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나에게 - 표현에 서툰 나를 위한 감정 심리학
이소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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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줄평]
내가 알아봐주기만을 목놓아 기다리던 / 내 안의 수많은 감정들과의 / 반가운 만남의 시간.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스스로 '감정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하며, 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분들께
2.내면의 불명확한 감정을 이해하기고 싶어하는 분들께
3.'감정은 왜 필요할까?', '감정이 보내를 메세지는 뭘까?'라는 호기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4.좌절을 딛고 회복탄력성을 갖추고자 하는 분들께
5.감정의 문제로 힘들어하는 주변인을 돕고자 하는 분들께

[이 책의 장점]
1.쉽고 재미있습니다.
심리와 감정에 관한 이야기. '조금 어렵거나 낯설지 않을까?'우려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정말이지 재미있습니다. 글과 그림, 말풍선으로 구성된 이야기의 구조는 부담을 날려버리고 재미를 채워넣습니다. 지루함이나 어려움을 느낄 사이는 전혀 없었습니다. 감정을 다루는 책인만큼, 과거에 경험한 부정적 정서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곧장 위트와 재치가 담긴 글과 그림을 다시 만나니 어느새 기분이 좋아져서 책을 읽어나가고는 했습니다. 

 

2.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감정과 감정적 상황이 등장합니다. 원치않는 감정을 강요받는 사람, 과거의 부정적 기억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 공허함을 겪는 사람, 질투나 시기, 짜증과 분노, 슬품과 우울, 불안과 공포, 좌절, 수치심과 죄책감 등이 그것입니다. 과연 현대사회에서 이것들과 떨어져있는 사람이 존재할까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나 한번쯤은 그러한 감정들때문에 고통을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3.실용성을 담고 있습니다.
앞서서 이 책의 장점으로 쉽고 재미있음을 소개했지만, 그렇다고 내용이 가벼운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감정들의 근원, 의미, 메세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태도, 방향성등을 알차게 담고 있습니다. 구체적이기보다 직관적으로 표현된 담백한 메세지가, 감정을 바라보는 저의 태도를 개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멀리서 읽기:전반적인 이야기]
누구나 한 번 쯤은, 혹은 그 이상 여러차례 감정의 문제로 힘든 시기를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러한 시기를 겪은적이 있습니다.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위대한 사상가와 철학자, 심리학자, 인지과학자, 신경과학자들의 저서에서 도움을 받았고 그 중 한가지 개념을 꼽자면 고민끝에 이것을 집어들 것 같습니다. '감정은 내가 아니다.' 부정적 정서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해당 정서를 나 자신과 일원화시키지 않고 지켜볼 수 있는 대상, 나아가 다룰 수 있는 대상으로 분리하여 바라보는 태도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마주치는 예기치 않은 사건들은 어느새 '바라봄'의 태도를 잊고,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 자신을 잃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감정은 내가 아니다'를 넘어 마음 속에서 고개를 내미는 다양한 감정들을 구분하고 각자의 감정들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그 개별 감정들에 맞춤화된 효율적 인지태도를 구사할 수 있다면, 한결 여유롭게 감정들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감정이 보내는 메세지들을 여유롭게 수용하고 현재에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책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나에게'는 감정을 마주하는 방법을 다루는 책입니다. 때때로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하는 감정, 그래서 우리는 감정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는 합니다. '저 사람은 참 감정적이야'라는 표현이 마치 사회인으로서 갖춰야 할 당위적 요소가 결핍된 사람처럼 사용되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과연 감정은 그 자체로 부정적인 것일까요? 어쩌면 그 너머의 무엇을 알려주는 '신호'인 것은 아닐까요? 그 신호를 발견하고 해석하고 행동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더욱 행복하게 채워나갈 수 있지는 않을까요? 저자는 그렇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감정은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피상적이고 모호한 것이 아니라, 이해를 통해 개선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한 실용적 방법론과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이 책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나에게'의 독서는 저에게 매우 의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마음을 흔들어놓고는 하는 개별감정들을 담대하게 바라보고 나아가 그들을 반갑게 맞이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된 즐거운 배움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감정으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보낸적이 있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

[가까이 읽기:인상적인 구절 / 생각]
91 자신을 믿는다는 것, 그리고 실패나 실수에도 자신을 탓하기보다 문제를 분석하고 재도전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원동력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삶은 무한한 선택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믿는 사람은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상대적으로 빠른 결정으로 내리고, 자신의 선택에 몰입할 수 있으며, 선택 후에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결정장애'라는 말이 유행하기 오래전부터 나는 늘 망설임과 함께했다. 이 글을 읽고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긴 망설임의 너머에는 '자신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정보에 대한 나의 해석능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해석된 정보에 대한 나의 판단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나의 판단이 가져올 상황에 대한 나의 즉흥적 대응능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완벽한 결과'만을 기대하며 선택의 결단을 내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랬던 내가, 얼마 전부터 '이것'을 삶의 중요한 요소로 여기가 시작하며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지금을 살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즉흥', '즉흥'에 따른 '직관'의 삶이다. 삶은 즉흥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믿게된 것이다. '완벽한 결과'를 위한 '완벽한 과정'만을 따르는 삶, 그것은 '삶'이라기 보다는 '배역'에 가까울 것이다. 어설프고 미숙하더라도, 그런대로 자신을 믿고, 완벽하지 않은 판단과 결과의 접점에서 즉흥의 삶을 이어가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살아있는 삶'일 것이다. 지금보다 더욱 자신을 믿도록, 무한한 선택이 가벼운 미소와 함께하기를 기대해본다.

268 수치심과 달리 죄책감은 부끄러움의 대상이 자기 자신이 아닌, 자신이 저지른 행동이나 사고에 대한 부끄러움입니다.
따라서 수치심과 마찬가지로 부끄러움과 부정적인 감정이 들지만, 그 화살이 자기 자신을 향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평가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준비할 수 있죠.
죄책감의 화살은 '내'가 아닌 '상황'과 '행동'이기에, 건강한 죄책감은 자신을 둘러싼 타인이나 상황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 공감능력을 통한 인간관계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죄책감'은 내가 가진고있는 또 다른 단점이다. 조금이라도 예상한 부정적 결과에 대해서는 당연히 자책하고, 예상치 못한 부정적 결과에 대해서는 나의 무능함을 자책한다. 열심히 수행한 결과가 나쁠때는 더더욱 무능함이 강조된다. 자책에 소모될 시간과 에너지로, 당면한 상황을 개선하거나 배움을 얻는것이 더 현명하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게 마음같이 되지는 않았다. 감정을 '벗어나기'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구절의 독서는 나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었다. 그 죄책감을 내가 아닌 행동이나 사고에 적용하라는 것이다. '내'가 행위를 한 것이지만 내가 '행위'를 한 것이기도 하다. 아쉬운 결과를 맞이하더라도, 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값진 경험으로 삼는것이 최선의 대응이다. 그러기 위해서 위의 관점전환은 당장의 감정을 도피하지 않고 대면하는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77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은 타인에 대한 의식과 스스로에 자신에 대한 기준이 매우 높습니다. 이 높은 기준으로 인해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준비 해야하고 좀 더 긴장하게 되죠.
더불어 실패나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고, 스스로도 버티기 힘들어하기 때문에 무언가 시도하는 여유보다는 주로 계획에 시간을 소비하며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정신적 소모로 인하여 긴장과 무기력이 반복되는 조급증을 띄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실수하는 모습은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당장이라도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무엇이든 돕고 싶어지는 마음이 든다. 그런데 나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볼 때는 어땠는가. 그것을 감싸주고 채워주려고 하기보다는 외면하고 감추기 급급하지 않았던가. 극복과 성장을 위한 필요조건은 응시와 대면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나는 그렇게 살지 못한 기간이 길었다. 나의 부족함을 수용하며, 너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삶을 바라보는 명랑함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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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침의 순간 - 영원한 찰나, 75분의 1초
박영규 지음 / 열림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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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선지식을 통한 불교의 깨달음에 관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2.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고승들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3.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성찰을 이어오고 있는 분들께

[이 책의 장점]
1.재미
이 책은 '깨달음에 이른 고승들의 일화+저자의 간략한 해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면이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스승의 깨달음이 제자를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 제자가 스승이 되어 또 다른 제자에게 깨달음을 전하는 이야기, 그 과정에서 스승의 깨달음을 같은듯 다르게 전하는 모습은 색다른 재미의 요소입니다.

2.사실성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안에 담긴 지혜를 가볍게 여기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주인공을 갖고 있으며, 각 챕터가 끝날때마다 등장인물들의 역사적 행적에 대한 소개 페이지가 등장합니다. 이처럼 살아있는 인물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는 독서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그러한 소개페이지를 통해 고승들의 삶을 짚어봄으로써, 그들이 말한 선지식에 대한 이해에 조금은 더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3.내적 성장의 기회
성장과 성공을 다룬 책은 많습니다. 하지만 내적인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고승들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의 시간들이 있었을까요? 짧은 이야기의 토막들이지만 그들이 담고있는 가치는 결코 짧지 않을 것입니다. 고승들이 남긴 값진 선지식들을 읽어나가는 것은, 값진 내적 성찰과 성장의 시간이 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적인 읽기:일반적인 이야기]
무엇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위해 한쪽 팔을 내놓아야 합니다. 한쪽 팔을 내놓을 수 있을만한 가치를 가진 어떤 것, 선뜻 떠오르시나요? 심지어 그것이 물질적 대상이 아닌 정신적 가치라면, 이해가 가시나요? 여기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달마'의 제자인 '혜가'입니다. 혹한의 눈보라를 뚫고 달마가 수행중인 토굴로 찾아온 혜가는 팔을 내놓고 깨달음을 갈구합니다. 그리고 달마의 제자가 됩니다. 과연 혜가는 무엇 떄문에 그토록 깨달음을 갈구했을까요? 혜가가 얻은 깨달음의 본질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깨달음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이 책은 달마, 혜가, 지눌, 무학, 경허, 성철 등 다양한 고승들의 깨달음과 관련된 일화들을 담고 있습니다.

'깨달음'이라는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에 비해 이 책의 독서 과정은 그리 무겁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지면이 '이야기'로 채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구성은 '이야기+저자의 간략한 해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챕터가 마무리될 떄마다 등장한 인물들에 대한 역사적 해설의 페이지가 등장합니다. 따라서 불교의 선지식에 대한 사전지식에 관계없이 어렵지 않게 책을 읽어나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에 따라 그 울림의 차이는 있을 것이지만 말입니다.

저의 독서가 재미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선문답을 읽어나가다가 잠시 읽기를 멈추고, 책의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는 과정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스승이 묻고 제자가 답하는 이야기의 흐름 속에 끼어들어, 스스로 이야기 속의 제자라도 된 양 상상하며 직접 대답해 보았습니다. 스스로 답하고 책의 답변을 읽어본 결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을까요? 전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쉽지 않았습니다. 귀한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는 과정 속에 나름의 값진 깨달음들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값진 내적 성장과 성숙의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길을 잃은 사람들이 많은 시대입니다. 타인의 명령에 복종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확신에 찬 행위준칙을 스스로 세우기에는 확신이 없습니다. 물질적 재화는 분명 짜릿한 만족을 줍니다. 하지만 '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변을 구매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 같은듯 다른 시대를 살아온 고승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값진 배움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현실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소중한 성장의 시간이 되시기를 바래봅니다.

[사적인 읽기:개인적인 독서후기]
생각은 내가 아니고 감정이 내가 아니다. 그러나 마음같지 않은 일상의 변수들에서 촉발된 정신적 사건은, 나를 생각의 파편으로 만들고 감정의 기포로 만들어놓고는 한다.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고 오지않은 미래를 두려워하며 계획치 않은 나홀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이번 독서는 '지금', 그리고 '여기'의 깨어있는 삶을 충만하게 누리며 살아가야겠다는 그간의 다짐을 확고히 할 수 있게된, 소중한 성찰과 성숙의 시간이 되었다. 

243 제자 하나가 설봉에게 물었다.
"스님, 우주의 크기는 얼마나 됩니까?"
설봉이 대답했다.
"좁쌀의 크기를 아느냐?"
제자가 대답했다
'예."
설봉이 다시 말했다.
"좁쌀의 크기를 아는 놈이 어떻게 우주의 크기를 모르느냐?"
".....?"

좁쌀을 떠올린다. 마음이 좁쌀이 된다. 우주를 떠올린다. 마음이 우주가 된다. 나의 우주에 좁쌀을 담았다가 우주를 담았다가 다시 좁쌀을 담는다. 좁쌀이 사라졌다. 텅 빈 우주를 바라본다. 그 안에 무엇이 담겼으면 좋을지 떠올려본다. 나는 나의 소중한 우주를 무엇으로 채워나갈 것인가? 무엇을 담고 무엇을 비울 것인가? 무엇을 묻히고 무엇을 닦아낼 것인가? 

설거지를 하러 가야겠다. 씽크대가 비었으면 빈그릇이라도 닦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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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 수시로 찾아오는 불안 때문에 죽을 듯 힘겨운 사람들을 위한 치유 심리
한기연 지음 / 팜파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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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현대인의 불안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께
2.불안을 경험하고 있으며, 극복의 방법을 모색중인 분들께
3.불안을 경험하고 있는 지인을 돕기위해, 이론과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께

[이 책의 장점]
1.가독성
심리관련 서적을 읽기에 앞서 자칫 내용이 어렵지는 않을까, 잘 안읽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가진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내용의 전문성에 앞서서 저는, 이 책의 가독성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챕터를 넘어가며 어느덧 이야기책을 읽듯 술술 책장을 넘기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풍성한 현실적 사례와 이론적 근거, 처방과 개선사례가 유기적으로 흘러가며 막힘없는 읽기를 가능케합니다. 또한 핵심문장에는 밑줄과 다른 컬러가 적용되어 내용의 이해와 재정리를 돕습니다. 심리학이라는 전문서적에 관한 독서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분들께 이 책의 독서는, 낯선 내용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반가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다양성
이 책의 핵심 주제는 제목에서 명시했든 '불안'입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지언정 '불안'을 경험하지 않는 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사례들 역시 그렇습니다. 불현듯 찾아온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30대 여성, 건강 염려증으로 갈등을 겪는 부부의 이야기,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초등교사의 이야기 등,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고 마주할만한 다양한 사례들이 언급됩니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공감이 되고 도움이 될만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3.실용성
'불안'과 관련된 책을 읽는 독자들이 바라는 가장 큰 도움은 무엇보다도 '불안을 줄이는 것'일 것입니다. 스스로 경험하고 있는 불안을 완전히 소멸시키거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그 정도를 감소시키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실용의 목적에 부합합니다. 각 챕터의 말미마다 등장하는 '머물러 보기' 파트는 앞서 제시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법론을 담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지금 여기에서 시도할 수 있는 실용적 방법론들은, 불안을 극복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반가운 무기가 될 것입니다.

[공적인 읽기:일반적인 이야기]
이 책의 제목입니다. 이 도시에 / 불안하지 않은 / 사람은 없다. 이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겪을만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바로 '불안'입니다. 발표불안, 대인관계불안, 가족내의 갈등, 과도한 걱정, 과거에 대한 지나친 후회, 자기비하, 완벽주의와 같은 것들이 그것입니다. 이 책 '이 도시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불안'이라는 현상을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합니다. 각자의 사례 속 각자의 불안을 짚어보고 개선방법을 모색합니다. 그 방법의 이론적 근거를 부연하고, 개선된 사례와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그럼으로써 불안을 겪고있는 이들이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불안해서 불안한 모든 분들께, 불안을 극복함으로써 더 생생한 삶을 경험하기를 기대하는 분들께 이 책의 독서는, 삶을 마주함으로써 자신을 이해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자신을 만들어가기위한 의미있는 배움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적인 읽기:개인적인 독서후기]
가끔씩 넋을 놓고 인터넷 기사를 이것저것 클릭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한다. 정신을 차리고 되짚어보면 정신적이든 현실적이든 방아쇠가 되는 특정한 '사건'이 있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바로 부정적 정서를 주는 사건이다. 정신적 사건은 대부분 과거의 후회이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이다. 현실적 사건은 당면한 일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거나, 예기치 않은 스트레스를 주는 변수, 인간관계의 문제와 같은 것들이 있다. 그들이 불러온 부정적 정서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이와 같은 것이다. '불안.' 당면한 일을 미뤄두고 인터넷 기사를 목적없이 떠돌아다니던 나의 행위는, 불안으로부터의 도피였다. 이 책의 독서는 그러한 나의 도피패턴을 짚어보게 되었다. 또한 책에서 언급된 '완벽주의', '타인에 대한 지나친 의식', '반추사고' 역시 내가 가진 문제점에 해당하며, 이들을 극복하기 위한 저자의 처방을 생활속에서 적용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55 진짜 삶의 의미는 방황과 생각 끝에 온다기보다 실제로 의미 있게 움직이는 데서 옵니다 그저 상념 속을 헤매며 답을 기다린다면 아무것도 건질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진짜 삶의 의미는 우리가 살면서 날마다 헛발질하는 지점에 있을 것입니다. 의식을 도둑맞은 채 무엇을 원해서 지금 여기에서 이러고 있는가를 모른 채 살고 있는 그 지점에서 말이지요. 거기서 멈추고 고개를 들어본다면 내 삶의 의미가 존재할 것입니다.

삶의 방향성을 잃었던 순간들을 짚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떠오른다. 의미를 잃은채 상념의 세계에서 방황했다는 점이다. '최선'의 길을 찾기위해 이런저런 변수를 떠올리는 사이 시간은 흘러갔고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남아있기 일쑤였다. 하지만 삶의 의미는 '최선의 길'속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당장은 최선이 아닌것처럼 보이더라도 차선과 차차선의 길에서 헤매이는 '과정'속에서 생생한 의미를 발견하고,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이 삶의 모습이다. 최선을 고민할 시간에 차선을 경험하는 사람이 되기를, 의미를 찾아다닐 시간에 의미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118 진정한 자존심이 있다면 나 스스로에게 떳떳한지,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켰는지에 관심을 둘 것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강점과 재능에 집중하면서 나를 충분히 이해하고 알아줍니다. 그러니 남들의 시선이나 평가에는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또한 한 번의 성공이나 실패에도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도 나이고 저럴 때도 나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믿는 마음이 있다면 자신의 중심이 내 안에 있기 때문에 외부의 무엇에 자존심을 걸지 않습니다. 나는 내 생각대로 움직일 뿐입니다.

자기불신에 관한 챕터의 이야기다. 남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존심의 유무를 판단하는 이들에게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다. 나 역시 종종 자기불신에 빠지고는 한다. 고민해서 결정한 최선의 판단이 마음같지 않은 결과를 불러올 때, 누군가가 나에게 실망한듯한 기색을 보일때는 쉽게 마음이 철렁이고는 한다. '왜 이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자책하고, '왜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 후회하기도 한다. 삶의 중심이 '나'가 아닌 '너'에게 가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 실수와 실패를 통해 성숙해지고 성장해간다. 그러니 실패의 경험은 고마운 배움의 기회다. 과거의 나를 비판하고자 한다면 그 기준은 오로지 하나다. '나 스스로에게 떳떳했는가.' 그렇다면 자책할 이유는 없다. 스스로에게 떳떳한 삶을 살자. 스스로를 믿고 과감하게 경험하자. 내 안의 중심을 확고하게 지켜가자.

138 사라져버린 '나의 말'을 찾아야 고질적인 관계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나의 말을 한다는 것은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다는 뜻입니다. 타인에게 공격적이지 않되 그저 있는 그대로, 스스럼없이 나를 표현하는 일입니다.  ... 나의 말을 한다는 것은 기꺼이 혼자 힘으로 서겠다는 의지입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지키려는 의지, 솔직한 사람이 되려는 의지, 모든 인간관계에서 자신을 존중하겠다는 의지입니다. 그래서 나의 말을 한다는 것은 상대도, 나도 해치지 않습니다. 무조건 '아니오'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라고 해야 나의 이익이 최대화되는 상황에서는 기꺼이 '예'합니다. 나의 말을 하는 것이란, 내가 원하는 가치를 주장하면서 내가 존재할 권리를 확보하는 것, 삶이 내 손 안에 있음을 믿는 일입니다.

참 오랜시간을 눈치보며 살아왔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보다 '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무게를 두고 대화했다. '내가 먹고싶은 것', '내가 하고싶은 것'에 주의를 기울이기보다는 판단의 키를 떠넘기는데 익숙했다. 그러는 사이 '내가 좋아하는 것'의 리스트는 줄어갔고, 그 리스트를 떠올리는 일조차 희미해져갔다. 좋아하는 일이 사라지니, 좋은 순간들도 사라져갔다. 상대를 배려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이 나 자신을 배려하는 것이다. 상대의 충만함에 비례하여 나의 공허함이 커진다면, 관계는 결코 길게 이어질 수 없다. 서로를 위한 최선의 길은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나 자신의 행복부터 충분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나의 말을 찾자. 내 생각을 말하고 내 감정을 말하자. 정중하게 요구하고 단호하게 거부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 내가 좋아하는 것을 누리는 기쁨을,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는 기쁨을 충만하게 경험하자.

158 당연함을 강요하는 것이 불안에 빠지는 지름길이라면, 불안과 멀어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경직된 신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규정집 속의 옳고 그름을 맞춰보고 결론짓는 행위 자체가 불안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렇게 살게 되면 더 불안해지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문제는 사건이 아니라 해석입니다. 해석은 곧 내가 믿고 있는 신념입니다. 사건을 바라보는 주관적인 해석을 객관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지금 내게 닥친 사건이 목숨을 위태롭게 할 재앙이 아니라 얼마든지 겪을 수 있는 문제라는 시선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당연한 것이 지켜지지 않아도 진정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무엇이 나를 분노하게 하는가?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일어나지 않았을 때이다. 당연하게 지켜져야 하는 윤리적 준칙이 지켜지지 않은 사회면의 사건들, 당연한 나의 노력을 타인이 알아주지 않았을 때, 당연히 나는 존중받아야 하는 사람인데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할 때 나는 감정적 동요를 일으킨다. 그런데, 그것은 과연 당연히 당연한가? 나의 준칙은 타인의 준칙과 동일하며 사회의 준칙과 동일한가? 이따금 나는 사회적으로 합의되어 명문화된 '법령'에 대해서조차 고개를 갸우뚱하며 동의하지 못하지 않는가? 절대적인 진리가 존재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의 대부분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은 일들이었다. 나의 당연함은 너의 당연함과 다르며, 심지어 어제의 나의 당연함이 오늘의 나의 당연함과 다르기도 하다. 찰나의 깨달음이 당연함의 저울추를 움직이기도 한다. 신념은 변한다. 그러니 고정된 신념의 잣대로 세상을 평가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신념에 의문을 제기하며 더 나은 신념을 갖추기 위해서 성찰하는 일일 것이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부정적 정서의 늪을 헤치고 나와, 성장과 성숙의 주석을 덧붙이는 일일 것이다. 경직된 준칙으로 판단하는 사람이 아닌, 해석의 힘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사람으로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나가며]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성장의 지혜들, 당면한 마음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의 기술들을 담고 있습니다. 마음의 평온을 기대하는 분들께 이 책을 진심으로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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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인문 수업 정치학 호모아카데미쿠스 3
고양사회교사모임 지음 / 이룸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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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정치의 면면을 만나볼 입문서를 찾고있는 분들께
2.정치를 배워보고 싶었으나, '너무 어렵지 않을까' 망설였던 분들께
3.정치의 배경과 현실의 이야기를 만나보고자 하는 분들께

[공적인 읽기:일반적인 이야기]
사람들은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이 주제는 빈번하게 대화의 주제로 등장하며, 이 집단은 빈번하게 욕을 먹는다. 바로 '정치'와 '정치인'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긴 시간동안 그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대한민국의 정치와 정치인이 여전히 크나큰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되고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들을 선출하는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개별국민들이 조금씩 더 정치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더 정치에 참여하고, 조금씩 더 목소리를 키워나간다면 정치인들의 책임감도 그에 비례해서 커져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쓸모 있는 인문 수업 정치학'은 우리 시대의 시민들에게 의미가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앎을 바탕으로 권리와 정의를 주장하는 시민들이 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을 때, 정치인들은 스스로의 책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4 이런 현실에서 보다 합리적이며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그 생각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기르는 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한편으로 정치학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있는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의미있는 독서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성인독자를 대상으로 한 정치에 관한 교양서적이다. 정치라는 거대한 체계의 부분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헌법, 권력분립, 언론, 선거, 정당, 노동, 복지, 정치인의 자질 이라는 순서로 말이다. 각 단어가 주는 낯섬이나 이질감이 어려워보일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그렇게 느낄 독자들을 충분히 배려하고 있다. 필요한 용어는 해설하고, 복잡한 내용은 도표나 그림으로 정리하며, 이해가 필요한 부분은 사례를 부연하는 식으로 말이다. 풍부한 보조자료와 사례들이 낯선 내용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 독서의 재미를 더해준다.

                                                                     

이 책에서 가장 유용했던 부분은 '현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책속에서의 이론적 정치를 넘어 우리가 경험하고 있거나 경험하게 될 삶 속의 정치를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244~246페이지에서는 '새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을 짚어보고 그에대한 비판적 견해도 소개한다. 272~276페이지에서는 얼마 전 스위스에서 국민투표에 올라 화제가 되었던 '기본소득'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222페이지부터는 우리 사회가 마주한 노동문제, 특히 비정규직 문제를 짚어본다. 이론에 근거한 현실의 이야기는 우리가 당면한 정치문제를 이해하고, 왜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5 주제가 정치학이기 때문에 나름 민감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현실적인 정치의 모습을 많이 보여줄지, 아니면 정치'학'에 어울리게 학문적인 체계를 많이 소개할지 하는 방향 설정의 문제였습니다. ... 저희 필자들은 현실에서의 정치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이를 함께 고민해봄으로써 독자들이 올바른 정치적 판단력을 가지기를 희망하며 글을 썼습니다. 그 속에는 현실 정치의 모습도 있고 학문적으로 배워야 하는 기초 지식도 녹아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이론의 이야기와 현실의 이야기가 적당히 안배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론적 기초를 통해 기본적 지식을 얻고, 현실의 사례를 통해 삶을 이해하며 적용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정치학을 배우고, 현실정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의미있는 독서의 시간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사적인 읽기:개인적인 독서후기]
예전부터 정치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거리를 두게 되었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현실의 정치란 결코 유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불쾌했던 것은 정치인에 대한 지지문제로 사람들이 다투는 모습이었다. 근원으로 거슬러올라가 보면 각자가 선의를 갖고 있을텐데, 방법론이나 방향성의 차이를 두고 서로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을 내세우며 다투는 모습은 정말이지 보고있기 불편했다.(원론적으로. 물론 방향성의 문제를 떠나 정말 문제가 있는 정치인들도 있는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치는 나의 삶과 맞닿아 있는 현실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판단이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나 역시 그 판단에 목소리를 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특정 정치인의 판단에 분노하다가도, 나의 앎이 깊어지는 과정에서 이면의 타당한 근거를 발견하고 입장을 뒤집게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갈등'이 주는 불편함 역시 외면할 수 없다. 세상에 갈등이 없는 영역이 존재하기나 하는가? 그 갈등을 조정하고 절충하고 합의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의 역할이 아니던가?

이번 독서를 기회로 나는 더 이상 정치를 외면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사안의 양면을 균형있게 바라보도록 노력해야겠다고, 갈등과 대립을 거쳐 합의와 절충에 이르는 과정을 담대하게 마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사회의 성장을 위한 외적 정치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내면의 성숙을 위한 내적 정치에도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마지막으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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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도 괜찮아질까요? - 나의 첫 번째 심리상담
강현식(누다심) 지음, 서늘한여름밤 그림 / 와이즈베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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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마음의 문제로 심리상담을 받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다른 이유들로 망설이고 있는 분들께
2.마음의 문제를 겪고 있는 주변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싶은 마음을 갖고있는 분들께
3.심리상담가의 역할이나, 심리상담의 과정 등 심라상담에 대한 구체적 지식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께
4.심리상담에 대한 어떤 사회적 편견들이 있는지 배우고, 그것을 바꿔보고자 하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심리상담을 망설이게 되는 이유
2.마음의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심리상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것들
3.심리상담의 준비 및 과정
4.심리상담에 대한 흔한 오해 와 사실
5.심리상담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지식 및 태도

[이 책의 장점]
1.이야기:스토리텔링식 구성
이 책은 심리상담에 관한 내용을 다룹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 조금 독특합니다. 심리상담에 관한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5명의 주인공들이 경험하는 심리상담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룹니다. 각 등장인물들은 주변의 시선때문에 심리상담을 망설이기도 하고, 그런 친구를 곁에서 위로하고 지지하기도 하며, 용기를 내어 심리상담소의 문을 두드리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마음의 문제를 겪고, 망설이고, 경험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 심리상담에 관심을 갖고있는 사람에게 생생하고 흥미로운 배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유용함:실제의 이야기, 실용적인 지식들
스토리텔링식의 구성을 갖추었지만 정보의 전달에 소흘하지 않습니다. 심리상담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심리상담을 망설이는 이유, 준비과정, 비용, 상담과정에서 흔히 겪는 어려움 등,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지식들이 담겨있습니다. 심리상담을 앞두고 있는 분들께 유용한 배움과 간접체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그림:설명에 대한 직관과 영감을 주는 재미난 그림들 
이 책은 심리상담에 대해서 흔히 궁금해할만한 이야기들, 심리상담을 앞두고 있는 이에게  도움이 될만한 지식들을 담고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식의 전개는 고민을 상담하는 나의 이야기를 담고있는 것과 같은 몰입도를 줍니다. 그리고 그 몰입도와 흥미를 높여주는 한 가지 요소가 더 있는데 그것이 '그림'입니다. 귀여운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어 독백하고 고민하고 웃음짓는 곳곳의 그림들은 이 책이 가진 큰 장점입니다. 현실적이면서 직관적이고 허를 찌르는 재미까지 갖춘 그림들은 배운 내용을 되새기고 또 다른 영감을 품게해주는 반가운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생각]
학부 졸업반에 다니던 시절, 같은 수업을 듣는 한 친구를 소개받았습니다.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수업을 듣기 전 공강시간에는 어디에 있다 오냐는 저의 질문에 친구는, 학생상담센터에 있다가 온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에 저는 너무나 '당연히 근로장학생이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친구가 그 곳에서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상담센터에 다녀온다면 상담을 받고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텐데 저는 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요? 그 친구가 너무나 멀쩡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상담센터는 아주 심각한 사람들이나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당시 저의 머리에 박힌 편협한 고정관념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배움과 경험이 쌓이며 당시의 편협함은 조금씩 허물어졌고, 이번 독서는 그  편협한 관념의 잔여물을 완전히 날려버리며 새로운 배움까지 얻을 수 있게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식의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마음의 어려움을 겪는 주인공들이 심리상담을 고민하고, 오해와 편견때문에 망설이며, 그것을 넘어서는 배움과 계기를 만나고, 비로소 상담에 나서며 극복과 성장의 첫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식상한 전개인가요? 네, 식상합니다. 식상하고 흔한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마음의 문제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겪었던 적이 있고, 겪고 있으며, 겪게될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극 중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21 "정신이 이상한 사람만 심리상담을 받는 게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우리 마음은 결코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아. 마음에도 일정한 법칙이 있고, 원인과 결과가 있어. 그러니까 사람의 마음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한 전문가들을 찾아가서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라는 거야"

우리는 삶의 다양한 문제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아 도움을 받습니다. 직접 해결하는 것보다 비용을 지불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빠르고 훌륭한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음의 문제는 어떤가요? 쉽사리 전문가를 찾아 나서고 있나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있는 주변인들을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나요?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마음의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당한 일이 아닐까요?

47 누구라도 변화를 거부할 순 없습니다. 사람은 살아 있는 한, 원하든 원치 않든 계속 변하게 마련이니까요. ...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든 변화하고 있죠.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변화의 유무가 아니라 변화의 방향 아닐까요? 내가 원하는 쪽으로 변할지, 아니면 그저 흘러가는 대로 변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심리상담은 우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입니다. 보다 나은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변화의 과정에서 꼭 필요한 연습과 시행착오도 잘 겪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심리상담가의 역할입니다.

사람들은 결국 변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원치 않게 변해가는 모습을 스스로 발견할때면 화가나고 슬퍼지기도 합니다. 어차피 겪어야 할 변화라면, 그 변화의 방향을 우리가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는 없을까요?이 책의 저자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비록 완전히 그렇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 그것은 자기 자신을 위하는 용감하고 현명한 태도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82 "맞아요. 물론 은주 씨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요. 반면 심리상담을 받기로 결정한 은주 씨를 용기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또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내색은 안 하지만 어쩌면 상대방도 심리상담을 받은 경험이 있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니 왠지 억울하지 않나요?"

저는 이 책의 독서를 통해 상담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정하게 되었습니다. 휴대폰이 고장나면 AS센터를 찾듯이, 그에 비할 수 없이 소중한 나의 마음을 돌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마음의 전문가를 마주하는 일을 망설이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곳을 방문하기에 앞서 망설이게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낯섬'이 주는 불편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심리상담의 과정과 일반적인 비용, 과정에서 겪을만한 어려움, 유의해야할 점, 조심해야 할 점 등 다양하고 유용한 정보들을 담고 있습니다. 심리상담을 망설이고 있는 분들께, 심리상담을 결심하고 앞두고 있는 분들께 유익한 배움과 간접체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가며]
심리상담을 받고자 하는 분들께, 심리상담이라는 진로에 관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심리상담에 대한 지적호기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유익한 독서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심리상담을 받을까 말까 고민고민 중이신 분들께 강력하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더 행복한 삶을 위해 저 역시 언젠가 심리상담을 받아봐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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