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의 눈 -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알아보는 지혜
저우바오쑹 지음, 취화신 그림, 최지희 옮김 / 블랙피쉬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다시, 어린왕자
"마음으로 보아야만 제대로 볼 수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많은 이들이 기억고 있는 어린왕자의 한 구절일 것이다. 나도 어린시절 어린왕자를 읽었고 이후 이곳 저곳에서 인용구를 접하며 인용구와 등장인물, 간략한 에피소드 등을 기억해왔다. 그 기억을 종합하자면 이렇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어린왕자의 여행기.' 하지만 순수만 가지고는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이다. '순진한 사람'이라는 단어의 이면에는 '이용당하기 쉬운 사람' 이라는 평가도 담겨있다. 그렇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이 어린왕자를 읽는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인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순수를 잃어가는 시대이기에 더더욱 우리는 어린왕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시대 어린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
4 나는 '어린왕자의 눈'을 통해 우리 삶의 장미와 여우를 찾고, 동심, 자유, 책임, 고독, 길들여짐, 사랑, 그리고 생의 오묘한 비밀과 죽음의 의미를 고민했다.
이 책 '어린왕자의 눈'은 저자의 관점으로 '어린왕자'를 해석한 이야기다. 하지만 동화속 이야기를 해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상당수의 어른들이 경험하고 있는 고독과 단절, 외로움, 방향상실을 짚어본다. 그리고 어린왕자의 눈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음을 보여준다. B612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첫사랑의 실패, 5000송이 장미를 만남으로써 겪는 정체성의 혼돈, 여우에게 배운 치유의 '길들이기', 그리고 책임, 장미와 여우와 어린왕자 모두의 성장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는 여느 어른보다 성숙했고, 누군가를 성숙하게 만들만한 영감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
외로움과 혼란속에서 방황하고 있을 이 시대의 많은 어린 어른들에게 이 책의 독서는, 뜻깊은 치유와 성숙의 시간이 될 것이다.

유일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닌, 사랑하기에 유일한 것
60 어린왕자가 장미를 사랑한 것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장미를 계속 사랑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B612의 장미를 홀로 놔둔채 지구에 도착한 어린왕자는 오천 송이의 장미와 마주친다. B612의 장미를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로 여기며 사랑했던 어린왕자에게 이 사건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유일한 존재인 줄 알았던 사랑의 대상이 사실은 세상에 흔하디 흔한 존재였다는 것. 아마 정체성을 위협할만큼 큰 감정적 동요를 경험했을 것이다. 이 때 기적처럼 여우가 나타나 '길들여짐'을 말해준다. 세상에 아무리 장미가 흔하다고 한들 서로가 서로를 길들였던 장미는 오로지 한 송이다. 그러니 어린왕자의 장미가 유일한 존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이처럼 어린왕자는, '어린왕자의 눈'으로 자신의 장미를 새로이 바라봄으로써 정체성의 위기를 극복한다. 한편으로 그는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장미'가 '자신이 유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얼마나 슬퍼할지를 걱정한다. 자신도 충분히 힘든 상황에서 사랑하는 이의 아픔을 떠올릴 수 있는 마음, 어린왕자가 진실한 사랑을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일 것이다.

상상이 싹틔워줄 공감
220 "수천만의 별 중 어딘가에 하나밖에 없는 꽃을 누군가 사랑한다고 해. 그럼 별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청 행복해질 텐데. "내 꽃이 저기 어디에 있겠지' 라고 생각하며 말이야. 그런데 양이 그 꽃을 후루룩 먹어버리면, 그이에게는 그 모든 별들이 빛을 잃어버리게 될 텐데 그래도 그게 아저씨에겐 중요하지 않단 말이야?"
B612의 장미를 걱정하던 어린왕자는 조종사가 자신의 불안에 공감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이는 비단 어린왕자만이 경험하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 유행처럼 번지는 갈등과 혐오의 배후에 '공감의 부재'가 있다. 사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완벽하게 공감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지 모른다. 경험의 차이에 따라 생각과 느낌과 가치관의 차이도 필연적으로 발생할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공감은 영영 어려운 일일까? 저자는 그 열쇠로 '상상력'을 제시한다. 완벽한 타인의 경험을 겪어볼 수는 없어도 유사한 자신의 경험을 상상해낼수는 있다. 정성과 애정으로 그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볼 수 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점점 마음의 괴리를 좁혀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길들이기 위하여, 길들여지기 위하여
186 출구는 길들여짐에 있다. 마음을 다해 길들여짐의 관계를 세워나가고, 이 관계에서 사랑과 책임을 발견했을 때에만 인류는 고독이라는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랑을 하면 기대를 하기 마련이고, 기대가 커질수록 상처받기도 쉬워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단절과 고독을 택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외면과 회피는 결코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상처를 피함으로써 맞게되는 고독은 구원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더 큰 상처를 남기게 될지 모른다. 저자는 우리에게 길들여짐을 권한다. 마음을 다해 길들이고 길들여지며 사랑과 책임을 발견하라고 말한다.
나 역시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상처받고 자책하며 스스로를 고립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길들여짐의 문을 활짝 열었던 것인지 되돌아본다. 진심을 다해 사랑과 책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는지 모른다. 상처는 그 때 받아도 늦지 않을 것 같다. 그러므로 이제 마음의 문을, 길들여짐의 문을 활짝 열어두려 한다. 어린왕자의 눈으로 너를 응시하며.

[인용]
27 먼 훗날 돌아보면 알게 될 거야. 젊은 날 네가 품었던 꿈들이 너를 세상에서 하나뿐인 존재로 만들어주었다는 것을. 그리고 세상 누구에게도 없는 자기만의 개성을 가졌는지가 인생을 잘 살았는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는 것을

41 어린왕자는 사회에서 도망치거나 사회를 거부하지 않고 용감하게 사회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사회의 여러 세태를 다 알고 난 후에도 동심을 간직한 채 최선을 다해 살았으며, 여전히 진심을 다해 '길들이는 관계'를 맺고 싶어 했다.

90 그건 바로 어린왕자가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를 사랑했기에 다른 사람의 사랑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114 헤어지는 순간에도 여우는 계속 마음을 놓지 못하고 어린왕자를 일깨워주었다.
"넌 네 장미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해."

170 "인간을 인간으로서 전제하고 세계에 대한 인간의 관계를 인간적 관계라고 전제한다면 그대는 사랑을 사랑과만, 신뢰를 신뢰와만 교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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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섹시해지는 모스크바 수학퍼즐 1단계 -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플레이북 섹시한 두뇌계발 시리즈 4
보리스 A. 코르뎀스키 지음, 김지원 옮김, 박종하 감수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한줄평]
사고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풀이유형의 문제를 담고 있는 수학퍼즐 모음집

[추천합니다]
1.수학 퍼즐 풀이를 통해 종합적 인지능력을 키워보고자 하는 분들께
2.크게 어렵지 않은 난이도의 퍼즐 문제집을 찾고있는 분들께
3.종합적 사고력, 공간지각능력, 상상력, 창의력 등 다양한 인지능력의 훈련을 기대하는 분들께
4.다양한 방식의 풀이방법을 만나보기를 기대하는 분들께
5.성냥개비를 활용한 공간퍼즐을 좋아하는 분들께

[이 책의 장점]
1.단계적 난이도
퍼즐을 많이 풀어봄으로써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은 누구나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사고력이 부족하면 퍼즐을 풀어내는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시작단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거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이미 충분한 사고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쉬운 문제에 대해서는 그리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적당한 난이도'는 퍼즐문제를 마주하는 이에게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 '모스크바 수학퍼즐 1단계'는 '1단계'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높은 난이도를 원하는 독자를 위한 책은 아닙니다. 퍼즐문제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있는 저로서도 '1장 초급연산'에 담긴 86개의 문제들은, 머리를 싸매고 끙끙대기는 했지만 대부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장 이동과 배치'로 넘어가며 머리를 긁적이는 횟수가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높아지는 난이도는 독자의 수준에 따라 문제를 취사선택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보다 의미있는 것은, 쉬운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후반부의 어려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사고체력'을 갖춰나갈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해결의 기쁨과 함께 풀어낸 후반부의 문제를 처음 만났다면, 퍼즐바보인 저로서는 아마 접근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서의 문제에서 얻어낸 자신감과 사고력이 끈덕지게 문제와 씨름할 수 있는 힘을 보태주었던 것 같습니다. 

2.다각도의 인지훈련
제가 이 책에서 향상시켰다고 느끼는 요소는 '상상력-시각화', '상상력-사고실험', 종합적사고력, 문제해결능력, 공간지각능력 등입니다. 다채로운 해결방식을 담은 풍성한 문제들을 만나보는 경험이, 다각도의 인지능력을 키워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3.유형별 분류
이 책은 총 7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장-초급연산', '2장-이동과 배치', '3장-성냥개비 기하학', '4장-도형 분리와 재배치', '5장-응용과 디자인', '6장-수학 마술놀이', '7장-중급연산'이 그것입니다. 수리문제에서 기하학 활용문제까지 다양한 유형별 분류가, 독자의 취약점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나의 성장 포인트]

다양한 문제들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스스로 몇 가지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음을 느꼈다. 그 중 몇가지를 문제의 풀이과정을 짚어보며 정리한다.

1.'문제해결력-결과에서 출발하기'
24 성냥 옮기기
탁자에 성냥 무더기 3개를 만든다. 첫 번째 무더기에는 성냥 11개, 두 번째에는 7개, 세 번째에는 6개를 놓는다. 각 무더기에 성냥이 8개씩 놓이도록 성냥을 옮겨라. 단 각 무더기에는 이미 놓여 있는 개수만큼의 성냥만 옮겨올 수 있고 그것도 다른 무더기 한 곳에서만 가져와야 한다. 예를 들어 6개의 성냥 무더기에는 딱 6개의 성냥만 더 옮겨올 수 있지 5개나 7개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
세 번만 움직여서 성냥이 8개씩 놓은 무더기 3개로 만들어보라.

처음에는 무턱대고 일렬로 11 / 7 / 6 을 써놓고 무턱대고 때려넣어 봤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이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정이 3단계인데, 뒤에서 부터 채워넣을 수는 없을까?' 마지막 3단계에서 8 / 8 / 8 의 결과가 나오려면 그 직전에는 하나의 8이 완성되어 있어야 하고, 결국 4 / 8 / 12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나의 빈 칸을 완성해 두니 선택의 폭이 한결 좁아졌다. 그러고 나니 한 두 차례의 대입을 통해 즉각 정답을 도출할 수 있었다. 접근의 방향을 뒤집어봄으로써, 관점을 전환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2. '상상력-시각화'
44 밀물이 들어오면(트릭퀴즈)
해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배 한 척이 옆에 줄사다리를 늘어뜨린 채 정박하고 있다. 줄사다리에는 10개의 단이 있는데, 각 단 사이의 거리는 12cm다. 가장 아랫단이 수면에 닿아 있고 바다는 잔잔하다. 하지만 밀물이 들어오면서 수위가 시간당 4cm씩 높아지고 있다. 줄사다리의 위에서 세 번째 단을 물이 덮는 것은 몇 시간 후일까?

처음에는 수리적으로 접근했다. 총 120cm에서 3개의 단을 뺀, 즉 7개 단을 덮은 길이는 84cm. 수위상승속도가 4cm/h 니까 정답은 21시간. 그런데 문제 옆의 '트릭퀴즈'라는 단서가 너무 찝찝했다. 하지만 풀이과정의 오류는 없어보였다. 그래서 내가 놓친 부분이 무엇일지 상황을 시각화해보며 짚어보기로 했다. 배가 정박해있고 사다리를 내리고 물이 차오른다. 7개 단을 채워가는 과정에서 생각과는 다른 이미지가 전개되기 시작했다. 줄 사다리가 가라앉지 않고 물에 뜨고 있었다! 따라서 줄 사다리는 위에서 세 번째 단을 덮을 수 없다. 상식을 활용한 트릭퀴즈였다. '상상력'을 활용하여 '시각화'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단서를 포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배웠다.

3.'상상력-사고실험'
76 다차로 가는 전차
두 여학생이 전차를 타고 한 도시에서 다차(여름 별장)로 가고 있었다.
한 여학생이 말했다. "있잖아, 반대편에서 오는 전차들이 5분마다 우리를 스쳐가고 있어. 양쪽 전차가 똑같은 속도로 달린다고 하면, 1시간 동안 도시에 전차가 몇 대나 도착할까?"
"당연히 열 두 대지. 60나누기 5는 12니까." 다른 여학생이 대답했다.
첫 번째 여학생은 동의하지 않았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너무나 명백해서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였다. 60분 동안 5분에 1대꼴로 전차가 지나갔으니 12대가 명백했다. 나 역시 첫 번째 여학생을 적극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상상력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전차의 움직임을 따라가기 위해 정적인 '시각화'를 넘어 동적인 '사고실험'을 떠올려야 했다. 전차가 출발한다. 맞은편에서 첫 번째 열차가 지나간다. 5분의 시간이 흐르고 두 번째 열차가 지나간다. 이 때 잠깐, 여학생들이 탄 열차는 '움직이는 중'이다. 앞서 시도했던 60나누기 5는 여학생들이 탄 열차가 멈춰있다는 가정하에 옳은 답이다. 여학생들이 탄 열차가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만 한다. 두 열차가 최초로 스쳐간 지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두 번째 스쳐간 열차가 해당 지점에 도달하는데는 5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여학생들이 탄 열차가 5분동안 지나온 거리이기 때문이다. 즉, 최초의 지점을 기준으로 열차는 10분에 한 대씩 지나가며, 열차간의 시간간격은 10분이다. 따라서 도시에 도착하는 열차는 60나누기 10, 총 6대이다. 문제를 단편적으로 보았을 때는 짐작조차 가지 않았던 단서가 상상력을 동원해 그려보니 포착되기 시작했다. '생생하게 그려보는 것'을 통해 관점을 확장하고 문제해결의 길을 열어낼 수 있음을 경험했다. 이는 비단 수학퍼즐을 해결하는데 있어서만 유용한 기술이 아닐 것이다. 삶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 상황을 마주하며, 상상력을 동원하여 단서를 포착하고 멋지게 문제를 해결해내는 나의 모습을 잠시 그려본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기억하며, 상상력을 활용하는 발견과 해결의 즐거움을 누리며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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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사코리아 논리 퍼즐 - IQ 148을 위한 IQ 148을 위한 멘사 퍼즐
멘사코리아 퍼즐위원회 지음 / 보누스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소개]
논리와 수리 중심의 157 가지 퍼즐 모음집

[추천합니다]
1.퀴즈를 해결하는 순간의 짜릿한 '재미'를 기대하는 분들께
2.두뇌능력 개선을 위한 '뭔가'를 해보고 싶은데 너무 어렵지 않을까 부담을 갖고있는 분들께
3.문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획득하기를 기대하는 분들께
4.수리적 문제해결능력의 훈련을 기대하는 분들께
5.논리적 문제해결능력의 훈련을 기대하는 분들께

[이 책의 장점]
1.단계별 난이도
이 책은 쉬운 문제는 별1개에서 어려운 문제는 별5개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독자가 원하는 수준에 따라 선별하여 문제를 골라보거나, 풀이에 앞서서 난이도를 가늠해봄으로써 접근방법을 조절해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별 1개~2개 짜리 문제는 대부분 해결할 수 있었고 3개부터 맞고 틀리고를 반복했으며 4~5개는 대부분의 문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체감하기로는 표시된 난이도가 문제의 수준을 정확하게 반영했다고 느꼈습니다.
 
2.다양한 문제들
서술형 문제,  도표문제, 수식활용, 빈 칸 채우기 등 다양한 형식의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악보를 활용하는 문제, 기호나 숫자를 활용하는 문제, 마방진처럼 그림을 활용하는 문제 등 다양한 내용의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방식의 해결접근법을 담은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다채로운 형식과 내용과 해결법들을 만나보는 재미와 흥미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3.적절한 해설
이 책의 전반부는 문제파트로, 후반부는 해설파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순서대로 정답과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담백하고 깔끔한 해설로 문제를 풀어냅니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적절한 분량의 해설이라고 느꼈습니다.

[서평]
개인적으로 수리적 직관력과 단계적 문제해결능력이 부족한 편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늘 이를 보완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극복과 성장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스트레스'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서 그냥저냥 회피해온 것 같다. 이 책 '멘사코리아 논리 퍼즐'의 독서는 그런면에서 나의 취약성, 특히 '논리'와 '수리'의 능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렇게 10문제 가량을 풀고난 뒤 잠시 쉬어가며 이런 생각을 했다. '머리가 아픈것을 보니 확실히 도움이 되겠구나.'

문제들을 풀어가며 '논리'와 '수리'가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다고 느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수리'를 이용한 '논리'문제들이었다. 따라서 이를 활용한 '사고력'의 개선을 목적으로 하던 나에게 의미있는 도전의 시간이 되었다. 특히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관점의 접근'이라는 요소를 짚어본 것이 큰 수확이었다. 머리를 끙끙 싸매고 풀어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가, 관점의 각도를 살짝만 틀어서 보니 아주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그 순간의 '아하'라는 감정이 강렬하게 남았다. '관점이 잘못되었다면 아무리 파고들더라도 문제의 핵심에 접근할 수 없는것이 당연하구나. 그러니 도무지 앞으로 나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잠시 한 걸음 물러서서 나의 관점을 되짚어보는 과정이 필요하겠구나.' 이는 비단 한 페이지 짜리 퀴즈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만 유용한 태도는 아닐 것이다. 때때로 맹목적인 태도로 편협한 시야속에 갇히고는 하던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관점'의 필요성을 깊이 되새겨보았다.

마지막 장을 덮고 한 가지 사실을 배우게 되었다. '나는 IQ148은 분명히 아니구나.' 하지만 적어도 '읽기 전의 IQ'에서 '148'을 향하여 몇 걸음 전진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논리와 수리는 아직도 영 부담스럽고 어렵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견뎌내는 나의 모습은 얼마나 뿌듯한가. 그리고 그러한 능력을 갖춘 뒤의 나는 얼마나 폭넓은 가능성을 갖추게 될까. '취약성'을 발견하고 인정하고 극복하는 도전에 과감하게 나서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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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꿈 그리고 존재
에반 톰슨 지음, 이성동.이은영 옮김 / 씨아이알(CIR)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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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나는 여전히 나인가
나는 책장을 펼쳤다. 나는 책을 읽었다. 긴 독서였다. 그리고 나는 책장을 덮었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노트북을 열었고 다시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 모든 행위의 배후에 내가 있다. 곰곰이 회상해보건대 분명히 내가 했던 행위들이 맞다. 그런데 과연 이 모든 일들이 '나'의 행위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지난 며칠간의 '나'는 모두 동일한 '나'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예컨대 그저께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김치볶음밥을 가장 좋아했다. 그런데 오늘의 나는 참치오므라이스를 더 좋아한다. 음식에 대한 서수적 선호도가 역전된 나는 진정 그 전과 '동일'한가? '선호도'를 넘어 종교, 신념, 삶에 대한 철학, 정의관, '자아에 관한 관념'까지 달라졌다면, '나'는 여전히 '나'인가?

자아탐구를 향한 인류의 여정
'나', 즉 '자아'에 관한 의문은 긴 인류의 역사와 함께 치열하게 탐구되어 왔다. 그 탐구의 열망은 종교, 철학, 학문 등 직군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피어올랐다. 그리고 비로소 현대과학이 돋보기를 들고 나타났다. 정교한 관측기술을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두뇌의 활동을 관찰하며 '자아'와 '뇌'의 긴밀한 관계를 분명하게 밝혀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나'와 '의식'은 두뇌의 생물학적 작용에 따른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극단적 환원주의자들도 나타났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우리는 '뇌'의 상태에 따라 구조적으로 특정지어지는 결과물에 불과한 것일까? 치열한 수행과 명상을 통해 깊은 의식의 세계를 직접 체험한 명상가들의 지혜는 뜬구름에 불과한 것일까? 탁월한 이성적 탐구를 통해 '진리'에 접근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온 철학자들의 지혜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일까?  

명상과 과학의 만남
이 책 '각성, 꿈, 그리고 존재'는 여기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바로 '명상'과 '과학'의 만남이다. 고대의 지혜와 현대 과학의 통섭이다. 저자인 '에반 톰슨' 교수는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의 교수이며, 주로 철학, 인지과학, 불교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관점과 해석이 담겨있다는 점이다. '나'라는 궁극의 키워드를 향하여 명상과 과학으로, 현상과 물질로, 상상과 실증으로 거침없이 탐구해 나간다. 이 책의 주제에 대한 탐구는 별개로 하더라도, 하나의 키워드를 향해 '이렇게 다양한 관점과 해석으로 접근할 수 있구나' 라는 '관점의 확장이 주는 가능성과 흥미'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얻었다.

명상의 효과에 대한 현대적 재발견
86 초점 주의 명상을 반복해서 수행하게 되면 많은 주의력 기술이 향상된다고 한다. 첫 번째는 일종의 깨어있음 또는 각성인데, 이것은 산만해진 생각과 느낌에서도 주의하여 초점을 맞추는 것을 잃지 않고 깨어 있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는 산만한 것에 소라집히지 않고 거기서 떨어져 나오는 능력이다. 세 번째는 주의력을 선택된 초점에 다시 되돌릴 수 있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들을 발달시키게 되면 유연한 주의력을 획득하고 방황하는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예민한 능력을 키울 수 있다.
(...)
 열린 자각 명상은 자각의 자각, 또는 심리학자들이 메타 자각이라고 부르는 것을 훈련한다. 열린 자각 명상에서는 메타자각이 사고, 감정, 감각을 목격하는 형태를 보여준다. 그 사고, 감정, 감각들은 순간순간 일어나는데, 그 성질들을 관찰한다. 이런 수행 스타일은 경험의 묵시적 측면, 즉 순간순간 자각의 생생함 정도라든가 일시적인 생각과 감정이 전형적으로 주의를 사로잡고 여러 생각과 습관적인 감정 반응을 자극하는 방식을 아주 예리하게 느끼게 해준다. 이렇게 해서 수행자는 감각, 사고, 감정, 기억을 동일시하는 습관이 어떻게 자아감을 형성하게 되는지를 배우게 된다.

흔하게 알려진 대표적 불교 명상 방법으로 '사마타'와 '위빠사나'가 있다. 이는 현대 학자들에 의해서 '초점 주의 명상'과 '열린 자각 명상'으로 재해석되었다.  전자의 경우 하나의 대상에 또렷한 주의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주의력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인 주의의 '닻'으로 '호흡'이나 '만트라'가 활용된다. 후자의 경우는 이 순간 떠오르는 '생각', '감정', '감각'들을 알아차리고 비판단적으로 응시하며 흘려보내는 것이다. 일반적인 사고의 패턴이 이러한 요소들에 '이끌려'간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또한 주의의 '훈련'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저녁무렵 드라마를 보던 중, 주인공이 족발을 시켜먹는 장면을 목격하고, 나의 마음에도 '족발에 대한 생각'과 '족발을 먹고싶다는 감정'과 '과거 먹었던 족발의 달콤한 추억'이 떠오르며 어느새 다어이트중임을 잊은 채 배달어플을 실행시키게 되는 것은 일반적인 패턴이다. 하지만 '족발생각'과 '족발감정'을 일시적으로 떠오르며 사라지는 '상념'으로 알아차린다면 상황을 다르게 흘러가도록 만들 수 있다. 조금 전까지 '족발을 먹고싶은 나'로서 '나'와 '족발'이 하나였다면, 대상을 알아차리고 비판단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족발생각'이 적어도 '나'가 아닌 다룰 수 있는 '대상'임을 자각할 수 있다. 또한 TV라는 조건에 따라 나타났으며 또 다른 조건에 의해 소멸될 수 있다는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지혜'를 통해  삶의 주도권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명상이 나에게 선물한 내면의 힘
나의 경우 '인터넷 서핑'으로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은 편이었다. 지식을 넓히며 배움을 얻으며 가치있게 활용할 때도 있지만, 굳이 필요가 없거나 시급하지 않은 신변잡기식 정보에 이끌려 다니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이러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 보았지만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다. '잠깐'만 접속하고 돌아온다는 것이 어느새 훌쩍 시간을 흐르게 하며 '해야 할'일과 '하고싶은 일'의 기회를 빼앗아가기 일쑤였다. 어러한 문제를 개선하는데 큰 도움을 준 것이 앞서의 '열린 자각 명상', 다른 이름으로 '마음챙김'과 '위빠사나'라고 불리는 명상이다. 나는 시급하지 않은 뉴스를 읽는것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시간을 빼앗겼을까? 평온한 마음으로 '알아차림'한 결과 그것이 '스트레스'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도피하고자 '단기적 자극'을 이용했던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패턴'화 되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의식적인 노력에 의해 벗어나기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스트레스-도피-자극'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각 구간에  한결 기민하게 개입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스트레스'라는 단서를 알아차림으로써 '스트레스를 받은 나'가 아닌, '스트레스'를 알아차리는 '나'로서, 삶의 주도권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

122 초점 주의 명상과 열린 자각 명상은 뇌의 주의처리 과정을 증진시키고, 주의 요구 지각 과제의 수행력을 향상시킨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명상이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공해준다.

이 책에는 명상이 주는 인지적 효능에 관한 과학적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또한 그 원리와 과정에 대한 이론적 근거와 과학적 탐구도 부연한다. 나아가 '자아와 의식은 뇌가 창조한 환상일 뿐'이라는 '극단적 환원론'에 맞서 '명상을 통한 체험'이라는 '뇌현상학적 탐구'를 강조한다.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나의 명상도, '지혜의 넓이'와 '체험의 깊이'가 더욱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종교적 지혜에 대한 과학적 재해석
540 내가 언급한 생물학적 관점은 고대 불교의 개념인 오온(색, 수, 상, 행, 식)에 새로운 이해의 실마리를 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오온은 다섯 종류의 기본 정신물리적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이것들은 감수능력이 있는 존재 또는 개인을 구성하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이런 네 가지 온(색, 수, 상, 행)에 속하는 모든 정신물리적 활동들은 내외수용 감각 또는 성찰이나 기억과 같은 심적 자각을 통해서 파악된 어떤 것의 현존에 대한 자각을 조건 짓기도 하고 그런 자각에 의해 조건 지워지기도 한다. 이런 형태의 자각이 다섯번째 온인 식온에 해당한다.

긴 독서의 압권은 불교의 '오온'을 생물학적으로 재해석한 파트였다. 오온은 불교에서 말하는 인간의 기본적 구성 요소로서 형태, 느낌, 지각, 성형, 의식으로 열거된다. 이는 근대 과학의 도움이 전혀 없이, 오로지 내적 성찰에 의해서 정립된 지혜다. 그런데 이를 현대의 과학적 지식들을 바탕으로, 특히 생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이 '오온'을 해석하며 지지한다. 이에 앞서 '아비달마'에서 제시된 '마음의 한 순간'으로서의 '찰나'인 1/65초를 실험심리학적으로 측정해봤던 실험과 함께, 현상학적 지혜를 과학적 탐구로 재해석했던 많은 부분들이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평가절하하며 살았는가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다시, 나는 누구인가
521 자아는 하나의 존재이거나 개체 같은 것이 전혀 아니다. 그것은 삶의 과정에서 발제하여 발생한 것이다.
(...)
내가 자아를 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할 때, 내가 의미하는 바는 자아가 '나-됨'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 저자는 자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허무주의를 부정한다. 또한 자아가 고정불변의 실체라는 견해 또한 지지하지 않는다. 저자가 말하는 자아는 '과정'이다. '나-됨'의 과정이다. '나'는 그 모든 순간속에서 '나'와 함께 존재하고 있다. '우파니샤드'와 '아비달마'와 '철학'과 '명상'과 '뇌과학'을 넘나드는 긴 여정은 그의 견해에 대한 충분한 지지의 믿음을 제공했다. 그래서 나는 열린 마음으로 저자의 탁월한 견해를 수용했다. 다만 그것을 확신하지는 않는다. 더 열린 마음으로, 자아의 물질적 기반을 잃게되는 날까지 자아탐구의 여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마 저자도 그러한 태도를 지지하리라 믿는다.

존재를 넘어 창조의 놀이를 향하여
아이는 순진무구요 망각이며, 새로운 시작, 놀이, 제 힘으로 돌아가는 바퀴이며 최초의 운동이자 신성한 긍정이다.
그렇다. 형제들이여, 창조의 놀이를 위해서는 신성한 긍정이 필요하다. 정신은 이제 자기 자신의 의지를 의욕하며, 세계를 상실한 자는 자신의 세계를 획득하게 된다.
-프리드리히 니체, 정동호 역,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p. 41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니체가 말했던 세계를 상실한 '자'와 세계를 획득한 '자'는 과연 동일한 '자'였을까?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으로서의 '자아'와 '위버멘쉬'로서의 '자아'는 과연 동일한 '자아'였을까? 그가 말했던 '순진무구의 망각'은 '자아에 대한 망각'이요, '새로운 시작'은 '새로운 자아'로서의 삶이요, '놀이'는 '새로운 자아'를 창조하는, 신선한 긍정의 운동이 아니었을까?

나는 책장을 펼쳤다. 나는 책장을 덮었다. 책이라는 교량을 건너온 나는 다시, 나에게 묻는다. 너는 누구야? 소리가 들려온다. 비로소 '놀이'의 시간이다.

[인용]
44 붓다는 유명한 비유에서 명색과 의식이 서로 의지한다는 것을 두 개의 갈대 묶음이 서로를 지탱하는 것에 비유한다. "벗이여, 그렇다면 비유를 들겠다. ... 예를 들어 두 갈대 묶음이 서로 의존하여 서 있는 것처럼, 그와 마찬가지로 명색을 의존하여 의식이 생겨나고, 의식을 의존하여 명색이 생겨난다."

118 더 놀라운 점은 티베트 승려의 감마 진동수 패턴이 특히 강하고 잘 구조화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감마 뇌파의 크기(진동의 진폭)는 이전에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어떤 것보다 훨씬 컸다. 그리고 이런 빠른 진동수의 위상은 정확하게 동기화되어 있었다.

176 자각몽을 꾼다는 것은 더 심오한 의문을 제기한다. 내가 '나의' 자각에 대해 말할 때, 정확하게 누가 이 자아인가? 내가 "나는 꿈꾸고 있다는 것을 내가 안다."라고 말할 때, 누가 '나'인가? 내가 '나의' 부분적 꿈 조절을 서술할 때, 누가 행위자 또는 조절자인가?

518 단일한 실체적 자아가 없다는 것으로부터 사람, 행위자, 주체가 없다고 추론하는 것은 허무주의자 또는 단멸론자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극단적인 허무주의를 오늘날의 뇌과학자와 뇌철학자에게서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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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 - 역사 속 시그널을 읽으면 미래가 보인다
자크 아탈리 지음, 김수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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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긴 인류의 역사동안 '미래예측'은 생존과 권력의 강력한 기반으로 작용해왔다. 인공지능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예측기술이 유래없이 정밀화된 요즘의 시대지만, 그 지식은 특정 집단에 편중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우리의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키워내야 한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그동안의 저서를 통해 현실화된 일들을 사전에 예측해냄으로써, 특유의 통찰력을 입증해낸 바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미래예측 기술을 공개하고 그것의 활용방안을 제시한다.

[서평]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면?
지금으로부터 5년 전, 2013년으로 돌아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정보를 활용하여 무엇을 획득할 것인가? 각자의 삶에서 후회스러웠던 순간을 되돌리고 싶은 분들도 많을 것이고, 사회적 경제적 변수들을 활용하여 부를 이뤄내고싶은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주식, 부동산, 로또, 비트코인과 같은 기회들 말이다. 나 역시 미련하게 놓쳤던 소중한 것들을 떠올리며, 원하는 것을 이뤄낼 수 있었던 아쉬운 기회들을 짚어보며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얼마나 값진 힘인지를 생각해본다.

유럽 최고의 석학이 말하는 미래예측 이야기
이 책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는 '미래'의 '예측'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인 '자크 아탈리'는 유럽부흥개발은행을 설립해 초대 총재를 지냈으며 다양한 사회적, 학문적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프랑스의 석학이다. 서문에 따르면 그는 1975년에 저서 '말과 도구'를 통해, 유튜브와 같은 매체의 출현과 개인의 인생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했다고 한다. 또 1988년에 저서 '본래 의미와 비유적 의미. 소유의 역사'라는 책에서, 소유의 시대가 가고 임대의 시대가 올 것임을 예측했다고 한다. 그런 특출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미래예측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예언에서 예측으로, 미래를 획득하는 힘으로
1장 'PART 1 하늘을 예언하다: 신의 권능'에서는 고대부터 시작된 '미래예언'의 기원과 점성술, 수상술, 꿈 등 기법들의 의미를 짚어본다. 'PART 2 시간을 통제하다: 인간의 권능'에서는 '미래예언'에서 '미래예측'으로 전환되는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며 함께 발달해온 '예측 능력 훈련법'을 배워본다. 무심코 즐기는 게임, 음악, 문학, 유머의 숨겨진 의미를 짚어보는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또 시간의 가치를 읽어냄으로써 부를 획득한 이들의 사례도 다룬다. '월털루 전투'나 '타이타닉호 침몰'과 같은 역사적 사건의 곁에서 예측을 통해 부를 이뤄낸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PART 3 우연을 통제하다: 기계의 권능'에서는 인공지능 및 기술발달과 더불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예측기술과 그것이 현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특히 존 힉스, 케인즈, 루카스 등 경제학자들의 경제모형 전개 과정을 다루는 이야기는, 딱딱하게 배웠던 경제학 교과서의 이론에 '예측'이라는 인류학적 서사를 더함으로써 새로운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마지막으로 'PART 4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에서는 미래예측이 중요한 이유를 강조하고 저자의 예측기술을 풀어놓는다. 이를 활용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타인과 기업과 국가와 인류의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알다, 예언하다 예측하다
14 미래를 '알기 위해' 또는 '예언하기 위해' 애쓰는 것은 그냥 체념하고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반면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본인이 원한다면 자유롭게 살고 '자기 자신이 될'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예측'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저자는 '미래를 알다', '미래를 예언하다', 미래를 예측하다'로 나누어 그 의미를 구체화한다. 우선 '안다'는 것은 미래가 사전에 결정되어 있으며 이를 사전에 완전하게 내다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예언하다'는 역시 미래가 결정되어 있지만, '완전히'가 아닌 '어느정도' 알아낼 수 있음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예측한다'의 경우 미래가 결정된 것이 아닌, 우리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가정한다. 그리고 그러한 미래를 부분적으로 짐작하려고 애쓰는 행위를 말한다. 전자의 두 가지 경우는 결정된 미래를 '수용'해야겠지만, '예언'의 경우 선택권이 있다. 미래를 자유롭게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예측'이 바로 그것이다. 미래의 결과를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위험을 피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예측의 양극화가 가져올 힘의 양극화
208 미래에 대한 지식은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을 공산이 더 크다. 그리고 태초부터 그래왔듯 예측은 오직 몇몇 사람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 남게 될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의 모든 일들을 알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고, 기계라고 하는 새로운 군주의 손에 미래에 대한 지식을 위임하는 선택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렇다. 예측은 단순히 미래를 짐작하는 유희에 그치지 않는다. 미래를 예측함으로써 관성적 삶을 넘어, 삶을 창조하는 자유를 획득할 수 있다. 그 어느때보다도 예측 기술이 발달한 요즘, 눈을 부릅뜨지 않는다면 예측의 힘을 가진 소수의 권력집단에 의해 휘둘리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부의 양극화' 너머에 있는 '예측의 양극화'일지도 모른다.

꿈꾸기 위해 예측할 것을 다짐하며
261 게으름은 예측의 최대 적이다. 반면 예측은 자유의 최고 동맹이다.
계획을 세우고 실패하기를 반복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달성에 만족해왔던 것 같다. '이 정도 했으면 됐어', '어쩌면 더 못했을지도 몰라'라며 합리화 하는 경향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조건이 갖춰져있던 순간부터, 조건의 변화라는 자발적 움직임이 더해지지 못했던 순간부터, 나의 실패는 이미 '예언'되어 있었는지 모른다. 계획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예측'이다. 그럼으로써 달성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창조 가능한 미래를 구상해낼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제 글에 마침표를 찍고 내일의 나를 예측해보려 한다. 그리고 내일의 나를 위해 오늘의 나로서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도움을 선물할 것이다. 인간은 예측된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자유와 힘을 가진 존재임을 믿으며.

[인용]
15 '자기 자신 예측하기'는 우리에게 일어날 일을 다루는 반면, '자기 자신 되기'는 우리가 되고 싶어 하는 것에 관한 문제다. 자기 자신을 예측하는 데는 통찰력이 요구되지만, 자기 자신이 되려면 야망이 필요하다.

209 이제 권력은 성직자나 군인, 정치인의 수중을 떠나고, 요컨대 지금부터 미래를 관리하는 임무를 맡은 기업들의 손에 들어갈 것이다. 보험회사와 데이터 관리회사는 개인이 초래한 위험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알고 이에 따라 행동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228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서 한 걸음 물러서서 매 순간 일어나는 우연한 사건들에 휘말려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잠시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핵심적인 것에 무게중심을 두고, 집중하고, 호흡하고, 긴장을 풀고, 눈을 감아야 한다. 진정으로 무언가를 보고자 한다면 역설적이게도 앞을 보지 못하는 길을 택해야 하는 것이다.

229 때때로 이 훈련 방법은 고통스럽기도 하다. 자신의 정체성과 불변요소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결함과 포기하는 모습, 비굴함, 실수, 심지어 범죄까지 통찰력을 가지고 수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238 심지어 나 역시 놀라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진지하게 밟으면, 내가 가진 계획가 욕망 중에서 내 행동에 좌우되지 않고 실현 불가능한 것조차도 현실이 되는 장면을 확인했던 것이다. 마치 자기 자신 예측하기가 자석처럼 자기 쪽으로 자기 자신 되기의 조건들을 잡아끄는 역할을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쇄빙기라도 된 듯 눈 앞에 놓여 있는 장애물을 제거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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