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연인들의 거리  
맞춤 온도로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분다
마구 뿜어져 나오는 웃음을 어찌할 수가 없다
받친 우산은 못 본 척
광화문 하늘은
스무 살의 내 발등 위에 따뜻한 비를 내린다
젊은 연인들의 거리에서
오늘은 나도 너와 연인이다
잘 살거다
잘 살거야
무색한 마흔 살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겠지만
스무 살 맞춤 온도로 젖어버린 나는
광화문 거리에서
이렇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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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1-09-2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플렛님의 블로그를 이제서야 방문해 봅니다.
주말이면 늘 부족한 잠을 자기에 바빴는데 이렇게 시를 좋아하는 분인줄 알았더라면 진즉 방문했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다는 후회도 살짝 합니다. 저는 시는 좋아하지만 잘 쓸줄은 몰라서... 블로그에 올린 제 시는 손으로 꼽을 정도죠. 그것도 블로그에 올릴만한 수준은 되지 않는 오래된 시들만. 대학 때 이후로는 시를 써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만큼 메말랐다는 거겠죠?

Bflat 2011-09-24 13:55   좋아요 0 | URL
워낙 바쁘신데다가 요즘 커다란 고민도 있으시잖아요?
그런데도 이렇게 방문까지 해주시니, 제가 감사한걸요.
ㅎㅎ저도 가끔 끼적대는 정도지 열심히 잘 쓰는 수준이 못됩니다.
고민하고 계신 일은 어느 쪽으로 결정을 내리시던 최선의 선택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담갖지 마시고 맘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시면....
향기 하나 던져놓고 살짝 스쳐갈 가을이라고 생각하니, 하루하루 하늘이라도 맘껏 감상해야겠다 싶습니다.
힘내시구요, 자신에게 용기와 칭찬을 아끼지 말도록 해요, 우리^^

비로그인 2011-09-25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화문.
비플랫님의 서재는.

일요일 저녁 일곱시에 꼭 들르게 되네요 ^^

Bflat 2011-09-25 20:57   좋아요 0 | URL
ㅎㅎ바람결님에게 '일요일 저녁 7시의 여자'가 된 기분, 나쁘지 않네요.^^
몸은 많이 회복되신 거예요?
 

 

 

그랬더라
 
분명 반로의 끝엔 내가 서 있다
걸음걸음 겹겹이 가려 보이지 않더니
 
잠시라도 숨을 트고 싶어
미친 듯이 내닫던 울분은
결국 내게 떠는 엄살일 뿐이었다
 
처연하다 말자
나로 비롯하여 나로 돌아왔으니
눈물은 거두고 안도의 웃음 띨 일이다
 
나 드디어 돌아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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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싸리 2011-09-20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동영상 보다가 딸려있는 슈스케 동영상 거진 다 봤어요.
야! 시간 자알 간다~~ 세시간만 개기면 퇴근한다!! ㅋㅋ
(비플렛님 시에 대해선 어떤 평도 할 수 없음. 큼... 약간 죄송하네요...ㅋㅎ)

Bflat 2011-09-20 19:22   좋아요 0 | URL
저도 올리기 전에 다 봤어요.
정규방송만 나오는 관계로다가 슈스케 볼 기회가 없거든요.

(제 시에 대해서 왜 평을 못하시는데요? 너무 졸작이라서요? ㅠㅠ)

2011-09-20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1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9-20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곡이예요. 창문을 흔드는 바람 소리 곁들여 들으니 더 좋아요.

Bflat 2011-09-20 19:23   좋아요 0 | URL
그쵸? ㅎㅎ용필오빠가 불러서 더 애절한 것 같아요.
음악 들을 때 바람이 창문을 흔들었다구요?
센스쟁이 바람같으니라구^^

yamoo 2011-09-20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곡...이 오래된 노래를 들으니 엔날 생각납니다~ 가을에 들으니 제맛이네요^^

Bflat 2011-09-20 19:24   좋아요 0 | URL
어드메 옛날일까요?
대충 연식이 뽀록나는...ㅋㅋ

oren 2011-09-2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가 자작시인가요? 저는 어느 시인의 시인 줄 알았는데, 끝에 출처가 없어서 놀랐습니다.
시만 잘 읽고 갑니다.(제 방에서도 음악은 들을 수 있지만, 그래도 '근무중'이라서 음악은 못 틀었어요..ㅎㅎ)

Bflat 2011-09-21 11:07   좋아요 0 | URL
ㅎㅎ속에서 뭔가가 넘칠 때 뱉어놓는 정도지, 시라고 딱히 정의하기도 어려운 수준이예요.
직접 방문해주시고 칭찬까지 해주시니.....정말 신나네요^^
영상은 퇴근하시면 꼭 들어보세요.
시는 별것아닌데 음악이랑 들으면 쬐금 별것같아지는 놀라운 일이...
푸히히^^
 

 

 

이슬 한 방울에
눈물 한 방울
힘에 부친 이파리 낙엽으로 뒹굴 때
같이 고개 떨굴 수 있으면 그만이지

널 안다고
너도 날 알아달라고 매달렸다면
이젠 나에게서 얼굴을 돌려도 괜찮아
세상은 바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뒤집어쓰고 보는 것이니까 말야

이기와 오만이란 굴곡이 만든 亂視때문에
너에게서 나에게로의 길이와
나에게서 너에게로의 길이가 이렇게 차이가 지는 걸

가을이네 정말
가을처럼 사랑하고
가을처럼 이별하고...
조급해하지 않고 인내하는 법을 깨친
가을을 닮아야 할까 봐 우린

그래
담담한 편지 
이렇게 가끔 부칠 수 있다면 
늘 가을이어도 상관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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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7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7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09-19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갑자기 바뀌었어요.
반팔 입고 나왔는데, 팔이 서늘하네요.
가을 옷을 꺼내 입어야 하나봐요.

Bflat 2011-09-19 12:38   좋아요 0 | URL
오늘같은 날 반팔을요?
갑자기 온도가 낮아지면 실제 기온보다 더 서늘하게 느껴지는 법인데...
비까지 살짝 내리더라구요.
ㅎㅎ감기 조심하세요^^

쉽싸리 2011-09-19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은선생의 서정과 김민기 담백함의 절묘한 만남!!
비플렛님의 절창까지! 오묘한 삼중주입니다. 이 가을에 말이죠!! 아, 그 무더위는 언제다 가버렸는고?
음치로써 요원하긴 하지만 가을편지를 김민기 처럼 부르는게 굉장한 희망사항이지요. 큼...

Bflat 2011-09-19 20:45   좋아요 0 | URL
김민기 처럼 부를 수 있는 남자라면, 다른 건 아무것도 보지않고 사랑에 빠질 수 있어요.ㅎㅎ
 

 

돌을 던졌습니다
당신이 서 계신 곳만 빼고
모든 곳에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바위보다 차갑게 굳어버린 시선
난 더이상 숨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운 바람이 불어도
원망의 풀뿌리가 번져 파고들어도
후회가 몇만 번 흘러 녹아 푸석거려도
당신은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아니 당신은 이제 나를 모릅니다
빈 잔은 다시 채우면 될 것이지만
빌 것이 두려워 채 담아보지도 못한 어리석음 

난 숨을 필요가 없습니다
돌아서 눈물 훔칠 필요도 없습니다 
매달려 통곡하고 애원하여도
이미 당신은 나를 모르는 타인입니다

돌을 던집니다
저 멀리 당신의 시선 끝에 담겼던 살구빛 은물결
이제야 내 빈 잔에 가득 채워봅니다

그대
나만의 영원한 타인이여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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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1-05-30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의 영원한 타인...
 

 

넌 아니
시간과 시간의 틈을...
그냥 흐르는 거라고
눈 깜짝할 새 이만큼 와버리는 게 세월이라고들 하지만
난 분절된 시간을 걷는다
감정만으로 살라 하면
이런 이별은 없겠지
이성의 시간들은 현실과 밀약하고...
떨어진 조각조각 현실을 이어 살아야 하는 것인지
아님 감정의 파편들에 기대야 하는지
톱니바퀴처럼 자연스레 맞물려가면 좋겠지만
늘 감정의 골짜기에 빠져 삐걱거린다
시간의 틈을 메우기엔
내 보폭이 너무나 짧다 
무엇이 진실이든
둘 다 내 것이겠지만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닌 내가 보인다
울고 싶어도 울 수가 없는 내가 보인다
어디에 서야 할까
내가 살아내야 할 시간이 어느 쪽인지 
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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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1-05-10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정은 이성을 조종하는 숨은 권력자 아닐까요...오랫만이에요...

2011-06-01 0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