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에게 배우는 삶의 방식

작고 아름다운 쇼펜하우어의 철학수업 ㅣ 작고 아름다운 수업
지연리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10월

”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남편과 다퉜다. 무슨 말을 건네도 그의 표정과 말문이 닫힌 기분이다. 그런 기분으로 책을 폈는데 첫 글자가
“메로제에리제” - 상대방과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 주는 마법의 주문 ..
이 나왔다. 아브라카다브라, 비비디 바비디 부, 하쿠나마타타 같은 익히 알고 있는 주문도 눈에 띄었다. 다른 여러 주문이  있었지만 메로제에리제 라는 주문이 가슴 한 구석에 파악 박히면서 뭔가 이 책을 읽고 나면 해결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쇼펜하우어의 이름은 익히 알고 있지만 그의 책을 읽기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조금은 더 쉽게 풀이해놓아서 편하게 읽어 내려갔다. 한 아이와 문답식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질문을 다음 장을 넘길 때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이어나간다. 궁금증이 증폭되면서도 평소에 궁금해했던 질문들도 나오고 계속 되는 똑같은 진행방식에 약간 지루한 감도 가끔 있었다.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부분에 많은 관심이 생겼다. 아이들이 친구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질문을 할 때 가끔 대답하기 난감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쇼펜하우어의 말을 빌어 사용하면 되겠다 싶은 부분도 조금 있었다. 대부분은 나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상처가 되지 않는 방법으로 각 상황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를 요구하고 있다. 발상의 전환으로 보면 서로에게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지 않는 방법인 것 같다. 각 페이지마다 삽화가 가끔 눈길을 끌었다. 아이가 쇼펜하우어에게 질문하는 모습 같기도 하고 나의 모습을 투영한 것 같았다. 그림을 보는 나름의 재미도 있었고 다음 페이지에서는 질의응답에 대해 어떻게 묘사를 한 그림이 있을까 하고 궁금해지기도 했다.

쇼펜하우어하면 뭔가 심도 깊은 철학이야기만 할 것 같아서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괜히 읽으면 머리 아플 것 같고 그랬는데, 이 책은 한 아이와 할아버지의 대화형식으로 풀어나가면서 아이들의 시선에서 궁금해하고 해답을 구하고 싶을 만한 내용들이 있어서 초등학생들이 특히나 읽으면 좋을 것 같았다. 딱딱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부드럽게 아이들의 눈높이를 고려하려고 많이 생각한 것 같다. 그리고 각 페이지에 질문에 따른 삽화그림이 재미있게 보이기도 했다. 삽화그림이 있어서 초등학생이 조금의 흥미를 가지면서 읽을 수 있는 요소인 것 같았다.
따님이와 같이 읽으면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대화를 하고 행동을 해야할지, 초등학생들도 고민이 많고 스트레스가 많이 있고, 말 못할 비밀들이 있는데 그런 상황들을 자기 나음대로 어떻게 풀어나가고 지나가야할지 진지하게 생각하며 참고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책 장 한 편에 고이 간직하다가 마음이 복잡할 때, 관계가 어지러울 때, 삶의 정리가 필요할 때 한번씩 다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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