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먼저다 - 나를 사랑하는 가장 확실한 결심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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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지면 몸이 상한다. 건강을 소홀히 해서다. 마냥 건강할 것 같던 몸이 상하면 회복이 어렵다. 특히 나이가 들면 더 그렇다. 5년 전 거의 20년을 피우던 담배를 끊었다. 담배값이 거의 두 배가 오르고, 흡연자가 거의 설 자리가 없을 정도로 천대받는 요즘을 보면, 미리 끊기를 정말 잘했다 싶다. 금연을 한 후 생긴 한가지 부작용만 빼고. 체중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쉬이 살이 찌는 체질인데다, 식탐도 만만치 않은 내가 담배를 끊자 맛을 담당하는 혀세포인 미뢰가 살아나(원래는 8천개 이던 것이 흡연을 하면 2천개로 준다고 한다) 맹물도 맛있어졌다. 흡연의 습관을 잊고자 먹는 것을 입에 달고 지내더니 1년 만에 무려 10킬로그램이 늘어났다. '흡연보다 체중 는 것이 안 낮냐?'는 자위는 구차한 변명이었다. 비만도 흡연만큼이나 터부시해서 '비만도 질병이다'라고 외치는 요즘, 각설하고 살을 빼야했다. 그러려면 자극이 필요했다. <몸이 먼저다>를 집어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말 소중한 것은 급하지 않다.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당장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운동과 독서가 대표적이다. 둘 다 바빠서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시간이 없어서 독서를 못한다고 말하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 시간이 없어 독서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독서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바쁜 것이다. 운동도 그렇다.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게 아니다.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더 바빠지는 것이다. 자주 아프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쓸데없이 시간을 쓰게 된다.

 

인생은 시간이다. 인생은 시간 활용을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 있다. 시간 사용에는 최적화가 필요하다. 너무 한 곳에 시간을 쓰는 것보다는 상황에 맞게 몸과 정신에 적절한 안배를 하는 게 핵심이다. 여러분은 시간을 어디에 많이 쓰는가? 대부분 현대이은 머리 쓰는 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몸 쓰는 일에는 소홀하다. 나는 반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몸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몸을 관리하면 정신과 마음까지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거양득이다. 반대로 정신적인 부분만 관리하면 몸이 서서히 망가진다. 소설가처럼 글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촉망받던 소설가가 후반으로 가면서 필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바로 몸이 정신을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

 

몸이란 무엇일까? 몸은 당신이 사는 집이다. 지식이나 영혼도 건강한 몸 안에 있을 때 가치가 있다. 몸이 아프거나 무너지면 별 소용이 없다. 집이 망가지면 집은 짐이 된다. 소설가 박완서는 노년에 이렇게 말했다.젊었을 적의 내 몸은 나하고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박완서의 <호미>중에서)

 

정말 맞는 말이다. 몸만이 현재다. 생각은 과거와 미래를 왔다 갔다 한다. 하지만 몸은 늘 현재에 머문다. 현재의 몸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몸은 늘 모든 것에 우선한다. 몸이 곧 당신이다. 몸을 돌보는 것은 자신을 위한 일인 동시에 남을 위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몸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직무유기다. 몸을 돌보지 않으면 가장 먼저 자신이 피해를 입는다. 이어 주변에 민폐를 끼친다. 몸을 돌보면 몸도 당신을 돌본다. 하지만 몸을 돌보지 않으면 몸이 반란을 일으킨다. 나는 그게 제일 두렵다. 26~27

저자의 직업은 작가. 더 많은 글을 쓰기 위해, 무엇보다 쓸데 없는 체중과 지방을 태워 자연스러웠던 예전의 모습을 찾아 보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저자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 책을 읽으며 참고한 100여 권의 책을 통해 저자는 다양한 운동의 효과와 자신의 경험을 담았다. 읽는 내내 각성을 하게 했다.

10년 전 어깨뼈(엄밀하게 말하면 견갑와)가 골절되어 수술을 한 적이 있다. 병원에서 거의 한 달을 입원하자 체중이 무려 7킬로그램이 늘어났다. 재활차 핫요가와 걷기, 그리고 스트레칭 등을 시작해 2~3년을 꾸준히 운동을 해서 고등학생 시절의 몸무게인 69킬로그램까지 조절한 적이 있었다.​ 운동을 하는 순간은 매일 힘들고 괴로웠지만, 운동을 마친 후 샤워를 끝낸 시원함과 산뜻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희열이었다. 어렵게 살을 뺀 후인지라 반대급부로 살이 찐 사람들을 '게으름뱅이'라며 절대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올히려 더 뚱보가 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운동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몸이 무겁고 갑갑하고 답답함을 느끼면 박차고 나가 운동을 했다. 하지만 채 며칠을 가지 않았다. 날씨핑계로, 바쁜 핑계로, 이런저런 이유로 채 사흘을 지속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제대로운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기분이 들었다.

대부분의 에너지는 쉬는 시간에 태워진다. 몸이라는 자동차는 움직일 때는 시동을 켠 채로 대기하며 버리는 기름이 더 많다. 따라서 몸 자체를 연비가 나쁜자동차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 역할을 하는 게 근육이다. 살을 빼기 위해서는 근육 공장을 만들어야 한다. 근육 없는 다이어트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냥 무식하게 굶어 살을 빼는 방법은 몸을 망치고, 몸매를 망치고, 더 심한 비만을 부르는 최악의 방법이다. 다이어트의 핵심은 근육을 늘리고 지방을 줄이는 것이다. 근육이 늘면 신진대사량이 늘어난다.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다 태우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운동 미니멀리즘>의 저자 이기원의 말이다. 108

이 책은 저자의 솔직한 경험담이 들어있다. 게다가 운동을 전공으로 한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듯한 한마디로 저자의 경험을 따라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만만'했다. '내가 못할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만큼.

아무리 의지가 강하다 하더라도 유능한 선생을 잘 찾아 유료로 PT를 받으라는 충고는 특히 와 닿았다. 10여년 전의 몸과 지금의 그것은 차원이 다르다. 체질도 바뀌었고, 나잇살이란 게 있는 만큼 예전만큼 잘 빠지지도 않으리라. 다시 말해 개인적으로 대충하다가는 쉽게 지쳐서 포기하기 십상이란 뜻이겠다.

처자가 있는 불혹의 나이에 잘난 몸이 무엇이 중요하겠냐 싶겠냐마는 무엇보다 바른 신체에 바른 정신이 깃들기 때문이다. 책에 소개된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예는 이를 잘 말해준다.


프랑스의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그런 사람이다. 그는 걸으면서 자신을 치유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은퇴한 뒤 그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찾아왔다. 사랑하던 어머니가 죽고, 부인까지 애를 낳다 죽자 인생이 싫어져 자살까지 시도한다. 이랬던 그가 걸으면서 점차 치유되기 시작한다. 그는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1,099일 동안 걸은 후 이를 바탕으로 <나는 걷는다>란 여행기를 썼다.

자살 시도가 미수에 그친 후 일단 파리를 떠나자고 생각했다. 석 달 동안 2,300km를 걸으면서 걷기의 즐거움에 빠져들었다. 매일 20km씩 걸으니 내 몸이 젊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3주 전만 해도 죽으려 했던 사람이 3주 후 걷기의 즐거움에 취해 버린 거다. 인간이란 걷기 위해 태어난 동물이란 생각을 그 때 했다. 신체의 균형이 잡히면 정신의 균형도 잡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를 바탕으로 소년원 아이들을 걷게 하면서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다른 죄수들은 재범률이 80%가 넘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죄수들의 재범률은 15%에 불과했다. 걷기가 인간에게 가져다준 선물이다. 170~171


큰 도움이 된 책,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읽고 아예 거액을 들여 PT를 끊게 한, 울림이 큰 책이다. 큰 맘 먹고 운동하고 싶다면 먼저 일독하면 도움이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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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치유력 -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약
프레데릭 살드만 지음, 이세진 옮김 / 푸른숲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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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유럽 가정의 가정상비책

 

 

   아침의 사과 한 알이 의사를 멀리 쫓아준다는 말은 맞다. 하지만 겨냥을 잘해서 던져야 한다.” 영국의 전 수상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파리지엥 직장여성들은 20~30분길을 걸어서 출퇴근을 한다고 한다. 하루 한 시간 정도 걸으니 자연히 운동이 되어 좋고, 걸으면서 한껏 멋부린 패션을 뽐낼 수 있어 일석이조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는 항상 사과가 들려 있다. 아침 사과는 식사대용 뿐 아니라, 건강챙기기에 그만이다.

 

<내 몸 치유력>은 우리나라에서 하루야채광고에 출연하는 오한진 박사만큼 프랑스에서 유명한 심장전문의 프레데리크 살드만이 쓴 책이다. 주목할 점은 이 책은 질병과 예방법을 설명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자체가 약이라고 설명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우리 몸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오만 가지 약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신묘하기까지 한 치유력이 있다고 말한다. 즉 우리가 의사와 약에 의존하는 대신 누구나 스스로 일상 속에서 충분히 적용 가능한 방법들로 몸이 가진 힘을 활성화하면 병원에 가지 않아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의료행위에 의존하면서 사실상 전혀 쓰이지 못하고 있는 인간 두뇌와 신체의 역량을 동원하기만 하면 상당수의 증상과 질병을 스스로 다스리기 충분한 데다 그 효과 또한 두 배라고 한다. 결과가 아니라 원인을 바로잡음으로써 재발도 막고 진정한 예방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콜레스테롤, 지방성 당뇨, 혈압을 관리받고 있는 환자는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에 달하는데, 이들은 매일같이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해준다는 알약들을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알약들이 신묘한 부적이 되어주진 못한다는 사실은 통계상으로도 명백히 밝혀져 있습니다. 이런 약은 기껏해야 위험도를 조금 낮춰줄 뿐, 질병의 원인을 치료해주지는 못한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때때로 불편한 부작용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몇 가지 지표만 달라져도 그런 식의 의료 관리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칼로리 섭취를 30% 낮추면 수명은 20% 연장된다! 체중을 줄이고, 식습관을 개선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건강관리가 얼마나 근본적으로 중요한지 보여주는 수치가 있다. 매일 30분씩 운동을 하면 암, 치매,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이 40%나 떨어진다.”

 

이런 책들의 맹점은 제시하는 방법들이 건강에 좋다는 건 알겠는데, 실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책은 간단하면서도 실천가능한 방법들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테면 다이어트가 어렵다면 식사중 5분만 쉬었다가 먹어도 자연스럽게 포만감을 느끼게 되어 식욕 조절이 가능해진다든지, 운동이 건강에 좋은지는 알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불가능하다면 계단 오르내리기만 습관화해도 충분히 건강해진다고 말한다.

 

하루에 21층까지 걸어서 올라가는 게 그렇게나 힘든 일일까? 폐활량이 좋아지고, 혈압과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는 떨어지고, 두둑한 뱃살을 떼어놓고 살 수 있다는데? 그것이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포기하는 자들에게 주어질 보상이다. 이렇게 큰 상이 걸려 있으니, 일분일초도 지체할 것 없이 일단 시작하고 보자.”

 

책 중반에 있는 일상에서 지켜야 할 건강 위행 수칙만 잘 숙지하고 지켜도 본전은 건지는 셈인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밥을 먹기 전이나 화장실에서 나올 때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호흡기와 소화기 감염성 질환에 걸릴 확률을 20퍼센트나 낮출 수 있다.

 

-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려야만 물이 튀면서 유해한 세균이 사람의 폐에까지 침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베개를 수시로 갈아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베개를 2년간 갈지 않고 사용할 경우, 그 베게 무게의 10퍼센트는 죽은 진드기와 진드기의 배설물이라고 보면 된다.

 

- 기본적으로 한달에 두 번은 냉장고 청소를 해야 한다. 리스테리아균의 경우에는 섭씨 4도 정도의 서늘하고 습한 환경에서 활발하게 번식한다.

 

- 생선을 날것으로 먹고 싶다면 냉동했다가 냉장 해동 후에 섭취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장에 구멍을 낼 정도로 강력한 아니사키스 회충을 이 방법으로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타타르스테이크용 쇠고기도 같은 방법으로 처리해야 무구조충의 감염을 피할 수 있다.

 

- 어떤 음식들은 저장해두고 먹을 수 없는 것들이니 반드시 그 자리에서 다 먹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타타르스테이크, 다진 생선살구이, 집에서 만든 마요네즈 등은 남겨두지 마라.

 

- 청소용품이 엄청나게 더러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수세미는 수시로 소독제를 푼 물에 담갔다가 바짝 말리지 않으면 금세 세균의 온상이 된다. 행주는 되도록 자주 60도 이상의 물로 빨거나 삶아야 하며 축축한 상태로 재사용해서는 안된다.

 

- 가족이 수건을 함께 쓰지 마라. 또한 수건을 쓰기 전에는 잘 말라 있는지 확인하라. 만약 수건이 습기가 남아 있다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세탁물 바구니에 넣어라. 축축한 수건만큼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것도 없다. 24시간이 지나면 수건 전체에 세균이 우글우글하다고 보면 된다.

 

- 침대 시트와 이불 커버는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교체할 것을 권한다. 칫솔을 주기적을 갈아주는 데도 신경 써라. 특히 인후염이나 감기를 앓고 난 후라면 재감염을 피하기 위해 더욱더 칫솔을 바꿔야 한다.

 

- 설거지를 미루지 마라. 식기세척기에 당장 넣지 않을 설거짓감은 소독제를 약간 푼 물로 대충 헹궈놓기라도 하라.

 

- 텔레비전 리모컨, 침대 머리맡 스탠드의 스위치, 휴대전화, 안경, 손목시게 뒷면 등 일상용품을 주기적으로 닦아주는 것도 잊지 말자. 휴대전화의 92퍼센트는 세균들로 뒤덮여 있고 그 세균들 중 16퍼센트는 분변성 세균이다.

 

특히 기분이 나쁠 땐 손을 씻어라는 저자의 충고는 인상적이다. 실제로 손 씻기는 일단 여러 가지 감염성 질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자 다른 사람의 감염을 막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손을 씻으면 불쾌한 기분, 의심, 부정적인 생각이 멀리 달아난 듯한 기분이 드는데, 이는 손 씻기가 심리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하니, 손은 틈나는대로 씻고 볼 일이다.

 

이 밖에도 의사에 의존하지 않는 일상 처치법즐겨라, 성생활을 즐겨라’,‘스트레스를 비껴가는 건강의 기술등은 유익했다. 지금껏 출처가 모호한 인터넷의 떠도는 말들이 불안했다면 저명한 의사가 전하는 충고인만큼 신뢰할만하다 

이런 책은 가족들의 손이 많이 닿는 쇼파나 화장실에 두어 틈틈이 읽어두면 좋다. 아이가 있는 대부분의 집에 하정훈 박사의 삐뽀삐뽀 119’가 있듯 건강을 생각하는 가정이라면 이 책 한 권 정도는 구비해둔다면 병원갈 일이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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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잘하고 있는 것일까 - 지구촌 부모들의 미래 교육 트렌드
송은주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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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세계 교육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책!

 

   우리나라 청소년의 하루 평균 공부시간은 8시간 55분, OECD국가 평균보다 3시간이나 길다. 지옥 같은 입시 경쟁, 왕따, 높은 청소년 자살률에 국가 교육 예산에 맞먹는 22조 원이 사교육에 들어가는 나라가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다. 뭔가 잘못 되도 한참 잘못 됐다. 한국교육에 만족을 못하는 일부 학부모는 자녀들을 유학 보내지만 그 성적 역시 ‘조기 해외유학 실패 세계 1위, 미국 아이비리그 중도 탈락 44%로 세계 1위’로 실망스럽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은 트렌드 분석가이자 글로벌 시티즌십 교육 전문가인 저자 송은주는 전 세계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목격하며 인류의 다음번 주인공들인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머지않은 미래에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가져온 직업의 50%가 사라지고, 60%는 우리 세대가 생각지도 못한 분야의 직업이 만들어진다며 지금 당장의 시험성적은 아이들의 미래에 전혀 중요하지 않다며 이렇게 말한다.

 

   “지금의 엄마 아빠가 교육받았던 방식으로는 이런 세상에 대비시켜 내보낼 수 없다. 물론 지금 유용한 직업 중 몇 가지는 가까운 미래에도 먼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테크놀로지와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하루하루 혁명처럼 진보하는데 그 형태와 수준, 그리고 업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지금과 같을 리 없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지난 2008년 한국을 찾았을 때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씩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는 필요 없는 지식과 존재하지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한 말과 일맥상통한다. 그로부터 세월이 5년이 지났지만, 성적 줄세우기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교육은 70년째 요지부동이다.

 

   지난 해 연예계를 강타한 핵폭탄이 있다면 K팝 스타 2에서 우승을 한 ‘악동클럽’일 것이다. '악보도 제대로 그릴 줄 모르면서' 1년여 만에 54곡을 작사·작곡한 이찬혁(17)군과 오빠가 즉흥적으로 부르는 멜로디를 모두 기억해 노래를 완성해 가는 이수현(14)양의 조화에 사람들은 넋을 잃었다. 'K팝 스타 2' 심사위원을 맡았던 박진영은 "악동클럽 부모의 교육법을 담은 책이 나온다면 '대박'일 것"이라고 몇 번이나 강조하며 이들을 극찬했다.

   하지만 이들은 익히 잘 알려진 것처럼 남매는 '사교육'과는 동떨어진 몽골에서 ‘홈스쿨링’을 했다. 그들에게 K팝 스타 출연도 '홈스쿨'의 연장선상이었다. 아이들은 즐겁게 놀다 오는 마음으로 TV에 출연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 '학습'이 되고 동시에 '놀이'가 되는 것을 경험했다"고 남매는 말했다. 놀이 같은 학습이 남매의 미래를 꾸려갈 천직을 만들어 주었다.

 

   저자는 지금보다 더욱 변화무쌍해질 미래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판에 박힌 ‘물고기 잡는 법’이 아니라 ‘바다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도록 만들어주는 응원’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타이거맘, 헬리콥터맘, 코알라대디, 캥거루대디, 홈스쿨링, 언칼리지운동 등 다른 나라에서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다른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 특정한 선택을 한 이유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부모가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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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산업혁명 - 수평적 권력은 에너지, 경제, 그리고 세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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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시대 화석연료 사람들에 대한 녹색 대안

 

 

지난 3월 본지에 유럽재정위기의 실상을 담은 <부메랑>(비즈니스북스)을 살핀 적이 있다. 저자 마이클 루이스는 본문에서 그리스 현지에서 취재하고 살펴본 결과, ‘그리스는 단순히 부패한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부패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들이 과연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에 대해 고개를 갸웃했다. 그의 예측이 들어맞고 있다. 그리스가 지금 긴축안 수용여부와 유로존 탈퇴 여부의 갈림길에서 파국의 기로에 서 있다. 6월 17일 치러질 재총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그리스의 긴축 이행 여부와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의 논설위원이었던 대니얼 앨트먼이 <10년 후 미래Outrageous fortunes>(청림출판)에서 말했던 EU 붕괴 예측을 지울 수가 없다. 이 시점에서 가까운 미래를 전망하는<3차 산업혁명>(민음사)이 지금 서점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는 것은 한편 아이러니다. 한치 앞도 몰라 매일같이 주가가 요동치고 있는데, 지금은 40년 후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제러미 리프킨의 말이라니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내다보는 3차 산업혁명은 오늘을 사는 탄소시대, 화석연료 사람들에 대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늘 듣는 모든 불안한 뉴스의 원인은 따져보면 자원부족으로 귀결된다.

 

“나는 (2008 금융위기를) 세계화의 정점으로 정의한다. “우리는 이미 화석 연료와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 시스템 내에서 글로벌 경제성장을 확대할 수 있는 최댓값, 즉 그 외곽 한계에 도달해 있다.”

 

 

 

 

전작 <공감의 시대>에서 적자생존과 부의 집중을 초래한 경제 패러다임의 종언을 선고했던 그가, 앞으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는 재생에너지와 인터넷 네트워크를 토대로 한 수평적ㆍ분산적 모델을 제안하며, ‘3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협업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제러미 리프킨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미래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해 온 세계적으로 저명한 사회사상가이다.

 

그는 <3차 산업혁명>에서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1차, 2차 산업혁명의 수명은 이제 종언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2008년 부동산 거품이 터져 최악의 경제 위기에 빠졌고, 엄청난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환경 파괴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게 그 증거라는 것이다. 제러미는 새로운 3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에너지 체계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접목하여 “과연 인류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는 있는가?” 하는 질문에 희망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기초적이지만 이미 많은 나라들이 3차 산업혁명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역사상 위대한 경제적 변혁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새로운 에너지 체계가 만났을 때 발생한다고 말했다. 19세기에 인류는 증기기관과 석탄을 동력 삼아 대량 인쇄와 공장 생산 경제 시대를 열어 1차 산업혁명을 있으켰다면, 20세기 들어서는 전기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석유 자원이 만나면서 전화, 라디오, 텔레비전 등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고 자동차, 석유, 전자 등 대기업이 세계 경제를 부양하게 되면서 2차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3차 산업혁명의 다섯 가지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다.

 

⑴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한다.

⑵ 모든 대륙의 건물을 현장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미니 발전소로 변형한다.

⑶ 모든 건물과 인프라 전체에 수소 저장 기술 및 여타의 저장 기술을 보급하여 불규칙적으로 생성되는 에너지를 보존한다.

⑷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모든 대륙의 동력 그리드를 인터넷과 동일한 원리로 작동하는 에너지 공유 인터그리드로 전환한다(수백만 개의 빌딩이 소량의 에너지를 생성하면 잉여 에너지는 그리드로 되팔아 대륙내 이웃들이 사용할 수도 있다).

⑸ 교통수단을 전원 연결 및 연료전지 차량으로 교체하고 대륙별 양방향 스마트 동력 그리드상에서 전기를 사고팔 수 있게 한다.

 

그럼, 3차 산업혁명이 그리는 미래의 세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우선 정부주도의 에너지기업형태가 아닌 모든 중소형 건물이 태양열,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미니 발전소'를 갖추고, 에너지 소비자는 동시에 생산자가 된다. 그리고 사용하고 남는 에너지는 서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에너지 체계가 바뀌니 산업도 바뀐다. 대량생산에 기반한 '규모의 경제'를 꾸릴 필요가 없어진다. 인터넷이 거대한 '시장'으로 기능하는 만큼 작은 회사도 자신의 상품을 쉽게 내다 팔 수 있다. 많은 소규모 기업들이 협업 관계를 맺으면서 수직적 자본주의는 수평적 자본주의로 대체된다.

 

같은 맥락에서 '소유'에서 '공유'로 개념이 바뀔 것이라 내다 봤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동차 공유 서비스 회사인 집카(Zipcar)는 2000년에 설립된 이후 10년 만에 회원 수가 수십만 명이 되었고 2009년 매출은 1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2010년에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또 국제적인 비영리 네트워크인 ‘카우치 서핑’은 여행자가 무료로 숙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역 주민을 연결해 주고 있다. 이미 100만 명이 넘는 카우치 서퍼(couch surfer)가 전 세계 6만 9000개 도시에서 서로의 집을 방문했으며, 이러한 활동은 탄소발자국을 현저히 줄이는 데 일조했다. 아울러 3차 산업혁명의 모델은 사회적 기업가 운동의 정신을 구현하는데, 그 모델은 탐스TOMS 슈즈 같은 기업이다.

 

탐스 슈즈는 일반적인 신발이 아니라 지속 가능 재료, 유기물 재료, 재활용 재료, 심지어는 식물성 재료를 이용해 신발을 만든다. 그리고 이 개념 있는 신발은 한 켤레가 팔릴 때 마다 세계 어딘가에서 신발을 필요한 한 아이에게 새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한다. 이른바 ‘일대일 운동’이다. 탐스 슈즈는 이 운동으로 지금까지 미국과 아이티, 과테말라, 아르헨티나, 에티오피아, 르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의 빈민 지역에 사는 10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새 신발을 신었다고 한다.

 

제러미 리프킨은 얼마 전 방한했을 때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독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인 한국엔 풍부한 햇빛, 바람, 바다가 있어서 재생 에너지를 만들 여력이 충분하고, 조선, 건설 등으로 다져진 기술적 노하우와 인터넷 인프라 역시 튼튼해서가 그 이유다. 더불어 그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생산물, 네트워크를 취합하고 노하우를 전달하는 역할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에게 “30년 안에 탄소 시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100년 이내에 인간이라는 종의 멸망을 목격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에게 ’업계와 정부는 20년 후에 어디에 있고 싶은가?‘ 물어봐야 할 때가 지금이라며 다시 이렇게 묻는다. “쇠락하는 2차 산업혁명의 에너지, 기술, 인프라 체계에 갇히길 원하는가? 아니면 떠오르는 3차 산업혁명이 에너지, 기술, 인프라 체계로 이행 중이길 원하는가?”

 

책을 덮으며 고개는 끄덕이면서도 나는 오늘도 3시 종가를 살피고 그리스 사태와 EU의 원유 수입 결정 관련 기사를 뒤졌다. 새로운 산업혁명의 비전에 탄복하며 박수치기에는 안경 너머로 보이는 오늘의 현실이 너무 위태롭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5월 29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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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한 줄
강명석.고재열.김화성 외 지음 / 북바이북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2011년, 대한민국을 움직인 화제의 어록모음!  

 

   “(오늘날)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대중의 쓰기가 부활하면서 ‘읽기’와 ‘쓰기’의 순환이 재발견되고 있습니다. 누구나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거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글을 쓰는 것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어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교양층의 읽기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자공간에 범란하는 텍스트를 읽는 행위까지 읽기로 간주한다면 독서의 ‘소외’가 아닌 독서의 ‘범람’이라고 일컬어도 좋을 정도입니다." (12쪽) 

 

   ‘힘 있는 말이 힘 있는 움직임을 부른다!’는 부제의 책 『공감의 한줄』(북바이북)은 26명의 필자가 참여하여 짧고 힘 있는 말을 구사하며 대중의 공감을 끌어낸 이시대의 선생들의 삶의 궤적과 주목받았던 맥락 등을 짚어보는 책이다. 어록의 주인공은 작가, 논객, 스타, 기업인 등 실로 다양하다. 책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인물 역시 안철수, 박경철, 공병호, 김태원, 김난도, 이외수, 김애란, 공지영, 진중권, 조국, 김어준, 유시민, 손석희, 스티브 잡스, 정용진, 안상수, 홍준표, 김제동, 김미화, 강호동, 유재석, 김연아 등 초호화 캐스팅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말해서 이 시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물들의 어록을 찾아서 내노라하는 글쟁이들이 엮은 책이다. 이들의 대표 어록과 그들의 어법을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어서 유익함과 더불어 재미도 갖추고 있다. 어록이라고 해서 다 좋은 말만 있는 것은 아니다(MB의 어록인 “내가 해봐서 아는데...”가 어디 새겨읽을만한 말이던가). 하지만 책에서 만나는 어록 면면을 살피다 보면 우리 시대가 원하는 소통의 자화상을 저마다 그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심해 올린 농익은 한 문장이 사람을 얼마나 크게 울리는가 직접 확인하게 된다.

 

 

 

 

 

   ‘말이 많아진 시대, 말하는 사람이 많아진 시대’가 요즘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신문 칼럼이나 방송 토론 프로그램, 혹은 책, 잡지를 통해서만 이슈를 접할 수 있었다면 오늘날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이슈 시장이 재편되면서 이젠 짧은 말들로 주장을 대신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 사람들은 글을 통해 이해를 구하고 설득당하는 것보다 어록을 ‘선택’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미 자신의 입장을 정해 놓고 필요한 어록을 구하다가 내 생각을 대신 정리해준 다른 사람의 말을 만나면‘오~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기가 막히게 내 생각을 표현했군.’하며 그 어록에 꽂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어록의 탄생에는 인터넷 기술이 한 몫을 했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은 트위터, 지금은 트위터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를 살펴보면 전 세계에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트위터에 접속하는 사람이 1억 명이 넘는다고 한다. 또 이 1억 명 중 절반 가량은 하루에 한 번 이상 트위터에 접속하고 하루 작성되는 트위터 메시지도 평균 2억 3000만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대중이 몰린 트위터에 유명인사들도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게 되었다. 예전만 하더라도 대중을 만나려면 신문이나 언론을 통해 글이나 인터뷰를 해야 했다. 이들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정작 그것(방송, 글)을 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는 나를 좋아하는 팬을 직접 만날 수 있으니 인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공간은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SNS에 뛰어들어 새로운 논객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어록도 탄생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어록’이 정치인이나 경제인 그리고 일부 유명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반면 오늘날은 특정 사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말을 하는 인물들이 어록을 남기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소셜테이너라 불리는 사회참여연예인들이 돋보인다. 김제동, 김미화, 김여진 등 사회적 불의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요, 대중들은 이들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지지세력이 되어 눈에 띄는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나는 “힘이 강하면 책임도 무거워진다.”는 안철수의 어록이 가장 마음에 든다. 요즘 이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로, 원래 출처는 원래 영화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이 대사라고 한다. 안철수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인용을 했는데요, 자신의 위치와 그에 따른 책임을 명쾌하게 표현한 말이다. 안철수는 시골의사 박경철과 ‘청춘콘서트’를 열어 대학생들과 만나는 행보를 보이면서 그의 말에 더욱 무게감이 실렸고, 단지 성공한 CEO가 아니라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는 모습에서 대중들은 새로운 리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사람이 같은 말을 했더라면 이 같은 무게감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의 목소리를 통해 나온 이 말은 평소의 소신이 뭍어있는 것만 같아 그에 대한 신뢰를 더해준다. 

 

   그 밖에도 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에 멘토로 참여한 김태원이 멘티에게 한 말 중에 “긴장하는 사람은 지고, 설레는 사람은 이긴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 말도 울림이 큰 말같아 좋고, 과학자 정재승씨의 어록 중에 카이스트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학교 당국을 향해 “미안해. 하지만…은 사과가 아닙니다. 진심 어린 사과는 변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씀도 정말 기본적이면서도 깊은 성찰을 주는 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한편 이 책에는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 그들이 최근에 말한 어록들 중에 좋아하는 말들이 있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은 지난 보궐선거 즈음 <닥치고 정치>(푸른숲)을 나면서 “국민이 선거나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다름아닌, 내 생활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며 참정권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내놓았다. 이보다 명징한 해석을 만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최근 화제를 일으켰던 영화 <도가니>의 동명소설을 쓴 소설가 공지영은 자신이 쓴 소설 ‘도가니’를 쓰게 된 계기에 대해 “광주인화학교를 고발하고 싶은 것 뿐만 아니라 ‘상류층이 형성하는 침묵의 카르텔’을 고발하고 싶었다”는 말이 오랫동안 귀에 남았다. 그녀가 이야기한 ‘상류층이 형성하는 침묵의 카르텔’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어록은 우리의 뇌리에 숨을 쉴 것이다.

 

  이쯤에서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어록책’이 새삼스럽다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도 이런 어록들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요즘 어록이 특히 주목받고 오랫동안 회자되는 이유는 뭘까? 나는 그 이유를 웹Web 2.0 정신에서 찾고자 한다. 웹Web 2.0을 잘 말해주는 키워드는 바로 공유, 참여, 공감인데, 어록의 유행과정도 이와 일치한다.

 

   우선 소위 유명인사들이 만인이 있는 공간(트위터, 미투데이, 요즘, 페이스북)에 직접 뛰어들어 참여한다는 점, 그리고 그들이 평소에 가졌던 소신 있는 자기 목소리를 냄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는 점이 같다. 마지막으로 공감이다. 만약 이들 유명인사들이 좋은 말만 했다면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정인물이나, 집단의 맹점과 잘못에 대해 국민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공분하기 때문에 그들의 말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내곡동 사저 문제’라든지 ‘선관위 디도스 공격’ 등 최근 정치계에서 태풍과 같은 역할을 했던 사건들의 발단이 공교롭게도 애플의 인기 팟캐스트 방송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소통의 측면에서 트위터 등의 소통 공간들은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통하고 있고 그 속도 역시 전송과 동시에 전세계에 퍼진다는 점은 하기 혁명적이다. 한편 세상이 변한 줄도 모르고 예전의 구태의연한 행동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는 일부 정치인이나 경제인에게는 치명적인 핵폭탄처럼 치명적인 괴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이러한 현상은 하루 이틀 지나고 말 이벤트가 아닌 앞으로 인류와 함께 할 하나의 소통창구로 자리매김을 했다는 것이다. 이젠 헛된 인기가 아닌 온전한 실력으로 얻은 평판으로 사는 세상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죄짓고는 못사는 세상'이 오늘날이라는 말씀이다. 

 

   <공감의 한 줄> 읽으면 2011년 한 해 동안 어떤 크고 작은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났는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우리가 소위 말하는 인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말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처럼 내노라하는 작가와 기자 칼럼니스트들이 살과 옷을 입혀 그들이 말들이 전하는 속뜻도 함께 전할 것이다.

   나 역시 경제에 관련된 인물 다섯 명(박경철, 선대인, 손정의, 워런 버핏, 스티브 잡스)의 어록을 추적에 이 책의 필진으로 참여했으니 일독해준다면 감사하겠다. 이 책을 통해 감동과 유익함도 얻고, 내가 사는 이 세상을 위해 나는 어떤 변화를 꾀할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란다.

 

 

이 방송은 12월 06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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