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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의 고요 같은 아침.

잔잔하기만 하다고 그것이 행복이나 안정은 아니다. 곧이어 들이닥칠 폭풍이 있으니.

돌아보면 안정을 안정대로 느껴 본 적은 있었나.

쫓기듯 산발적으로 느껴지는 감정들을 늘어놓고 분류작업이라도 해서 같은 감정끼리 모아 보면 가능할까.

언제부턴가 내가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 그것의 진위가 의심스러워졌다.

일상의 즐거움에 왜 불안한 그림자를 감지하고 있어야 하는지.

그것은 불행할 때 앞으로 행복해질 날이 올 것을 믿는 것과는 다르다.

이미 나의 감정은 감정을 넘어서 감각화되어 있다.

흔들리는 바람 앞에선 촛불과도 같은 불안감은 일상의 작은 행복도 허용하질 않는다.

쫓기듯 웃고 쫓기듯 읽고.

여유라는 말이 나이에서 오는 지, 수양에서 오는 지, 나이던 수양이던 채우지 못한 게 확실하다.

나의 목구멍과 식도는 아직도 공황의 상태로, 다가올 미래를 견지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감정의 감각화 현상이 아닐까 싶다.

태곳적에 채워야 할 감정들의 결핍이 유치한 것에 집착하는 편집을 낳고, 제때 소유하지 못한 미련과 집착이 하나의 죄의식으로 나타나는 걸까.

이젠 그 불안함의 근거에도 다소 저항할 힘은 생긴 것 같은데

습관보다도 무서운 감각화란 놈은 어찌 당할 수가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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