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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아빠 비긴즈 - 아기 유아식부터 젖병 닦기까지, 고군분투 육아 시트콤
이경준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이유식을 만든다거나, 왕왕 우는 아기를 안고 재운다거나, 아기가 갑자기 아프다거나, ㅇ이를 키우는 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쉬운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아기를 키우며 정말 어려운 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건 이해할 수 없는 내 감정 그리고 불안과의 싸움이었습니다. (-8-)
다음으로는 저 위협적이고 공격적인 적색 타일을 가리고 아기가 슬리퍼를 신지 않고 맨발로 돌아다닐 수 있도록 뭔가를 베란다에 깔아 주어야 했다.한참 여러 대안을 찾다 보니 나무데크가 눈에 띄었다. (-55-)
많이 먹든 조금 먹든 나는 아기가 내가 견디기 너무 힘즐어하는 그 행동을 하지만 않는다면 괜찮았다. 그건 바로 '음식물이 입안으로 완전히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입술 부근에서 잠시 머물다가 퉤 뱉고는 다시는 먹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충격적인 행위'였다. (-117-)
내가 봤을 때는 아기들은 주변에 떠다니는 미세한 소리들을 전부 발가락 끝에서부터 끌어모은 다음 온몸 전체를 확성기로 활용해서 목으로 토해내는 거 같았다. 아기의 울음은 그냥 목에서 낼 수 있는 소리가 아니었다. (-167-)
"공주님 ,저희가 나온 지 1시간 40분이 되었는데, 이제 낮잠을 주무셔야 할 시간이 훨씬 지났습니다. 이때 주무시지 못하면..."
아무리 설득을 해도 아기는 내 말을 한쪽 귀로 듣긴 하되, 한 쪽 귀로 졸졸 흘리고 있었다. (-212-)
세상일 다 인과응보라 했던가. 말도 아직 잘하지 못하면서, 삶에 2년차 밖에 안 된 아기 녀석에게 이렇게 벌써 약올림을 당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런데 가끔은 정말로 약이 올라서, 두 살짜리 아기에게 분해하는 내 모습이 더 분하다. (-258-)
책 속 육아이론와 현실 속 육아는 다르다. 수많은 육아 이론이 현실에서 벗어나는 이유도 그렇다. 아기 100명을 관찰하면,100가지 특성이 나오고,그 100가지 특징을 몇 가지 범주로 말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책 『초보 아빠 비긴즈』은 리얼한 육아 휴직 아빠의 고군 분투 육아일기다.
2021년 공주가 태어나고, 10개월이 지났다. 직장에 다니는 아내는 회사에 다시 복귀하였고, 아빠가 대신 육아 일을 도맡아하였다. 딸과 24시간 붙어 있는 그 순간, 아내가 딸을 바라보는 시선과 아빠가 딸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다르다.생리 현상으로 인해 난감했던 이야기가 책 속에 기록되어 있다.
특히 요리부터, 청소, 빨래, 온갖 집안일을 다하였건만, 아빠에게 자신의 몸을 허락하지 않는 딸에게 관심 받기 위해서, 각종 방법을 짜내고, 한 가지 답을 얻었다. 딸이 큰 것을 쌓을 때, 아빠가 공주를 정성스럽게 온몸을 씻겨줄 때, 아빠 품에 딸이 자연스럽게 들어왔다.아빠는 언제나 딸의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삶은 소소한 곳에 행복이 있다. 때때로, 자신이 아내보다 못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자괴감,죄책감, 후회를 남긴다. 즉 내가 악역을 맡아야 하는 그 순간, 아내에게 자신의 지분을 빼앗긴다는 기분이 들었다.공주 없이 둘만의 시간을 가졌을 때, 데이트할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공주가 태어나는 순간 모든 게 바뀌고 만다. 회사에서 지쳐서 집에 들어와도, 항상 공주의 몸과 건강을 살피고, 해야 할 일을 하나 하나 체크해 나간다. 작은 몸으로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 집안에 위험한 모든 것을 제거하였고, 아이가 신발 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환경,상황, 조건,습관을 바꿔 놓는다. 이런 변화들은 이 세상 모든 초보 아빠들이 겪어야 하는 사랑이자 시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