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혁명 - 녹색마을 자연학교의 참살이 건강 비법
이태근 지음 / 더난출판사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현대인의 식습관에 대한 녹색마을 이장님의 충고!
 
   "건강을 유지하는 유일한 길은 원하지않는 것을 먹고, 좋아하지 않는것을 마시고, 하기싫은 일을 하는것이다." 라고 미국의 극작가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위트넘치기로 유명한 그가 올바른 섭생攝生 의 수고로움을 빗대어 한 말이겠지만, 그만큼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님을 말해준다. 오래 사는 것 뿐 아니라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웰빙Well-being을 표방하는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바쁨을 미덕'으로 삼는 요즘의 세태나 '환경오염'이 날로 심각해져가는 지구촌 환경에서 그것을 지키기가 힘들어졌음을 의미한다.
 
하루의 생활 중에서 무엇이든 입에 넣을 때마다 주위에서 너나 할 것 없이 건강식과 올바른 식생활에 대해 거침없이 쏟아놓은 말들은 가히 의사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모순되는 이야기들이 많고, 정작 자신들도 지키지 않으면서 귀동냥한 것을 과시하거나, 고가의 약품과 시술로 귀결되는 경험을 종종한다.  이렇듯 '무엇을 먹고, 어떻게 먹어야 잘 먹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인가?'라는 화두에 대해 관심을 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책 [밥상혁명] 또한 그 해결책을 위한 참고도서 중 하나다.
 
전북 임실의 구수골에 자리잡은 이름만 들어도 산좋고 물좋을 것 같은 [녹색마을 자연학교]의 교장이나 저자인 이태근씨가 쓴 이 책은 자신의 병(신장이식수술)을 치료하기 위해 찾은 이곳에서 병을 치유하게 되었는데, 모든 병의 근원은 바로 섭생攝生 즉, 식생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고 그 치료 또한 올바른 식생활로 개선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어 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치유법을 소개하고 그 효과를 알려 식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고자 쓴 책이다.
 
  [제1장 자유에서 찾은 참 자유] 에서는 저자가 신장이식수술 후 약으로 생명유지 할 것이 아니라 다시 건강을 되찾아 내야겠다는 생각에 300여 권에 달하는 건강 관련 책을 읽고 요가, 명상, 생식, 단식, 단전호흡,무예, 침, 요리 등을 배우면서 건강을 되찾는 방법은 [식생활]에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고, 전북 임실 구수골로 내려와 녹색마을 이장님이 된 사연을 소개한다. 그리고 도시인들의 미래의 꿈이기도 한 노년에 있을 자연과 더불어 사는 전원생활의 꿈은 미래의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해야 하는데, 삶은 지금도 진행중이고, 오늘 하루 하루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원생활이 좋은 줄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생계의 터가 이곳, 도시이고 미래에 생길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도시에 남아야 하는 대부분의 도시민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결정사항이라 그리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인이 병든 후 찾아가는 고향이 결국 자연인가 생각해보니 우울해지기까지 했다.
 
  [제 2장 참살이 건강의 비밀]에서는 이 책의 본론 부분에 해당하는데 기존의 상식과 의학계의 소견과는 다른 흥미로운 주장을 펼쳐 주목하게 한 부분이다. 우선 그는 독일의 자연의학자이며 암치료 전문가인 로타르 히르나이제의 말을 빌어 "암세포는 간세포와 같은 기능을 한다. 종양은 체내에서 독을 제거하는 일을 돕는다. 종양이 없다면 우리 몸은 그야말로 병들어 있을 것이다. 종양은 우리 몸이 제사하는 놀랍도록 영리한 해결책이다. 환자가 건강해지면 종양은 저절로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곧바로 종양 제거수술을 받지 말고 우선 해독작업부터 하라. 암은 문제가 아니라 해결책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질병은 우리 몸의 해결사이고, 몸과 마음의 부조화를 조정하려는 자연스런 작용이므로 질병의 발생 자체가 요법이고, 오히려 기뻐해야 할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를 발견하면 건강보조식품이나 수술 침 등에 의존하지 말고, 몸과 마음을 비우고, 자연식, 채식, 소식을 할 것을 권유한다. 그리고 꾸준한 운동과 쾌적한 환경, 정신적인 압박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현재 치료법과 전혀 상반된 주장이고 다소 위험하기까지 했는데, 종양 제거수술이후 전이가 확산되어 사망하거나, 제거 이후에도 재발의 가능성은 항상 있다는 암에 대한 현재의 의학소견을 비추어 봤을 때 그에 대한 부정은 어렵다는 판단이 선다. 이 주장의 근거는 온전한 건강상태의 몸일 때에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충분한데, 그 균형이 깨어져 버려 침투한 것이기 때문에 다시 건강을 회복한다면 소멸하고 만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너무나 상반된 견해여서 주장에 따른 근거와 그 사례들이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특히 그는 단식에 대해 강조했는데, 현대인들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일주일로 계획된 단식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에서 호감이 갔다. 단식의 이로움이야 익히 들은 바가 있지만, 미경험자가 우선 갖는 부담감은 '먹지 않고 일상생활이 가능한가?' 라는 것과 '단식원이나 외딴 곳에서 기도하면서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것인데, 일상생활을 평소와 같이 하면서 할 수 있다는 그의 설명에 이해를 하게 되었다. 또 그는 벌꿀과 감식초의 이로움을 설명하는데, 주목되는 부분은 '벌꿀의 효능'이었다. 전에는 알지 못했던 벌꿀의 효능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하지만 100% 양봉의 벌꿀이어야 제대로운 효능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를 믿고 구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3장 녹색마을 이장님의 식생활 상식 뒤집기] 가 가장 주목되는 장이었는데, 지금껏 알고 있는 우리의 식생활습관에 대해 전면으로 부정하고 나선다. 예를 들어 갈증을 느끼지 못하는 데도 물을 억지로 1.5 ~ 2 L 의 물을 마실 필요가 없다고 그는 말한다. 물을 많이 마시면 노폐물이 소변에 섞여 함께 빠져나온다는 기존의 의학계 주장에 맞서서 그것은 단지 희석될 뿐이지 오히려 몸이 습해져서 그로인한 질병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탄 것이라고 모든 것이 발암물질이 아니라, 오히려 고구마, 감자 옥수수,밥 등이 탄 것은 오히려 이로우므로 껍질채 탄 것을 먹는 거이 좋다고 말한다.
그의 다소 생소한 주장에 놀랍고 흥미로웠지만, 이것이 도시민이 느끼는 전원생활인과의 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천연의 자연식품을 직접 경작하고 채취해서 식생활을 할 수 있고, 자연의 기온을 온 몸으로 받을 수 있는 저자의 식생활을 모두 따라가기에 한계가 있는 도시인들에게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함께 과감히 실행하기는 어려운 문제였다. 또 다른 하나는 '흐름을 거스르는 행동'에 대해 유독 민감한 것이 사람이라, 게다가 몸을 다스리는 식생활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시도하거나 변화시키기에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현대인들이 선호하는  육식과 인스탄트 식품, 그리고 밀가루등에 대한 그의 혐오스러운 표현은 업계의 반발이 무서워 본질을 적나라하게 표현하지 못한 것을 모두 밝히는 듯 해서 다소 충격적이지만, 부족한 2%를 채운 느낌이었다. 이 글을 읽게 된다면 '과연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하는 원점에 다시 서게 된다. 그에 대한 해답이 바로 제 4장에 있다.
 
마지막 [제 4장 살아 있는 자연식만들기]편에서는 저자인 녹색마을 이장님이 추천하는 채소와 그들을 온전히 먹을 수 있는 요리법들이 소개된다. 쑥, 고구마, 감자, 단호박, 옥수수, 콩 팥, 조, 수수, 메일, 양파, 마늘, 상추, 깻잎, 토마토, 사과 등이 그것인데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거친식품'이라는 것이다. 입속에 있는 침과 함께 충분히 저작(씹는 행위)하여 삼킴으로써 위에서 소화활동에 무리가 없도록 하는 것. 그리고 소식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이고 우선적인 밥상혁명의 단계임을 알려준다.   
 
'살기 위해서 먹든' , '먹기 위해서 살든' 열심히 일해서 얻어낸 결과물로 우리는 음식을 먹는다. 그러므로 노동의 댓가로 얻어진 그 음식들이 '사람을 살리기 위한 음식'이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즐겁고 행복감을 주는 음식'들을 추구하고 즐기려고 하는 우리들에게 저자는 이 음식들이 과연 '사람을 살리는 음식'인지 '사람을 죽이는 음식'인지를 고민하라고 충고하는 것 같았다. '양약고어구良藥苦於口' 즉,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다는 옛말이 있다. 거친 음식을 조금 먹고 행복하게 살 것인가, 달고 맛난 음식을 가득 먹고 종국엔 병을 달고 살 것인가는 내 결정에 있는 것 같다. 짐 벗고자 했더니 웃짐이 생겼다고, 책을 읽고 난 후 그에 대한 해답은 찾은 듯 하지만, '달고 맛난 음식의 유혹'을 과연 이길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앞으로도 '밥상앞 고민'은 계속될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음의 탄생 (반양장) - 대학 2.0 시대, 내 젊음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이어령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젊은 세대와 호흡할 줄 아는 멋진 학자의 멋진 책! 
 
학자로서의 의무는 자신의 분야에서 처녀지에 첫발을 내 딛어 길을 내거나, 깊숙히 묻혀있어 인지하지 못한 보물이 어디메쯤 있을지 알려주는 것에 있다. 후학들이 그의 손과 발이 되어 그 깊이와 넓이를 더할 수 있도록 안내자가 되는 것이 가장 우선된 의무겠다. 하지만 현실과 실용에 첨철된 오늘날의 사회에 막 내 놔진 젊은이들을 최전선에서 맞이하면서 방황하는 그들에게 앞으로 펼쳐진 미래의 인생에 힘을 주고 격려하는 큰형으로서의 의무는 안내자의 그것 못지 않다. 젊은이의 행태에 마득찮아 하는 시선은 가득하기만 하고 기대치조차 두지 않는 학자들의 세계에서 '이 땅의 젊은 학자 이어령'이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고, 반가운 일이다. 2년 전 [디지로그]로 기술과 감성의 조화를 생각하게 하더니, 이번엔 '새내기 대학생'에게 '현재를 바라보는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 지를 제시한 책이 나왔다. [젊음의 탄생]이 그것이다.
 




 
  저자는 젊은이가 특히 대학생에게 필요한 '창조적 지성'을 설명하기 위해 아홉개의 키워드를 선정하고 이를 손에 잡힐 듯 도형으로 꾸며 '9UP 매직 카드'를 만들었다. 카니자 삼각형, 물음느낌표, 개미의 동선, 오리-토끼, 매시 업, 연필의 단면도, 빈칸 메우기, 지의 피라미드, 둥근 별 뿔난 별 등을 통해, 뜨고 날고, 묻고 느끼고, 헤메고 찾고, 섞고 버무리고, 연필에서 벌집, 앎에서 삶으로, 나의 별은 너의 별 등을 설명하면서 우리의 기존 사고체계를 뛰어넘어 '의심하고, 삐딱하게 보고, 새롭게 보고, 뒤집어 보고, 다르게 보기를 강권한다.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1934년에 태어난 사람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학문에 대한 지독한 열정과 배움에 대한 갈망은 최근 100년간 일본에 대해 쓴 명저 10권 중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던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내던 시점 당시의 열정적인 '젊은 학자'로 지금까지 멈춰있는 듯 하다. 한 주제 대해 언급되는 사례들은 공서고금을 모두 훑은 듯 방대한데 마치 그 주제를 위해 준비된 듯 장대하게 나열되어 그의 조언에 힘을 실어준다. 작은 지식백과사전같은 이 책이 가능하게 한 힘은 과연 무엇일까?
 
그의 서재를 살펴본다면 짐작을 가능하게 한다. '보유 장서만 30,000여 권에 새로 사들인 책을 스캐너로 불러 읽어들여 데이터로 만든 것들만 100,000여 권에 이른다고 하니 나이를 잊는 그의 열정과 노력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2001년에 실린 어느 신문사의 기사를 살펴보자. 이 기사에는 그의 데이터 저장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집 서재 카드 색인함에는 종이 카드 대신 수십 장의 CD가 들어차 있었다. 이 교수는 책을 읽다가 중요한 부분이 나오면 바로 스캐너를 통해 ‘긁어’ 들인다. 그리고는 자신만의 분류방식으로 CD에 저장해왔다. 파일이름은 우선 국가명(미국은 U, 영국은 B, 한국은 K식으로)에서 첫 이니셜을 고르고, 큰 분류(문학은 L, 문명은 C, 기술은 T, 기업은 B)에서 다음 이니셜을 적어준 뒤, 작은 분류에서 간단한 키워드를 적는다. 가령 새로 읽은 내용이 미국 기업에서 개발한 무기에 관한 것이라면 ‘UBWEAPON’이 되는 셈이다. 그렇게 직접 저장한 내용들이 벌써 CD 50여장에 달한다. CD 한 장에 일반 단행본 수백 권의 텍스트가 들어간다고 하니 막대한 분량이다."
 


70을 넘은 노인의 세대를 넘나드는 통찰력, 지식욕에 열망하는 학자의 자세, 젊은 세대를 능가하는 디지털기술의 활용법이 모여 만들어진 저자의 이 책은 정말 엄청난 지식을 쏟아놓는다. 한편 너무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걸까? 세번 째 카의 이름인 [개미의 동선]처럼 주제에 다가가기까지 산란함도 안겨준다. 강조되어야 할 젊은이들에 대한 조언과 충고보다는 저자의 박식한 지식과 정보력에 혀를 먼저 내두르게 만든다. 하지만 정보의 바다에 산재된 정보들을 어떻게 취합하고 활용하는가에 대한 본보기로서 이 책을 대한다고 해도 손색은 없다. 또한 우리나라의 이 땅에 널리고 널린 수많은 박사와 교수들 중에 '젊은이에 대한 고민'을 해주는 몇 안되는 '학자다운 학자'의 글이라는데 반가움이 앞선다. 젊은 세대와 호흡할 줄 아는 젊고 멋진 학자의 멋진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책] 젊음의 탄생 - 대학 2.0 시대와 함께
    from 미라클러의 맛있는 이야기 2008-06-04 09:38 
    , 우리나라 젊은이들이라면 꼭 봐야 할 바이블 같은 책을 만들고 싶다는 이어령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다. 4월 25일자로 출간되었고, 알라딘이나 예스24 등지에서 주간 베스트 순위에 계속 등재되고 있어 그 인기를 짐작해볼 수 있다. 서평과 구매후기는 대부분 칭찬 일색인데 비해, 개인적으로는 본서의 현란한 광고문구만큼의 충실한 문장으로 채워져 있는지는 의문이다. 일단, '웹 2.0'이라는 용어가 파급되자 그에 맞추어 저자가 대학 2...
 
 
 
두 글자의 철학 - 혼합의 시대를 즐기는 인간의 조건
김용석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낭만, 향수, 유혹, 질투, 그리고 행복. 26개의 단어들. 
두 글자의 한 단어 속에 숨어있는 재미있는 사고思考 들의 잔치 !
 
최첨단이 자랑인 듯 매일같이 최신의 제품과 상품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툼을 하며 쏟아져나오는 오늘날 이미 알고 있는 이름보다 더 많은 이름들이 서로를 알리고 있다. 시선으로도 쫓을 수 없을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다 보니 '쉼'은 곧 죄악시 되고, '행동'은 찬양시 되어버렸다. '생각'을 권유하기보다는 '활동'을 강요하고, '깊은 사고력思考力 '보다는 '넓은 정보력情報力'을 우선하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궁극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창조적인 생각Creative Thinking'이라고 하니 실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대상을 두루 생각하는 일사유思惟 라 하는데, 철학적 개념으로는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 작용으로 본다. 본질이나 객체의 외면에 나타나는 현상現象에 집중하고 마치 그것 밖에는 없다는 듯 몰두하며 살았던 내게 '사유思惟 의 즐거움'을 알려준 한 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자 문명의 영향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기에 이렇다 할 관찰의 대상이 되지 못한 관념의 두 글자들을 한데 모아 그들에게 본래의 이름값을 매겨주는 화려한 잔치가 열렸다. 철학자이면서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용석 교수의 생각과 손에 의해 펼쳐진 잔치의 이름이 바로 [두 글자의 철학]이라는 책이다.
 
우선 글을 읽고 있자면, 벌거숭이 디오게네스나 발끝까지 끌릴 듯 긴 수염의 공자님처럼 기인奇人 이나 노인老人의 모습을 띨 것 같은 철학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이 표현만 봐도 난 현상학적 관념주의자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잘 다려진 블루톤 체크무늬 피케셔츠에 소매는 두 번 정도 걷었을테고 그에 어울리는 조끼를 입고, 그리 헐렁해보이지 않지만 편안해 보이는 갈색 카고바지에 양말이 보이지 않는 덮개가 있는 슬리퍼를 신었을게다. 한 손에는 책을 들었는데 책의 한 쪽 면을 밖으로 감아 손에 쥔 채로 밤색 뿔테 안경 너머로 나를 보며 즐기듯 고민하는 듯 이야기를 하고 있다. 빛과 어두움이 교차하는 서재의 중간에 둘이 앉아 있을테고, 오래된 책 냄새와 파이프 담배냄새도 나는 듯, 커피향도 은은하게 흐르는 듯하다. 저자이자 화자는 묻지도 않고, 자신의 생각을 강조하지도 강요하지도 않는다. 편안하게 듣는 듯 읽기만 하면 되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방대한 자료와 축적된 사고로 펼쳐지는 이 축제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가장 많이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관념적인 두 글자의 한단어를 찾아 그 함축적 의미를 단어의 기원인 한자에서 찾고, 동서고금의 자료속에서 그 단어의 넓이와 깊이를 더한다. 게다가 우리가 봤음직하고 읽었음직한 영화와 책속에서 이미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단어가 얼마나 멋들어진 말인가를 되새겨준다.
 
예를 들어 말씀 언言 과 빼어날 수秀 의 합으로 만들어진 꾈 유誘 자가 더해진 유혹誘惑 은 세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첫키스 장면처럼 줄리엣이 로미오의 요구를 모두 거절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사실 모든 것을 허용하고 더 나아가 로미오를 유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한재림 감독의 영화 [연애의 목적]에 나오는 "저가 가서 키스나 하고 갈래요?" 같은 대사는 거부할 것을 알면서도 시도하는 표현만 다른 유혹으로 시대는 바뀌었어도 생명력의 표출과 즐김, 그리고 기쁨으로서의 유혹의 변질은 변하지 않음을 사례를 들어 이야기한다.
또 우리는 '유혹을 당한다'는 수동태의 표현을 자주 쓰는데, 실은 유혹이 곧 욕망을 실현하는 기회라는 점에서 매우 능동적이라고, 그래서 '유혹당하기'는 '욕망채우기'와 일치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유혹은 대표적인 상호 소통의 행위라는 것을 소유, 정복, 지배에 대한 욕구 때문에 현대인들이 잊고 있던 것이고, 소통은 즐거움이므로, 유혹은 본질적으로 유희라는 것이다. 단, 키에르케고르가 "모든 사람에게는 그에 맞는 유혹자가 있다. 행복이란 바로 그를 만나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걸맞는 상대를 만났을 때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단번에 걸맞는 상대를 만날 수 있겠는가? 여러 상대를 많이 만나봐야 걸맞는 상대를 알아볼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보면 확실히 유혹은 자주 당해도 보고, 해도 봐야 한다는 말이 맞기도 하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아, 그럴 수도 있겠다'는 공감의 느낌은 사고가 확장된 듯 막혔던 교통체증이 풀린 듯 산뜻한 느낌을 주었다. 주워 듣기만 사람과 생각한 사람과의 차이점을 새삼느끼게 한다.
 
[리뷰]를 읽는 독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유혹'이라는 두 글자의 단어를 썼을 뿐, 이보다 더 훌륭한 문장의 생각들이 유혹을 포함해 26 가지의 두 글자 단어들를 통해 펼져진다. 잔치가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관념적인 단어에 대한 철학적 해석'에 대해 어려워서 포기하지 않을까 했던 선입관으로 비롯된 두려움을 몇 장을 넘기면서 어리석인 기우杞憂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늘 내가 사용하고, 옆에 두었던 말들(단어들)이었는데, 이렇게 깊은 뜻과 이야기가 숨어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느낌은 감탄이 되고, 오해가 풀려 이해로 변했다. 정말 재미있는 과정이었다. 여느 책을 읽을 때와는 다르게 형상화되지 않은 관념들이 머리속을 떠도는데도 즐거움은 더했다.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리라. 더우기 뜻하지 않게 선택한 책 속에서 이런 재미를 느끼기란 실로 오랜만이었다. 저자의 책을 좀 더 찾아 읽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그리고 바람이 있다면 인류 최대의 화두이자 이 책에는 있을 법하지만 없는 '사랑이라는 두 글자의 철학'을 또 다시 저자의 손을 빌어 읽고 싶다.
 
나처럼 짧디 짧은 어휘력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두 글자로 된 한 단어'가 얼마나 깊은 의미와 이야기를 갖고 있는 지 알게 될 것이고, 영화와 책 그리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사고의 확장이 어디까지 가능한 지를 알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너무 어려워서, 아니면 나와 상관없다고 치부해버렸던 철학이란 학문이 실은 우리 생활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와 있는지, 그리고 그 쓰임과 소용이 얼마나 방대한 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한 단어의 이야기마다 그리 길지도 않다. 혼자 있을 때, 혼자 있지만 외롭고 싶지 않을 때 읽으면 참 좋을 책이다. 특히 오늘 처럼 눅눅히 흐린 저녁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부, 맛의 제국
노부 마츠히사 지음, 오정미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세계의 입맛을 사로잡는 일식요리의 현주소 !
 
얼마전 읽은 책 [안효주,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이 발단이었다. 21세기의 마케팅 트렌드가  '감성感性'이라면 고객의 눈과 입과 그리고 몸을 사로잡는 원초적인 감성의 대표상품은 '요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야말로 '감성 마케팅'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요리사와 동시에 음식점의 주인이 직접 요리까지 하는 경우에는 실내 디자인은 물론 재료구입에서 요리의 품질 유지, 새로운 요리의 개발, 인력관리까지 모든 것을 총괄하게 되므로 자신만의 작은 감성제국을 실현할 수 있다는 묘한 매력에 빠졌다. 그래서 그들을 추적해 보기로 했다. 그 중 하나가 [노부, 맛의 제국]이다.
 

 
 

이 책은 일본 도쿄의 한 초밥집에서 요리사를 시작한 저자가 우연한 기회에 일본을 떠나 페루, 아르헨티나, 알래스카 등에서 요리를 하다가 미국 비벌리힐스에 자신의 이름을 건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해 현재 전 세계 12곳에 세계의 유명인사들이 모이는 최고의 명소 레스토랑 '노부'를 설립하게 된 요리사 노부유키 마츠히사의 이야기와 그의 요리세계가 담긴 책이다.
 
 

 
 

전에 읽은 책 [안효주,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를 쓴 저자 안효주가 자신의 일식레스토랑 '스시효孝'에서 펼치는 그의 요리가 '정통 일식'을 추구한다면, 이 책의 저자 노부유키 마츠히사(이하 노부)는 철저하게 세계인의 입맛에 맞춰 퓨전화 시킨 일식을 선보인다. 두 요리사 모두 우연히 요리를 시작하는 점은 공통적이지만 안효주가 정통코스를 밟아 요리를 배웠다면, 노부는 정식으로 얼마 배우지는 못했지만 일식을 먹고 자라온 일본인이라는 점을 살려 외국에서 일본의 맛을 알리는데 주력했다는데 차이가 있다.  또한 안효주의 책은 자신의 자서전의 형식을 갖추면서 스시와 일식에 대한 참맛을 알리는데 주력했다면, 이 책은 자신의 이력은 짧게 소개가 된 반면, 노부에서 제공하는 퓨전일식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부분을 거의 80%를 차지할 만큼 많이 할애했다는데 주목되었다.


 
 
특히 그가 뉴욕에 마츠히사라는 일식 레스토랑을 운영할 때 헐리우드 스타 [로버트 드 니로]가 그의 요리에 반해 자신과 합자해서 새로운 레스토랑을 열자고 제의했을 때 거절했지만, 수 년에 걸친 러브콜에 못이겨 결국 '노부Nobu'를 개업하게 된 스토리에서 그의 솜씨를 짐작하게 한다.
 
패류, 새우-바다가재, 오징어와 문어, 생선, 샐러드-채소-메밀, 초밥, 그리고 노부만의 소스와 기본재료 만들기와 후식, 청주와 드링크까지 [레스토랑 노부]에서 제공되고 있는 모든 레시피를 음식재료별로 나누어 모두 실었는데, 재료소개와 함께 만드는 법을 일체 공개 했는데, 고급 레스토랑의 레시피를 이렇게 자세하게 소개된 경우는 거의 없어 이만오천 원이나 하는 책의 가격이 아깝다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의 지인들이 이렇게 모두 공개하면 비법을 모두 공개하는 것 아니냐고 만류했음에도 그는 자신만의 '손맛'을 자신하기 때문에 공개하였다고 말한다. 싱싱한 재료로 만들어진 요리의 사진들은 따뜻한 온기와 냄새가 느껴질 만큼 먹음직스럽게 페이지를 채우고 있었다.
와사비 페퍼 소스에 버무린 전복, 타불리 살사의 가리비 구이, 스파이시 레몬 마늘 소스의 가시발 새우, 마우이 양파 살사를 곁들인 아오리 오징어, 캐비아를 얹은 아귀 간 파테, 허브를 올린 칠레산 농어 구이와 유바 등 난생처음 들어보는 이름만 들어도 퓨전을 짐작케 하는 생소한 60여가지의 메뉴들이 사진과 함께 들어간 재료와 만드는 법이 어느 요리책보다 훌륭하게 소개되고 있다.
 

 
 
특히 초밥에 대해 소개하는 장에서는 초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초밥용 밥을 짓는 방법도 자세히 소개되었다. 레시피는 일반 초밥이 아닌 소프트 셸 크랩 롤, 하우스 롤, 연어 롤, 갯장어 드래곤 롤 등 서양인들이 좋아하는 롤 종류의 초밥을 소개하고 있다. 십수 년 전만 해도 생선을 어떻게, 그것도 젓가락으로 먹을 수 있냐고 손사레를 쳤던 뉴요커들이 현재는 최고의 요리트렌드로 일식요리를 꼽고 있다는데 의아했던 나는 그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었다. 눈과 귀, 그리고 입 나아가 오감을 행복하게 하는 요리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듯 했다.
 

 

 
노부는 이 책을 통해 그만의 요리의 비밀과 일본 요리의 정수를 밝히고 있다. 나아가 한 나라의 요리가 아닌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일식요리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자신의 요리의 제조법까지 공개할 수 있는 그의 자신감과 지금도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내는 그의 창조성, 일본이 아닌 외국에서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인정받으면서 자국의 음식문화를 전파하는 그의 모습에서 '감성 시대, 글로벌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맛과 향은 모르지만 눈을 정말 행복하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무엇보다 '창조성이란 바로 이런거야!'라고 나를 감전시킨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암~ 마음을 풀어야 낫지 - 암과 생활습관병 환자를 위한 마음 치유 가이드!
김종성 지음 / 전나무숲 / 200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암환자나 가족들에게는 큰 위로와 용기를 심어주는 좋은 책!
 
대학시절에 절친하던 선배의 위암발병 소식을 지난 주에 접했다. 4년 전 발병했다가 2년여 동안 치료를 받아 완치했고, 다시 사업에 참여하여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선배의 말을 들은 후 또 2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다. 학창시절 수려한 외모와 적극적인 성격, 재미난 입담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스타일의 선배인지라 과내 활동도 왕성했고, 성적도 상위권을 달리던 선배의 이야기라 더욱 안타깝게 한다. 문제는 술이었다. 한 번 술을 입에 대면 끝까지 마시는 두주불사辭형이라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곤 했는데, 그 술버릇이 창창한 선배의 발목을 잡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라 사업을 하면서 일주일에 하루 이틀 걸러 술을 마셨던 것이 화가 되어버린 것이다.
 
"같은 술을 마셔도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 즐겁게 마실 때는 약술이었는데, 일하면서 마신 술은 독술이었나봐.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일이야기하면서 마신 술이 약이 될 리 만무하잖아. 너도 술마시려거든 일 생각하지 말고, 일이야기 하려거든 술을 마시면서 하지 말어." 또 다시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가 제 몸보다 사업을 걱정하며 던진 말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무엇인가 격려나 위로를 해 주고 싶었는데, 제 병을 알고 이해하는 듯 한 선배의 모습을 보니 할 말이 생각나질 않았다. 내 모습도 들어있는 것만 같아서 더욱 그랬다. 그러더 중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암은 대표적인 심인성 질환이기 때문에 성처 난 마음을 푸는 것이 치료의 지름길이라며 암에 걸린 환자들을 격려하고 '암은 나을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만들게 되었다는 이 책 [암~마음을 풀어야지]는 암 환자를 위한 심신의학의 원리와 치유 방법을 알기 쉽게 구어체로 풀어 소개한 책이다.
 
발암물질, 환경오염, 방사능, 유전적 요인등 암을 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심리적 요인에 따른 잘못된 생활습관 그 중에서도 '스트레스'가 암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그런 만큼 현재의 질병 상황을 치유 상황으로 만드는 방법은 '마음을 풀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마음을 졸여 꼬여버린 유전자로 생긴 병을 마음으로 유전자를 풀어야 세포가 서서히 건강하게 살아남은 마치 고무밴드를 꽈배기모양으로 꼬았다가 힘을 풀었을 때 원상태로 돌아오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좀 더 빨리, 좀 더 많이 벌기 위해 상처를 입히고, 상처를 받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하지만 상처받은 마음은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고 판단력이 없는 유전자는 마음이 시키는대로 신호를 받아 변질된 채 증식되어 암세포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현대 의학계의 암 치료 수단은 수술과 방사선 치료, 항암 약물 치료, 호르몬 면역 요법들을 해왔는데, 이는 모두 신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약점이 있어 치료를 받게 되면 암세포 증식으로 인한 사망보다는 면역 저하와 영양실조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암선고 이후 '공황상태'에 빠진 환자와 가족이 통제력을 잃고 좀 더 나은 병원과 의사 그리고 음식과 약을 찾아 다니다 경제력과 체력이 소진되어 치료에 대한 의욕조차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전한다.
 
현대의학의 외과적 치료도 중요하지만, 그와 더불어 심리 치료 다시 말해 환자가 가지고 있는 의심과 두려움 그리고 지금껏 가지고 있었던 마음의 병인 스트레스를 풀어내지 못하면 암은 결코 나을 수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하지만 마음 먹은대로 잘 되지 않는 것이 내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아니던가? 그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후반부에 있는 [마음을 푸는 법]이다.
 
우리의 매순간 자신의 미래를 예언하는 것처럼 말하듯,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나의 말이나 행동에 세포들이 그대로 믿고 움직이므로 희망을 말하고(희망의 힘) 그에 맞게 행동하며, 참고 억제하는 것이 건강을 악화시킨다면, 털어놓아야 건강을 회복하고(털어놓기), 용서하고, 마음을 챙기라고 말하고, 그 방법론들을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책의 독자대상이 '이미 암에 걸린 암환자'인 만큼 환자와 상담하는 카운셀러처럼 궁금한 점이 생겨나지 않도록 상세히 설명한다. 환자의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생활에 남겨둔 일이나 미련, 집착등이 아니라 '완치에 대한 의욕'이다. 걱정과 두려움을 떨쳐내고 적극적으로 암세포와 싸우겠다는 큰 다짐이 없이는 제 아무리 의료기술이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병을 완치시킬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최근 현대의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에도 '암사망률'은 항상 최고인 이유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지 싶다. 책을 읽으며서 내 마음속에 담겨져 있는 스트레스를 풀어버리지 않으면 무서운 결과를 보겠다는 걱정이 계속 되었다. 병은 사람을 지정해서 찾아오는 것도 아니며, 예고가 없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완치의 유일한 방법이 들어 있는 책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지만 심신에 괴로움을 받고 있는 암환자나 그 가족들에게는 큰 위로와 용기를 심어줄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투병을 하고 있는 선배에게도 읽어보라고 선물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