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딜레마 - 국가는 정당한가
홍일립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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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언스보다 더 재미있고 가독성 좋은 에세이

2장. 국가의 '비천한' 기원
'최초의 국가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나는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고 싶기에... 신이 만들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인간 역시도 많은 변화를 거듭하여 지금의 모습을 하고있을뿐 신의 존재는 그저 추상적이고 비현실적 이론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로크의 "신이 심어준 이성의 법칙에 따라..."라는 말은 그저 웃을 뿐....

그보다는 루소나 크로포트킨의 생각이 일리있어 보인다.

"지평선 위에 검은 점들(소수의 약탈자)이 조금씩 나타나면서.." 
저 검은 약탈자로 부터 내가 지켜주마....(보호자?)를 자청하며 사람들을 모으고 부하를 거느리고 자연스럽게 권력을 거머쥔 또다른 검은 점이 탄생한다.

그 검은 점은 자신에게 유리한 법을 만들고 대다수의 힘없는 자를 지배한다.
'경제수단'으로써의 차지가 아닌 '정치수단'으로써의 욕구를 충족하는 소수의 지배층.

그들이 만든 경계가 국가가 아닐런지.
그 경계안의 사람들이 국민이 아닐런지.


약간의 변화는 있을 수 있겠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은 소수의 검은 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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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
이수태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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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에세이를 보는 매력이랄까(?) 누군가의 생각과 삶을 바라보는 느낌..으로 펼쳐든 『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
1부만 보아서 뭘 알까만은 왠지 청렴했을게 느껴지는 35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끝내고 지금은 에세이스트로 이 책 『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에서 감히(?) 저자 이수태님의 오래된 경험과 생각을 들여다본다.

누가보면, 특히 지금 한참 힙합을 듣고 편리한 자본주의 산물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이 보면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시골 생활과 그래도 아직은 이웃의 정이 남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나로서는 정겹고 따뜻하다.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이었을 청계천의 모습하며 소박한 그의 살림살이와 그 변천사들을 보면서 나도모르게 나의 아버지를 떠올린다.
"세상에서 돈이 제일 무섭다고." 자주 말씀하시던 나의 아버지는 통장을 만들어선 통장을 장롱 뒤로 던지셨다고 한다. 입금은 하되, 출금을 하지 않기위한 나름의 방법이었다고...

당신은 어렵게 생활하면서, 자본주의의 편리함을 받아들이지 않은채 자식들에게만은 편한 삶을 살게 해주시려 평생을 애를 쓰다 쪼글해진 나의 부모님. 저자 이수태님에게서 아버지의 향수를 느낀다.


1부에 실린 짤막한 13개의 글이 주는 느낌을 고스란히 가슴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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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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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 이창실 (옮김) | 1984books (펴냄)

.............

그 책이 있기 전, 글이 써지기도 전에 모든 것이 시작된다.

위대한 책은 그 책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에 시작된다.

어떤 책이 위대하다는 건, 그 책에서 점차 드러나 보이는 절망의 위대하다는 건,

그 책에서 점차 드러나 보이는 절망의 위대함을 의미한다.

책 위에 무겁게 드리워져 책이 태어나지 못하도록 한참을 가로막는 그 모든 어둠을 의미한다.

책은 그렇게 시작된다.

이 작고 예쁜 책이 구겨지고 틀이 엉성해지도록 읽고 또 읽은.. 오랜만의 에세이다. 프랑스 대표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CHRISTIAN BOBIN의 작품. 펼침과 동시에 그의 문체에 빠져들었다. 나를 향한, 모든 독자를 향한 그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가슴에 펴져든다. 그러나 묘한 향기와 함께.... 당신이 내 고독의 원인은 아니다. 고독은 당신보다 훨씬 앞서 내 안에서 잠자고 있었다. 당신은, 그것을 깨어나게 한 당신은, 그 고독을 가장 닮은 여자일 뿐. 시인의 팬 끝에서 나온 문장들이어서인지 매우 아름답다. 명확함보다는 몽롱함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내 듯 그의 문장을 온전히 담기 위해 여러 번을 읽어야 했다. 단순하게 읽고 지나치려다... 어느새 읽었던 페이지를 다시 보고 있는 나를 느낀다. 분명 보고자 해서 보는 .. 그렇게 그의 문장들이 내 안의 무언가를 자극한다. 아름답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문장과 문장이 어둠에서 밝은 곳으로 나오는 느낌이랄까? 나를 깨우는 느낌.

책, 독서, 사랑.... 그가 책 속에 담아놓은 여러 소재 중 단연 '책'에 대한 문장들에서 더 집중하는 나를 발견한다. 피로와 지속적인 분망함 속에서는 가능하지 않는 경험. 책을 읽지 않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크리스티앙 보뱅은 그가 말했 듯 황금도 잉크도 박탈당한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일까? 그들은 결코 읽지 않을 한 권의 책을 그들에게 바치기 위해 글을 쓴다고...




날 것인 삶을 생각해 본다.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소리,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 아무것도 추가하지 않은 고독...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던 단어와 단어가 합쳐져 만들어진 문장, 문장들. 쉽게 읽을 수 없는 묘한 맛이 있었다.

아주 작은 보뱅의 산문은 그에게 빠지기에 충분했다. 시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한 그가 만들어 낸 장면 속에 어느새 풍덩. 그가 보는 무엇인가를 함께 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조용한 날 어딘가에 편하게 기대어 읽기 좋은 산문.

책을 정리하면서 생각해 보았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보뱅이 말한 것처럼 내가 책을 읽는 건, 고통이 제 자리를 찾게 하려는 것인 듯...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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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딜레마 - 국가는 정당한가
홍일립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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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맘에 드는 신간 인문 에세이!

1장. 국가는 정당한 조직인가?
국가라는 추상적 개념을 근거하기 위해 무엇을 기준으로 삼으면 될 것인가?
내가 내는 세금이 어느 나라에서 쓰이나? 대한민국? 그렇다면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대한민국은 나의 국가.

국가란 정당한 것인가?
국민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된다면 정당하다 할 수 있겠지만.
국민의 뜻을 근거로 해야 하는 헌법은 국민의 뜻을 진정하게 반영하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헌법!
국민의 뜻으로 만들어졌는가? 과연 어느 나라 법이 그 나라 국민의 뜻을 그래도 반영하는가.

그럼에도 우리는 국가를 정당하다 할 수 있을까?

인지하지 못하고 당연시 여겨왔던 국가의 정당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내용으로 1장이 꾸려져 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


- 이런 흔들림이 너무나 설렌다. 나를 흔들어 깨워주는 책의 냄새! 멋진 책이다. 




(출판사에 지원받아 읽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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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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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 홍한별 (옮김) | 민음사 (펴냄)

지니야! TV 켜줘. 지니야! 불 꺼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상에 살고있으니 허구임에도 허구로 느껴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최근 상상의, 현실가능성의 종점에 이르는 생각을 하게하는 영화나 책들을 많이 본 것 같다. 아이를 낳아주는 기계같은 여자들이 존재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되지 않는 세상. 로봇이 인간세상에서 인간과 함께 소통하고 로봇 스스로 생각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세상은 과연 먼 이야기일까. 로봇 역시 하나의 인격체처럼 자립적 사고가 가능한 세상. 행복하기도, 슬프기도한 감정의 로봇! 얼마 후면 지금의 나의 상상이 우습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물을 사먹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었던 1987년 이야기를 보고 웃었던 기억이 있으니.... .

매니저가 스위치를 눌러 셔터를 끝까지 올리자 우리는 쏟아지는 눈부신 빛에 뒤덮였다.

"클라라, 우리가 쇼윈도에 가게 되면 양분을 아주 많이 받아서 다시는 부족해지지 않을거야."

아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만들어진 AF(Artificial Friend).

태양을 자양분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인공지능 소녀 로봇 클라라




특별한 인연이라 믿으며 조시의 AF가 된 클라라. 조시는 아픈 소녀였다. 조시의 부모는 안스러운 조시를 위해 소녀가 원했던 AF-클라라를 집으로 데려왔다. 클라라는 조시의 집에서 인간의 감정과 다양한 모습을 경험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절대적이었던 태양을 맹신하며 조시 역시 태양만이 치료할 수 있다 믿는다. 자신의 일부를 내놓는 희생을 감행하면서 조시의 건강을 소망했던 클라라.

조시는 조금씩 성장하고 성장한다. 조시를 보며 조시의 가족을 보며 생각하고 느끼는 클라라를 바라본다. 가엾기도 하고 숭고하기도 한.. 클라라는 알고있었다.. 자신이 있어야할 곳을.... 클라라가 느끼는 감정들은 한낱 기계로써의 그것이었을까? 고스란히 느껴지는 클라라의 외로움. 그럼에도 클라라는 후회하지 않았다. 진정한 사랑이 깃든 클라라의 마음이 느껴저 울컥한적이 여러번.

지은이 가즈오 이시구로가 이 책 『클라라와 태양』 을 통해 하고싶었던 말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너는 인간의 마음이라는 걸 믿니? 신체 기관을 말하는 건 아냐. 시적인 의미에서 하는 말이야. 인간의 마음. 그런 게 존재한다고 생각해? 사람을 각별하고 개별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 만약에 정말 그런 게 있다면 말이야. 그렇다면 조시를 제대로 배우려면 조시의 습관이나 특징만 안다고 되는게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걸 알아야 하지 않겠어? 조시의 마음을 배워야 하지 않아? 조시의 마음은 방안에 또 방이 있는 이상한 집을 닮았을 수 있지요. 하지만 이게 조시를 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 저는 최선을 다하겠어요.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든다. 클라라를 만든건 분명 인간일것이다. 사람들이 클라라에게 보여준 약간은 메마른? 감정들. 그 감정을 지닌 사람이 만들어낸 로봇 클라라는 감정이 풍부했다. 자신은 그렇지 못한데 풍부한 감정의 로봇을 만들었다면.... 인간의 감정은 태초부터 너그러운 감정을 가진게 아니었을까? 우리에게 필요한건 나의 외로움을 달래줄 AI가 아니라 감정을 나눌 진정한 친구라는것을....

너무나 필요하지만 더이상은 인간에게서는 자라나지 않는 감정을 로봇에게 심어놓은 이 씁쓸한 이야기. 내 가슴속에서 클라라는 더이상 로봇이 아닌 친구처럼 존재할 것이다. 감명깊었고, 벅차면서도 한편으로는 쓸쓸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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