이 완전히 반대가 되었다. 신랑감으로서 맞지 않았던 그가 이제는 누구나 탐내는 1등 신랑감이 된 것이다!<br>메리를 포함한(당시 메리는 시집가서 앤과 웬트워스와 있었던 일을 모름)머스그로브 씨의 가족들은 이런 웬트워스 대령을 좋아하지만 앤은 슬퍼한다. 단순히 그가 성공했기 때문에 예전에 결혼하지 않은 걸 후회했다기보다는 남의 설득에 휘말려 웬트워스의 마음에 상처를 준 일 때문에 가슴 아파한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웬트워스가 자기한테 호희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닐지 내심 기대한다. 하지만 웬트워스 대령은 앤을 아랑곳하지 않고 대놓고 머스그로브 씨의 딸들과 친하게 지낸다. 이에 앤이 반쯤 체념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데 그 모습이 너무 슬퍼서 보는 내가 다 마음 아팠다.<br>그러나 앤의 태도는 마냥 슬퍼한다기보다는 실연의 슬픔에도 꿋꿋이 자신의 일을 해가며 성찰해가는 모습에 가깝다. 한 마디로 실연 때문에 질질 짜거나 한탄만 하는 사람이 아닌 거다(외유내강형). 내가 이 작품을 성숙미가 있다고 말한 것도 바로 이런 앤의 모습 때문이었다. &lt;오만과 편견&gt;의 '리지(엘리자베스)'처럼 톡톡 튀고 활발한 사람은 아니지만 조용히 고통을 감내하며 성숙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캐릭터랄까. 더욱이 앤은 나중에 웬트워스 대령도 인정했듯이 여느 여성들과 달리 지성과 탁월한 관찰력을 가지고 있다. 19살 때는 레이디 러셀 부인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당했던 처지였으나 28살이 된 지금의 앤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고 설득하기도 한다. 잘 보면 머스그로브 식구들도 그렇고 앤에게 많이 의지한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인상적인 대사도 그렇고, 마지막 2~3장(챕터)에서 사랑에 대한 남녀의 태도를 말하는 장면에선 앤이 얼마나 현명한지 알 수 있다. 거기다 남녀 간의 구분이 심했던 당시에 저런 진지한 이야기를 남자와 동등한 위치에서 술술 말하는 앤의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여성도 남성들처럼 진지하게 대화하고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달까.<br>이외에도 앤과 웬트워스 대령과의 로맨스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앞서 웬트워스 대령은 8년 전 사건 때문에 배신감을 느껴 앤 앞에서 다른 여성들과 어울리지만 그럼에도 앤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 같이 산책을 하던 중에 앤이 힘들어하자 마침 마차를 타고 지나가던 누나 부부에게 몰래 귀띔해서 마차에 태워 집까지 가도록 해준다든지, 파티를 벌이는 와중에도 앤이 있는 근처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든지, 그리고 앤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얼굴에 생기를 띄자(밝아지자) 흐뭇해하면서 바라본다. 그 밖에도 앤을 향한 소소한 배려가 은근 설레게 한다. 거기에 알게 모르게 두근거리는 앤의 반응도 귀엽다! <br>결론적으로 &lt;설득&gt;은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들 중에서 제일 성숙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또한 현실적인 면 때문에 남의 말에 '설득' 당하고, 그로 인해 고통에 시달리는 앤의 모습을 통해 결혼 문제에 자유롭지 못했던 당시 여성들의 슬픔을 엿볼 수 있었다. 겉으로는 앤과 웬트워스 대령의 사랑이라는 로맨스에 싸여있어도 그 속을 벗기면 사회적 현실(구시대적인 귀족이 몰락하고 해군을 비롯한 새로운 계층이 부상하던 시대)과 여성의 위치, 그리고 여성과 남성에 관한 심오한 이야기 있기 때문에 꼭 한번은 읽어봤으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제인 오스틴이 말한 소설의 힘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고 본다!<br>추가로, 제목이 '설득'이고, 앤이 레이디 러셀 부인의 설득으로 인해 잘못된 선택을 했기 때문에 레이디 러셀 부인이 악인이라거나, 설득 자체를 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결말 부분에서 앤은 자기가 설득당한 일을 후회하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레이디 러셀 부인이 했던 설득 자체는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레이디 러셀 부인이 했던 설득은 잘못된 판단에 의한 것이었지만 앤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위험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한 것에 가깝다. 현실적으로 보면 앤이 무일푼이었던 웬트워스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건 정말 무모한 일이었으니 말이다.​무엇보다 작중에선 '설득'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레이디 러셀 부인이 했던 설득뿐만 아니라 찰스가 메리에게, 앤이 메리에게, 웬트워스가 루이자에게 등등 다른 수많은 인물들이 누군가를 설득하는 장면도 많다. 개중엔 앤의 사례처럼 설득으로 인해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좋은 선택을 하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타인의 설득에 대한 자신의 '선택' 아닐까. 본인이 어떤 판단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설득당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게 아닌가 싶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0844/14/cover150/893746348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8441474</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