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인문학 - 인간의식의 진화에서 꿈의 역할은 무엇인가
싯다르타 히베이루 지음, 조은아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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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가 무서워진 소년은 다시는 잠들지 않겠다고 엄마에게 선언했다. 그는 자기 방 침대에 혼자 가만히 누워서 졸음과 필사적으로 싸웠다. 하지만 번번이 잠에 무릎을 꿇었고,어김없이 꿈이 다시 시작되었다. 소년은 자기가 선택을 받아 마녀들의 집으로 보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압도당해 반복되는 꿈의 서사를 막지 못하고 매번 똑같은 몽환의 덫에 걸려들었다. (-14-)

고대 지중해의 주요 문명들은 꿈으로 치료법을 발전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바치는 경이로운 신전들이 그리스와 로마에 지어지자 진단과 치료, 신성한 지침을 받으려는 순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병자들은 각자 예지적 환각을 잘 볼 수 있도록 신전에 가서 잠을 자라는 지시를 받고서 꿈 품기 의식을 치렀다. (-82-)

요컨대 이러한 언어 현상은 꿈에 대한 기록을 이용하여 빠르고 저렴한 비외과적인 방식으로 꿈을 정량화하고 조현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처럼 꿈을 꿈꾸는 사람의 정신 구조와 관련해서 낮에 그릴 수 있는 것보다 더 선명한 그림을 제공해주므로 임상적으로 유용하다. 정신분석적 측면에서 이것은 꿈이 정신 구조에 가장 깊숙이 닿을 수 있는 왕도라는 견해를 입증한다. (-222-)

미겔 데 세르반데스는 그의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인 돈키호테의 모험과 불행을 이야기하기 위해 수면 박탈 후 꿈이 더 생생해진다는 사실을 서사의 도구로 이용했다. 이 모험담은 중세 기사들에 대한 더없이 무모한 환상이 "잠은 너무 없고 읽을 거리는 너무 많은" 참신한 늙은 귀족의 불안한 마음을 파고들면서 시작된다. 그는 관대한 옛날식 결속에 빠져서는 기사와 같은 차림으로 말을 타고 기사도를 찾아 떠난다. (-312-)

생사를 건 투쟁, 심각한 사고, 성적 학대와 같은 매우 폭력적인 경험에는 공황발작과 비슷하지만 혼동해서는 안 되는 행동 장애가 뒤따를 수 있다. 여기에는 외상 사건을 재경험하는 회상을 비롯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빈맥, 과한 식은땀, 무서운 강박적 사고, 외상 사건과 관련된 장소나 사건, 사물,생각, 느낌에 대한 혐오감, 쉽게 겁먹음, 지속적인 긴장감,수면 장애, 격노, 외상 사건의 주요 특징을 기억하기 어려움,자기 자신이나 세상에 대해 팽배한 부정적 사고,죄책감, 즐거운 활동에 대한 흥미가 떨어짐, 그리고 당연히 렘수면 장애와 같은 증상이 포함된다. (-378-)

망자에 대한 기억은 조상들의 습관과 생각, 행동을 전파하는 강력한 매커니즘이 작용한 덕에 다소 뜻하지 않게 문화 발전에 주춧돌 역할을 했다. 사랑하는 대상을 잃고 애도하는 침팬지들에게 매우 뚜렷이 나타나는 망자에 대한 기억은 우리 종의 지울 수 없는 속성이 되었다. 물론 이런 일에는 늘 모순이 있기 마련이다. (-447-)

『꿈의 인문학』 을 쓴 싯다르타 히베이루는 세계적인 신경과학 연구자이며, 19년 동안 꿈과 수면에 대해서, 과학, 역사,예술,심리, 문학 전반에 대해 데이터와 자료를 모아서, 책을 쓰고 있으며,인간의 삶 속 의식적인 구조와 무의식적 구조를 증명해 나가고 있었다.

꿈은 흥미롭고,신비스러우며, 미스터리하다. 『꿈의 인문학』 에는 인류가 320만 년전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부터, 최근까지 꿈에 대한 기록과 기원을 찾아나간다. 예술과 역사, 인간의 생각 전반에 꿈이 미치고 있으며, 삶과 죽음을 선택하고 결정하기도 한다.지금 침팬지,오랑우탄 또한 꿈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검증해 나가는 수주이다.

꿈은 악몽과 해몽으로 구분한다. 인간은 꿈이 주는 혜택을 누리고 싶어한다. 프로이트 이전의 꿈은 질병 치료를 위해서,활용된 바 있으며,이집트의 스핑크스에도 꿈에 대한 흔적이 존재한다. 때에 따라서,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미치광이가 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로 꿈을 손꼽고 있으며, 꿈이 단순히 개인적인 무의식으로 치부될 순 없으며,은유와 상징 속에 현존하고 있다.

문학 속 꿈은 세르반테스가 쓴 돈키호테에도 기록되어 있으며, 세익스피어 또한 희비극에 꿈에 대한 기록이 현존한다. 마르셀 프루스트 또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를 통해 프루스트의 내면적 본성을 파헤치고 있으며, 제임스 조이스는 율리시스를 통해 인간의 꿈의 여정을 따라간다.

꿈은 이제 정신의학을 넘어서서, 뇌과학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인간의 치료와 질병까지 넘나들며, 인간의 역사를 훝어 보고 있다.인류의 역사와 문화에 영향을 미친 꿈에 대한 무의식적인 요소들이 인간의 인지 능력과 창의력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확인시켜주고 있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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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생물의 사냥법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박유미 옮김,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감수 / 성안당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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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이 빠른 사자는 순간 최고 시속 80km 로 달릴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 순발력을 자랑한다. 즉, 말하자면 단거리 선수인 셈이다. 반면에 지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먹이의 숨통을 단숨에 끊지 못하면 노렸던 먹이를 포기한다. 사냥은 주로 암컷이 리드하고, 수컷은 영역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암컷의 행동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10-)

극한의 땅에서 사는 북극곰의 주요 먹이는 바다표범과 돌고래다. 가끔 바다코끼리 혹은 돌고래보다 큰 고래 등 대형 바다짐승을 잡아먹기도 하지만 바다코끼리나 고래는 북극곰보다 몸집이 크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사냥에 성공하기 어렵다. 특히 바다코끼리는 길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지고 있어 북극곰이 오히려 공격을 당하기고 한다.(-14-)

송골매는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가진 맹금류이다. 독수리나 매와 비슷하지만 부리에서 머리 뒤까지 돌출된 부분이 적고 단정한 얼굴이 특징이다. 송골매는 눈 밑이 검은데 이는 눈 밑의 깃털이 태양 빛을 반사해서 눈부심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54-)

예를 들어 개구리잡이박쥐는 초음파를 이용해서 개구리가 있는 위치를 파악할 뿐만 아니라 사정권 내에 있는 개구리의 울음소리로 독이 있는지도 판단할 수 있다. 개구리도 먹이가 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적의 낌새를 느끼면 울음을 멈추고 가만히 있지만 다만 울음을 멈추더라도 몇 초간은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개구리잡이박쥐의 레이더는 이 모든 것을 감지할 정도로 섬세하고 정확하다. (-66-)

강력한 턱힘을 사냥감을 잡아먹는 악어거북은 사양 방식이 아주 독특하다. 혀 위에 작은 지렁이처럼 돌기가 있는데 혈액이 모이면 핑크색으로 변하고 혀 근육이 꿈틀 꿈틀 움직여서 진짜 지렁이 처럼 보인다. 분홍색 돌기가 멀리서도 보여 지렁이로 착각하고 다가오는 물고기를 유인할 수 있다. (-110-)

헌터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 매체로 영화, 동물 다큐가 있다. 영화에서, 인간의 불법 행위로 인해 야생동물이 생존에 위협이 나타나고 있으며,인간의 삶에 접근하며 파괴하는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다. 정글에 들어간 인간이 그 정글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야생 동물과 맞서서 생존을 건 모험에 열광하게 된다. 헌터라는 단어가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실제 현실 속 헌터생물은 그렇지 못하다.힘이 센 사자가 초식동물보다 느리면, 굶어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힘이 약한 초식동물은 힘이 센 사자와 같은 육식동보다 빨리 달리고 피할 곳을 찾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약한 동물일수록 집단 무리를 형성하고, 힘이 쎈 동물들일수록 독단적으로 움직이는 이유도 헌터 세계에 흔한 일이다.

헌터생물의 사냥법은 생존을 건 살벌한 사냥 게임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먹이를 낚아챌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 수 있다. 반면 내가 가진 약점을 노출시키면, 그 즉시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법과 제도, 힘에 의해 만들어진 안정적인 인간 사회와 ,오로지 몸과 환경에 의존해야 하는 야생동무의 세계는 그래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나나를 좋아하는 침팬지의 사냥법은 흥미롭다. 원숭이 종류 주에서, 사냥을 가장 많이 하며, 침팬지의 손아귀 힘은 200kg 에 육박하고 있다.그래서, 침팬지 사육사는 침팬지의 힘을 감당하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자와 침팬지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같은 무리에 있는 새끼를 죽이며, 죽인 새끼를 먹어 버리는 식인 습관도 가지고 있다..침팬지는 똑똑하지만, 성질이 거칠고 힘이 세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위험한 동물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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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화할까요 - 완전한 소통을 위한 관계심리학
후션즈 지음, 박지수 옮김 / 더페이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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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째, 모든 소통에는 정서와 감정이 담겨 있다.인류는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놀라움, 두려움이라는 공통의 정서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정서는 소통 과정에서 늘 존재한다. 정서에 반응하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단순히 감정을 분출하고 싶어서 소통하는 것이라면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감정을 분출하고 싶어."라고 말하도록 한다. (-14-)

나는 나일 뿐, 타인의 평가나 타인의 기대에 따라 살아갈 필요가 없다.나는 원래부터 사랑받을 가치가 있고,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이것은 뭔가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본래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다. 나의 존재만으로도 이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 (-53-)

공격은 모두 상처를 주고, 도발은 모두 악의적이다. 우리는 타인이 우리에게 하는 행위가 공격과 도발에 해당하는지를 식별하고 판단해야 한다.자아를 보호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본능이지만 분명하게 인지하는 것도 이성적인 욕구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방어기제가 자종으로 작동함에 따라 실패하거나 실수했을 대 이를 합리화하고 책임을 회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84-)

'신경성' 은 초조, 적대, 억압, 충동, 연약함 등의 특징을 봉인다. 해당 항복의 평가는 정서가 안정적인지를 판단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이에 해당하는 행위로는 초조함과 평온한, 안전감의 높고 낮은, 자아 연민과 자아 만족이 포함된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이미지를 자주 올리거나 항상 생각하는 모습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신경성에 해당될 수 있다. (-121-)

첫째, 사실에 근거하여 이야기한다. 가령 부모님이 직업에 대한 견해를 이야기하면서 자녀의 일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본다면 질문에 대한 자기 생각을 말하거나 생각을 정리 중이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이것이 바로 사실에 근거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다. 만약 부모님의 질문이 아픈 곳을 찌른다면 수치심과 분노를 느끼고 "저에게 조금이라도 자유를 주세요!"라며 화를 낼 수도 있고, 부모님이 잔섭한다는 생각에 질문을 회피하고 부모님을 원망할 때도 있다.이는 사실이 아닌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188-)

직장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협력관계이다. 다라서 소통은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거나 상대방이 실패를 인정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의견 일치를 통해 공동의 이익을 얻는 것이다. (-247-)

『우리 대화할까요』의 저자 후션즈는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 50'인 중 한 명이다. 소통의 개념과 목적, 그리고 소통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손실에 대해서, 차근차근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소통이 인간의 생존에 있어서 절대적인 도구라는 것을 옿치지 않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현대인은 여전히 소통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오고 있음을 다시 깨닫는다.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급급한 사람들은 소통이 나에게 어떤 이익이 되는지 알수 없다. 소통은 교양 있는 사람과 교양이 없는 사람을 구별하는 기준이 되고 있으며,감정적으로 대처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간다.소통은 상대장의 자아를 보호한다느 기본 전제가 깔려 있다.

소통은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 예컨데,전쟁 중에서, 포로로 붙잡힌 상태에서, 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죽음을 당할 수 있다.한국인이 중동 IS 테러에 연루되어 죽은 것만 보더라도, 의사소통에서, 소통의 필요성은 의식주를 넘어서서, 내 삶의 전부나 다름없다고 말할 수 있다.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놀라움, 두려움에 대해서 소통과 연관지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인간이 살아가면서, 협력하고,함께 일을 도모하면서, 큰일를 해내기 위해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절차와 방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실에 근거한 소통은 삳대방에게 반감을 불러 일으키지 않으며, 상대방의 성향과 기질에 맞는 소통이 우선이다. 사람의 심리를 읽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간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인간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며, 사로 더불어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소통에서,폭력, 무시, 스트레스 요소가 되는 것은 배제해야 하며, 비워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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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날 수 있을까
이지은 지음, 박은미 그림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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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빛날 수 있을까』 은 어린 아이들을 착취하며 살아가는 인도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하나하나 담고 있었다. 책 속 주인공, 빅키는 자이살메르 거리를 떠돌다가, 삼촌이라는 사람의 꾀임에 빠져 함께 동거하게 된다. 인도의 차 차이를 팔아야한다는 조건으로 , 빅키를 거두었고, 삼촌은 빅키를 이용하여 돈을 벌 수 있었다.

책 『빛날 수 있을까』은 소년을 착취하고, 세상의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쓴 책이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한때, 빅키처럼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았다는 걸 망각하고 있다. 1950년대, 배고픔에 시달렸던 그 시절, 미군이 한반도에 두고 간 구호 물자를 어린 아이들을 동원하여, 물건을 가져왔으며, 장터나 중간 상인에게 팔아서, 이윤을 챙겼다.

어른 들이 아이를 이용하여,돈벌이에 나설 수 있었던 이유는 사회가 어린이를 노동자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기 편리하였고,고아나 다름 없는 떠돌이 아이를 착취할 수 있도록 법적인 허점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책에서, 삼촌이라는 이가, 빅키르 때리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대한민국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한 때, 어린 아이,장애인,고아를 동원하여, 껌을 팔았으며, 그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이 매우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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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에는 도돌이표가 찍혀있지
이소한 지음 / 보노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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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이 나를 헤집는다. 그 틈에 우울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차오른다. 어느 날은 짜증이 되기도하고 공허가 되기도 하고 눈물이 되기도 하는 우울이 버거워지면 다 놓아버리고 싶어 지는데,그럴 때마다 엄마를 생각한다.(-20-)

나는 살고 싶어졌다. 끔직했던 순간들을 휘휘 저어 날려 보내고 그저 보통의 날들만 곱씹으며 보통의 오늘에 감사하며 내일의 나를 맞이해야지 살아남아 다행이다. 살아가야지 희망하며 살아내야지 소망했다. (-32-)

토해내고 싶은 감정은 켜켜이 쌓여갔고 나는 곪아갔다. 우울 안에서 살면서 거기에서만 살아갈 수 있으면서도 우울을 벗어던지고 싶었다. 모두 내려놓고 도망가고 싶었다.

살아갈 수 있는 나날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그날들에 불행도 우울도 없이 온전한 나로 살아있기를 원했다. 나인채로 살아 숨 쉬고 싶었다. (-70-)

'왜 이렇게 사는 게 고될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욕실을 향했다. 몇 걸음도 되지 않는 그 거리가 ,손을 들어 양치를 하기가 물을 틀고 세수를 하기가 힘겨웠다. 납덩이를 매달아 둔 것처럼온몸이 무겁기만 했다.

'욕심의 무게였을까.우울의 무게였을까.' (-88-)

대한민국은 자살 공화국이다.경제적인 수준에 비해 행복지수가 낮은 곳으로서, 우울한 삶과 불행한 삶으로 채우며 살아간다. 우리 스스로 우울이라는 도돌이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중이다.우울한 삶은 우울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내 몸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지고, 한강을 건너면,그 한강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든다. 죽음이라는 것이 그만큼 가까이 있다는 걸 ,우울한 사람은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간다.

우울은 아프지 않아도 아픈 질병이다.인간이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우울이라는 병이 갑자기 찾아왔다. 언어와 고차원적인 철학을 받아들이면서, 영장류이자 포유류이면서, 동물이 추구하는 본성을 거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허용되는 모든 일들이 인간사회에서는 허용되지 않거나 금지한다. 예컨데, 남을 공격하고, 위해를 가하거나, 폭력적인 행위들 말이다.하지 말라고 하면, 다른 우회적이 방법을 써서,위해를 가한다.남들에겐 모르는, 복수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 잡혀 있는 현대인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도, 우울증과 무관하지 않다. 돌아보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우울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오고 있다. 어느 순간 씻겨진 것 같은 우울한 감정이, 갑자기 불현듯 나타날 때가 있다. 그럴 때, 스스로 미쳐 버리는 순간이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끔찍하다고 말하게 되고, 나의 아픔을,우울한 감정을 누구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우울은 때로 배신과 혐오, 차별과 왕따의 형태로 나타난다. 죽음이 코앞에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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