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답을 알고 있다 - 물이 전하는 신비한 메시지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더난출판사) 1
에모토 마사루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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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담긴 말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놀라운 책!
 
 물이 얼게 되면 눈처럼 결정이 있다? 좀처럼 믿기 힘든 이야기다. 게다가 수질에 따라 결정의 모양이 다르고, 말을 걸고, 음악을 들려주고, 의미를 가진 글을 보여줄 때마다 전혀 다른 모습의 결정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는 마치 최근 화성의 사진 속에서 물이 있었던 흔적이 있기 때문에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처럼 '그럴 법하다'고 생각하면서 '설마?' 하는 보지 않고, 만지지 않으면 믿기 힘든 인간의 심리로는 인정하기 정말 어려운 이야기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기본으로 쓰여진 한 궈의 책이 지난 2002년 한 권의 책으로 나와 무려 30 만 권이라는 놀라운 숫자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속편까지 만들어졌다고 하니, 의심많은 나를 뜨악하게 만든다. 바로 에모토 마사루씨가 쓴 책, [물은 답을 알고 있다] 원제목, 水は答えを知っている―その結晶にこめられたメッセージ (물은 답을 알고 있다 - 그 결정에 담긴 메시지)이다.
 
 



 
  책을 처음 시작하면서 눈길이 간 것은 절반 만큼 채워진 신기한 물의 결정 사진들이었다. 사람이 말이나 글, 음악, 그리고 그림을 보며 기분이 바뀌듯 물의 결정도 변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 사진들이 정말 사실일까?'하는 의심이 뒤를 따랐다. 물에 음악을 들려주면 왜 결정이 변할까? 또 말을 걸거나 글자를 보여주면 왜 전혀 다른 얼굴을 보이는 걸까? 그것은 '모든 것이 진동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물은 사물이 갖고 있는 고유한 주파수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그대로 전사하기 때문에 결정이 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글자를 종이에 써서 물에게 보여주어도 결정이 변하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 또한 마찬가지 원인. 종이에 쓴 글자 자체에 그 모양이 발하는 고유한 진동이 있어서 물은 글자가 갖고 있는 고유한 진동을 느끼는 것이라고 저자는 생각했다. 즉, 물에게 글자를 보여주면 물은 그것을 진동으로 파악해 그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데, 글자란 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발음기호라고 생각한 것이다. 
 
 

 

 

 

 

 

 

 

 

 
 
  물의 결정 사진을 찍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물을 한 종류씩 50개의 샬레(평평한 유리그릇)에 떨어뜨리고, 이것을 영하 20도 이하의 냉동고에 넣어 3시간 정도 얼린다. 그러면 샬레 위에 표면장력으로 동그랗게 올라온 얼음 입자가 나타나는데 직경 1 밀리미터 정도의 작은 입자다. 이것을 하나씩, 얼음이 볼록하게 올라온 돌기 부분에 빛을 죄어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면 결정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수돗물은 염소가 사용되어 소독되었기 때문에 결정구조가 철저하게 파괴되어 볼 수 없다고 한다. 반면 지하수는 어느 곳의 물이든 매우 아름다운 결정을 보여주는데, 용천수, 지하수, 빙하, 오염되지 않은 강의 상류 등이 그렇다고 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물의 신비로움을 보여주려고 하는 이유는 물이 우리의 인생과 삶의 방향을 물을 통해 배우고자 함에 있다고 전한다. 사람의 목소리나, 음악, 그리고 글씨에 따라 모양을 바꾸는 물의 결정을 통해 물은 생명이며 의식을 갖춘 존재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저자는 물은 사람의 '마음의 거울'이라고 본다. 그래서 결정사진에서 처럼 우리가 감사와 사랑을 물에 보여주면 물 또한 같은 방법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인간의 표현에 의해 생긴 파장과 공명이 물에 영향을 미쳐 그것들의 결정이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는 그의 설명은 굳이 물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이나 동물에도 그것들이 가능한 것을 볼 때 응답을 할 수 없는 물이 얼어서 생긴 결정으로 그것을 보여준다는데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인간의 구성요소 중 70%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물이기 때문에 물이 그러하듯 인간도 마찬가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물은 아무리 좋고 깨끗한 물이라 할지라도 병에 담기면 더 이상 좋은 물이 아니라고 한다. 어느 곳이든 자연히 흐르는 상태의 물만이 깨끗하고 좋은 물인 것처럼 인간의 흐름이 남과 북으로 또는 좌 우로 갈려서 서로가 대적하면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물의 성질을 닮은 인간이 그것을 거스르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괴로워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물을 존경하는 마음을 되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대에 와서 우리는 물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마음을 잃어버렸어요. 고대 그리스 문명 사람들은 물을 매우 존경했습니다. 물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그리스 신화가 만들어지기도 했죠. 그런데 거기에 과학이 나타났습니다. 신화는 과학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어요. 물을 단순히 물질로만 간주해 기술적으로 정화하면 된다고 단정 지었죠. '정화된 물은 깨끗한 물과는 다르다'는 말이 있어요. 과학 시설 등을 통과한 물은 아름다운 결정을 보여주는 물과는 다릅니다. 물에게 중요한 것은 정화가 아니라 존경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하는 말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물의 결정을 통해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말을 해야 하고, 어떤 마음으로 삶을 살 것인가? 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도록 해 준다. 우리가 사랑과 감사로 마음을 채우면 사랑해야 할 상대와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멋진 일이 차례로 찾아와 행복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고, 슬픔이라는 파동을 내보내면 아마도 더욱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슬픔이 가득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전한다. 일본에는 '말에 혼이 들어 있다'는 '고토다마言靈 사상'이 있는 것처럼 불가佛家 에서는 가장 무섭지만, 가장 저지르기 쉬운 것이 구업口業 - 입으로 행하는 업장(죄,원죄) 이라고 했다. 이 책이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물이 생명체요, 의식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이 담긴 말과 글이 얼마나 무서운 힘을 지녔는가를 물의 얼음결정을 통해 말해주는 것 같았다. 저자의 생각과 물의 결정에 대한 궁금증과 흥미가 가시지 않아 연이어 2권을 집어들었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경험과 마음이 담긴 말에 대한 깊은 반성과 생각을 던져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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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답을 알고 있다 vol.2 - 물이 연주하는 치유와 기도의 멜로디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더난출판사) 2
에모토 마사루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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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진리를 '그림'으로 깨닫게 만들어준 놀라운 책!   


  "어떤 이유로든 나라나 도시가 완전히 분단되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우리 몸을 둘로 나누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물은 흐르고 싶은 곳으로 흘러가야 합니다. 1961년, 베를린에 벽이 세워짐으로써 도시가 분단되어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되었습니까? 얼마나 많은 꿈과 희망이 짓밟혔습니까? 그리고 28년 뒤 마침내 벽이 무너지고 물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수백만 명이 가고 싶은 곳으로 자유롭게 흐르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자연의 섭리입니다. 인간은 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의 70%는 물로 되어 있습니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정치적 의도나 이데올로기로 인간의 활동이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됩니다. 인간은 물처럼 늘 흐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P18-19)
 
 에모토 마사루. 그가 전편과는 다르게 목소리에 힘이 강하게 들어갔다. 2년간의 지속된 연구는 그가 가지고 있던 신념에 확신을 더해 준 것 같았다. 인간의 갈등과 분열은 자연의 섭리와 어긋난 것임을 강조한 독일 어느 공과대학에서의 강연내용은 인간의 물과 같은 원활한 교류가 인간다워지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소통으로 대표되는 인터넷과 단절로 대표되는 민족(제국)주의가 혼합된 혼란한 오늘을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더욱 더 깊이 있고 흥미로워진 책 에모토 마사루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 2편]은 그렇게 서두를 열었다. 원제목은 水は答えを知っている 2―結晶が奏でる癒しと祈りのメロディ  이다.
 
 


 
  저자는 처음 시작과 함께 1편에 있었던 물 결정 사진에 대해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그 원리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물 결정 사진이 잠깐 보여주는 세계는 '파동'이라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파동에 대해 저자는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했다.
 
그 첫 번째는 '진동'이다. 우주의 모든 것은 독자적인 주파수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파장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것은 양자역학의 등장으로 이미 상식이 되었는데, 즉 만물의 본질은 입자인 동시에 파장이라는 말이다. 예를 들면 종이에 글을 써서 물이 든 병에 붙이거나 사진 위에 물을 올려놓았을 때 물의 결정에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물이 그들의 파동을 충실하게 감지해 기억하기 때문이다. 물은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공명'이다. 쉽게 말하면, 공명은 파동으로 전달된 정보는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이 있다는 말이다. 공명현상은 일상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는데, 누군가가 '저 사람이 싫어!' 하고 나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십중팔구 나도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것과 같다.
 
세 번째 키워드는 '닮은 꼴'이다. 마이크로 세계는 매크로 세계를 상징하고, 그 반대는 확대한 세계라는 것이다. 태양 주위를 도는 태양계의 아홉 개의 별은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를 상징하듯, 사람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대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물의 결정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물 결정은 왜 육각형일까? 물 분자가 결합할 때 육각형 구조가 되어야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육각수도 그와 맥락을 같이 한다.  물이 결정을 만들어서 녹는 데는 약 2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짧은 시간동안 물의 결정은 아름다운 성장 과정을 보여주고, 결정이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울 때는 녹기 바로 전의 몇 초 동안이라고 한다. 결정은 만년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었다. 인간도 이와 같지 않을까?























 
  저자는 이번 책에서는 인간의 행복에 주목하고자 했다. 그는 물의 결정사진을 통해 인간이 찾고자 하는 행복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해야 그것을 누릴 수 있는지 알려고 노력했다. 그는 행복과 불행, 각각의 말을 물에게 보여주고 결정 사진을 찍었다. 그러자 행복은 말 그대로 귀여운 장식이 달린 아름다운 모양이 되었고, 반지로 만들어 끼고 싶을 만큼 보석처럼 아름다운 결정을 발견했다. 그럼 불행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제대로 결정을 이루지 못하고 찌그러진 모습을 예상했지만, 그와 반대로 반쯤 육각형의 결정을 만들었다. 있는 힘을 다해 결정을 만들려고 하는 모양이었는데, 이러한 불행의 결정을 보면, 불행은 행복의 반대가 아닌 행복을 이루려는 과정인 듯 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인간의 행복'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행복뿐인 인생은 있을 수 없다. 살아 있는 한 불행은 찾아온다.
하지만 이 불행 또한 다시 행복으로 가는 여정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는 우리 사회가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 우선 회복해야 하는 것이 있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사랑, 감사'라는 글자를 보여준 물은 이 세상의 것으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결정을 보여준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삶은 바로 이런 시대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감사와 사랑의 비율은 2대 1 정도가 가장 좋다고 저자는 생각했다. 물의 분자식 ' H₂O' 처럼.
 
 감사에는 조건이 없다. 지금 살아가는 것, 아무 불편함 없이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데 감사해야 하고, 남에게 사랑을 베풀고, 남에게 사랑을 받으면 솔직한 마음으로 "고맙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어떠한 경우에도 진정한 행복을 맛볼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마음의 파장을 '사랑과 감사'에 맞췄을 때 행복이라는 물 한 방울이 떨어져 우리의 몸 전체에 퍼져 현실에서도 행복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해 'FREE HUG-조건없이 안아 드립니다' 라는 피켓 한 장을 들고 서 있으며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안아주어 세계적으로 캠페인이 되었던 작은 에피소드는 세상 사람들이 감사와 사랑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가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었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감사와 사랑'이라는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되고, 또 세상(의 모든 것) 또한 나에게 그렇게 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저자는 이 밖에도 많은 방법을 시도해 '물 결정의 변화' 현재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였다. 그리고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고, 참된 삶의 진리는 대자연의 순환에 따르는 데 있다고 힘있게 강조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만나게 되는 저자의 주장들은 사실 믿기 어려운 부분도 없잖다. 하지만 불완전한 인간이 만들어낸 과학의 잣대(자연의 법칙을 채 10%도 발견하지 못한 턱없이 부족한 학문)에 견주고 그것을 증명하지 못한다고 해서 '거짓'인양 '사이비'인양 매도하는 시선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연은 말 그대로 '늘 그렇게' 있었다. 이해하지 못하고, 활용하지 못한 것은 인간이었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고, 편을 가르고, 해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그르치는 것이고, 나아가 자신을 스스로가 해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물이었다. 이제 나는 어디로 흘러갈까? 어떻게 흘러가야 할까? 많은 메시지와 생각을 던져준 책이었다. 놀라운 그림들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제 값을 톡톡히 하는 정말 훌륭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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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와 시인들 - 사랑의 이야기
클라우스 틸레 도르만 지음, 정서웅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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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위인들이 입모아 사랑한 곳, 베네치아를 말하다.
 
 
"모국을 떠날 수 없는 사람은 편견에 가득 차 있다.
여행은 정신의 젊음을 되돌려주는 샘물이다.
바보는 방황하고 현명한 사람은 여행한다."
 
 
 사람이 방랑을 떠나고 변화를 사랑하는 것은 그들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숨쉬고 살아서 사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느끼는 것이 사는 것이다. 하루 종일을 배우고 느끼는, 즉 살아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이다. '베네치아Venezia'. 이탈리아 북부 아드리아해 북쪽 해안에 있는 항구도시로 118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곳. 수많은 운하가 있어 곤돌라와 다리를 이용해 교통하는 그곳은 7-8 세기 무렵부터 무역도시로 발전하여 중세 말에는 동지중해의 무역을 독점하기도 했던 곳이다. 산마르코 성당을 대표로 궁전, 박물관 등으로 관광업과 유리 및 섬유 제조업이 발달한 곳이기도 한 '베네치아Venezia'를 책으로 여행하였다. 클라우스 틸레-도르만이 쓴 책, [베네치아와 시인들 - 사랑의 이야기] 원제목, Venedig und die Dichter (2004)가 내가 여행한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저자의 여행기가 아니다. 물론 저자도 사랑하는 도시지만, 그곳을 사랑하고 찬양한 수많은 세계적인 위인들의 찬양가를 한데 모아놓은 책이다. 저자는 괴테, 바이런, 스탕달, 조르주 상드, 마르셀 프루스트, 헨리 제임스, 헤밍웨이를 비롯, 총 스물아홉 명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 혹은 사상가들이 이곳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체험을 했는지 그들이 남긴 작품이나 기록을 인용하여 지금과 다름없이 베네치아가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였는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그곳을 사랑했는지를 이야기한다.
 
 "반은 달빛에, 반은 신비한 그림자에 휩싸인 채, 퇴락했지만, 고색창연한 공화국의 집들은 마치 같은 순간에 같은 눈으로 그러한 사건들을 바라보는 듯한 인생을 주었다. 음악 소리가 물 위를 둥심 넘어 들려왔다. 베네치아는 완벽했다." 라며 비꼬길 좋아하고 트집잡기 좋아하는 시대의 괴짜, 마크 트웨인도 그곳을 보고 한 눈에 반해버렸다. 그뿐인가? "이곳은 기이하고도 음흉한 도시야. 이 지점에서 다른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 십자말풀이를 푸는 것보다 재미있단 말이야."라며 자신의 소설 [강을 건너 숲속으로]에서 나이 든 대령의 입을 빌어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베네치아의 복잡한 지형을 생각했다. 그는 전기 작가 A.E. 하츠너에게 "베네치아의 돌들은 태양빛에서는 작용을 하지 않는다네. 겨울에만 우리는 진정한 베네치아를 보는거야."라며 여러 차례 그곳을 방문했으면서도 여름은 피했다고 한다. 또한 늦은 나이에 만난 여신 뮤즈, 아드리아나 이반치크라는 미인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된 곳도 이곳, 베네치아였다.
 
 



 
  이 밖에도 수많은 인물들은 이곳에 반해 시를 쓰고, 음악을 만들었다. 그들의 손과 입을 거칠 때마다 베네치아는 동을 터서 해가 질 때까지 모습이 변하는 것처럼 다른 색과 질감으로 표현되었다. 책 속에 숨어 있는 멋진 베네치아의 풍경을 보는 것은 또 다른 매력이었다. 릴케가 프로이트를 만나 꽃들이 만발하고 나비가 춤을 추는 아름다운 초원을 즐기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이고 땅만 보고 걸었는데, 그 이유는 "이 모든 아름다움이 소멸할 운명이라는 것. 겨울이 오면 사라진다는 것. 인간의 모든 아름다움과 인간이 창조했거나 창조할 아름다움도 그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고 했단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언젠가는 소멸할 지 모르지만, 살아서 내가 보는 그 세상을 충분히 만끽하고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영원할 수 있을 것 같다. 베네치아의 공기조차 햇살조차 느껴보지 못한 내가 그곳을 사랑하게 되고, 언젠가는 꼭 한 번 가고 싶은 곳으로 열망하게 된 것은 이 책과 베네치아를 사랑한 위인들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인간의 영원한 노스텔지어는 물이고 바다라 하지만 살아서는 존재할 수 없는 육상생물이 되었기에 그곳을 그리워하는 게 아니던가. 그런 물 위에 내가 거할 곳이 있다면, 그래서 일생을 느끼며 살 수 있다면 노스텔지어는 돌아갈 수 없는 곳만은 아닌 것 같다. 수맥水脈 을 따지는 우리가 살만 한 곳인지 확인은 아직 못했지만 말이다. 지금껏 만들어진 것과는 조금 다른 여행지에 관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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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hop CS3 핵심 활용 비법 400
무라카미 히로코 지음, 임효정 감수 / 삼양미디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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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포토샾 사용자에겐 너무나 쉬운 초보자를 위한 활용서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나 추억꺼리들을 간직하려고 사진기를 이세상에 내놓았고, 그 후부터 그것은 모든 분야를 급속히 발전시키는 혁명적인 발명품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궁즉통이라 했던가. 보다 보편화되고, 다양화되면서 성능과 기능면에서 진화를 거듭하더니 급기야 필름이 필요없는 디지털카메라가 출현하게 되었다. 이제는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장을 쓰듯 이것을 활용하다보니 국민의 60%에 육박하는 보급률을 기록할 정도의 생활 속에서 없으면 안 되는 제품이 되었고, 카메라는 보다 더 가벼워지고 소형화 될 뿐아니라 한쪽에서는 고성능 카메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렇게 카메라의 발달이 계속 되는 이유에는 기존의 수동카메라(필름)를 사용할 때 조작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없애고 사진을 좀 더 멋지고, 선명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디지털 카메라의 진화에 톡톡히 한 몫을 한 것이 있는데, 순간을 찍을 당시에 잡아내지 못했던 각도와 색채를 수정할 수 있고, 또 다른 자신만의 느낌이나 개성을 표현하기가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그래픽 프로그램인데, 이것이 바로 Photoshop 이고, 그 손을 거쳐간 작업을 우리는 소위 '뽀샵처리'라고 한다.
 
  Photoshop은 Adobe 사에서 만들어져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업그레이드 하면서 옛날 필름으로 찍던 사진들과는 엄청난 차이와 함께 예술의 경지를 떠나 문화이자 사업으로까지 영향을 주게 되었다. 그리고 이와 함께 호황을 누리게 된 출판사들은 연이어 Photoshop에 관련된 서적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모든 분야의 책이 그렇듯 초보자부터 고급자까지 단계별로 책들은 다양하게 서점의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지만 Photoshop 사용자들을 만족했던 책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나 역시도 기존의 책들에게서 만족하지 못한 채 혼자만의 방법과 노하우를 쌓으며 Photoshop을 익혀가던 중 자신만만한 제목의 책 Photoshop CS3 ◀핵심 활용 비법▶ 400 만나게 되었다.
 
 









 
 
  간단하게 책의 구성을 말하자면 DSLR 카메라 사용자에 맞춰 11장으로 나뉘어져 있고 제 1 장 기본 조작 비법을 시작으로 각 Part마다 이번에 Adobe에서 새로 나온 Photoshop CS3버전을 상세하게 분석하여 400가지의 비법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각 페이지를 보면 400가지 비법 중 하나임을 뜻하는 번호와 함께 아래에는 사용빈도나 중요도를 나타내는 레벨부터 작업 순서, 비법의 세부내용, 작업의 키워드, Memo와 함께 진행사진들로 요목조목 대체적으로 구성이 좋은 편이었다.
 
그 중에서 기존의 따라하는 방식의 구성되어있던 책들과는 차별화 된 부분을 찾을 수 있었는데 Hint 나 Attention으로 Photoshop을 사용하는 유저가 한번쯤 생각할 수 있게 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학습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원판인 영어로 된 Photoshop 사용자들도 어려워했던 용어에 대한 문제를 초보자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풀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맨 뒷장에는 Photoshop CS2, CS3, CS3 Extended공용과 함께 Window XP, Macintosh 공용이 되는 CD가 한 장 있는데 이는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예제 및 완성파일과 Photoshop CS3 한글판과 영문판, 메뉴를 비교 정리한 한글파일을 담고 있어 독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Photoshop을 이용한 웹 작업과 텍스트의 보다 다양한 기법을 구사하고 싶었는데 제 8장의 웹용 소재와 프레임 애니메이션 비법과 제 7장 텍스트 효과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장점보다는 아쉬움이 더 많이 발견 할 수 있었는데 Photoshop을 그 전부터 사용해오던 유저로서는 400가지 중 활용하기에 유익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책의 커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핵심 활용 비법 400라 적혀 있어 고급 레벨의 비법을 배울 수 있을 꺼라 생각 할 수 있는데 책에서 말하는 400가지 중 절반이상은 기초 중에서도 기초인 부분이 대부분 이었고 Photoshop말고도 다른 그래픽 프로그램을 사용한 적이 있는 유저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나 불필요한 부분 역시 책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사용빈도나 중요도를 나타내는 세 단계의 레벨 표시로 기존의 책과 차별화를 두려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레벨 1.2의 작업과정은 있었지만 레벨 3의 작업은 눈 씻고도 찾아 볼 수 없는 조금은 어이없는 부분을 발견 할 수 있었고, 책 속에서 Photoshop CS3는 사진과 함께 모든 용어 설명이 한글판으로 되어있어 초보자들에게는 편할지 모르지만 아직 한글판이 보편화 되지 않은 점과 현재 영어판을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해왔던 유저들을 생각하면 한글판으로 소개되어있는 책의 설명이 오히려 더 혼동을 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또 책을 통해 영어판 Photoshop CS3를 컴퓨터에서 직접 적용하기에 용어에 대한 불편함 점도 느낄 수 있었다.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양으로 가득한 서점에서 좋은 책, 나와 맞는 책을 고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임은 다들 알 것이다. 이를 알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의 커버나 광고에 현옥되어 책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렇게 고른 책들 중 반 이상은 실망하기 마련이다. 이 책 역시 핵심 활용 비법이라 하여 기존의 유저들의 눈을 현옥시키기에 좋은 커버를 하고 있지 않나 생각되었고, 책을 다 읽은 후의 나의 견해를 간단히 말하자면 핵심 활용이라고 하기보다는 Photoshop을 처음 사용하고자 하는 초보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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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과 코드 - 그림으로 읽는 동아시아 미학범주
임태승 지음 / 미술문화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이젠 그림을 느끼지만 말고, 아이콘과 코드를 읽어라!
 
  그림이라고는 동그라미와 막대기의 조합으로 이뤄진 사람밖에 몰랐던 내가 '사람을 사람답게 그리게 된 때'는 초등학교 4학년, 그림 잘 그리는 짝꿍을 만나면서부터다. 내 그림이 벽에 흰 분필로 그려진 낙서라면 짝꿍의 그림은 원근감이 살아있는 3차원의 작품에 가까웠다. 짝꿍은 공부를 썩 잘한 것은 아니지만(나보다는 잘 하지만) 그림만큼은 우리 학교 최고여서 고학년의 선배들을 물리치고 학교대표로 그림그리기 대회를 나갔고, 그럴 때면 어김없이 월요일 조회시간에 제 키만한 트로피와 상장을 받아들곤 했다. 당시 내가 바라보는 짝꿍의 모습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요, 그림과 색칠을 해대는 손은 피카소의 그것과 다름없었다. 말 그대로 입이 떡 벌어진 채 다물 줄을 모를 정도로 빠르게, 멋지게 그려냈다. 흰 백의 도화지에 마치 녀석에게만 보이는 점선이 있는 양 재보지도 않고 스윽스윽 그려대는가 하면, 하늘을 그릴 때도 보라색과 노란색을 섞어서는 구름이 튀어나올 듯, 햇살에 살이 델 듯 그려냈다. 지금 생각해도 나의 초등학교 4학년은 매주 한 두차례 있는 미술시간에 짝꿍 그림을 보고, 가당찮지만 녀석의 그림을 흉내내는 재미로 보낸 것 같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짝꿍의 그림감상의 힘인지, 집에서 하루 한 시간씩 소년잡지에 습자지를 대고 덧그림을 그린 덕이었는지, 제법 그림을 그리게 되어 3학년 까지 '양'이었던 미술 성적은 4학년엔 '미'를 그리고 졸업반이 되어서는 난생 처음 '수'를 받게 되었다. 자신이 붙어 중학시절엔 실력도 없으면서 미술반을 들게 되었는데,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동양화 부문에 학생이 필요했던 때문이었다. 그렇게 들어간 미술반에서 나의 '동양(한국)화 사랑'이 시작되었다. 맹물이 뭍어나도 티가 나는 얇은 화선지, 수백가지 농담을 낼 수 있는 검은 먹물, 그리고 굵디 굵은 붓의 조합. 그것에 의해 산과 바다, 강이 태어나고, 사람이 태어나며, 자연이 태어났다. 농담의 그윽함과 여백의 여운에 넋을 빼앗겨 동양화에 푸욱 빠질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미술반에서 동양화반에 있었지만, 대학까지는 전공으로 할 수 없었다. 실력도 없거니와 '돈되는 과를 선택하라'는 추호秋虎 같은 아버지의 엄명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었다. 기회비용에 대한 미련은 항상 남아서인지 지금도 한가한 주말이면 인사동의 갤러리를 돌며 한 폭의 화선지에 담긴 세계를 훔쳐보곤 한다. 나이먹어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될 나이가 되면, 채 마치지 못한 동양화에 전념하는 것이 내 노년의 작은 소망이기도 하다. 그런 내가 이 책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동양화와 한국화의 명화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작품 속에 담긴 이야기와 그것이 뜻하는 깊은 의미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소개하는 책은 중국철학과 미학을 전공한 철학과 교수 임태승님의 [아이콘과 코드] 다.
 
 


   
  우리가 흔히 그림을 즐긴다고 하는 것은 선과 색 그리고 구도적 관점에서의 회화를 즐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화가의 고유한 풍격이나 시대사조 혹은 유파등을 고려해 그것을 즐긴다. 하지만 이것들이 때로는그림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의 길목에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림을 느끼려고만 했지, 그림이 담고 이쓴 의미나 그림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이해하는데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동아시아 예술 자체의 과학적 원리로써 그림을 마주하고 이해하는 방법으로 회화의 진정한 맛을 다시 발견하자는 일종의 제안에서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그림을 단순히 보지 않고 '뜻을 표현하는 과학'으로 보고 사의화寫意畵의 과학, 즉 아이콘과 코드라는 두 요소의 조합이라는 원리에서 이루어진 것이 그림이라고 보았다.
 
 그림 속의 아이콘이란 화면 속에 나타나는 개별적 요소들 즉 산, 물, 사람, 집, 정자, 다리, 배, 폭포, 바람, 달, 구름, 안개, 눈, 비, 바위, 나무, 꽃, 새, 동물, 곤충, 악기 등을 말하고, 이러한 각각의 아이콘이 담고 있는 의미 혹은 메시지를 코드라고 저자는 보았다. 그래서 저자는 "그림은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아이콘과 코드가 합쳐진 그림의 퍼즐게임에서 그 조합의 원리를 알면 간단하고 명쾌하게 작품의 감상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전신(傳神) - 뺨 위의 터럭 세 끝이 말해주는 것
품격(品格) - 세밀한 기교로부터 꾸밈없는 투박함까지
교졸(巧拙) - 아름다움의 두 느낌, 달콤함 혹은 망설임
허실(虛實) - 서로 품기고 보듬는 시적 공간의 유희
의경(意境) - 내 마음과 세상 물상의 그윽한 만남
낙유(樂游) - 즐거움 자유 초월의 두 가지 색깔
적(適) - 넉넉하고 홀가분하며 편안한 자유로움
비덕(比德) - 예술을 모방하는 삶과 자연
동정(動靜) - 흐르는 물은 하나요, 바라보는 정감은 두 가지
추악(醜惡) - 못나고 못된 것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
 
 

 

 

 

 

 

 
 동아시아 미학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필수적인 범주들인 위의 열 두가지 범주들은 서로 연결되고 상호 보충되는데, 각 범주 속에 나타나는 작품들을 들여다 보고 있자면 왜 그 속에 속했는지, 그리고 작품 속에 그려진 그림 하나 하나가 절대로 허전한 빈 칸을 채우고자 함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책 속에서는 정말 그림을 보는 것 뿐 아니라, 읽는 것이 가능했었다. 작품마다 동양철학과 미학에 정통한 작가의 해설과 그 속에 담긴 아이콘과 코드의 숨은 그림 찾기는 '신선한 그림읽기의 기쁨'을 안겨주었다. 저자의 글을 읽기 전 한참을 뜯어본 '내가 본 작품'과 저자의 설명이 곁들여진 후 들여다 본 '미학적 관점의 작품'은 온전히 하나를 놓고 본 것인데도 그 격을 달리 했다. '정말 과연 그럴까?' 하는 의아함도 없잖았지만, 얕은 내공의 내가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림없었다. 그저 들려주는 듯 배우며 즐기기에도 바빴다. 그에 대한 해석은 순전히 작품을 즐기는 자의 몫이라 이야기들 하지만, 동양화는 단순히 느끼기만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뜻과 의미를 담고 있지 않던가? 이제는 한 편의 작품을 보더라도 오래도록 지켜보며 전보다는 더 많이 그 맛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06년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도 선정된 이 책의 속에 있는 작품만을 저자의 설명에 따라 눈으로 보고 머리로 그 뜻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제 값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최근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화적 수준이 향상되었다기 보다는 '투자수단'으로 그 관심이 쏠려 씁쓸하긴 하지만, 작품에 대한 가치평가의 기준은 결국 값어치라고 볼 때 '국민소득 대비 문화맹'에 가까운 국민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좋은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하는 법. 미술품투자에 관심을 둔다면 전문가의 평가나 소문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찾아 배워야 할 것이다. 그 시작을 이 책으로 한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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