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지침서 (양장)
쑤퉁 지음, 김택규 옮김 / 아고라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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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놀러오는 큰딸 아이 친구 엄마들이 책꽂이를 훑다가 꼭 물어본다.

"이 책 재미있어요?"......그게 '이혼지침서'이다.

그러면 나의 답변은 "생각보다는 별로예요"이다.

그리고 곧 이어서 "단편이 세개 실려있는데 제일 마지막 작품이 젤 좋아요~"토를 단다.

 

세편의 단편중 제일 찬밥-처첩성군은 영화 '홍등'의 원작이라 솔깃하고,'

이혼지침서'는 책 제목으로 뽑혔으니 그나마 대접받았고,

있는 둥 없는둥 이었던 작품인-'등불 세개'가 난 너무 감동적이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감동의 여운이 가슴에 남았다.

40년대 중국 내전때 어느 농촌 마을에서 한 소녀 사오완과 오리치기 바보 비엔진이 나눈

짧은 우정이 참혹한 현실과는 대조되어 우스꽝스럽게 전개된다.

오리치기 비엔진의 말과 행동은 너무 바보스러워 우스우면서도 그 웃음이 잦아들때면 어김없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그래도 '이혼지침서' 를 읽은 평을 적자면,

"양보~결혼 생활은 함께 아름답게,평화롭게 만들어 나가는거야~

마냥 아름답게 덥썩 네게 떨어지는게 아니라고....이 나이만 먹은 철딱서니 없는 어른아~"

죄송^^

이 작품을 읽으면서 당최 양보는 결혼생활을 잘 꾸려가기 위해서 뭘했는지 알수 없어서리~

이런 막말을....그래도 이게 '이혼지침서'를 읽은 제 소감이니 부디 이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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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식모들 -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박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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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을 세개밖에 안 내놓다니 나도 참 짜다.

이 책은 기이하고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된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허공에 발이 둥둥떠다니는 엉뚱함이 아니라...뭐라고 할까...

엉뚱함 사이에 현실적이라는 패티를 끼워넣은 핫도그라고나 할까..

작가의 기이한 발상이 재미있었고,그것을 한없이 펼쳐나감도 재미있었다.

뒷부분에서는 좀더 가속도를 붙여서 읽어가게끔 하는 매력도 있고..

단점이라면 뒷부분에 갈수록 가속도가 붙음에 반해 마지막은 그 힘이 툭 끊겨버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 읽고 나면 "이렇게 끝나는거야?"..약간의 황당함+허무함도 들었다.

작가의 뒷심이 좀 부족하다고나 할까...

아무튼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다.

 

우리 아이 어린이집에서는 "이야기"에 대해 많은 의미를 둔다.

선생님도 한번씩 "이야기"를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시기도 하고,

아이들도 나름대로"이야기"를 만들어서 애기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아이들의 '이야기'는 가끔씩은 허무맹랑하기도 하고,무작정 무섭기도 하고,더럽기도 하고,

기괴하기도 하고,엉뚱하기도 하고,현실적이기도 하다.

이 '수상한 식모들'은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업그레이드 시킨 어른의 '이야기'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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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김혜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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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여러 분야를 다양하게 읽어대던 내가 최근에야 깨달은 사실 하나!

내 마음이 여유롭지 못하면 남의 생각을 따라가야하는 에세이는 도저히 읽히지 않는다는 것..

2007년도는 소설만 읽어대고 있다.

분위기 전환겸 알라디너들이 웃기다고 평해놓은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를 구입하고

읽기 시작했다...

 

???????????????

뭐가? 웃기다는 거지??

연극대본으로 읽기에 이 책은 유머러스하다...

허나 내가 원했던건 마음속으로 빙그레 웃는 것말고,소리내어 웃어보는 것이었다.

깔깔깔깔~~이 아니라도 그냥 하하하..라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유머에 메말라졌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차라리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를 보고 진지한 웃음소리를 내었던거 같다.

 

결론적으로....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는 내게 웃음을 주는 책은 아니었다.

그리고 좁은 내집 책꽂이 한켠을 내주기에도 아까웠다...

호어스트 에버스의 신작이 얼마전에 나왔던데,1000원 할인쿠폰도 주던데 절대!난 사지 않을것이다.

세상에 읽어야 될 책이 넘치고 넘쳤는데 대여점에서 빌려서 읽고 싶은 생각도 없다.

죄송해요...에버스씨...저랑은 코드가 안맞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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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이혜경 지음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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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우울함의 연속이라 책 역시 '외로움과 가난'에 관한 이야기들이 마음속에 스며들듯

다가온다.

'틈새' 역시  평범하지만 주목받지못하고 어찌보면 보잘것없는 사람들이 주인공인지라

읽기 시작했다.

다 읽고 나서 기분은.......

어느날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 차안에서 바라본 바깥의 풍경과도 같았다.

우리 딸아이의 어린이집은 강 하나만 넘으면 논밭이 펼쳐진 곳에 듬직한 산을 '빽'으로

자리잡고 있는 그런 아름다운 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날 아침은 유독 안개가 자욱해서 다리에서 바라본 강이며,논과 밭,산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내가 가고 있는 바로 앞의 거리만 조금씩 보이는 그런 날이었다.

아름다운 장관이기는 하나 무지 위험하고 조심스럽고 답답한 일이기도 했었다.

'늑대가 나타났다'를 마지막으로 책장을 덮은 뒤의 느낌은 그때의 기분과 비슷했다.

 

이 책은 '선'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편가르기,금지에 관한 선,경계에 관한 선,차별에 관한 선....

그런 모든 선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의 모든 일상은 이 선과 편의 관점으로 다시 보아도 무방할듯 싶기도 하다.

이 소설이 명쾌하게 내 마음속에 들어오지는 않았으나 언젠가는 다시 한번 더 펼쳐보게

될 책이라는 것은 믿어의심치 않는다.

장편소설에 비해 단편의 감동은 그리 크지 않다.

여러 단편중 마음에 쏙 드는 단편이 한두편 있더라도 나머지가 실망스러웠다면  

그 단편집은 '괜챦은 책'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장에 꽃혀있는 단편집은 다시 들쳐보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그리고 들쳐볼때마다 내게 다가오는 정도가 다름은 단편의 내공이기도 하다.

'틈새'를 다시 읽게 되면 그때 내게 다가올 단편은 어느것일까?

이번에는 "문밖에서"와 "망태할아버지 저기 오시네"가 내 일상과 비슷해서인지 많이 와닿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군데 군데 "어~~이렇게 비유하니 정확하네~"라고 다시금 읽은 구절들이 몇구절

있다.읽는 도중에 흐름을 끊기도 할 만큼 도드라지기도 하고,정확하기도 해 신기해서 두세번 읽어

본 그런 구절이었는데....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내 주변에 내가 그어놓은 선들을 한번 세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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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 이야기 - 2007년 제52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이승우 외 지음 / 현대문학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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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사람의 단편을 모아놓은 책은 이상문학상 수상 소설집외에는 잘 사지 않는데

2007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은 수록된 작가들의 이름을 보고 덥석 사게 되었다.

보관함에도 담아놓지 않았고 한번도 사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서점에서 수록된

작가들을 보고 충동구매를 한 것이다.^^

이승우,김경욱,김애란,김중혁,박민규,전성태,편혜영,한강,이동하,박완서,이혜경....

 

이 중에서 젤 마음에 남는것은 김애란의 '성탄특선'이다.

대학다닐때 오빠와 함께 자취하던 그 시절이 생각나면서 내 마음속에 있던 가난과 외로움을

사정없이 들쑤셔놓은 작품이다. '달려라 아비'에서도 몇 편의 단편들에서 그런 감성을

무지 공감하면서,조금은 아파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던 터라 김애란이라는 작가의 작품을

더 보고 싶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이 작가를 내 맘속에 찜해두었다.

 

그리고 박민규의 '누런 강 배 한척'..치매에 걸린 아내와 시간강사로 전전하는 딸과 든든하게

자신의 가정을 꾸리지 못하는 아들을 둔 어느 아버지의 애기이다.

사실 박민규의 소설은 하나도 읽어보지 못했다.익히 명성만 들었을 뿐이다.

최근에는 핑퐁의 리뷰와 작가의 사진을 보고 꾀나 특이한 소설을 쓰시는 분일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근데 이번에 본 박민규의 단편은 '아~박민규도 이런 소설을 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기회가 되면 박민규의 장편도 읽어봐야겠다.

 

마지막에 수록되어 있는 이 혜경의 '한갓되이 풀잎만'도 좋았다.

독자에게 시시콜콜 이야기하지 않고 여지를 남겨두는 듯 해서 좋았던 것 같다.

왠지 요즘 소설들은 그 여지마저도 다 작가의 몫이 되어버린 듯하다는 생각을 했다.

 

...오랜만에 읽어본 수상작 소설집이 꽤 좋았다...

장편소설만 쭉 읽으신 분이라면 한번쯤은 2007현대문학상 소설집을 읽어보시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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