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되겠지 - 호기심과 편애로 만드는 특별한 세상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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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이란,

누군가의 짐짝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나에 대한 배려 없이 무작정 흐르는 시간을

견디는 법을 배운 다음에 생겨나는 것 같다.

그래, 버티다 보면 재능도 생기고

뭐라도 되겠지.

 

뭐라도 되겠지. 책 제목을 보고 나면 묘한 희망이 샘솟게 된다. 표지를 열자마자 바로 보이는 이 글귀. 본문 중 한 부분이며 편집자들로 하여금 책 제목에 영감을 주게 만든 본문의 한 부분을 책 바로 앞에 실어놓았다. 토닥 토닥, 위로를 해 주는 느낌이다.

 

얼마 전 <놀러와>에 출연한 그룹 백두산과 부활을 보고 마음이 짠했다. 나의 전설들은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다. 모텔을 운영하며 카운터에 앉아서 기타를 연습하는 베이시스트와 각종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며 음악 활동을 하는 드러머 얘기를 듣고 있자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졌다. 하긴, 요즘 누가 헤비메탈 음악을 듣나. 불러주는 데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다른 무엇을 포기하고 있었다. 시간을 포기하고, 돈을 포기하고, 또 다른 어떤 것을 포기한 다음,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결국 인생은 어떤 것을 포기하는가의 문제다. 선택은 겉으로 드러나지만 포기는 잘 보이지 않는다. 돈을 많이 벌기로 선택하고, 결국 돈을 많이 벌게 된 사람이 어떤 걸 포기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얼마나 기분 좋게 포기할 수 있는가에 따라 인생이 즐거울 수도 있고 괴로울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돈과 성공과 권력을 포기하고(글쎄, 포기하지 않았어도 거머쥐긴 힘들었겠지만) 시간을 선택했다. 바쁘게 사는 대신 한가한 삶을 선택했다. 즐겁게 포기할 수 있었다. 남는 시간에 기타도 칠 수 있으니 부러울 게 없다.

 

이 부분이 참 좋았다. 흔히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저 돈을 벌기 위해 개인적인 시간을 포기했다고 친구 관계를 희생했을 것이라고 독하다고 이야기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배고픔을 감수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정된 생활을 포기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만, 그 둘이 본질적으로 같다는 것은 신선했다. 보통 어느 한 쪽의 편을 들면서,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면서 평생을 산다는 것은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일갈하거나,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좋아하는 일에만 매달리는 것은 한심하다고 평가하며 인생의 어느 한 요소에만 특별히 집중하기 마련인데, 사실 인생이란 수많은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어느 것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진리이며, 무엇을 선택하든 그것은 그 사람의 선택이므로 과도한 비판도 주제 넘는 칭찬도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영화 <즐거운 인생>과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생각났다.

 

일본의 동화작가 고미 타로의 책 『어른들(은, 이, 의) 문제야』에는 나처럼 산만한 사람들에 대한 글이 나온다. "저는 마음이란 산란해지기 위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란해지지 않는 마음은 이미 마음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마음 심心이라는 글자를 좋아하는데, 특히 그 글자의 생긴 모양이 시선을 모읍니다. 권權이나 군軍같은 글자는 획들이 모두 확실하게 붙어 있지만 심心은 각각 떨어져 있습니다. 즉 처음부터 산만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산란하게 하지 말라는 것은 마음을 갖지 말라는 뜻이며, 깜짝 놀라고, 두근거리고, 용기 없이 우물쭈물하는 등의 인간적인 감정을 갖지 말라는 뜻입니다"라는 구절을 읽는 순간 눈물이 날 뻔했다. 몇십 년 동안 억울하게 뒤집어썼던 누명을 벗어버린 느낌이었다. 산만해도 괜찮다고, 산만한 게 나쁜 건 아니라고, 고미 타로가 나를 위로해주었다.

 

나도 읽는 순간 눈물이 날 뻔했다. 어렸을 때 부모님께 들었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잡생각'이라는 단어였다. 책상 앞에 앉아서 잡생각하지 말라고, 공부에 집중할 때 잡생각하지 말라고. 부모님 말씀 덕에 나는 잡생각을 죄악시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 덕에 그럭저럭 괜찮은 대학에 가서 취직해서 밥 먹고 산다. 하지만 간혹, 그 어린 시절에 한없이 뻗어나갔던 잡생각을 가지치지 않고 그대로 놓아두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든다. 가지 탓에 뿌리마저 뒤흔들린 어른이 되었을까. 비록 지금은 뿌리가 튼튼한 어른이 되었다만, 한번쯤 바람에 가지들이 휘둘리고 엉키는 경험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서이다.

 

물론 이 책에 실린 모든 글이 전부 좋았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이 사람의 주장이 위험하다고 여겨진 적도 있고, 때로는 고개를 갸웃하며 한쪽으로 너무 치우친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책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발명가 김씨'라는, 김중혁이 직접 그린 만화와 함께 이런 저런 발명품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코너가 있는데, "안전벨트를 꼭 매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나의 목숨을 걱정해주는 걸까요? 왜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할까요? 가끔 안전벨트가 그려진 옷을 입어보고 싶습니다."라는 대목에서는 분명히 작가는 웃자고 쓴 말인지 확실히 알겠음에도 불구하고 죽자고 달려들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이들의 편식에 대해 옹호하면서 시행착오를 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너무 나갔다 싶기도 하고. 다 큰 어른이 편식하는 것보다 오히려 어렸을 때 편식하는 것은 더 치명적이라는 생각과 함께, 공부를 잘하라는 주문도 아니고 반장을 하라는 주문도 아니고 그저 음식을 골고루 먹으라는 그 주문, 어머니의 그 주문을 그냥 감사하게 받으면 안 되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부분들 때문에 이 책 전체의 인상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김중혁의 산문들은 언제나 그랬듯이, 따스하며, 발랄하고, 살짝 살짝 발칙한 부분도 있다. 그래서 좋다.

 

마지막으로 책 전체에서 내가 가장 좋았던 마지막 부분. 이 부분은 일러스트가 압권이다. 책을 펼지면 두 페이지에 걸쳐 새까만 밤하늘에 별이 총총 떠 있는 배경으로 본문은 흰색으로 인쇄되어 있는데, 괜히 뭉클해진다.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친구들과 저렇게 놀면 참 재미있겠다 싶다가도 텐트에서 자는 모습을 보고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곤 했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늘 "밥은 밖에서 먹어도 잠은 집에 들어와서 자라"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제가 밖에서 좀 많이 잤죠. 어머니), 지금은 그 말의 깊은 뜻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나는 어찌나 예민하신지 잠자리가 바뀌면 쉽게 잠들지 못한다. 텐트에 누워 있으니 어머니의 말씀이 귓전에 들리는 듯했다.

"얘야, 어서 집으로 돌아가서 편히 자라."

그러고 싶었으나 그러긴 힘들었다.

텐트에 누워 있으니 우주에 나 혼자뿐이라는 기분이었다. 주위에 사람들이 있는 걸 뻔히 아는데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모든 문명이 사라지고 역사가 없어지고 미래는 확신할 수 없는, 그런 세상에 덩그러니 나 혼자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예민해서 그런 것이겠지만, 호들갑을 떠는 것이겠지만, 외로웠다.

스톡홀름의 한 호텔에 누워 있던 때가 떠올랐다. 아마 스톡홀름 시내에서 가장 싼 호텔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그 방에는 창문도 없었다. 고시원 정도의 크기였다. 호텔의 침대에 누워 있으니 내가 이곳에서 도대체 뭘 하고 잇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시간과 공간과 사람들이 모두 나를 신경 쓰지 않았다. 이대로 죽는다고 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았다. 창피한 얘기지만, 그때 나는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글쎄, 누가 죽인대?) 살아서 한국으로 돌아간 다음(글쎄, 누가 돌아가지 못하게 한대?) 가족들도 만나고 떡볶이도 먹고 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아주 작은 호텔, 그중에서도 창문 하나 없는 작은 방의 코딱지만 한 침대에 누워서 반드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그 순간을 나는 지금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다. 사람들이 캠핑을 떠나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나처럼 유치한 마음이야 먹지 않겠지만 시간과 공간과 사람들이 간섭할 수 없는 곳으로 떠난 다음 그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봐야겠다'하는 의지를 되새긴 후 돌아오고 싶은 것은 아닐까.

내가 스톡홀름의 작은 호텔방에서 외로워했던 것처럼 지금 이시간 서울의 어딘가 작은 쪽방에서도 반드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사연이야 어떻든 모두들 외로워하며 버티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서울은, 도시는, 야생보다 더욱 무서운 곳일지도 모른다. 자,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남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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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노래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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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으려고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구매하기로 결정한 책.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 표지와 삽화에 부록까지. 어쩌면 이렇게나 깜찍하게 마음에 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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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엮음.옮김 / 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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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단 책소개부터 옮겨놓고 싶다. 

 

20세기 가장 사랑받는 작가이자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애서가 헤르만 헤세. 그가 쓴 3천여 편의 서평에서 가려 뽑은 가장 빼어난 73편의 글. J. D 샐린저, 카프카, 토마스 만 등 세계문학의 고전들부터 공자, 노자, 붓다, <우파니샤드>와 <바가바드기타> 등 동양의 걸작들에 이르기까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헤르만 헤세가 시대를 뛰어넘어 살아남은 작품들을 가려내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헤르만 헤세는 평생에 걸쳐 독서의 안내자 역할을 했다. 스물한 살인 1898년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들>을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00년 스위스 일간지 「알게마이네 스위스 신문」에 처음으로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시인이 아니면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아" 명문 마울브론 신학교에서 도망친 후, 서점에서 조수로 일하던 시절이었다.

헤세는 서점에서 일하며 신문 문화면에 서평을 기고하던 처음 몇 해 동안이 "가장 최신의 문헌 속에서 헤엄치기, 거기 파묻히는 일이 술에 취한 것과 비슷한 쾌감"이 되었다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독서체험은 물론 자신의 모든 체험을 글로 표현하고 탐색하던 헤세에게 신문 지면은 그런 글을 위한 중요한 통로였다. 오히려 이런 작업이 그의 책들보다 더 알려져 사회생활을 하는 데 상당한 뒷받침이 되어주었다.

당시 그는 서점 직원으로 얼마 되지 않는 임금을 받는 것 말고는 이런 문필작업의 고료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스물세 살인 1900년부터 죽음에 이른 1962년까지 평생에 걸친 헤세의 서평작업이 시작되었다. 이 책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은 그가 쓴 3천여 편의 서평과 에세이 가운데 가장 빼어난 글을 가려 뽑은 것이다.

 

중학교 시절 읽었던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와 같은 소설 덕분에 헤르만 헤세의 이름은 나에게 단단히 각인되어 있었다. 멋모르던 사춘기 시절조차도, 독일인 특유의 절제된 태도와 담담한 서술, 그리고 나와 비슷한 또래들이 겪는 질풍노도를 읽어나가면서 저절로 느껴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감정들. 내 기억에 헤세는 지적이고 차분한 작가였다.

 

순전히 이 책은 제목을 보고 골랐다. 고르고 나서, 엮은이의 말을 보고서야, 내가 헤세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작가보다도 당대에는 서평으로 유명했으며, 사실상 그의 대부분의 수입이 그가 읽은 책에 대한 평가를 신문에 싣는 행위에 바탕했다는 것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신문사 문화면 기자인 셈인데, 이미 소설을 냈으나 그 소설은 크게 인기가 없고 북 리뷰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상상하면 되겠다.

 

요즘도 이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은 많다. 책에 대한 방송도, 책에 대한 책도 많다. 나 또한 그런 방송의 애청자이자, 그런 책의 애독자 중 한 사람으로서, 헤르만 헤세라는 계급장을 떼어 놓고서도 온전히 이 책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옮긴이의 글_ 피로 쓰고 피로 읽다

PART 1. 그토록 가지고 싶은 책들
|스러지지 않는 종류의 것들_ 《안데르센 동화집》
|위안 없는 세계의 아이_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꿈 세계의 구조물_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
|신이 우리를 찾아낼 수 있기를_ 프란츠 카프카의 《성》
|낯선 공간들, 낯선 운명들_ 프란츠 카프카의 《아메리카》
|그 목소리, 그 호흡의 긴 여운_ 막스 브로트의 《프란츠 카프카》
|천의 예술가_ 토마스 만의 《트리스탄》
|아주 오랜 삶의 수수께끼_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감정교육》
|저 은밀한 러시아의 목소리_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미성년》
|카오스로 되돌아가는 사유_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백치》
|유럽의 몰락_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통찰을 삶으로_ 레프 톨스토이의 《일기》
|러시아 문학이 내놓은 가장 아름다운 것들_ 레프 톨스토이의 《유년 시절, 소년 시절, 청년 시절》
|가시 혹은 낙원의 유혹_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
|사랑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_ 로맹 롤랑의 《톨스토이의 생애》
|백 개의 매혹적인 이야기_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세계문학의 확장_ 셀마 라겔뢰프의 《그리스도의 전설》
|영혼의 탐구들_ 슈테판 츠바이크의 《에리카 에발트의 사랑》
|켈트 문학, 정열적인 신음의 언어_ 피오나 매클라우드의 《바람과 파도》
|인간 영혼의 이야기 한 조각_ 켈트 전설 《마비노기의 나뭇가지 네 편》
|종교개혁 시대의 협잡꾼 문필가_ 아그리파 폰 네테스하임의 《모든 기술과 학문의 허영과 불확실
함에 대하여. 즉 이 모든 것이 인류에게 이롭기보다는 해롭다는 것에 대하여》
|가장 사랑받는 독일 민요집_ 아힘 폰 아르님과 클레멘스 브렌타노의 《소년의 요술 뿔피리》
|내가 사랑한 작가_ 크누트 함순의 《시대의 자식들》
|떠돌이 악당과 제겔포스 세계_ 크누트 함순의 《시간이 지난 뒤에》
|미래의 학문_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입문》
|내 작은 비밀_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니체를 기억함_ 헤르만 헤세의 《차라투스트라의 귀환》
|치유할 길 없는 시대의 광증_ 쇠렌 키르케고르의 《선민의 개념》
|근대철학의 안내자_ 니콜라우스 쿠사누스의 《모름의 앎에 대하여》
|부드러운 시인의 영혼_ 프랑시스 잠의 《다리를 저는 어느 소녀의 이야기》
|이 소설은 하나의 세계다_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그의 인생관은 전혀 낡지 않았다_ E. T. A. 호프만의 《수고양이 무르의 인생관》
|아름답고 두렵고 위험한 책_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이토록 지적이고 이토록 문학적인_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
|투명한 세계의 온기_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 제2권
|3세대의 연대기_ 펄 벅의 《아들들》
|잃어버린 것을 향한 사랑_ 카렐 차페크의 《호르두발》
|깊이와 악마성_ 조셉 콘래드의 《서양인의 눈으로》
|열대 동양의 뜨거운 대기_ 조셉 콘래드의 《올메이어의 어리석음》
|인적도 사랑도 없는 삶_ 엘리아스 카네티의 《현혹》
|무장해제시키는 천진한 이야기_ 제임스 힐턴의 《굿바이 미스터 칩스》

PART 1.5 작가들에 대한 기억
|사랑의 이상_ 스탕달
|이 죽음을 죽고, 이 지옥을 밟고 나서야_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삶의 모든 단계에 대하여_ 오노레 드 발자크
|고통스럽고 달콤한 어두움_ 클레멘스 브렌타노
|투쟁과 사랑_ D. H. 로렌스
|거대한 야누스의 사유_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예감을 지닌 사람_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PART 2. 동양을 향하는 눈길
|두 세계의 종합 가능성_ 공자의 《대화》
|붓다와 그리스도 사이_ 노자의 《최고 본질과 최고선의 책, 도덕경》 1
|인류의 목적에 어울리는 사유_ 노자의 《최고 본질과 최고선의 책, 도덕경》 2
|낱말을 넘어 본질로_ 노자의 《최고 본질과 최고선의 책, 도덕경》 3
|뮌헨의 중국문헌에 대하여
|고대 중국의 섬세한 정신_ 열자의 《근원에서 흘러나오는 참된 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화책_ 포송령의 《중국의 유령 이야기, 사랑 이야기》1
|낮과 밤, 꿈과 환상_ 포송령의 《중국의 유령 이야기, 사랑 이야기》2
|인도의 지혜_ 《지혜의 마지막 결론》과 《바가바드기타》
|태곳적 시의 울림_ 《바가바드기타》
|자아 속의 참나를 찾아서_ 알프레트 힐레브란트의 《브라흐마나스와 우파니샤드》
|동양 문학의 걸작들_ 《메스네비》, 《중국 단편소설집》, 《수카삽타티》
|사유와 본질의 원천_ 《중국의 민속동화》
|인도의 동화_ 소마데바의 《동화 강들의 바다》
|태양 숭배의 찬가들_ 귄터 뢰더의 《고대 이집트인의 종교에 대하여》
|강력한 죽음의 노래_ 《길가메시》
|인간 영혼의 구조는 동일하다_ 《남아메리카 인디언 동화집》과 《코카서스 동화집》
|인도 정신의 파도_ 카를 오이겐 노이만의 《붓다의 말씀》
|과거의 종교, 미래의 종교_ 헤르만 올덴베르크의 《붓다의 말씀》
|유럽에 대한 경각심_ 오카쿠라 텐신의 《동양의 이상》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인도_ 헬무트 폰 글라제나프의 《힌두교. 현대 인도의 종교와 사회》 1
|진리는 모습에 있지 않다_ 헬무트 폰 글라제나프의 《힌두교. 현대 인도의 종교와 사회》 2
|영혼으로 인도를 여행한 사람에게_ 《순다. 수마트라 여행》과 《실론. 인도 문화 여행》
|혼인의 성립에 대하여_ 《얼음심장과 귀한 옥, 또는 어느 다행스런 혼인 이야기》
|18세기 중국의 얼굴_ 조설근의 《붉은 방의 꿈》

 

한 때 나의 꿈은 신문 기자, 그것도 문화면 기자였다. 원하는 대로 마음껏 책을 보고, 그 책에 대한 내 느낌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소박한 소망에 기초했다. 성인이 되고 나서 한참 힘들 무렵에는, 도서관 사서가 가장 부러웠다. 늘 책에 가까이 있고, 여유로워 보이며, 남는 시간에 열심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것 같아 보여서. 지금은, 좀 더 다른 꿈을 꾼다. 물론 책도 좋지만, 책 말고도 좋은 것이 너무나 많으니까. 아무래도 이번 생에서는 책만을 바라보는 외바라기 삶은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열심히 일하고, 틈틈이 책을 읽는 것. 아니 억지로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꼭 책을 읽는 것. 특별한 목적이 아니라, 오로지 그냥. 그냥 읽는 시간들을 놓치지 않는 것.

방금 깨어난 근원충동에 새로운 방향을 주어보라,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가치평가를 주어보라. 그러면 새로운 문화, 새로운 질서, 새로운 도덕을 위한 뿌리가 이미 주어진 것이다. 모든 문화란 바로 이렇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짐승인 근원충동을 죽이지는 못한다. 그것들을 죽이면 우리 자신도 죽을 것이기에. 하지만 우리는 이런 근원충동들을 어느 정도 유도하고 어느 정도 다스리고, `좋은 것[선]`을 위해 일하게 할 수 있다. 성질 난폭한 말을 좋은 수레 앞에 묶어 수레를 끌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다만 이따금 이 `좋은 것`이 낡고 시들면, 충동들이 더는 선을 믿지 않으면, 그것들은 더는 거기 묶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 문화는 붕괴된다. 대개는 아주 느리게, 우리가 `고대`라 부르는 문화가 수백 년에 걸쳐 죽어갔듯이 말이다.-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오래 기다려온 이 책은 실제로 기대했던 그대로이다. 곧 프로이트 이론을 체계적으로 쓴 것으로, 무의식의 심리학과 분석 기술을 서술했다. 그동안 제자와 추종자들이 내놓은 몇몇 작은 시도들과는 달리 프로이트 자신이 강한 책임감을 품고 내놓은 책으로, 새로운 영역을 발견하고 개척한 사람의 진지함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정신이 지닌 온갖 장점들이 이 책에 드러나 있다. 그의 명료함, 참을성 있는 결합의 재능, 정교한 표현력 그리고 위트까지도.

세 개의 장으로 나뉘어 각기 오류, 꿈, 노이로제 이론을 다룬다. 오류와 꿈에 대해서는 프로이트가 이미 《일상의 정신병리학Psychopathologie des Alltags》과 《꿈의 해석Traumdetung》에서 체계적으로 서술한 내용이지만, 그 자신이 쓴 완결된 형식의 전반적인 노이로제 이론은 아직까지 없었다. 그래서 특히 이 부분이 관심을 끄는데, 과연 뛰어난 가치를 지닌 역작임을 보여준다. 프로이트가 엄밀함과 조심성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 결론을 이끌어내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확고한 발견을 통해 표현의 확실성을 구하는 것을 관찰하는 일은 즐거움이다. 아직 추측과 더듬기, 탐색 단계의 영역에서 보이는 조심성과 겸손함이 여기 있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특히 의사들에게 정신분석의 기원, 목적, 기술 등을 제대로 안내해준다.

정신분석학을 놓고 벌어지는 논쟁은 여전히 뜨겁지만, 조용한 가운데 이미 이 학문은 소년기를 벗어나 미래의 학문이 되고 있다. 이로써 정신분석학은 학문으로서의 토대를 놓았고, 심리적인 사건들의 법칙에 대한 최초의 중요한 통찰이 이미 이루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학문의 변두리에 좋여 있던 이 영역에서 최초의 진지한 탐색이 시작된 셈이다. 심리적 사건의 확실함, 인과법칙의 적용, 그로써 심리학 영역에서 학문적 탐구의 가능성이 오늘날에는 이미 자명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불과 얼만 전까지만 해도 많은 위원회에서 놀람과 조롱을 만들어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학자들과 일반인들은 어린아이에게 성적 요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제 이런 투쟁은 이미 이루어졌고, 정신분석의 기본적 진실은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아직도 논란을 만들어내고는 있어도 더는 뒤집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확장되고 더욱 깊어진 새로운 세계관의 기반으로서 정신분석학의 위상은 전혀 다르다. 무의식의 심리학이 그런 역할을 하리라는 것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일로 보인다. 여기서 프로이트의 제자들 중 상당수가 스승과 갈라선 지점을 보게 된다. 프로이트 자신은 철저히 신체를 다루는 의학자로 남아 심리적 과정의 기계적 측면들을 탐색하면서, 이것을 세계관과 연관시키려 하지 않고 온갖 형이상학적 주장을 조심스럽게 피한다. 다른 여러 방향으로 나아간 제자들은 이와는 다르다. 일부는 매우 딜레탕트 방식으로나마 정신분석을 일종의 종교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했다. 실제로 이런 노력들 중 일부는 아주 천박해서 그런 제자들에 대한 프로이트의 거부감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특히 취리히에서 활동하는 융Carl Gustav Jung은 정신분석의 관점을 의학을 넘어 철학의 기반으로 만들려는 극히 주목할 만한 최초의 시도를 했다. 물론 구체적인 표현은 아직 없지만.

정신분석학의 원래 창시자를 거부하면서 프로이트 심리학의 온화하게 중개하는 관점만 받아들인다면 부당한 일이다. 이 학문의 창시자는 분명 지그문트 프로이트다. 개별적인 점에서 그를 비판하거나 수정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 거대한 업적을 (특이하게도 어둠 속에 남은 브로이어 Josef Breuer와 나란히) 마침내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비보스 보코>, 베른과 라이프치히, 1920년 6월

삶이 견디기 힘든 시절에는 추상적인 사상의 문제보다 더 나은 피난처가 없다. 거기서는 그 어떤 싸구려 위안도 흘러나오지 않는다. 시대를 초월한 가치들에 정신을 집중함으로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신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생각하는 젊은이에게는 그런 시간에 이 책 《모름의 앎에 대하여》의 번역본을 탐색해보라고 친절하게 충고한다. 플로티노스Plotinos의 사상을 받아들이고 수학을 공부한 위대한 쿠사누스는 이 책(그의 가장 초기 작품의 하나)의 제목에서 짐작되는 바처럼 우리를 체념적인 회의주의로 안내하지 않는다. 오히려 최고의 사실성이 깃듯 사유의 길로 나아가게 한다. 쿠사누스가 자기 시대에, 온갖 종교의 신앙들 사이에서 평화로운 화해를 최종 목적으로 삼고 여러모로 노력했다는 사실은 그를 우리 시대로 더한층 가까이 데려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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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좋은 날 - 씨네21 이다혜 기자의 전망 없는 밤을 위한 명랑독서기
이다혜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9월
평점 :
일시품절


세상엔 책도 많지만 책에 대한 책도 참 많다. 보통 저자가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에 대해 소개하는 스타일이다. 이다혜 기자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분야를 망라하고 풍부한 지식과 폭넓은 독서에 감탄하다가, 그녀가 썼다는 책에 대한 책이 궁금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굳이 해당 책을 읽지 않아도 수많은 꼭지글들은 재미있고, 따뜻하고, 깊이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당연히 여기 나와 있는 책을 읽고 내 나름의 감상을 비교해보는 것이겠지.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 중이던 요즘, 이 책은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프롤로그: 나는 어쩌다 책을 사랑하게 되었는가



당신, 살아 있나요?

 

"책은 죽지 않는 능력을 준다."_움베르트 에코

 

밤은 젊고, 그도 젊었다《내가 만난 술꾼》 임범 지음|자음과모음

동화와 멀어진 어른들《피로 물든 방》 앤절라 카터 지음|문학동네

나의 십대는 무엇으로 남았나《17세의 나레이션》 강경옥 지음|시공코믹스

‘마음만 청춘’인 인생《스트라토!》 나카가와 이사미 지음|미우

당신만의 헤밍웨이를 만나라《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시공사

맛있게 자라나서 고마워《내 농장은 28번가에 있다》 노벨라 카펜터 지음|푸른숲

야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향》 안도 다다오 지음|오픈하우스

돈이 돈을 부른다《인상파 그림은 왜 비쌀까》 필립 후크 지음|현암사

떨어지면 다시 뛰어오르면 돼《큰 늑대 파랑》 윤이형 지음|창비

아직 오지 않은 일들《좀비들》 김중혁 지음|창비

세상이 싫어 산으로 갔네《행인》 나쓰메 소세끼 지음|문학과지성사

죽어서도 의미 있고 위대하게《인체재활용》 메리 로치 지음|세계사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줄까《가난한 이의 살림집》 노익상 지음|청어람미디어

처절한 삶의 현장 속으로《위건 부두로 가는 길》 조지 오웰 지음|한겨레출판

나 아직 죽지 않았거든《잠자는 미녀》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현대문학

내일이 두렵지 않은 마음《내가 사랑하는 시》 최영미 지음|해냄출판사

맛있는 건 언제나 옳다《굿바이, 스바루》 덕 파인 지음|사계절

총잡이 철학자들의 축제《폴링 엔젤》 윌리엄 요르츠버그 지음|문학동네

고독은 언제나 나의 편《국경을 넘어》 코맥 매카시 지음|민음사 

 


긍정이 뒤통수 칠 때

 

"내가 인생을 안 것은 사람과 접촉했기 때문이 아니라 책과 접촉했기 때문이다."_아나톨 프랑스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지 않을 권리《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문학동네

사이코패스의 마음속으로《좀비》 조이스 캐럴 오츠 지음|포레

영감을 주는 피로《피로사회》 한병철 지음|문학과지성사

예쁜 건 지루한 거야《고뇌의 원근법》 서경식 지음|돌베개

나르시시트의 최후《의지력의 재발견》 로이 F. 바우마이스터, 존 티어니 지음|에코리브르

철학적인 인간이란《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강신주 지음|동녘

싼 게 비지떡《가격 파괴의 저주》 고든 레어드 지음|민음사

행복은 언덕 위에 있을 때 가장 예쁘다《행복할 권리》 마이클 폴리 지음|어크로스

가정이 지옥 같을 때《개로 길러진 아이》 브루스 D. 페리, 마이아 샬라비츠 지음|민음인

긍정이 뒤통수 칠 때《긍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부키

낯선 이가 내 방에 침입했다《나가사키》 에릭 파이 지음|21세기북스

우선 살부터 빼고 패션을 논하라《스타일 나라의 앨리스》 심정희 지음|씨네21북스

병명 찾아 삼만리《위대한, 그러나 위험한 진단》 리사 샌더스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뛰는 작가위에 나는 독자《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재인

말이 길어 슬픈 그대에게《손바닥 소설》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문학과지성사

도덕적인, 너무나 도덕적인《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석영중 지음|예담

마녀의 정원에서《워너비 윈투어》 제리 오펜하이머 지음|웅진윙스

보르헤스가 권하다《아폴로의 눈》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지음|바다출판사 《마이더스의 노예들》 잭 런던 지음|바다출판사

트릭은 진화되어야한다《쌍두의 악마》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시공사

 


매끄러운 사회생활을 위하여

 

"독서는 사람이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_헤르만 헤세

 

삶에서 한 걸음 물러서기《유린되고 타버린 모든 것》 웰스 타워 지음|현대문학

너무나 불친절한 당신을 위하여《만남》 밀란 쿤데라 지음|민음사

평범하고 불완전한 사람이 되라《어떻게 살 것인가》 사라 베이크웰 지음|책읽는수요일

아무도 믿을 수 없을 때《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존 르카레 지음|열린책들

매끄러운 사회생활을 위하여《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 위르겐 슈미더 지음|웅진지식하우스

웃는 법을 잊어버렸을 때《나도 말 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 데이비드 세다리스 지음|웅진지식하우스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웃기기《밀레니엄1: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티그 라르손 지음|뿔

육아에도 밀고 당기기는 필요해《아빠는 경제학자》 조슈아 갠즈 지음|이음

우리 진심같은 거 끼얹지 말아요《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앨런 베넷 지음|문학동네

복지와 안전 사이《가난을 엄벌하다》 로익 바캉 지음|시사IN북

사랑의 불장난《연애편지의 기술》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살림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경계에서 춤추다》 서경식, 타와다 요오꼬 지음|창비

평범을 평범하게 원하는 것《유모아 극장》 엔도 슈사쿠 지음|서커스

오는 대로 받아들여라《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문학동네

절대 버릴 수 없는 세 가지 《인내의 돌》아티크 라히미 지음|현대문학

어두운 사람이 무서워요《기적의 사과》 이시카와 다쿠지 지음|김영사

마신다, 안 마신다? 마신다, 안 마신다!《오늘 밤 모든 바에서》 나카지마 리모 지음|북스피어

야구 언제부터 봤어요?《야구란 무엇인가》 레너드 코페트 지음|황금가지

타는 듯한 목마름《유럽 맥주 견문록》 이기중 지음|즐거운상상 

 


슬픈 날에는 슬픈 음악을

 

"한 시간 정도 독서를 하면 어떠한 고통도 진정된다."_몽테스키외

 

세상이 비록 어두워보일지라도…《완벽주의의 함정》 클라우스 베를레 지음|소담출판사

어김없이 다음 계절은 온다《문》 나쓰메 소세키 지음|비채

슬픔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기회《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알랭 드 보통 지음|청미래

쓰고 싶지만 쓸 수 없는 밤에《작가가 작가에게》 제임스 스콧 벨 지음|정은문고

패배감에 젖어 잠들지라도《아Q정전》 루쉰 지음|문학동네

한없이 가벼운 무거움《새엄마 찬양》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문학동네

출구 없는 소설《어젯밤》 제임스 설터 지음|마음산책

고통을 사랑하는 방법《달리기》 장 에슈노즈 지음|열린책들

슬픈 날에는 슬픈 음악을 듣자《호모 무지쿠스》 대니얼 J. 레비틴 지음|마티

패배자를 위한 찬가《밴버드의 어리석음》 폴 콜린스 지음|양철북

아프니까 문학이다《황홀한 글감옥》 조정래 지음|시사IN북

충동구매의 해피엔드《파리 좌안의 피아노 공방》 사드 카하트 지음|뿌리와이파리

모든 작별은 작은 죽음이다《아버지의 책》 우르스 비트머 지음|문학과지성사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박후기 지음|창비 

끝나도 끝나지 않는 이야기《개인적인 체험》 오에 겐자부로 지음|을유문화사

행운 없는 서울살이《비행운》 김애란 지음|문학과지성사



누군가 내 삶에 끼어들었으면

 

"같은 책을 읽었다는 것은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는 끈이다."_랄프 에머슨

 

시 낭송회에 열심히 나가야 하는 이유《사각형의 신비》 시리 허스트베트 지음|뮤진트리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 오가와 요코 지음|현대문학

섹시한 여자와 섹스하는 여자《로즈 가든》 기리노 나쓰오 지음|비채

먼저 전화하는 남자가 좋다《그는 왜 전화하지 않았을까?》 레이첼 그린월드 지음|민음인

전망 없는 밤의 독서《전망 좋은 방》 E. M. 포스터 지음|열린책들

같이 잘 살아봅시다!《스님의 주례사》 법륜 지음|김점선 그림|휴 

착한 사람이 더 아프게 할 때《바닷마을 다이어리》 요시다 아키미 지음|애니북스

머나먼 땅에서 온 엽서《너의 시베리아》 리처드 와이릭 지음|마음산책

대기만성형인 당신에게《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말콤 글래드웰 지음|김영사

사랑한다면서, 왜 한 번도 때려주지 않았나요?《부도덕 교육 강좌》 미시마 유키오 지음|소담출판사

배가 고플 때는 읽지 마세요《라이프: 카모메 식당, 그들의 따뜻한 식탁》 이이지마 나미 지음|시드페이퍼

직접 찾아가 보여드립니다《작업실 탐닉》 세노 갓파 지음|씨네21북스

누군가 내 삶에 끼어들었으면《침대 밑에 사는 여자》 마쿠스 오르츠 지음|살림

대작을 낳은 집 훔쳐보기《작가의 집》 프란체스카 프레몰리 드룰레 지음|윌북

무너질 듯 매력적인 남자란《핫 키드》 엘모어 레너드 지음|사람과책

즐거운 나와 당신의 도시《뉴요커, 뉴욕을 읽다》 애덤 고프닉 지음|즐거운상상

유혹하는 서문에 대하여《시인》 마이클 코넬리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上》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북스피어

우주의 스케일로 서로를 그리다《이십억 광년의 고독》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문학과지성사

기어코 찡하게 만드는《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장은진 지음|문학동네 


 

오늘 밤도 분홍분홍해

 

"낡고 오래된 코트를 입을지언정, 새 책을 사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라."_오스틴 펠프스

 

어쩌다 짐승남을 사랑하게 됐을까《옆 무덤의 남자》 카타리나 마세티 지음|문학동네

약속 없는 주말에《너에게 닿기를》 사이나 카루호 지음|대원씨아이

야구 없인 못 살아《괴짜 야구 경제학》 J. C. 브래드버리 지음|한스미디어

너에게 닿고 싶었다《짜릿하고 따뜻하게》 이시은 지음|달

마음이 달달해지고 싶은 날《고래 남친》 아리카와 히로 지음|북홀릭

향수와 기억의 장난질《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장》 다우어 드라이스마 지음|에코리브르

홍콩 좀 보내줘요, 오빠《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 주성철 지음|달

연애소설 읽기의 즐거움《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솔뮤직 러버스 온리》 야마다 에이미 지음|민음사 

와인은 눈으로 마시는 것《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 이야기를 좋아할까?》 엘레나 코스튜코비치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가장 오래된 우울에의 처방전《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지음|민음사 《당신이 날 만졌잖아요》 D. H. 로렌스 지음|창비

파고들 듯 덤벼들 듯《글렌 굴드-피아노 솔로》 미셸 슈나이더 지음|동문선

평생 웃음은 내가 책임질게《너한테 꽃은 나 하나로 족하지 않아?》 데이비드 세다리스 지음|학고재

제발 부탁이니 지루한 책은 내려놓도록《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 닉 혼비 지음|청어람미디어

‘뱀파이어 남친’에 대한 상상《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 샬레인 해리스 지음|열린책들

오늘 밤도 분홍분홍해《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 마키메 마나부 지음|노블마인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작가정신 

마치 시간이 멈추어버린 듯《라틴 소울》 박창학 지음|바다출판사

발걸음은 가볍게, 엉덩이는 씰룩쌜룩《춘향전》 송성욱 풀어옮김|민음사 《나무의 신화》 자크 브로스 지음|이학사 

그 많던 단골집들은 다 어디 갔을까《심야식당》 아베 야로 지음|미우

멋지기 때문에 읽어보았지《성석제가 찾은 맛있는 문장들》 성석졔 엮음|창비

서른이 되기 전인 여자들에게《풍장의 교실》 야마다 에이미 지음|민음사 


에필로그: 여전히, 취미는 독서
부록: 좌충우돌 독서가 다혜리의 책 정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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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공장 - 소설가 김중혁의 입체적인 공장 산책기
김중혁 글.그림 / 한겨레출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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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은 좋으나, 내용은 살짝 아쉽다.

 

이런 류의 책은 보통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소재를 이용해서 작가 개인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과,

 

소재를 잘 설명하기 위해서 작가 개인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

 

명백히 이 책은 전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쉽다는 것이다.

 

 

만약 소재가 영화나, 음악이나, 여행이나, 그림이라면, 반드시 감상자가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고 명확한 정답이 없으며 향유하는 사람마다 느낌이 달라질 수 있는 분야라면, 전자의 방식으로 서술하는 게 맞다. 그러나 이 책의 경우는, 소재 자체에 대해서 자세하게 쓰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하고 아쉽게 느껴진다. 작가의 생각을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소재를 돋보이게 하는 데에 작가의 주관을 집어넣는 게 좋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최소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소개된 공장들에 대해서, 그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물건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대략적으로는 알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 책을 읽기 전이나 후를 비교해보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바뀐 게 없다. 즉, 직접 발로 뛴 공장 탐방기라면, 최소한 내가 '체험 삶의 현장'이나 '체험의 달인' 등 TV 프로그램을 봤을 때보다는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이 더 많아야 하는데, 그보다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어차피 글과, 영상은 사실의 전달이라는 점에서 비교가 되지는 않지만, 영상이 못하는, 글로만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시각이나 청각 뿐 아니라, 어떤 냄새가 났는지, 당시의 공기는 어떠했는지, 주관적으로 느끼는 습도나 온도는 어떘는지 등 내가 직접 작가의 옆에서 공장을 함께 다니는 듯한 느낌이 주는 서술을 기대했다면 내가 너무 많이 바란 것일까.

 

또 공장에서 일하는 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으면 했는데, 아쉬웠다. 왜 이 길을 택하게 되었는지,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 처음 일할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지, 언제까지 이 길을 갈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지, 무엇보다 이 일을 하고 있는 지금, 만족하는지.

 

 

그런 면에서 이 책에 실린 글 중 가장 좋았던 글은 대장간에 관한 글이었다. 작가가 개인적으로 대장간과 큰 인연이 있는데, 탄생 설화(?)로 시작해서, 사실상 공장이 아니라 실제로 공장이라는 작가의 표현, 그리고 이어지는 공장의 모습과, 우리가 생각할 때는 이미 소멸했어야 할 것 같은데 사극 등으로 인해서 생기는 수익, 그리고 대학 졸업 후 꼭 이곳으로 와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는 젊은이를 기다리는 공장장님의 이야기까지. 만약 모든 부분을 전부 스킵하고 단 한편만 읽겠다면 그 부분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모든 조각글들이 전부 대장간에 관한 이야기 정도였더라면 이 책은 훨씬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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