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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의 기쁨과 슬픔 - 탈모 심리 픽션 에세이
부운주 지음 / 동녘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탈모(모발이 빠짐)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의 형식을 빌린 심리 픽션 에세이로, 원형탈모증부터 시작해서 전신탈모증을 겪기까지 수많은 방법을 써보며 헤쳐나간 시간들이 담겨있다. 가벼운 탈모를 생각하고 들었다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읽어 나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털이 있다가 없어지는 몸에 변화에 대해 이렇게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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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현재 의사이고 현재의 그는 어떻게 살고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작가의 인터뷰를 보니 이 글을 쓰는 동안 내면의 심리를 치유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 탈모가 치료가 되었느냐에 대한 물음에 긍정적인 대답을 내릴 수는 없겠지만 책을 내는 것이 그의 응어리를 풀어준데에는 톡톡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깟 터럭이 뭐라고 없고 있고가 사람의 정체성을 휘두를 정도라니, 누군가와 '다르다'는 것 자체가 주는 고립감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제목이 [머리카락의 기쁨과 슬픔]인데, 장류진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이 생각나기도 한데다 그와 비견될만한 유머는 적고 읽을수록 침참해지는 기분이 들어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