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 2
김정일 지음 / 두리미디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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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프롤로그의 마지막을 보면 이런 글이 있다.
 
'다시는 사랑 않겠다고 얼마나 다짐했던가. 그러나 사랑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사랑의 없은 교묘하고도 집요하게 나를 엮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순수하고도 환회롭게 다가와 그것이 고통의 입구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한다. 하지만 점점 깊이 빠져들다 보면 아픔은 견딜 수 없이 사방에서 조여오고 나의 무분별한 사랑 때문에 주변 사람들 모두 고통에 신음하게 된다. 사랑은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특히 주의하고 조심하고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산산조각이 난 뒤이기도 하다.'
 
사랑이 인간의 감정에서 비롯되었기에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나만의 경험'이기에 내가 느끼는 사랑의 기쁨을, 그리고 이별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받기는 늘 부족한 무엇이 있다. 또 이 사랑의 감정은 필요하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댓가를 지불하고 구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니기에 개인의 경험에 있어서도 대차대조해보기란 쉽지 않은 비교대상인 것이다. 그래서 젊고, 늙고,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알다가도 모를게 사랑'이라는 애매모호한 정의를 읊조리고는 한다.
 
다른이의 연애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드라마 영화를 보고, 사랑노래를 들으며, 책을 찾아 읽는 이유는 예에 있는 것이 아닐까? 인터넷으로 찾으면 지구반대편 사람의 오늘저녁메뉴도 알아낼 수 있는 21세기, 지금도 잘모르겠는 것이 사랑인 때문이리라.
 
1996년 정신과의사라는 독특한 이력의 작가가 글을 발표해 읽은 적이 있다. 자신의 사랑이야기와 자신이 만난 환자들의 사랑이야기를 옮겨적은 책이었는데, 미화되지 않고 리얼하게 구술해간 그들의 사랑이야기들을 통해 사랑의 정의에 목말랐던 시기에 많은 것을 배웠던 기억이 있다. 
 
11년 만에 다시 만나는 것으로 감회가 새롭다. 작가와 독자 그리고 책이 다시 만난 기분이랄까.
사람은 조금 더 늙어져서 생각이 많아졌고, 책의 내용들은 시간의 흐름을 모르는 체 여전히 사랑에 아파하더라. 십수년이 또 다시 흘러도 아픈 사랑의 이야기는 계속되지 싶다.
 
다양한 케이스로 이야기되는 아픈 사랑의 이야기와 작가의 이야기들이 이 책의 전반에 소설처럼 전개된다. 너무 사랑해도 아파하고, 그게 싫어 헤어진 후 더욱 아파하는 사랑의 열병에 빠진 사람들(어쩌면 우리 모두가 아닐지 싶다)에게 꼭 한 번 읽어봄직한 좋은 책이었다.
 
이 책중에 남녀의 사랑관에 대해 작가는 상담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자가 원하는 사랑을 남자가 다 맞춰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남자와 여자는 세상에서 하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죠.
남녀간의 사랑에서 여자는 남자가 소홀히 하는 것에 짜증을 내고,
남자는 여자가 믿어주지 않는 것에 짜증을 내죠.
 
남자는 여자와 사랑하기로 결심하면 현실에 집중을 하고,
여자는 남자와의 사랑이 결정되면 사랑에 집중을 하죠.
 
남자는 여자가 관대하면 지극히 감사하고,
여자는 남자가 계속 열정적으로 사랑해주면 지극히 감동하죠.
 
이런 차이 때문에 남녀간의 사랑은 갈등과 싸움, 의심에 계속 노출돼 있는 것 같아요.상대를 내 스타일대로 삼킬려고 하면 상대는 계속 저항할 거에요. 사랑은 이 힘든 인생을 함께 헤쳐나가는 것이니 상대가 상대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존종하는 것이 좋을 거에요. 물론 존중하기가 쉽지 않을 거에요. 그동한 투자한 것도 있고, 많이 보고 싶고 그립기도 할 겁니다. 그란 존중하면 할수록 당신의 가치는 높아질 겁니다.  

 
한 길도 알 수 없는 두 사람이 만나서 서로의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데, 쉽기를 바라면 오히려 잘못이리라. 사랑하기 때문에 아픈 것이고, 가장 사랑했기 때문에 가장 아픈 것이리라.
 
하지만 아플 줄 알면서 계속 사랑하고, 사랑을 찾는 이유는 
외로움에 지쳐 허덕이느니 사랑에 아파 힘든 편이 낫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부록으로 담겨진 1996년 제작된 1편은 고맙게도 크기도 작게 나왔다.
옛날을 기억하면서 또 다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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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z 2010-12-0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유부남이 사랑에 관해 안 지식이 정상이겠나 .... 이기적이고 여자를 이용하려는 생각뿐인 이 의사의 가치관 ....정신분열적 병리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빨리 치료를 하던가 ....
 
인도 바로보기 - 인도 권위자 두 교수의 생생한 현지 리포트
고홍근.최종찬 지음 / 네모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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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인도, 인도여행에 불을 밝혀준 책이다.

<배꼽>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인도의 철학자 오쇼 라즈니쉬가 운명을 달리했을 때 를 아는 세상사람들은 그의 부재를 안타까워했지만, 정작 인도사람들은 '그런 사람은 만 이천명정도는 더 있다'라고 이야기해 세상을 놀라게 하기도 한 인도.

인도를 떠나기 전에 꼭 인도에 대해 공부하고 가라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이 책은 인도여행자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준 책이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카스트제도, 식생활, 종교등 모두 판이하게 다른 그들의 세상에서 짐작할 법한 편견의 예를 들면서 인도의 본질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 책은 인도를 여행하는 여행객들이 인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인도 여행을 잘 하는 방법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한국과 인도를 비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인도와 인도인들에게 빨리 적응하고 그들의 방식에 맞추어 나가는 것이 보람있는 여행의 첫걸음이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내가 인도에 다시 갈 수 있을까?'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왜냐하면 '인도에 한번 갔던 사람은 죽기 전에 꼭 다시 가게 된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꼭 인도를 가게 될 것이고, 인도에 흠뻑 빠질 거라고 생각된다.

인도를 여행하는 초심자들에게 너무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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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 사랑에 대한 설레고 가슴 아픈 이야기
김성원 지음 / 넥서스BOOKS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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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보이지 않는 그림이 가득한 갤러리, 운율없는 시로 가득한 시집
 
 사춘기의 첫사랑으로 인한 열병를 앓던 청소년시절, 나는 라디오에 푸욱 빠져 살았었다. 스테레오 헤드폰도 없이 한쪽짜리 레시버를 귀에 꼽고 스탠드 조명을 가로등삼아 이불뒤집어쓰고 방송에 심취했다. 음악에 취하고, DJ의 청량한 목소리로 나오는 사연에 흠뻑 취했었다. 이야기 하나 하나가 모두 나 같고 내 마음같아 꽤나 많은 눈물을 베개에 적신 것 같다. 나이는 한 살 학년은 두 해 많은 여학생을 몰래 좋아했던 그 때, 아무에게도 말못하던 내마음을 달래고 어루만져준 것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DJ목소리 뿐이었다. 나이을 훌쩍 먹어버린 지금도 늦은 밤 라디오 방송을 들을 때면 그 시절 모습이 차창밖으로 비치곤 한다. 모습은 변했지만, 그 가슴은 아직 남아있는 것처럼.
 
한 DJ의 목소리를 빌어 들려줬던 사랑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기에 얼른 집어들었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책이라기 보다는 사랑과 이별에 관한 짧은 듯 긴 이야기를 담은 한 장의 작품들이 70편이나 즐비하게 전시된 갤러리라는 표현이 옳겠다. 때론 애절하고, 때론 웃음이 뭍어나고, 한편으로는 애끓는 이야기들의 귀결은 사랑과 이별이었다. 그리고 그 둘은 대립이 아닌 순서를 번가르는 동무였다.
 
이번만은 영원하다고 자신했던 사랑뒤에 자신했던 만큼 이별의 쓴맛을 보게 되고,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던 맹세는 달콤한 사랑의 감정에 눈녹듯 녹아버리게 된다. 희노애락의 감정은 바로 사랑과 이별에서 비롯되고, 그것을 배워가면서 우리는 늙고, 점점 사람다워지는 것은 아닐까?
 
사랑의 수고로움에 지치고, 이별의 아픔에 사랑을 부정하는 우리들에게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로맨스가 없었다면 이야기가 존재했을까?
로맨스가 없었다면 피가소가 있었을까?
로맨스가 없었다면 수많은 팝송이 있었을까?
우리는 무엇에 대해 말할 수 있을까?
이 지루한 시간을 무엇으로 견딜 수 있었을까?
 
실망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로맨스마저 없다면
무엇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사람은 사랑할 때 그리고 이별할 때, 누구나 시인詩人이 된다'고 세익스피어는 말했다.
이 책은 보이지 않는 그림이 가득한 갤러리이고, 운율없는 시로 가득한 시집이다. 이 책에서 그림을 볼 수 있거나 운율을 느낄 수 있다면 당신은 사랑다운 사랑을 하고 있거나, 한 적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모두가 내 이야기같고, 공감하는 이야기가 가득한 이 책은 사랑하고 있는 이에게는 내 사랑을 확인하게 하고, 이별의 아픔에 있는 이에게는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내라고 말한다. 나 뿐 아니라 우리 모두는 거듭할지라도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사랑을 먹고 사는 동물'이니까. 
 
한 손 가득한 이 하얀 책을 펼칠 때면 당신은 그 어디에 있던 늦은 밤 홀로 라디오 볼륨에 귀를 기울이는 잠을 잊은 애청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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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2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2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한 편의 잘 만들어진 블로그같은 촌철살인의 21세기형 지식백과사전!!

 
뚜렷한 목적없이 블로그를 산책하다 보면 눈에 확 전달되는 그림과 글이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큰 느낌의 메시지로 다가와 발길을 사로잡는 글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풍부한 지식과 친절한 설명으로 사회적 이슈와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함께 고민하게 하는 글들은 나태해지고 무뎌진 정신을 늘 일깨우게 하는데, 소개하는 이 책은 그런 글들의 총합이라고 단언할 수 있겠다.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식智識이라는 부제를 가진 책, [지식 e - 시즌2]가 그것이다.
희喜. 로怒. 애哀. 락樂  이렇게 네 가지의 인감의 감정을 주제로 다시 열 개의 지식들이 소개되어 총 마흔개의 지식들로 구성된 이 책은 EBS TV에서 '지식'을 키워드로 제작한 5분짜리 동영상을 책으로 꾸민 것이다.
 
한 페이지를 가득채운 강렬한 메시지의 사진들과 짧지만 선이 굵은 글자들, 그리고 메시지를 설명하는 최고의 지식들로 구성된 이 책은 헨리 데이비 소로우를 통해 단순하게 사는 법을 고민하게 하고, 시사저널 사태를 통해 우리나라를 살고 있는 기자들의 분노와 애환을 이야기하며, 서울시 중구 태평로 1가의 역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민주화 역사를 살펴보게 만든다. 그 밖에도 다이애나 황태자비, 전태일, 스티비 원더등 역사적 인물들과 평범하기 그지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하나의 메시지(지식)마다 그림과 글로 소개된다.
 
'맛깔스런 5분'을 위해 며칠간 입맛을 잃고, '담백한 컨셉'을 잡기 위해 꿈속에서도 아이템의 정수를 파내야 했다고 고백한 <지식채널e>의 작가의 말처럼 하나의 지식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한 그들의 수고가 가득한 책이라 할 수 있다.
 
한 편마다 블로그처럼 구성된 멋들어진 이 지식들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세상을 올바르게 보는 기준을 그리고 21세기 지식사전이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한다. 그림과 글에 놀라고, 훈훈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에 취하다 보면 380여 페이지를 모두 읽게 될 것이다.
 
똑똑한 EBS 지식채널이 만든 책이라 역시 다르다. 비쥬얼 세대를 위한 지식백과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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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빠 2008-06-09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e>에 관한 설문조사로 도움을 받고 싶은데요
http://blog.naver.com/image2two 에 오셔서
내용을 확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내일을 여는 창 언어 인류의 작은 역사 5
실비 보시에 글, 메 앙젤리 그림, 선선 옮김, 김주원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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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나와 세계, 세계와 세계를 이어주는 창이다."
 
하루를 살아가며 생각을 하고, 대화하고 심지어 꿈을 꾸는 순간에도 우리는 언어를 사용한다. 또한 우리가 일상을 통해 얻어낸 산물들을 후세에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창조된 것이 문자라고 본다면 이 또한 언어로 비롯된 창조물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 동물과 구분되는 잣대가 언어'라고 장 자크 루소는 말했다. 우리 인류에게 있어 언어는 무엇이고,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내일을 여는 창, 언어]는 인류의 작은 역사시리즈중 다섯번 째로 아이를 위해 만들어진 그림책이다.
판화로 꾸며진 그림과 읽기에 편한 활자체로 잘 구성된 이 책은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그 내용과 깊이로 절대로 아이만을 위한 책이 아님을 증명한다.
 
물과 공기처럼 어쩌면 세상의 처음부터 당연하게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언어는 실은 저마다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에 의해 국력을 가늠하기도 한다는 것, 그리고 현재 세계 약 200개 나라에서 6,000여 가지 언어가 사용되고 있는데, 지금도 사라져가는 언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제 나라말을 가지고 있다는 현실을 다행으로 여겨야 함을 새삼느끼게 된다. 특히 부록으로 실린 김경원박사의 한국어가 걸어온 길을 읽으면서 우리말의 역사를 알게 되었고, 나라와 운명을 함께하는 우리 말이 일제의 강요에 의해 나라말이 탄압을 받고, 급기야 이름마저 바꿔야 했을 만큼 사장될 위기에 처했던 때를 생각해 보면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고, 지금까지 노력하는 이들의 수고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최근들어 국가차원에서 '영어교육개혁'을 논의할 만큼 외국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이 시기에 이 책을 읽은 것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보겠다. 영어를 우리말과 함께 공용화하면 될 것 아닌가하는 단순한 생각을 한 내게는 작은 선택하나가 우리말과 우리나라의 미래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결정이기 때문에 민감하게 논의중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싶다. 나의 가벼운 생각에 후회를 했고, 깊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 여기고,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읽었던 언어는 존재함으로써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아끼고 사용하는 사람들에 참의미가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한 책이다.  내게는 큰 느낌을 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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