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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달리기를 할 줄이야 - 중년의 무기력함 달리기로 날려라
박정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월
평점 :

방과 후 강사로 일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적성에 맞았지만 , 계약직으로 매번 평가받고 연장 근무 가능성에 대해 늘 노심초사했다. 존재감 없었다. 열심히 했지만,사람들이 나를 알아주는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희망도 목표도 없이 그저 편하다는 이유로 그 일을 계속해 왔다. (-6-)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대부분 늙어 죽는 순간까지 질병 없이 사다가 평온하게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누구나 가지는 바람일 거다. 갑작스럽게 병이 찾으러 온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평소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 (-26-)
나의 추궁에 남편은 버럭 화를 냈다. 어이가 없었다. 핸드폰을 챙겨 들고 신발을 신었다. 현관문을 있는 힘껏 쾅 닫고 집을 나왔다. 아파트를 빠져나와 늘 가던 강변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땅만 보고 걸었다. 빠르게 한참 걸었다.얼마 쯤 걷고 나자,느닷없이 글쓰기 수업 결제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억울했다. 생각만 했지. 결제를 망설이고 있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느리던 걸음이 빨라졌다. (-67-)
서로 얼굴은 모르지만, 단톡을 통해 운동하고, 인증을 시작했다. 한 달이 지나면 새로 나가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몇 명 회원들과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고 거의 3년간 함께했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에 갔을 때 직접 만나기도 하고 밥을 먹기도 했다.비록 온라인이지만 함께 아침마다 단톡으로 만나다 보니, 어느새 가까운 친구처럼 느껴졌다. (-134-)
첫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것은 2020년 11월이다. 대회에 참가하기 전 딱 한 번 10킬로미터를 뛰어 봤다. 한번 뛰어 보기는 했지만, 과연 내가 다시 뛸 수 있을지는 대회 당일까지 미지수였다. 그저 막연히 지금까지 연습해 왔으니 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뛰었고, 별 어려움 없이 안주할 수 있었다. 몇 달간 거의 쉬지 않고 달리기를 한 덕분이다. '운동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실감했다. 마라톤 완주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181-)
춘천 마라톤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온라인 자기 계발 카페 덕분이다. 거기에는 춘천 마라톤 단체 참가 소식을 접했고, 신청했다. 그간 온라인으로만 알던 회원들을 직접 만났다. 약 40명이 참가했다.온ㅁ라인 모임에서 알던 사람을 오프라인으로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이다. (-197-)
새 운동화는 쿠션감이 좋았다. 폭신폭신한 신을 신고 뛰니 더 잘 달려지는 것 같았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몸이 덜 풀려서 조금 피로감은 있었지만, 다행히 10키로미터를 무사히 완주했다. 5월말이라고 하지만 새벽은 추웠다. 달릴 때는 몰랐지만 다 달리고 난 후 집까지 걸어오면서 한기가 느껴졌다. 몸은 추웠지만 정신은 또렸했다. 달리고 난 후엔 언제나 찾아오는 뿌듯함,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 자신감으로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따듯했다. (-233-)
2022년 손기정 10키로미터 마라톤 대회 참가를 결정하게 된 건 블로그 이웃 Y님 덕분이다. 한때 온라인 강의를 같이 들었던 Y님은 내가 달리기 관련 블로그 글을 올릴 때마다 댓글을 자주 달아주었다.어느 날 손기정 마라톤 현장 대회를 갈지 말지 고민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것을 봄 Y는 본인도 마라톤에 나갈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머러톤 완주가 자신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다거, 대회에 나가 보고 싶다고 했다. 얼마 후 마라톤 참가를 결정했다는 댓글이 달렸다. (-248-)
몇 년 전 한자 급수 시험 1급에 합격했다. 합격하려면 3,500자의 한자를 읽고 쓰며 활용할 줄 알아야 하마. 객관식 문제가 50문제이고, 주관식이 100무제이다. 약 1년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면서 한번은 떨어지고 두 번째 시험메 겨우 합격했다.대학 졸업 후 한자 공부에는 거의 손을 놓았다. (-280-)
10년 이상 마라톤과 거리를 두었다가, 올해 갑자기 지인을 통해서, 영주시 동호회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 그 과정에서,박정미 작가를 알게 되었다. 영주 마라톤클럽 사무국장이었기 때문이다.
책 『50대, 달리기를 할 줄이야』은 자기계발과 에세이가 섞여 있다. 전공은 한문학과였고, 방과후 강사로 일하고 있었다. 계약을 연장하면서 자신의 일에 대해서,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자신감을 잃어간다.그리고 어느 날 중년이 되었다.
어느날 자신이 한심하였다. 남편은 어떤 결정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지 않았고, 해야 한다고 마땅하다고 생각하면, 했다. 본인도, 글쓰기 강좌가 듣고 싶었지만, 망설였다. 비싼 수강료가 문제였다. 남편과 아웅다웅하다가,자신이 스스로 한심하다고 생각하였고,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서천 앞 강변을 달리기 시작하였고, 글쓰기 강좍도 같이 명행한다. 그리고 달리기에 흥미르 느끼기 시작하였다.
글쓰기를 통해서, 서로 공감하고, 서로 이해하였다. 내가 고민하고 있었던 것을 누군가도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되었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싶었지만, 망설여졌고,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해보지도 않고, 걱정이 앞선 내 모습에 한심함과 초라함을 느끼게 된다.
달리기, 온라인에서 서로 소통하였던 그들과 마라톤 대회에서 만났고, 서로 오랫동안 본 것처럼 반가웠다.그리고 본격적으로 주변 소소한 대회에 참가하였다. 2시간 걸려, 춘천 마라톤에 참가할 수 있었고, 손기정 평화마라톤에도 달릴 수 있었다. 10분 남짓 달렸던 거리가 어느 덧 10킬로를 무난하게 달릴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마라톤을 하고 ,일상 속에 활력이 샘솟듯 생겨났고,자신에 대한 한심함과 삶에 대한 회의감마저 내려놓을 수 있었다. 삶의 무게를 내려 놓으니, 나에 대해 관대할 수 있었고, 타인에 대한 분노가 줄어들었다. 마라톤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건강 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여유로운 생활 패턴에 있었다. 그리고 7788 활기차게 달리는 것이 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