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시노 윤무곡 1
카와치 하루카 지음, 김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전작에선 느낄 수 없었던 ‘어른의 연애‘가 물씬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10살 연하인 남주는 과연 어른인 여주와 이어질 수 있을까? 막힘없는 거친 스토리 역시 특징이었다. 이런 류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추천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뢰님과 인간의 배꼽 - 히라코 와카 초기 작품집, S코믹스 S코믹스
히라코 와카 지음, 박소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이 브로큰 마리코>로 유명한 히라코 와카 작가님의 초창기 단편 작품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단편들임에도 불구하고 <마이 브로큰 마리코> 못지 않게 깊은 여운을 준다. 격렬한 감정 표현, 그리고 우울하고 침전된 분위기는 양극성을 띠어 우리에게 다가온다. 어쩌면 이런 면이 작품의 특징을 더욱 부각시키는 게 아닌가 싶다. 우울한 사람에겐 자칫 위험할 수도 있지만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드리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성록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열린책들 세계문학 196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민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을 단순하고 진실되게 살라는 아우렐리우스의 중요한 가르침이 들어있는 명작. 진정한 성찰과 침착함이란 무엇인지 알려 준다. 현대지성 출판사 것보다 더욱 진중한 문체라서 <명상록>을 더욱 깊게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벚꽃나무 아래 - 시체가 묻혀 있다
가지이 모토지로 지음, 이현욱 외 옮김 / 위북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클램프'의 <동경 바빌론(도쿄 바빌론)>이라는 만화 때문이다.


작중 '세이시로'라는 악역이 화려하게 핀 벚나무 아래에서 사람을 살해하는 장면을 주인공 '스바루'에게 들키자 '알고 있나요? 벚나무 밑에는 시체가 묻혀있답니다. 벚나무 꽃잎이 붉게 물드는 건 아래에 묻힌 시체에서 흘린 피 때문이죠'라고 말한다. 뭔가 흥미(?)로운 구절이라서 인터넷에 한 번 검색해 보니,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3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병으로 요절한 작가 '가지이 모토지로'가 쓴 <벚꽃나무 아래>라는 소설에서 나온 구절이었다.


20세기 초 일본 소설이라고 한다면 보통 나쓰메 소세키나 다자이 오사무 등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가지이 모토지로 역시 이들 못지않게 뛰어난 필력을 자랑한다. 이번에 읽은 <벚꽃나무 아래>는 모토지로 작가의 단편작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과생이었지만 문학에 열정이 있던 모토지로는 당대 작가들과 교류하며 따로 동인지까지 만들어 꾸준히 글을 썼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대체적으로 그때 당시의 여느 일본 소설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자신과 타인 간의 소통 문제(본심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답답함), 병적인 자기 자신과 대조적인 - 생명력 있는 자연에 대한 분노, 신경질적인 에고 등등 격동의 세기(근대화 시기)에서 방황하는 정신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나 대체로 안 좋은 결말을 맞이하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달리 모토지로의 소설은 그렇지 않다. 약간 열린 결말이라고 해야 하나, 절망적인 상황임에도 마지막은 비교적 숨통이 트이는, 건강한 결말을 맞이한다. 마치 세차게 내리던 가을비가 그치고 난 뒤, 젖은 낙옆으로 뒤덮인 거리를 거니는 것 같았다. <벚꽃나무 아래에서>처럼 벚나무의 아름다움에 두려움을 느끼고 밑에 시체가 묻혀있기 때문이라는 둥의 우울한 상상을 하다가도, 이제야 아름다움의 이유를 알겠다며 일반인처럼 벚나무 아래에서 술잔을 즐길 수 있다고 했듯이 말이다(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서 있는 이 땅도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묻힌 곳이다).


간혹 관종(?) 같고 밉상인 주인공이 나오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예상 외의 감동을 준 책이었다. 비슷한 시대, 비슷한 분위기의 일본 소설을 좋아한다면 한 번 쯤 읽어보는 걸 추천드린다. 


눈을 감은 채 ‘참느냐, 부탁하느냐‘ 선택하는 것 이외에 아무런 해결 방안도 없다는 걸 막연히 알면서도, 비록 몸도 마음도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임에도 그 미망을 떨칠 수 없이 발악할 수 없는 고통은 더욱더 커져만 갔다. 더는 괴로움을 참을 수 없게 되어서야 ‘이렇게 괴로워할 마에는 차라리 말해버리자‘라고 결심하였지만, 그때는 이미 손도 발도 쓸 수 없게 된 듯하고, 곁에 앉아 있는 어머니가 자못 답답하고 태평해 보여, ‘나와 어머니의 거리가 이렇게 지척인데 왜 알아채지 못할까‘라며 가슴 속 고통을 움켜쥐어 그대로 상대에게 내동댕이치고 싶은 짜응이 일어났다. - P12

몇 살 정도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제 얼굴이 못생겼다는 것을 알았을 무렵입니다. 또 하나는 집에 빈대가 생겼을 때입니다. 집 전체를 불에 태워버리고 싶었지요. 그리고 또 한 번은 새 필기장을 처음 쓰기 시작했는데 글씨를 잘못 썼을 때입니다. 필기장을 버리고 싶어지거든요. 이런 일을 생각한 끝에 저는 이 어린 친구가 반성할 수 있도록 소중히 다뤄지고 잘 고쳐진 오래된 물건의 깊이에 대해서 기회가 있으면 말해주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 P70

돌이켜보면 어떻게 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날이 많았지만 그 와중에 난카문고 정원에서 인동덩굴의 깊은 향기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레이난 언덕에서 망초의 향기로 여름을 지나 가을이 바로 코앞에 와 있다고 느낀 밤도 있었습니다. 망상으로 스스로를 비굴하게 만들지 않고 싸워야 할 상대와 싸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 오는 조화에 만족하고 싶다는 제 바람을 전하고 싶어서 이 편지를 씁니다. - P71

이 얼마나 괴롭고도 절망적인 풍경인가. 나는 나의 운명 그대로인 길 안을 걷고 있다. 이것은 내 마음 그대로의 모습이고, 여기에서 나는 햇빛 속에서 느끼는 어떤 기만도 느끼지 않는다. 내 신경을 어두운 전방을 향해 뻗어 있고, 지금은 나의 결연한 의지가 느껴진다. 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형벌 같은 어둠, 살을 에는 듯한 혹한, 그 속에서 내 피로는 즐거운 긴장감과 새로운 전율을 느낄 수 있다. 걸어라, 걸어라. 지쳐 쓰러질 때까지 걸어라. - P132

말의 사체, 개나 고양이의 사체 그리고 인간의 시체, 시체는 전부 부패하여 구더기가 들끓고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악취가 심해. 그런데도 수정 같은 액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어. 벚꽃나무 뿌리는 탐욕스러운 낙지처럼 시체를 껴안고, 말미잘의 촉수처럼 털뿌리를 모아 그 액체를 빨아들이고 있어. 무엇이 저런 꽃잎을 만들고 무엇이 저런 꽃술을 만들까? 나는 털뿌리가 빨아올리는 수정 같은 액이 조용히 줄지어 관다발 속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꿈결처럼 보이는 듯 했어. 너는 왜 그렇게 괴로운 표정을 짓니? 아름다운 투시력이잖아. 나는 이제야 겨우 벚꽃을 똑바로 응시할 수 있게 되었어. 어제, 그제 나를 불안하게 했던 신비에서 자유롭게 된 거야. - P1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르틴 루터 소교리문답·해설
마르틴 루터 지음, 최주훈 번역 및 해설 / 복있는사람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이 생겨 읽어보게 된 책이다.


종교개혁을 통해 오늘날의 개신교의 시작을 알린 마틴 루터가 직접 쓴 교리문답서인데, 그 대상이 가정을 이룬 평범한 사람들과 아직 기독교 교리에 익숙치 않은 목회자라서 그런지 간결하고 읽기 쉬웠다. 내용 자체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한다는 등 좋은 취지가 보이는 글이었으나 신자가 아닌 내게 있어선 별로 인상깊지 않았다. 종교적 관점에서 루터의 주장은 개혁적일지는 몰라도 비신자인 일반인들 눈에는 종교는 역시 종교일 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 같았다. 특히 하나님과 신자의 관계를 가족을 넘어 주군과 신하, 국가와 개인의 관계에까지 대입하여 기존의 권력층에게 복종하고 섬기라는 것, 예를 들어 권세란 하나님의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복종하고 상전에 순종하라는 식이 그랬다. 물론 일종의 교리의 문제이고 시대적으로도 오늘날과 차이가 있다보니 이걸 나쁘다느니, 틀렸다느니 함부러 말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나 내겐 거리감이 느껴지는 말들이었다. 기독교를 이해하려했으나 되려 멀어진 것만 같다 ㅎ....


기독교 신자들에겐 좋은 책일지도 모른다. 교회의 쇄신과 기독교로서 루터의 정신을 본받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보는 걸 추천드린다!

십계명은 인간이 지켜야 할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우리 힘으로는 절대 지킬 수 없음을 가르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조와 주기도가 이런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치료제가 됨을 제시하고, 세례와 성만찬은 그런 신앙의 힘이 보이는 말씀으로 우리에게 주어져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방식으로 율법과 복음의 관계를 설명해준다. - P21

그 누구도 율법으로 성례전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그 반대가 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떡과 잔을 달라고 달려가 떼를 써야 하고, 그렇게 달려온 사람들에게 분찬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므로 법을 앞세워 교황처럼 굴지 마십시오. - P37

제발 목사와 설교사들이여, 정신 차리십시오! 우리에게 맡겨진 직무는 교황 아래 있을 때와 다릅니다. 목회자의 직무는 엄숙하며 거룩한 하늘의 소명입니다. 그러므로 더 많은 땀과 노력, 위험과 시련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세상에서는 보상이 적고 돌아오는 감사도 적은 직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충심으로 성실히 행할 때, 그리스도께서 바로 우리의 보상이 되십니다. - P38

죄 용서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생명과 하늘의 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 P67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거스르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 (롬 13 : 1) - P75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 (딤전 2:1) - P76

"너는 그들로 하여금 통치자들과 권세 잡은 자들에게 복종하며 순종하되 혹은 위에 있는 왕이나 혹은 그가 악행하는 자를 징벌하고 선행하는 자를 포상하기 위하여 보낸 총독에게 하라. 곧 선행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의 무식한 말을 막으시는 것이라" (딛 3: 1) - P76

"종들아, 두려워하고 떨며 성실한 마음으로 육체와 상전에게 순종하기를 그리스도께 하듯 하라." (엡 6 :5) - P77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
(엡 5: 22)
"사라가 아브라함을 주라 칭하여 순종한 것같이 너희는 선을 행하고 아무 두려운 일에도 놀라지 아니하면 그의 딸이 된 것이니라" (벧전 3 :6) - P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