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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 소녀를 구하는 자 - Goodbye to Fate
니시노 료 지음, 후지 초코 그림, 정은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마인 소녀를 구하는 자'는 라이트 노벨(Light novel)이다.
'라이트 노벨'이라는 장르의 구분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소설에는 캐릭터의 모습 및 상황을 묘사한 그림이 들어가 있다.
글에서 캐릭터를 묘사하지 않더라도 그림을 통해 캐릭터에 대해서 알 수 있고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상상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라이트 노벨이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라이트 노벨이라는 장르에 어울리는 소설은 '코믹, 청춘, 먼치킨'과 같은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될만한, 심각하지 않은 분위기의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독 라이트 노벨라는 장르에 먼치킨 이세계물이 많은 이유가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마인 소녀를 구하는 자'는 이세계를 다룬 소설이지만, 이세계물이라고 말하는 요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다른 소설이다.
이세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현대의 인물이 여러가지 사정으로 이세계로 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이세계를 살아가는 사람이 주인공인 이야기다.
이세계물의 장점 중 하나가, 현대의 인물이 이세계로 가는 것이기에 주인공의 여정에 몰입을 하는 것이 쉽다.
이세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와 주인공의 상황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마인 소녀를 구하는 자'는 위 상황과 다른데다가 위에서 언급한 라이트 노벨에 어울리는 밝은 분위기가 아닌, 진지한 분위기를 지향하는 소설이다.
이 진지하다는 것은 몰입을 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캐릭터에 공감을 해야하기 때문인데, 이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그 캐릭터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설의 첫장은 글을 계속해서 읽을지의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장이다.
하지만 절반에 가까운 페이지를 나중에 등장할 인물들의 소개에 활용하고 정작 가장 중요한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짧다. 거기에다가 흔하디 흔한 클리셰인데다가 활용한 페이지도 적으니 더욱더 매력이 없다.
'마인 소녀를 구하는 자'처럼 이세계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다루었으며 진지한 소설이고 주인공과 여주인공이 만나며 이야기가 시작하는 라이트 노벨이 있다.
늑대와 향신료.
상황마저 비슷한 소설로는 '슬레이어즈'가 있다.
위의 두 소설에 비교하자면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생각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수도 있지만, 같은 생각으로 책을 덮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진지하다는 것은 몰입을 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라는 말처럼, 진지한 소설이 갖고 있는 이야기의 힘은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그 끝에는 창대해진다.
'마인 소녀를 구하는 자' 진지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