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
박티팔 지음 / 웨일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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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

박티팔(지음) |웨일북(펴냄)






"살아 있는 동안 누워서 똥을 싸는 시간이 좀 짧았으면 좋겠습니다."

매일 아침 똥을 쌀 때마다 "아직은 이 지독한 똥 냄새를 나만 맡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감사 기도를 드린다.

( 책을 펼치자 마자.... )



태어나서 3년, 죽기 전 3년. 인간에게는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숙명과도 같은 시기가 있다. 그 시간 중 죽기 전 3년은 조금이라도 짧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누구라도 하지 않을까? 나의 소원과도 같은 박티팔 씨의 이 한 문장의 소원은 책을 덮고 나서도 절대 잊지 못 할 문장이 되어 버렸다.


행복한 삶을 살기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건강. 의학의 발달로 신체적 질병이야 이제 크게 두렵지 않은 세상이 되었지만 정신적 질병은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저자 박티팔 씨는 그런 정신적 괴로움을 치료해주는 직업을 가졌다. 그동안 접해왔던 계발서, 에세이처럼 사람을 대하고 마인드컨트롤을 위한 도서라고 생각한다면 아마도 크게 놀라게 될 것 같다. 이 책은 매우 특별하다. 이 특별한 이유는 그녀의 직업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사람을 대하는 자세랄까? 관계에 대한 남다른 개념 정리랄까? 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 일상의 상황을 나를 위한 세계에 맞춰 인식하고 저장한다면 적어도 누워서 똥싸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람이 느끼는 정신적 고통은 아마도 관계속에서 이루어지는 스트레스가 주 원인일 것이다.

수없이 보아왔던 계발서나 에세이와 다르게 이 책 <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은 독자를 위한 원활할 관계 지침서가 아니었다. 저자인 박티팔씨 스스로의 감정 정리를 위해 쓴 글이라는 점이 매우 신선했다.


이 책을 보면서 박티팔씨가 너무나 궁금했다. 몇 해 전에 보았던 'B급 며느리'라는 책이 떠올랐다. 누가 보면 4차원? 괴짜?이려나?

사실은 나도 책을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편적이지 않게 느껴지는 박티팔씨의 삶의 태도랄까? 사람들을 대하고 생각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된다.

나는 '8:2 원칙'을 사용한다. 8은 긍정, 충족, 만족의 비율이고, 2는 부정, 거절, 기다림의 비율이다. 아이들이 놀이터에 가자고 하면 10번중 2번은 거절한다는 건데, 그 이유가 비가와서 일 수 있지만 단지, 내가 귀찮아서 일 수도 있다. 박티팔 씨는 사실 70점짜리 엄가가 목표다. '뭐 그만하면 그런대로 괜찮은 엄마'127p라는 의미로 그녀의 생각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뿐일까. 부모, 남편, 직장동료, 친구등 모든 관계에 있어 70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박티팔 씨의 이야기가 그녀가 괴짜여서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티팔 씨의 직장에서의, 가족의, 일상의 많은 에피소드가 담겨있는 이 책 <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은 무겁지 않은 드라마를 보는 느낌을 준다. 때론, 참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때론, 박티팔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역시 박티팔 씨도 나와같은 감정을 가진 평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업도 환경도 모두 다르지만 살아가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상황 상황 대처하는 생각과 행동은 모두 다를것이다.


'나만 힘든가?' 라고 느껴진면이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한 번쯤 보면서 위안을 삼거나 조언으로 받아들여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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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웃는 숙녀 비웃는 숙녀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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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오기도 전부터 다들 흥미롭게 얘기하는걸 들었어요. 얼마나 재밌으면.... 이렇게 소문이 나는건지?
엄청 기다리고 있어요. 빨리 보고싶어요^^ 나카야마시치리 하면 반전, 반전소설 하면 나카야마시치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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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The Power
나오미 앨더만 지음, 정지현 옮김 / 민음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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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THE POWER

NAOMI ALDERMAN (지음) 정지현 (옮김)민음사 (펴냄)


                                                                                                                   





인간에게는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믿음이 하나 있다. 

사냥꾼이 되거나 사냥감이 되거나 둘 중 하나다. <책 속에서 p334>

누가 뱀이고 누가 성모지?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이지? 누가 선악과를 먹으라고 꼬드겼지? 

누가 힘을 가졌고 누가 힘이 없지? <책 속에서 p400>



.....




내가 가장 좋아하지 않는 사이언스 픽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갖춘 허구가 아니라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내가, 이 책<파워>에 흡수될 수 있었던건 저자 '나오미 앨더만'이 보여준 명확한 두가지 때문 이었다. 첫 장 부터 꾸준하게 펼쳐지는 등장 인물들의'흥미로운 사건들. 그 재미가 첫 번째 이유였고, 앨리라는 소녀가 '이브'라는 이름을 쓰게 되면서 '수준높은 메세지'를 품고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두 번째 이유였다. 최초의 인간 아담과 이브. 앨리가 이브가 되던 순간부터 이미 '나오미 앨더만'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여성이 원하는 진정한 의미의 Gender Equality가,주체가 달라진 Sexisme을 의미하는 것이었던가? 이 책 THE POWER를 통해 생각해 본다.



기막힌 사연들.

엄마가 내 눈앞에서 강도에게 살해 당했다. 여자라서, 힘이 없어서 강도를 제압할 수 없었던 록시는 무너져야 했다. 분노!!

입양된 아이 앨리는 의붓 아버지에게 상습적 성폭행을 당한다. 엄마도 알고있지만, 아버지의 폭력이 무서워 모른척 한다. 분노!! 록시와 앨리에게 나타나기 시작한 특별한 능력. 소녀들이 마음만 먹으면 그녀들의 몸에서 나오는 전기로 상대를 감전시켜 정신을 잃게 할수도 있고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크고 작은 파워가 소녀들에게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 저기 소녀들에게서 특별한 능력이 만들어 낸 사건 사고로 시끄럽다. 그런 중에 딸 아이마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이를 지켜봐야하는 마고. 우연한게 소녀들의 능력이 실현되는 상황을 카메라로 찍게 되면서 영상을 방송사에 팔고 큰 돈을 벌게된 남성 툰데.

소녀에서 여성으로.

'소녀의 날'을 만들고 특별한 능력이 소녀에서 여성으로 번지며 다름아닌 '여성공화국'이 설립된다. 앨리는 어머니 이브가 되어 종교관 마저 바꿔버린다. 여자이신 하나님(p106).이제 모든 것이 여성중심이 되고, 힘을 갖게된 여성들의 반란이 시작된다. 앨리를 중심으로 파워를 갖게된 여성들은 과연 행복했을까....






성평등이 틀렸다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나 여성이기에 부당한 경우를 당해 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성차별이 정당하다 말하는 사람 또한 없을 것이다. 역시 부당한 경우를 당해 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성평등이 말그대로 동등함을 의미할진데, 이 책 <파워>에는 성평등/성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그저 주체가 바뀐 결국 달라지지 않은 불편한 세상을 보여준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뀐 소설 속 세상엔 여전히 불평등한 여성의 힘자랑이 이어진다. 여성이 주도하면 유연하고 선할 것이라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여성도 감정을 분출할 수 있는 인간이기에 힘을 갖게 되면서 남성 못지않은 폭력성을 드러낸다. 그동안 억압받았던 분노가 제대로 해소되고 불평등 했던 세상이 살기좋은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뀌었나?



.....




허구일 뿐이지만 생각할 거리는 충분했다. 억울하다!! 부당하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책을 덮을 즈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살짝 떠올랐다. 죽도록 일만하는 동물들의 반란으로 농장주를 쫒아내고 농장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면서 많은 동물들에게 공평한 세상이 열릴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또다른 동물 군주가 나타난다. '사람이 개인지, 개가 사람인지...' 사람에서 개로 바뀌었을뿐 권력을 쥔 자의 폭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권력 자체만을 목표로 하는 혁명은 주인만 바꾸는 것으로 끝날 뿐 본질적 사회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미투 사건을 비롯해 여성의 권리주장, 평등주의 외침은 사회적으로 많은 파장을 잃으켰다. 남성들이 착각한 성 우월성은 사회에서 비난받고 매장당하는 사회가 되었다. 남녀평등은 그 주체가 '남자에서 여자'가 아닌 '남자와 여자, 여자와 남자'를 의미한다는 것을 인식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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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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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없는 세계

미우라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은행나무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겐 큰 관심이 없고, 다른것에 그것도 감정이 없을것 같은 식물에만 관심을 보인다면... 그래서 나의 구애는 아랑곳 하지 않고 식물얘기만 늘어놓는다면 난 어떤 기분일까? 자존심이 상하겠지?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의 마음을 쉽게 거두고 말겠지?

그렇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없을거야. '미우라시온'의 '사랑없는 세계'라는 우연히 접한 도서에서 그런 사랑을 발견한다.

진정한 사랑이 꼭 남녀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본다. 나를 보지 않아도 내가 바라보며 존중하고 이해함으로써 사랑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본다. 진정한 사랑은, 어쩌면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는것 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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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사랑에 빠진 그녀, 모토무라.

식물이 우직하게 빛을 추구하며 살고 있는 것을 쓸데없는 일이라고 할 수 없다면, 태어난 이상은 뭔가의 일을, 연구를, 사랑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간을 향하여 그건 모두 쓸데없는 일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연구를 해야지 왜냐하면 나에게는 그것이 굉장히 즐거운 일이니까. 현미경으로 세포를 보고 있으면 '오오, 식물도 나도 살아있구나.'하는 생생한 느낌이.... .188p


요리가 좋아, 오직 자신의 요리로 손님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꿈인 남자 후지마루. T대학의 자연과학부에 음식 배달을 가게되면서 후지마무의 마음에 녹아든 여인 모토무라. 하필 식물을 사랑하는 모토무라가 식물만을 사랑하는 여인이었을 줄이야.

식물에 대한 연구와 식물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남자 사람을 사랑하기 보다는 사랑 없는 세계의 식물이 더 좋다는 그녀. 이름 모를 식물 떄문에 후지마루가 보이지 않는 그녀. 하지만,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후지마루는 그런 그녀가 더 사랑스럽다.

후지마루도 실상은 요리밖에 몰랐던 남자이긴 하다. 무언가에 집중해본 적이 있어서 일까? 자신이 연구하는 애기장대에 대한 열정을 가진 모토무라를 바라보는 후지마루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인지 후지마루는 자신의 요리로 그녀의 옆에서 잔잔한 지지를 해주는 모습이다.

그 마음 역시 사랑인지라. 주변의 충고에도 모토무라에 대한 후지마루의 사랑은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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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는 뇌도 신경도 없어요. 그러니 사고도 감정도 없어요. 인간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개념이 없는 거에요. 그런데도 왕성하게 번식하고 다양한 형태를 취하며 환경에 적응해서 지구 여기저기에서 살고 있어요. 신기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감정도 없는 식물을 조건없이 사랑하는 모토무라. 남자에겐 관심도 없는 모토무라를 사랑하는 후지마루.

결국 모토무라의 경쟁자는 식물이었던 것이지만, 후지마루에게선 질투나 시기가 보이지 않는다. 식물이야기를 하면서 열정을 보이는 그녀가 사랑스럽기만 하다.



특별한 소재여서 훅~ 빠져들었던 것 같다. 사람이 가지는 이성에 대한 욕심이나 시기가 아닌 평온한 미소가 드리워진 잔잔한 드라마이다.

모토무라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사실상 이를 바라보고 그럼에도 변함이 없는 후지마루의 본심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결말은 둘이 하나되는 것 이련만 이 이야기는 그런 결말이 없음에도 따뜻하다.

나 역시 음악에 빠져 한동안 음악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던 시절이 있었기에 모토무라의 식물에 대한 애정을 공감할 수 있었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의 마음 역시 누군가를 한없이 사랑해 본 경험이 있기에 감동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머리아픈 이야기도 아닌, 흥미위주의 이야기도 아닌,

사랑. 그런 순수한 시절을 떠올리게 할 수 있는 이야기였기에 누구나 동요될 것 같은 스토리였다.

순수했던 시절 나는 무엇에 빠져있었던가를 회상하고 싶다면 한번쯤 이 책과 함께 쉬어가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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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 시간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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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 시간

오승호(지은이) / 이연승(옮긴이) /블루홀6




고미네마치를 가로지르는 현 도로의 교통사고가 빈발하는 급커브 출구 쪽 지점에 웬 골판지 상자가 놓여 있었다. 상자를 발견한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버렸다. 좋지 않은 느낌이 타이어를 통해 전해졌다. 운전자는 부랴부랴 차에서 내려 엉망진창이 된 상자를 확인했다. 상자 안에는 끔찍하게 변해 버린 토끼의 사체가 있었다. '생물 시간을 시작합니다.'빨간색 크레파스로 적힌 선정적인 문구.

유치원에 다니는 여자아이가 마을 공원에 있는 철봉에 매달린 채 엉엉 우는 모습으로 발견 되었다. 철봉에는 공업용 접착제가 발려있어 여자아이는 철봉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었고, 구출됐을 때 그 아이의 손바닥은 이미 너덜너덜해진 것으로 모자라 양어깨가 탈구되기 일보 직전의 상태였다. 아이의 등 뒤에 '체육 시간을 시작합니다.'라는 문구가 역시 빨간색 크레파스로 씌여 있었다.

기금까지는 그랬다. 단순 경범죄인가?


이야오기가는 긴키 지역에서 이름난 동시에 이곳 나루카와시를 대표하는 명망가 집안이다. 장남인 아오야기 난보가 히메산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되었다. 독극물(농약)에 의한 자살이었다. 난보의 시체 옆 벽에 '도덕 시간을 시작합니다. 죽인 사람은 누구?'라는 문구가 빨간 스프레이로 씌여 있다.

자살일까?타살일까? 이쯤되니 모방 범죄인가?


나루카와 제2초등학교 미술부에서 아이가(도모키) 그린 그림이 갈가리 찢긴 채 보란 듯이 미술실 한가운데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림의 찢어진 부분에 '미술 시간을 시작합니다.'라는 문구가 씌여 있었다.

어쩌면 중범죄인가?


13년전 나루카와 제2초등학교에서 있었던 강연의 초대 강사 마사키 쇼타로. 강연이 한참이던 중 한 남자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로 걸어간다. 3초의 짧은 순간. 그리고 마사키는 그자의 칼에 맞아 즉사했다. 살인자의 이름은 무카이 하루토.

300명의 청중이 한입으로 증언한 바, 무카이 하루토는 동기불명, 자백없음. 정신감정 거부, 책임 능력 있음 그리고 묵비권을 일관하는 살인자로 15년 형을 구형받아 복역중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누구에게도 살인이유와 동기 무엇도 말하지 않던 무카이는 '이것은 도덕 문제입니다.' 라는 한 마디만을 남겼다.



도덕.흔하디흔한 그 단어가 두 가지 사건을 기묘하게 연결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고자 하는 오치. 그 작업에 끼게된 후시미. 둘 사이 좁혀지지 않는 싸늘한 기운. 영상 저널리스트 후시미는 오치의 설득에 '퀘스천 오브 모럴리티' 약칭 'QM' 제작에 합류하게된다. 증언자들과의 인터뷰 도중 오치의 도를 넘는 질문에 사사건건 부딪히던 두 사람. 보는 독자의 눈에도 오치의 정체가 궁금하다. 무카이의 살해 동기가 궁금하다.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흐름의 연관성을 두고 쉽게 미끼를 주지 않는 오승호 작가. 복수를 위한 동기로 여겨질듯 하지만 복수가 아닌듯 복수. 누구를 향한 복수? 세상을? 부모를? 어쩌면 자기 자신을?



미스터리 추리 소설일 뿐이니 재미와 극적인 반전만이 존재했을까?

이야기속에는 철학적 메세지가 숨겨진 묵직한 장르를 담고 있었다.

제목이 지닌 궁금증은 그저 억지로 꿰어진 것이 아닌,

나를 향한 지은이가 던지는 질문처럼 느껴진다. '도덕'

이 세상에는 절망만이 평등하다며 큰소리를 칠지 몰라.

정말만큼 사랑이라는 것도 평등하다고. 책을 덮을 무렵__.




...........


추리소설 한 편 보면서 이렇게 스티커를 많이 붙혀본 적이 있었던가? 추리소설을 보면서 기대하는것이 재미와 스릴만큼이나 '반전'이란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더한 반전 지독하게 상상을 초월하는 반전을 꿈꾸게 되는가 보다. 하지만 모든 추리소설이 비슷비슷한건 나만의 기분일까? 재미를 향해 나아갈 수 없었던 장르소설의 단점. 이젠 너무 많은 추리소설을 접하다보니, 이정도쯤이야.. 싶은 반전들을 꽤 많이 접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 <도덕의 시간>의 반전이란 작가에게 실컷 놀아난 기분이랄까? 도덕이란 중엄한 단어앞에서 뭔가 있으려니 싶은 정도의 반전을 기대했다면 긴장하시라!!!! 살인자의 역경의 과거를 들춰내어 독자를 혼동시키고 결말을 예상케한 오승호 작가.


뻔하디 뻔한 반전을 예상했다면 그 역시도 오산이었다. '선'과 '악'을 두고, 살인자라서 악한것은 물론이고 살인의 이유 자체가 '악'한, 그래서 도저히 정상참작이 되지 않는 반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감히, 어설픈 글쓰기로 평가하기 곤난한 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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