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
강판권 지음 / 글항아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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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철 나무는 100년에 한두번 꽃을 피우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소철나무의 꽃운 잎으로 둘러싸여 있다. 암수 딴그루인 소철나무의 수꽃은 솔방울 모양이다. 헌데 크기는 솔방울 수십 개를 합쳐놓은 것처럼 크다. 그리스 신전의 기둥처럼 최대 70센티미터에 이르는 것도 있다. (-24-)

소나무의 다른 이름도 적지 않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춘양목'으로 경상북도 춘양에서 빌린 이름이다. 이는 춘양과 가까운 울진이나 봉화 등지에서 생산된 소나무를 철도가 있는 춘양에서 모아 다른 곳으로 보냈기 때문이다.한국을 대표하는 소나무는 주로 울진 등지에서 자라는 '금강송'이다. 금강송은 금강석처럼 아주 단단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38-)

영주시 순흥면 덕현리 성혈사에도 반송이 있다.한겨울에 찾아가 높직한 유혈 당판에 자리하고 있는, 이 반송을 바라보면 꼭 도인이 속세를 내려다보는 것만 같다. 서애 유성룡은 화회마을 부용대 아래에 위치한 자신이 공부하던 옥연정사 마당에 반송 한 그루를 심었다. (-55-)

리기테다소나무는 소나뭇과의 리기다소나무와타이다소나무를 교접한것이다. 현신규 박사가 리기테다소나무를 육종한 것은 리기다소나무와 타이다소나무의 단점 때문이었다. 리기다소나무의 단점은 생장이 느린 것이고, 타이다소나무는 추위에 약했다. 미국 북동쪽 대서양 연안에 분포하고 있는 리기다소나무는 당시 벌거벗은 한국의 산을 푸르게 만들기에는 성장이 더뎠던 것이다.

반면 미국의 멕시코 만과 대서양 연안에 분포하는 타이다소나무는 한국처럼 추운 곳에는 적합하지 않은 종자다. 그런 까닭에 현박사는 생장이 빠르면서도 추위에 강한 리기테다소나무를 만들었던 것이다. 리기다는 '딱딱한' 이라는 뜻이고, 타이다는 '송진이 있다' 는 뜻이다. (-66-)

한국의 정신을 대표하는 유적지에 금송을 기념식수하는 것은 비난 받을 여지가 있다.그 대표적인 곳이 박정희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현충사와 도산서원이다. 한 그루의 나무는 곳에 따라 문화를 상징하므로 기념식수에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 (-109-)

이 나무는 1946년에야 지구상에 살아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전까지는 그 존재가 밝혀지지 않았다. 이 나무가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은 빙하기에 대부분 죽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지만, 해수면이 높아져 나무들이 바닷물로 인해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어쨌든 은행나무나 소철처럼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불릴 만큼 유구한 역사를 품고 있는 것이 메타세쿼이아다. (-111-)

주엽나무는 한림별곡에 등장항 만큼 사람들이 즐겨 심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쉽게 볼 수 없다. 이 나무는 가지가 아닌 줄기에 가시를 달고 있어 독특한데, 그만큼 다른 존재의 접근을 경계하는 것이다. 갈잎 큰 키 나무인 주엽나무는 나일르 먹어도 껍질이 매끈한 게 또다른 특징이다. 주엽나무는 아까시나무와 회화나무, 다릅나무 등과 비슷하지만 잎자루 하나에 달린 잎의 수가 홀수가 아닌 짝수다. 주엽나무는 약재로 많이 사용되었다. (-194-)

산골을 지나다보면 자주 '싸리골' 이나 '싸리재' 를 만난다. 버섯에 관심 있는 사람은 싸리버섯도 기억할 것이다. 이처럼 싸리나 싸리나무는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농촌에서 자란 사람들은 싸리를 꺾어 비옷을 만들거나 젓가락으로 사용한 기억도 있을 것이다. (-211-)

갈잎 떨기나무인 국수나무는 줄기의 껍질을 벗기면 국수처럼 흰 가닥이 나와서 붙여진 이름이다. 요즘이야 누구나 흔하게 먹는 국수이지만 이름은 지금은 소박하게 느껴질지 모르나 예전에는 한자 '소진주화','야주란' '소미공목'등과 아울리는 이름이었다. 소진주화는 이나무의 꽃이 작은 진주 같다는 뜻이고, 야주란은 이 나무가 야생난 같다는 뜻이며, 소미공목은 이 꽃이 마치 작은 쌀이 하늘에 떠 있는 것 같아 붙인 이름이다. (-365-)

회양목은 참 귀한 나무다. 학명에서 보듯 이 나무가 우리나라 원산인 이유도 있지만,이 세상의 모든 나무 중에서 가장 야무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나무는 물을 운방하는 물관세포가 크고, 나무를 지탱해주는 섬유세포는 작다. 반면 회양목은 물관과 섬유의 지름이 거의 같은 유일한 나무다. 아울러 물관이 나이테 전체에 걸쳐 골고루 붕포하고 있기 때문에 나무질이 곱고 균일할 뿐만 아니라 치밀하고 단단하기까지 하다. 이런 특징 때문에 회양목은 가공하기도 쉬워 상아나 옥을 대신하는 재료로 흔히 쓰인다. (-389-)

고로쇠나무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물을 만들 수 있을까? 이 나무의 가지나 줄기 꼭지에 있는 겨울눈은 봄기운을 가장 먼저 감지하고, 식물의 성장 물질인 옥신은 겨울잠 자고 있는 나무의 각 부분에 내보내 뿌리까지 내려간 옥신은 필요한 물과 영양분을 흡수하여 잎과 줄기로 보낸다. 뿌리의 세포들은 물과 양분을 빨아들여 위로 올려 보낸다.이에 사람들은 올라가는 길목의 수액을 채취할 수 잇는 것이다. (-438-)

우리나라 어디서나 양지 바른 산자락에 흔히 자라는 두릅나무는 갈잎 떨기나무다. 이 나무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지 않고 가시가 많은 게 특징이다. 두릅나무를 달리 '작부답'이라 부르는 것도 까치가 앉을 만한 가지가 드물고 가시가 있기 때문이다. 『본초강목』에는 아예 가지가 없다고 표기했다. 두릅나무보다 가시가 적은 것을 애기두릅나무, 작은 잎이 둥근 것을 둥근두릅나무, 가시가 거의 없는 것을 민두릅나무라 부른다. (-473-)

옛날 농촌지역은 거의 집집마다 집 안이나 채마밭에 음나무가 있었다. 음나무를 심은 이유 중 하나는 이 나무가 가시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작은 것이 아니라 무시무시할 만큼 큰 가시가 달려 있다. 그런 이유로 이 나무를 가시가 무섭다는 뜻의 '엄 嚴나무' 라 부른다. 그러나 나이가 많이 든 음나무 줄기에는 가시가 없다,. 나무에 가시가 달리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477-)

우리나라 양반집에 가면 거의 예외 없이 뜰에서 산수유를 발견할 수 있다.왜 양반들은 이 나무를 즐겨 심었을까.봄에 잎보다 일찍 피는 노란 꽃을 보기 위해서였을까.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무엇보다 이 나무의 붉은 열매를 얻기 위해서였다. 이 열매는 강장제로 사용되었다. (-529-)

사람들이 석류를 좋아한 것은 열매만이 아니라 이 나무의 붉은 꽃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물론 황색과 백색 꽃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보는 것은 대개 붉은 색이다. (-559-)

인류의 역사는 곧 음식의 역사다. 인간은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찾았다. 그중에서도 오랫동안 혹은 맛있게 먹기 위해 냄새를 제거하고 오래 저장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 가운데 발견한 것이 향료인데,이는 대부분 식물에서 추출되었다. (-591-)

최고로 오래된 목판 인쇄물이라는 국보 제126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1000년 이상 보전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황벽나무에 있는데, 닥나무로 종이를 만드는 마지막 과정에서 황벽나무 열매의 황색 색소로 착색을 했고, 이것이 벌레나 세균을 막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런 점이 강조되어 황벽나무는 약재는 염료를 생산하기 위한 특용수로 간주되어 조경수로서의 이해와 이용은 거의 없다, (-609-)

중국 원산의 웇나무는 옻으로 유명하다. 옻은 껍질에서 봅은 진을 말한다. 나전칠기는 이러한 옻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낸다. 한자는 칠,혹은 칠수다. 처음에는 㭍 으로 사용하다가 漆 로 바뀐 것은 이 나무에서 물이 흐르는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한자 칠 漆 은 처음엔 수액이 아니라 물 이름이었다. (-651-)

음식의 간이 맞지 않아 너무 짜거나 쓴맛이 나면 흔히 소태맛이라고 한다. 이 단어는 바로 갈잎 중간 키 나무인 소태나무가 쓴맛을 지닌 데서 비롯되었다. 영국의 식물학자 베네트가 붙인 학명에도 이러한 특성이 들어 있다. 픽라스마는 그리스어로 쓴맛을 의미하는 픽라스몬에서 유래했다. 콰시오이데스 역시 쓴맛을 뜻하는 말이다. (-665-)

경상북도 안동시 길안면 송사동 길안초등하교 길송분교 뒷마당에는 넢이 37미터, 나무 두레 4.7 미터에 이르는 소태나무(천연기념물제174호)가 살고 있다. 이 나무의 나이는 정화하게는 알 수 없으나 최소 칠백 살은 된 노거수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 산 나무로 알려져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신목이라 믿고 음력 정월대보름에 동제르 지낸다. 겉으로 보기에는 싱싱함 것 같으나 속이 썩었고 딱따구리가 뚫은 구멍이 10여개 보인다. (-667-)

경상도와 전라도 일부 지방에서는 참죽나무를 가죽나무라 부르고 , 표준말의 가죽나무는 개가죽나무라 부른다. 가족나무는 채식하는 스님들이 나물로 먹던 참죽나무와 비교하여 이름만 비슷하고 먹을 수 없다는 뜻으로 부른다고 알려져 있다. (-669-)

풍게나무 잎은 이들 애버레 팬 덕분에 늘 구멍이 숭숭 난 잎을 매단 그물 옷 패션을 연출한다. 한여름에 산에 갔다가 반쯤 갉아 먹힌 풍게나무를 보고 불쌍한 마음에 잎을 만졌다가는 소스라치게 놀라기 쉽다. 하나의 이파리 뒤에 무려 수십 마리의 애벌레가 붙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혹자는 이런 걱정을 할 수 있다,. 애벌레들이 잎을 다 파먹으면 나무가 병들지 않을까? 하지만 풍게나무는 애벌레들의 공습을 기꺼이 받아들이면서도 잘 살아간다. 그 이유는 풍게나무가 나무의 규칙을 충실하게 지키기 때문이다. 나무들의 규칙이란 나무가 10장의 잎을 만들었을 때 이것들을 각각 어떤 곳에 쓰려고 했는가 하는 '생산자의 의도' 를 말한다. 보통의 나무는 두 장은 나무가 자라기 위해, 두 장은 꽃을 피우기 위해 , 두 장은 씨앗을 만들기 위해 , 두 장은 자기 자신을 지키는 물질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마지막 두 장은 숲속 다른 동물들을 먹이기 위해서 만든다. 그냥 10장이 아니라 다 쓰임새가 있는 것이다. 다 큰 풍게나무가 매달고 있는 잎은 수천장이 넘을 테니 애벌레들에게 충분한 먹이를 주고도 남는 것이다. 물론 나무만 규칙을 지키는 것은 아니다. 애벌레들도 규칙을 지킨다. 풍게나무가 준비한 식사용 잎이 다 떨어져 갈 때쯤이면 애벌레들은 다 자라서 번데기로 변하건아 나미가 되어 날아간다. 나무와 애벌레가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이니 이는 숲의 규칙이라고 할 만하다. (-707-)

갈잎 큰 키 상수리나무라는 이음이 붙여진 연유에는 몇 가지 전설이 있다."임진왜란 때 의주로 피난간 선조의 수라상에 먹을 것이 마땅치 않아 도토리묵을 자주 올렸다. 멋을 들인 선조가 궁으로 돌아와서도 도토리묵을 좋아해 늘 수라상에 올렸다" 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737-)

꿀을 제공하는 밤나무의 꽃은 진한 향기로 유명하다. 밤꽃은 암수가 딸 있다.육안으로 쉽게 볼 수 있는 게 수꽃이며, 암꽃은 수꽃의 꽃차례 바로 밑에 세개씩 달리지만, 관찰하지 않으면 보기 어렵다. 밤나무는 부모인 참나무를 닮아 목재 가치도 아주 높다. 서양에서는 포도주 통을 만드는 데 주로 쓰이는데, 영국의 유명한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건축 재료이기도 했다. (-765-)

공교롭게도 약재로 쓰이는 구골나무는 갖가기 뼈 질환에 효력이 있는 양약으로 알려져 있다.골절, 골다공증, 류머티즘 관절염, 요통 등에 좋다. 다만 피임 요과도 있어 구골나무을 달인 물을 마시면 체질에 따라 임신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799-)

무궁화는 끝없이 핀다는 뜻이다. 이는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이 너문의 꽃을 표현한 이름이다. 무궁화는 중국에서는 쓰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부르는 이름으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자료는 고려시대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차운장로박환고론근화병서 次韻長老朴還古論槿花竝書」 다 (-836-)

대나무에서 인간이 탄생한 것은 나무의 존재가 신령스러움을 뜻한다. 이 나무로 만든 피리 역시 신비스러운 힘을 갖고 있다.마술을 부릴 경우 으레 피리가 등장하는 것도 그 소리가 갖는 신통력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피리 소리가 지니고 있는 신통력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859-)

대추는 제사에 바지지 않고 올리는 과일이다. 여기에는 이 나무에 열매가 많이 다려 자손이 번성하라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고, 조상을 모시는 마음이 변치 않길 바라는 뜻도 있다. 대추는 붉게 익으면 변하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정월대보름과 5월 단오에 '대추 시집보내기' 라는 행사도 있다. (-908-)

헛개나무는 술꾼들이 집 안팎으로 심어야 하는 나무다. 중국 당대의 맹선이 지은 식료본초에는 "지구목(헛개나무)으로 집을 수리하다가 잘못하여 나무토박을 하나 술독에 빠뜨렸더니 술이 모두 물이 돼버렸다"는 기록이 나온다. 소송이라는 사람이 지은 도경본초에서는 헛개나무로 서까래나 기둥을 삼으면 그 집에 술이 익지 않는다는 기록도 나온다. 그만큼 이 나무의 간 해독 능력이 예로부터 뛰어났다는 말이다. 또한 이 책에는 헛개나무는 목심, 잎, 열매가 모두 숙취 해소 효과가 있지만, 간 기능을 보호하고 손상된 간을 재생시키는 효과는 열매에만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917-)

다만 열매는 머루송이처럼 많이 열리고 색깔이 붉으며 바람이 불어도 잘 떨어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겨울에도 이나무의 열매 만은 매서운 바람에 이리 흔들 저리 흔들 남아 있다. 그렇기에 겨울산의 배고픈 새들의 간식이 된다. 오늘날에는 늦가을에서 초겨울에 걸쳐 가지마다 버루송이처럼 길게 매달리는 붉은 열매가 아름다워 조경수로 심기도 한다.은행나무처럼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다. (-994-)

갈잎 큰 키 두충나무는 껍질의 약효 때문에 농가에서 많이 심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사실 두퉁은 세계에 1속 1종만 중국 양자강 하류지역의 해발 300~2500미터에 자생하는 희귀식물이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문종 33년인 1079년에 문종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송나라에서 두충을 들여왔다는 기록은 있지만, 그후의 기록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 (-997-)

우리 주변에서도 칠엽수는 흔히 볼 수 있다. 근래에 조경수로 많이 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의 마로니에 공원에서 ,때론 각 지역의 공원 혹은 가로수에서 쉽게 볼 수 있다.,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직접 보지도 않은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의 칠엽수를 기억한다. (-1044-)

박달나무는 단단해서 예로부터 포졸들이 차고 다니는 몽둥이로 사용됐으나,민족의 놀이인 윷을 만드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주역 에 따라 박달나무 한 가지를 태극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꺾어서 쪼개면 음양이 나오고 그걸 또 쪼개면 음양에서 다시 음양이 나온다고 옛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렇게 두 번 쪼개면 윷가락 네개가 나왔다. 대산 김석진 선생은 그게 사상 四象인데, 윷가락 넷은 앞뒤가 있으니 팔괘가 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1084-)

늘 푸른 떨기나무 돈나무는 적지 않은 사람이 '돈money'으로 생각하면서 관사용으로 구입하고 있다. 하지만 돈과 발음이 같기 때문에 생긴 오해일 뿐이다. 제주도에서는 똥낭,똥나무 등으로 부르는데, 열매의 끈적끈적한 점액질 때문에 파리가 찾아오기에 생긴 이름이다. (-1119-)

도시에서 시골로 갈 수록 나무가 흔하게 보인다. 나무는 플라스틱이 없었던 시절, 인간에게 유용하게 쓰여졌던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의식주 대부분은 나무에서 해다 먹었다. 잠 잘 때, 따뜻한 방에서 겨울을 알 수 있었던 것도 나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를 파하면, 산에 가서,나무를 꺽어와야 했던 과거가 우리에겐 있다. 나무는 한국 사회를 고찰하는데 놓칠 수 없는 스토리텔링의 소재가 될 수 있고,사람이 죽어서, 수목장을 선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혼한 부부가 아들 딸 잘 낳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대추를 던지는 전통도 그러하다.

역사학자 강판권 의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을 읽으면서, 두충나무를 톱과 낫으로 하나하나 꺽어서 정리한 기억이 있다. 어릴 적 할아버지께서 산기슭에 있는 밭을 일구기 위해, 밭에서 먹고 자고 있었던 할아버지가 밭에 손수 걸어서 가지 못하도록 두충나무를 밭에 심어 버린다. 그로 인해 밭은 농사가 불가능한 두충나무 숲이 된다. 그 하나하나 꺽으면서,두충나무라 약재로 쓰여진다는 걸 알게 된다. 나무를 톱으로 하나하나 꺾어내는 것은 고된 일이다.

해마다 4월 이전이면, 두릎을 캘 수 있다. 두릎이 사람들에게 널리 먹다 보면, 점점 비싸지고 있다. 나무에서 두릎을 하나하나 캐다 보면 , 가시에 질릴 때도 있다. 처음엔 가볍게 여겼던 가시 찔린 경험이 언젠가, 두릎 가시가 내 온몸에 가려움을 선물한 기억, 트라무마로 남아 있다.두릅에 초장을 찍어서 먹는 기분은 먹어본 사람 만 안다.

가죽 나무는 나이 먹은 이들에게 익숙하다. 어른들의 입맛에 가죽나무가 먹히기 때문이다. 가죽 나무에서,얻은 수확물 가죽나물을 국 끓여 먹으면서 경험한 느낌은 잊지지 못한다. 얼마 전 이웃 가게 이름에 눈이 갔다. 국수나무라는 이름이다. 단순히 국수나무가 아닌, 국수가 나오는 나무였다. 윷놀이에 흔히 쓰여지는 박달나무가 있으며, 공부 못하면, 꺽어와야 했던 회초리 대용으로 쓰여졌던 싸리나무가 있다. 이름은 기억 나지 않지만, 이파리가 하나도 없는 나무가 기억 난다. 그 나무가 풍게나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풍게나무의 지혜 하나만 얻어가도 이 책의 가치는 완벽하다 말할 수 있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욕구는 인간의 마음을 파괴한다.생산자로서 인간은 자신이 생산한 생산물이 어떻게 쓰여질 찌 계획하지 않는다. 풍게나무는 자신이 생산한 10가지 잎에 대해 모두 자신의 것으로 삼지 않는다. 그중에서, 단 두가지 자신의 후손을 위해서 살아간다. 생존과 진화는 내가 가진 10가지 중에 딱 두개만으로도 충분하다. 인간의 삶은 10개의 잎에서, 한개만 타인을 위해 쓰는 것만으로고 생색내기 바쁜 사회에서, 풍게나무처럼, 10개 잎중 8개를 남을 위해 쓰여진다면,그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존경받는 어른이 될 수 있다. 김주완 작가가 쓴 『풍운하 채현국』, 『줬으면 그만이지』에 소개되고 있는 채현국 이사장, 김장하 남성문화장의 삶은 뭉게나무의 삶과 일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로쇠 나무가 생각난다.징니이 주었던 고로쇠 채취 고무쇠 물이 그렇게 달콤한지 알 지 못했다. 고로쇠물은 고로쇠 나무에서 채취한다.한 병에 8000원 정도 하는데, 부모의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한 수분이다. 국이 잘 때, 우리는 소태라고 말하고, 혼난다. 구골나무는 골다골증,관절염에 효과가 있다. 1000년 이상 보존이 가능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소재는 황벽나무에 잇다. 건출 재료로 나무가 쓰여진다.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을 보기 위해 은행나무 길과 사과나무를 보아야 한다. 인간의 삶과 지혜는 나무의 진화에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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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보는 동남아시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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