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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길에서의 짧은 잠
최수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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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위해망각을이용하고망각하기위해기억을재배치하는끊임없는사투가어쩌면인생일지도모른다는생각은나만의사유인줄알았는데`망각의대가들`에서동지들을만났다.ㅎㅎ최수철바로그가내동지가된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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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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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단어를 떠올리면 같이 연상되는 이미지나 영화의 배경이나 추억 같은 것이 있다.
무인도를 떠올릴 때 난 브룩쉴즈의 'The Blue Lagoon' 의 배경과 함께 아멜리 노통브의 '머큐리' 를 같이 연상하게 된다.
무인도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을 수도 있지만, 밀폐된 공간이면서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 금지된 공간이기도 한 그 죽음의 경계라 불리는 섬에서 추악한 늙은이와 실제론 아름다우면서도 자신이 괴물이라고 생각하는 양녀와의 묘하고도 복잡한 관계에 대한 소설이다.
찬사만큼 혹평도 많았던 이 소설이 내게 깊은 잔향을 남긴 이유가 뭔지는 딱 꼬집어 설명할 순 없다. 제목인 머큐리가 가지는 여러 중첩된 의미 때문일까?
외딴 섬, 밀폐된 공간. 이런 배경이 의미하는 건 아마도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환경의 제약과 불만족스런 현실을 옮겨놓은 것일 수도 있고, 현실과 동떨어진 비현실적인 망상의 세계일 수도 있다.
내가 나를 비춰볼 수 없는 상황이라 함은 개인적인 한계이거나 왜곡된 자아상의 빗댐이라고 볼 수 있을 테니.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다른 누구보다도 정도의 길을 가고 있으며 자신만이 옳다는 착각을 하며 산다.
반대로 나의 고통이 그 누구의 고통보다 크기만 해서 절망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소설로 비유하자면 전지적 작가의 시점을 자신이 보는 시점과 혼동하는 경우라 하겠다.
나 자신의 한계와 내가 쓰고 있을지도 모르는 눈가리개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무인 상태다.
특이하게도 이 소설은 두 갈래의 결말을 제시한다.
개인 입맛에 맞게 고르면 되는 결말을 가진 웃긴 소설.
하지만 보통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라는 소설에서 다른 갈래의 결말을 얻긴 어렵다.
왜?
생긴 대로 노는 게 인간이니까.
하지만 자신의 삶의 소설에서 전지적 작가 시점을 가지는 게 불가능하기만 한 것일까?

우리의 삶 모든 곳에 그때그때 자신의 언행과 생각을 비출 맑은 거울이 필요하다.
머큐리....
그대는 독인가 거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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