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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임홍택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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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82년생이다. 2019년 기준으로 만 37살이다. 90년생은 2019년 기준으로 만 29살. 그러니까 이 책은 30대 후반이 20대에 대해 쓴 글이다. 요즘 애들 우리 때랑 다르다는 이야기는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절부터 변하지 않게 계속 나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채 10년도 차이가 나지 않는데 세대차이를 느끼는 것은 단연코 지금 말고는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직장에서 90년대생과 함께 일하면서 솔직히 화도 나고 어이도 없고 이해가 가지 않는 단계를 지나 나와 비슷한 처지의 내 또래와 대화를 나누면서 이 답답함이 개인간의불협화음이 아니라 세대간 소통의 문제가 아닐까 라고 생각하다가 혹시, 나 꼰대 아니야? 라는 생각에 흠칫 놀랐던 적이 있다. 이렇게 적은 나이 차에도 세대차가 존재하는구나, 완전히 나와는 다른 세대라고 생각하고 접근하지 않는다면 내 또래 이상의 세대와만 소통하겠다는 선언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은 분들의 리뷰 중 생각보다 내용이 부실하다거나 분석이 빈약하다는 평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한다. 읽으면서 나도 아쉬움을 느꼈다. 변화하는 세대를 꼼꼼하게 관찰은 잘 했지만 거기서 그쳐버린 느낌이다. 아무런 전망도 대안도 없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어렴풋이 느끼기만 하고 알려고 하는 노력도 없던 특정 세대를 전면에 끌어내어 주목했다는 분명 탁월한 시도다.
한 가지 궁금한 점. 정작 당사자인 90년대생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 하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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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 정치의 죽음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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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학자 제임스 재스퍼James M. Jasper는 『부단한 활동의 나라Restless Nation: Starting over in America』(2000)에서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의 비율은 전체 인구의 100분의 1에 불과하고 그런 이민자들은 남다른 적극성, 야망, 재능을 갖고 있는 특이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정신분석 전문의인 존 가트너John D. Gartner는 『조증躁症The Hypomanic edge』(2005)에서 이 주장에 수긍하면서도 질풍노도의 유전자, 즉 ‘조증Hypomania’이야말로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을 만들고 발전시킨 원동력이라고 주장한다.
모국의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타지로 떠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많은 도전 정신과 낙관주의가 필요하며, 그래서 이민자의 유전자를 타고난 사람들은 개척 정신이 뛰어나며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도전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트너는 이민자들은 조울증 발병률이 높으며,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미국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조증 발병률이 높다면서, 이를 미국인의 기질과 연결시킨다.
가트너는 건국 이래 미국을 줄기차게 이끌어온 성공 요인은 이 같은 ‘하이포마니아Hypomania’라면서, 이는 유독 미국인에게 두드러지는 유전 형질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인들의 피 속에는 실패나 파산을 두려워하지 않는 낙관주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인들이 미국인들의 부, 발명 정신, 창의성 등엔 감탄하면서도 ‘천박한 물질만능주의’와 ‘메시아적 기질’을 손가락질하며 적대시하는 ‘사랑과 증오’의 양면성을 보이는 것이 ‘미국=하이포마니아 국가’임을 말해 주는 좋은 증거라고 말한다.
가트너는 특히 성공한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공통된 기질이 ‘조증’이며 실제로 미국에서 성공한 기업가, 탐험가, 발명가들에겐 ‘살짝 미친’ 듯한 기질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 ABC 방송은 애플의 최고 경영자 스티브 잡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TV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의 성공 비결이 가벼운 조증 기질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런 아량을 베풀기엔 좀 중증이었다. 혹 타고난 기질과 더불어 약 때문이었을까? 트럼프는 하루에 3~4시간밖에 자지 않는데다 암페타민amphetamine류의 다이어트 약을 복용했는데, 이 약은 식욕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행복감과 더불어 엄청난 활력을 갖게 만드는 효과를 낳았다. 그로 인한 조증의 증상은 트럼프 회사의 직원들 여러 명의 증언으로도 확인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같은 나르시스트들은 언제나 자신이 이 세상의 ‘승리자들’ 중 하나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느낀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을 상대적인 ‘패배자’로 폄하하고 이기려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가 토론 때, 그리고 공개적으로 발언할 때 쓰는 말들을 관찰해보면, 그를 깎아내리는 사람들에게 패배자라고 코웃음 치며 자신의 승리자로서의 위치를 반복해서 선언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트럼프의 나르시시즘이 다른 나르시스트와 다른 점은 나르시시즘의 실현을 위해 그가 미친 듯이 일을 하는 일중독자라는 점이다. 트럼프의 일중독은 ‘목표 중독’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어느 강연장에서 걱정거리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하냐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답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인생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얘기하느라 시간을 다 보내는데 나는 다르다. 나는 긍정적인 생각도 부정적인 생각도 하지 않는다. 오로지 목표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목표를 구상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 나는 먼저 실행에 옮긴다. 나는 걱정도, 포기도 안 한다. 내 아버지가 걱정이나 하면서 지낼 시간에 일을 했던 것처럼 나도 그렇다. 사람들이 걱정을 하고 있을 시간에 난 일을 끝마치기 위해 땀을 흘린다.”
트럼프는 결코 서류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고 같이 걷는 사람이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빨리 걷는다. 늘 시간에 쫒기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의 목표엔 끝이 없다는 점이다. “나는 결코 만족하는 법이 없습니다. 어쩌면 나는 영원히 만족할 수 없는지도 모르지요. 일시적으로 기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곧 다음 목표를 생각하게 되지요.”

사실 공적 영역에선 위선이 필요악必要惡인 경우가 많다. 스코틀랜드 철학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 1711~1766은 “사회의 일반적인 의무들은 위선을 필요로 하고, 위선 없는 세계를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17세기 프랑스 작가로 풍자와 역설의 잠언으로 유명한 프랑수아 드 라로슈푸코Francois de La rochefoucauld, 1613~1680가 갈파했듯이, “위선은 악덕이 미덕에 바치는 공물이다”. 개인적 차원에서 저질러지는 위선일지라도 그 위선은 전체 사회가 지켜야 할 도덕적 규범을 강조하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우리가 위선자를 비판하는 이유도 언행일치가 안 된다는 것일 뿐, 그 위선의 메시지 자체를 비판하는 건 아니잖은가.
미국 신학자이자 정치학자인 라인홀드 니부어Reinhold Niebuhr, 1892~1971가 “국가의 가장 현저한 도덕적 특징은 아마도 위선일 것이다”라고 한 것도 바로 그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사회의 상층부에 속할수록 위선이 강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니부어가 지적했듯이, “특권계급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위선적인 이유는 특권이 오직 평등한 정의라고 하는 합리적 이상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으며, 그 정당화는 특권이 전체의 이익에 기여한다는 걸 입증함으로써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문명사회일수록 광신보다는 위선이 발달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위선이 사회적 매너리즘이나 관행으로 굳어져 오래 지속될 경우 위선의 그런 사회적 효용이 수명을 다하고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부모와 교사에게서 위선의 관행을 배운다면 흉내 낼 게 분명하다. 그래서 위선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자신의 부모나 선생처럼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거나 광신자로 볼 수도 있다.
이는 결국 냉소주의로 가는 첩경이다. 위선은 전염력이 매우 높다는 점도 문제다. 정직한 정치인은 순진한 몽상가로 몰리고, 헌신하는 시민운동가나 복지운동가는 뭔가 좀 이상한 사람이 되고, 자기 규율이 엄격한 사람은 이상한 금욕주의자로 보일 수 있다.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면 낮은 도덕 기준에 대한 양심의 가책도 사라지고 부도덕하거나 비도덕적인 행위도 인간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미국 보수 논객 피터 슈바이처Peter Schweizer는 보수적 위선과 진보적 위선을 구분하면서 후자가 더 해롭다고 주장한다. 전자의 위선은 개인적 삶의 영역에 국한되지만, 후자는 입법과 정책을 통해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건 그간 미국에서 위선은 자유주의자들이 보수주의자들을 공격하는 강력한 무기였다는 점이다. 미국에선 우파가 도덕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버럴 토크쇼 호스트 앨런 콤스Alan Colmes는 위선은 본질적으로 자유주의자들이 감염될 수 없는 보수주의자들의 질병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현상은 그런 ‘위선의 게임’의 전복을 의미하는 것이다. 보수적 위선에서 자유로운, 아니 전방위적으로 위악적인 언행을 일삼는 트럼프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모든 종류의 위선에 맹폭격을 가하는 전사로 나타난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그간 기성 매스미디어는 문명의 이름으로 이런 전사들을 초전 박살하는 데에 혁혁한 공을 세워왔다. 그런데 SNS와 인터넷이 그 방어벽을 해체하면서 트럼프의 발판이 마련되었으니 이 어찌 ‘미디어 혁명’이 만든 ‘트럼프 현상’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트럼프 현상은 그렇게 극에 이른 위선의 제도화에 대한 반동으로 사실상 ‘위선의 종언’을 선언하고 재촉하는 현상이기도 하며, 이런 현상은 이미 우리 사회에도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과거엔 은밀하게 사석에서나 나눌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확산으로 공사公私영역 구분의 붕괴 현상과 손을 잡고 공공 영역에 진출하여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지지를 누리는 현상, 이게 바로 우리 사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트럼프 현상의 본질이다.

이제 우리는 위선의 제도화에 대해 그 어떤 판단을 내리고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그 어떤 출구를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어떤 지도자나 책임자가 입으로는 차별에 반대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자신의 책임하에 있는 조직이 엄청난 차별을 저지르는 것을 방관하는 기존 의식과 행태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아무리 사회적 차원에서 위선이 어느 정도 필요악이라지만, 지금처럼 집단적 사기극을 계속해나가는 것을 정당화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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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 페미니즘과 문화전쟁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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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의 상식 기준’은 아름다운 말이지만, 정치인을 평가할 땐 위험한 기준일 수 있다. 필요 이상의 정치 냉소와 혐오를 낳는 주범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보통 사람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동물로 보는 게 옳다. 정치인을 비하하는 게 아니다. 정치가 아무리 더럽고 고약해도 누군가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정치라는 직업의 속성은 ‘보통 사람의 상식 기준’으론 결코 감당할 수 없는 것임을 이해하는 동시에 평가의 근거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치의 본질은 갈등이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이상 욕을 먹는 건 피해갈 수 없다. 남에게 욕먹지 않고 사는 걸 삶의 목표로 삼는 사람은 감당할 수 없는 형벌이다. 따라서 이런 사람은 정치를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정치를 하려면 그 어떤 비판과 비난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가야 한다.

그렇긴 하지만 ‘의연’과 ‘무시’, ‘소신’과 ‘아집’의 차이를 구분하긴 쉽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엔 징그러울 정도로 미련한 독선, 오만, 아집에 사로잡힌 정치 지도자일지라도 그 사람은 자신이 숭고한 대의를 위한 의로운 소신을 지켜나간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자신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도 적잖은 만큼 그런 착각이나 환상에서 빠져나오긴 쉽지 않다.

수많은 실험 결과, 권력을 갖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세상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느끼는지를 이해하는 데에 둔감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정치인들에겐 당연한 일이다. 사실 우리는 정치인에게 상충되는 두 가지 덕목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는 셈이니 말이다.
우리는 정치인에게 민심을 따르라고 말하는 동시에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말라고 말한다. 소통과 경청을 강조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뚝심’을 예찬한다. 권력의지와 맷집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권력욕’은 버리라고 말한다. 낮은 곳에 임하라고 말하면서도 높은 곳에 있기를 바란다. 그런 원초적 모순 상황에서 정치인이 직업적 행동 양식으로 택한 것이 바로 후안무치다. 이는 의도적인 선택이라기보다는 세월이 흐르면서 형성된 직업적 습속 또는 방어기제라고 보는 게 옳겠다.

사실, 트럼프의 말썽 많은 언행을 정치적 전술이 아니라 정신저인 병적 증상의 발현이라고 보는 분석은 후보 경선이 본격화한 2016년 초부터 이미 제기되었다. 트럼프는 자신이 인생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하루 3~4시간 밖에 자지 않으며 때로는 1시간 남짓 자도 괜찮다고 자랑하고 다녔는데, 그게 바로 ‘수면 박탈sleep deprivation’ 증후라는 것이다.
트럼프의 정신감정 의뢰를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 캠페인도 시작되는 등 트럼프에 대한 정신감정 논란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미국정신의학회는 성명을 내 ‘개인에 대한 정신감정은 비윤리적’이라며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마리아 오퀜도Maria Oquendo 미국정신의학회 회장은 ‘골드워터 규정Goldwater rule’을 거론하며 “올해 대선은 매우 특이한 상황이고, 따라서 몇몇 사람들은 후보자들에 대해 정신 상태를 분석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이 행위는 비윤리적일 뿐만 아니라 무책임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골드워터 규정이란 ‘전문가들이 정신의학적 주제들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것은 괜찮지만, 개인에 대해 정신의학적 진단을 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명시한 규정이다. 이 규정은 1964년 미국 대선에 출마했던 배리 골드워터Barry goldwater, 1909~1998 공화당 후보의 이름에서 따왔다. 당시 미국의 한 잡지사에서는 1만 2000여명의 정신과 의사들에게 골드워터 후보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한 바 있는데, 약 2400여 개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골드워터의 정신 상태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후 미국 사회에서는 이 조사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었고, 개인에 대한 정신감정을 금지한 골드워터 규정이 만들어졌다. 미국정신의학협회는 1973년부터 이 규정을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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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 영웅과 희생자, 괴물들의 세계사
볼프 슈나이더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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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장점은 더 이상 전쟁에서 군인이 필요 없다는 도발적인 추도사로 시작해 전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점.

단점은 저자가 선정한 그 '모든 것'이 완전하지 않다는 점.

 

일단 목차만 훑어보아도 이 책은 전쟁을 누가 일으키고, 언제 일어났으며, 어디서 일어났고, 무엇을 위해 시작되었고, 어떻게 진행되었으며,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1. 추도사

1부 이제 전쟁에는 군인이 필요 없다
2. 무인 전투기가 그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3. 핵미사일이 대기하고 있다
4. 자살 폭탄 테러범들은 기다리지 않는다
5. 유격대가 승리한다
6. 컴퓨터가 떠맡는다

2부 모든 것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7. 인간 사냥
8. 일대일 결투
9. 전쟁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10. 군인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11. 카르노의 군인 공장

3부 어떤 무기로 싸웠을까?
12. 칼과 화살
13. 말
14. 보병과 수레
15. 불
16. 강철과 가스

4부 무엇을 위해 죽었는가?
17. 이유, 핑계, 착각, 그리고 거짓말
18. 영토와 전리품을 위해
19. 조국을 위해
20. 개선장군을 위해
21. 명성과 복수를 위해
22. 종교를 위해
23. 약탈과 전승 기념품을 위해
24. 게으름과 만족을 위해
25. 모험을 위해
26. 피의 도취
27. 폭력
28. 그리고 대체 용기란 무엇일까?

5부 무엇으로 강요하고 속여 넘겼을까?
29. 가시로
30. 혹독한 훈련으로
31. 훈장으로
32. 다채로운 천으로
33. 전우들로
34. 나팔로
35. 두려움으로

6부 어떤 꼴로 죽었을까?
36. 불쌍하고 초라하게
37. 경악스러울 정도로 끔찍하게
38. 나폴레옹과 히틀러를 위해
39. 그중에 영웅도 있었을까?

7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40. 군인: 거부를 통해?
41. 우리 모두: 블루헬멧을 통해?
42. 평화주의를 통해?
43. 혜안을 통해?

저자 후기
미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목차만 훑어보아도, 아, 이 책 대단하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렇다면 온전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저자는 제2차세계대전의 막바지에, 나이 어린 독일의 병사였다. 당시의 시대나 이후의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볼프 슈나이더가 확고한 나치즘에 입각하여 군대에 들어갔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그는 평생 이 부분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며 살아왔을 것이다. 그 죄책감을 해소하고자, 전쟁에 대한 연구에 수많은 시간을 바쳤고, 그 결과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부분이 종종 있다. 나폴레옹와 히틀러를 나란히 비교한 부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전쟁 중 여성에 대한 폭력을 언급하면서 제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의해 평생 고통을 짊어지고 사셨을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하 언급이 이 책에는 없다. 몰라서 안 쓴 것인지, 알고도 안 쓴 것인지 모르겠다. 몰랐다면 학자로서의 자질이 의심이 가는 대목이며, 알고도 안 썼다면 학자로서의 양심에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이 쪽 분야를 전공하거나, 해당 책을 많이 소유하고 있거나, 직업적으로 끊임없이 이런 책을 들여다보아야 한다면 아마도 나는 이 책을 구매했을 것 같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 내내 불편한 마음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책을 들쳐보고 싶지는 않았기에 구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 게다가 동일한 분야에 대해 여러 저자의 다양한 시각을 접한다면 모를까, 계속 이 책을 정전처럼 보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이 저자의 다소 아쉬운 역사관을 내가 답습할지도 모르는 불안감도 책의 구매를 미루는 데에 한 몫했다. 아마도 10년 이내에 전쟁을 다룬, 이보다 더 공정하고 참신한 책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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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 바이킹에서 이케아까지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시리즈
김민주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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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계처럼 느껴지는 북유럽.

여행가기 전 열심히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지만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서유럽이나 일본처럼, 블로그 여행기가 넘쳐나지 않아서 제한된 자료를 가지고 가보지 않은 나라를 상상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 어차피 패키지로 가는 여행인지라, 저스트 고나 론리 플래닛 같은 책보다는 그 나라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 아는 것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해서 부랴부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제목에 참 충실한 책이다. 그러니까 북유럽의 다섯 나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를 50개의 키워드로 정리하였으며, 그 내용을 역사, 사회, 문화, 경제, 지역으로 장을 나누었다.

 

1_역사
스칸디나비아 | 바이킹 | 북유럽 신화 | 구스타프 3세 | 크리스티나 여왕 |북유럽과 러시아 사우나 |북유럽과 한국

2_사회
북유럽 이사회 |여성 지도자 | 세금 |이민 | 호화 감옥 | 남녀평등 |왕실

3_문화
에드바르트 뭉크 | 헨리크 입센 | 장 시벨리우스 | 안데르센 | 키에르케고르 | 칼 라손
카렌 블릭센 | 말괄량이 삐삐 | 잉마르 베리만 | 아바 | 무민 | 디자인 | 카모메 식당
북유럽 스릴러

4_경제
노벨 | 발렌베리 가문 | 성냥왕 크루거 | 레고 | 이케아 | H&M | 볼보 | 칼스버그
앵그리버드 | 노키아 | 히든 챔피언 | 군나르 뮈르달

5_지역
로스킬데 | 솔뱅 | 로바니에미 | 북극권 | 극지 탐험 | 페로 제도 | 아이슬란드 | 그린란드 스발바르 제도

목차만 훑어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이 책만 읽고 나면 북유럽에 대해 대략적인 감이 잡힌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기 전까지는 다소 뜬구름 잡는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책의 내용이 다소 얄팍하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을 보고 갔다 오니, 안 보고 갔더라면 어쩔 뻔했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북유럽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기에 나쁘지 않은 책이다. 물론, 북유럽의 문화나 사회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지식을 얻고자 한다면 다른 책들을 찾아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북유럽 여행을 다녀오기 전에 이 책을 한번 읽고, 가서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들을 직접 확인해보고, 새로운 사실 또한 경험한 뒤, 다녀와서 더 심도 있는 책을 찾아보는 방식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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