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일 가슴 설레는 일 - 디즈니랜드 야간 청소부의 감동실화
가마타 히로시 지음, 임해성 옮김 / 엘도라도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디즈니랜드의 최고 무대연출가는 야간 청소부

 

 

   일본의 마쓰다 씨 가족은 일본 디즈니랜드에 갔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주스를 들고서 신이 나서 떠들어 대던 그의 딸이 발을 헛딛는 바람에,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자리를 잡고 앉아 있던 손님들 바로 앞에 주스를 흘려버렸다. 운 좋게 사람들에게 직접 주스를 엎지르지는 않았지만, 떨어뜨린 충격으로 플라스틱의 뚜껑이 벗겨지는 바람에 주스와 얼음조각은 보기 싫게 바닥에 좍 흩어져 버렸다. 그와 아내의 얼굴에서는 순식간에 웃음이 사라지고 말았고, 급기야 딸은 울어대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옷은 괜찮으세요?”라고 물으며, 활짝 웃는 얼굴로 구세주처럼 등장했다. 바로 커스토디얼이라 부르는 디즈니랜드의 청소 스태프였다. 그는 능숙하게 키친 페이퍼 같은 것으로 싹싹 물기를 닦아 내고 얼음조각을 치워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마른 헝겊을 가진 다른 커스토디얼이 나타나서는 눈 깜짝할 사이 바닥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았다.

그리고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새 음료수를 가져다 드릴까요?”라고 묻고는 쏜쌀같이 다녀와 새음료수를 주었다. 마쓰다씨 가족은 금세 주변에 폐를 끼쳤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꿈의 나라 디즈니랜드에서 그야말로 꿈 같은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이 사건 이후, 그들 가족이 디즈니랜드의 열성팬이 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디즈니랜드에는 ‘커스토디얼(Custodial)’이라고 하는 청소 스태프가 있다. 이 커스토디얼은 ‘데이 커스토디얼’과 ‘나이트 커스토디얼’로 나뉘는데, 데이 커스토디얼은 낮 중에 디즈니랜드를 청결하게 만드는 일을 담당하고, 나이트 커스토디얼은 폐점 후, 밤 0시부터 아침 7시까지 낮 시간에 손님이 있는 상태에서는 할 수 없었던 곳의 청소나 공원 내 설비를 철저하게 관리한다. 특히 나이트 커스토디얼의 경우, 보통 때도 어두워서 주위가 잘 보이지 않는 놀이기구의 안까지도 전기를 켜고서 구석구석까지 청소를 하는데, 그들의 청소 목표는 아기가 기어 다녀도 괜찮을 정도로 깨끗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하는 일 가슴 설레는 일>(엘도라도)은 디즈니랜드의 보이지 않는 숨은 일꾼 야간 청소부(나이트 커스토디얼)들에게 있었던 실화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이 만들어진 동기가 재미있다. 저자 가마타 히로시는 1976년 신혼여행차 떠난 미국 여행에서 디즈니랜드를 방문했는데, 그곳에서의 체험에 반해 급기야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면서 희망과 행복을 전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그리고 일본으로 돌아와 일본 디즈니랜드에 채용되어 나이트 커스토디얼로 활동하게 되는데, 그 때 겪었던 일들을 담았다고 한다. 저자의 디즈니랜드 사랑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디즈니랜드의 서비스 정신은 익히 들어왔던 터라 이 책을 만나고 반가웠다. 디즈니랜드의 스탭들 모두 출근을 하면 ‘연기자’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영역에서 최대한 웃음을 잃지 않고 일한다고 이야기 들었었다. 심지어 아예 청소부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글도 읽었던 것 같은데, 데이 커스토디얼도 있다 하니 그것은 아닌 듯하다.

   책에서는 모두 네 개의 에피소드가 소개되고 있는데, 큰 감동은 없지만 오버하지 않고 담담하게 읽히는 맛이 있었다. 몇몇 흥미로운 대목들도 눈에 띄었다. 이를테면 디즈니랜드의 청소 구루 척 보야잔이 청소에 대해 ‘청소는 퍼레이드나 어트랙션을 연출하기 위한 무대 만들기’라고 정의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청소 구루의 말대로라면 청소를 하는 커스토디얼은 최고의 엔터테이너가 된다. 청소부가 남의 뒤치다꺼리가 아닌 무대를 가장 먼저 여는 사람들이라고 해석했다는 점은 ‘나의 일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특히 디즈니랜드에서는 길을 가던 손님(특히 어린이)이 팝콘을 흘렸거나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렸을 때(그래서 슬퍼할 때), 디스토디얼들은 서비스 리커버리(Service Recovery)라는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서비스 리커버리는 실망한 고객에게 희망을 주는 카드, 즉 떨어뜨린 음식을 다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교환권인데, 즐겁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이 끝까지 즐거움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그들의 세심한 배려가 놀랍다.

 

   이 책의 주인공은 청소부다. 그러니 청소 구루인 척 보야잔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디즈니랜드에서 청소를 하려면 ‘아이가 팝콘을 떨어뜨려도 주저 없이 주워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음은 그의 화장실 청소 장면, 깨끗이 청소하는 그가 눈에 보이는 듯 했다.

 

 

 

 

   “다음날 척 씨가 커스토디얼 전원을 임시 사무소에 집합시켰다. “지금부터 화장실을 청소할 테니 잘 봐두도록 하세요.” 그리고는 고무장갑을 끼고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더러운 화장실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박력이 넘쳤다. 세세한 곳은 작은 솔을 이용해 닦고, 더러운 변기 배관과 바닥 타일 틈새 등은 모두 청소도구를 다 사용해서 닦아내고 있었다.

손을 멈추는 일 없이 묵묵히 변기를 닦고 있는 그의 모습을 우리는 망연히 바라보고 있었다. 뭐랄까, 그의 모습을 통해 청소에 대한 혼(魂)을 느낄 수 있었다. 더러운 청소가 아닌 숭고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빛을 되찾아가는 바닥의 타일과 더불어 내 가슴에 뜨거운 불길이 솟아올랐다. 정말로 일에 한계 따위는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정도만 하면 된다’든가 ‘이만큼 했으니 됐다’라고 한계를 정하는 순간 ‘완벽’은 불가능한 것이 된다. 척 씨는 화장실 청소시범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던 청소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고자 했던 것 같다.“

 

 

   청소 구루 척은 일에 대해 ‘어떻게 편하게 일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할까’를 목표로 일하는 것임을 몸으로 보여줬다. 그렇다. 일이란 게 편하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일이란 보람이 있어야 한다. 내 일에 대한 목표가 생기니 소신이 생기고 일도 재미있고 보람도 나는 것이다. 청소 구루는 나아가 디즈니랜드에서 커스토디얼들의 일(청소)는 궁극적으로 손님인 게스트들에게 꿈을 안겨주고 행복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청소는 커스토디얼만의 일이 아닌 디즈니랜더스 모두의 일임을 보여준다.

 

   책장을 덮으면서 아쉬웠다. 좀 더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유튜브에서 커스토디얼Custodial을 검색했다. 아니나 다를까. 디즈니랜드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스탭임을 과시하듯 그들에 대한 동영상이 가득했다. 그 중에서 청소를 하는 도중 손님들을 위해 쓰레받기에 물을 담아 빗자루로 미키 마우스와 구피 등 유명한 캐릭터들을 그리는 영상이 눈에 들어왔다. 손님을 즐겁게 하기 위한 그들의 작은 이벤트는 결코 농땡이가 아니었다. 얇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책, 일독을 권한다.

 

   .

커스토디얼 관련 동영상은 Richboy's LAB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http://blog.daum.net/tobfreeman/71645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쓰고 상상하고 실행하라 - 성공한 사람들은 비밀일기를 쓴다
문준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로 쓰는 꿈은 현실이 된다!

 

 

   우리는 모두 꿈을 꾼다. 꿈은 고단한 오늘을 이기는 힘이 되고, 알 수 없는 내일을 향한 목표가 된다. 저마다 품고 있는 바를 모두 이룰 수 있다면 꿈이 아닐 것이다. 백 명이 꿈을 꾸면 한 명이 그 꿈을 이룰까 말까다. 꿈을 꾸는 것도 야무져야하고, 이루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품는 꿈이 어떤 이에게는 ‘망상(妄想)’이 되고 또 어떤 이에게는 현실(現實)이 된다. <쓰고 상상하고 실행하라>(21세기북스)는 꿈은 이룬 사람의 꿈꾸는 법에 대한 책이다.

 

   “꿈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먼 길을 가려면 출발점에서의 꿈의 크기도 중요하지만 사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매일 필요한 행동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나의 시간들을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들로 채울 것인가? 어떻게 하면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하여 꿈을 이룰 것인가? 그 실행 방법의 열쇠로 나는 ‘기록’을 제안한다.”

 

   저자 문준호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록할 것’을 권한다. 직장인이라면 매일 훈련일지를 쓰고, 학생이라면 나만의 비밀일기를 쓰면 된다. 독서를 했다면 독서일지를 쓴다. 이 모든 쓰기가 저자가 권하는 ‘석세스 다이어리’에 포함된다.

   저자는 자기계발 전문 작가가 아니라 현역 CEO이다. 문준호 대표는 200명이 넘는 온라인 전문 인력을 이끌며 웹 구축 운영 온라인광고대행을 하고 있는 ‘아이파트너즈’를 이끌고 있다. 저자는 비즈니스맨이었던 자신이 CEO가 되어 10년 동안 기업을 이끌어오는데 있어 비밀일기가 큰 역할을 했음을 다양한 실제 사례들을 통해 설명한다.

 

 

 

 

 

   내 생각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말하기와 글쓰기는 같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많은 차이가 있다. 내가 내뱉은 말은 공기 중으로 흩어져 버린다. 그래서 내 말을 들은 사람 이외에는 내 말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글은 내가 없어도 내 글을 읽는 모든 사람이 나의 생각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글은 말보다 힘이 세다. 화자(話者)에 있어서도 차이가 크다. 기록을 하고 나면 굳이 다시 읽지 않아도 말로 했을 때보다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 ‘기록하기’는 그래서 꿈을 꾸는 사람에게 필요하다.

 

   “꿈의 에너지를 활성화시키고 잠재력을 깨우는 것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요구되는 일이다. 하얀 노트의 여백은 인간의 영혼을 담는 그릇이다. 그래서일까. 위대한 사람들은 대부분 특별한 노트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노트에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이론과 생각이 구체적으로 명료해진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에디슨, 칸트, 뉴턴, 아인슈타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 인류의 천재들은 작업에 열중하는 동안 끊임없이 무언가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자신들의 특별한 노트에 적거나 그림으로 그리고 휘갈긴 흔적들이 결국 오래도록 살아남아 인류사에 위대한 정신적 유산이 됐다.”

 

   저자는 인류의 위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일반인들도 되도록 입체적이고 생생한 꿈, 이미지로 소장하고 날마다 들여다볼 수 있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바로 ‘꿈의 시각화’라고 하는데, ‘꿈의 시각화’를 이루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은 ‘쓰기’ 습관과 ‘기록’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평소 독서를 하면서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적거나, 꿈을 꾸고 자신의 하루를 기록했던 저자는 글쓰기는 대표적인 몰입의 작업이며 훈련이라고 말한다. 잠들기 직전 꿈이나 목표를 글로 쓰고 목록으로 만들어보는 것은 창조적인 메커니즘을 작동시키고 무의식을 단련하는 최고의 몰입 훈련이 된다는 것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꿈을 이루는 메모의 방법으로 이미지 트레이닝, 콘텐츠 독서법, 그리고 석세스 다이어리 작성법 등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 ‘석세스 다이어리’는 책의 핵심. 석세스 다이어리는 꿈 전용 노트로 쓸 수도 마인드 트레이닝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저자는 비밀 노트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인생의 주요 테마로 정하고 모든 포커스를 ‘꿈’에 집중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위대한 리더 케네디 대통령을 비롯해 프리미어 맨유의 주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지성 선수 미국 LPGA에서 활동하는 최나연 선수 등 스포츠 스타 등이 비밀노트를 작성했다는 점이다. 이 비밀노트에는 자신의 꿈과 목표, 향휴 계획, 실천 항목 리스트를 비롯해 자신의 하루를 담은 내용, 책이나 신문 등을 읽다가 발견한 인상적인 부분에 대한 메모와 스크랩, 마인드 트레이닝을 위한 사진이미지, 마음을 다스리는 경구 등을 담는다고 한다.

   특히 저자는 글쓰기를 강조하고 있는데, “매일 한 장의 글을 쓰는 것, 시시하고 조잡하지만 매우 중요한 의식이다.”라는 베스트셀러 저자 마이클 루이스의 말을 생각나게 한다.

 

   한편 저자는 글쓰기와 함께 독서를 같은 무게로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운영하는 ‘아이파트너즈‘가 온라인 광고마케팅을 제공하는 회사이다. 그래서 저자는 회사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평생학습을 통한 자기계발’이라고 봤다. 그 후 수년 전부터 사내 대학원을 설립해 전문 기술 교육과 일반 소양 교육 외에도 북 리뷰 독서활동과 외부초청 강사 세미나를 실시하고 있다. 그 중에서 북 리뷰 독서활동을 통해 독서경영을 펼치고 있다. 전체적인 내용은 매달 사내 필독서를 정하고 공동구매해서 각기 정해진 기간까지 책을 읽고 파워포인트 2페이지 이내로 요약해 조별로 북 리뷰 발표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책을 회사에서 제공하지 않고 직원들이 공동구매를 한다는 것. 단체구매이다 보니 많이 할인된 가격이지만 직원들이 ‘직접’ 구매하다 보니 열독률은 높아진다. 또한 책 선정에 있어서도 전직원이 참여하여 신중을 기하고 있다. 아울러 독서하는데 그치지 않고, 광고회사답게 프레젠테이션으로 리뷰를 대신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프레젠테이션을 조별로 하다 보니 서로 경쟁적으로 자료에 공을 들이게 되고, 서로 발표하면서 일종의 독서토론을 하기 때문에 서로의 소감을 공유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된다.

   이렇게 독서경영을 하면서 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같은 책을 읽고 북 리뷰 자료를 작성하는 독서 활동을 통해 조직 구성원이 함께 할 수 있다. 또한 매월 지속적인 몰입을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하나가 되게 하는 공감대를 이루는 효과를 얻게 된다. 이것이 바로 독서경영이 주는 가장 큰 강점이다.

 

   저자는 독서에 있어 콘텐츠 독서법을 강조한다. 콘텐츠 독서법은 독서를 통해 마음에 와 닿는 문구나 주요 내용을 독서 전용 노트에 옮겨 적고, 책을 다 읽은 후에 그것을 사색과 토론의 재료로 활용하는 것, 그래서 훗날 자신만의 독창적 콘텐츠로 생성하는 기반으로 삼을 수 있는 독서를 말한다. 일종의 나만의 컨텐츠를 위한 지식 저장소를 만들라는 것이다. 이렇게 노트에 따로 적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인간의 기억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을 비롯해 윈스턴 처칠, 인도의 네루 총리 등도 컨텐츠 독서법을 했다고 한다. 저자는 둔필승총 즉 ‘둔한 필기가 총명한 머리보다 낫다’고 말한다. 저자의 메모 사랑을 충분히 짐작하게 하는 말이다. 아울러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평범했던 저자가 독서를 통해 배우고 익힌 바를 ‘실천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7년 정도 비밀노트를 작성하라고 말한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저자 문준호는 업무 이외에 책과 사람을 통해 끊임 없이 배우고 익히는데 그치지 않고, 느끼고 깨달은 바를 글로 적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이 모든 앎을 삶에 녹였다. 그의 성공은 책 제목처럼 ‘쓰고 상상하고 실행한 것’에 있었다. 다독에서 비롯된 다양한 사례들과 생생한 경험에서 나오는 저자의 충고는 독자들에게 어느 특강에서도 만날 수 없는 소중한 조언이 될 것이다.

 

 

 

이 방송은 02월 21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즈는 어디에?
디팩 맬호트라 지음, 김영철 옮김, 호연 그림 / 이콘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변화, 기다리지 말고 이끌어라!

 

 

   베스트셀러 <선물>, <선택>의 작가 스펜서 존슨이 쓴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지금껏 전세계적으로 2,000만 부 이상이 팔린 밀리언셀러다. 전체적인 내용은 우리가 평소 얻고자 하는 직업, 인간관계, 재물, 근사한 집, 자유, 건강, 명예 등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을 ‘치즈’로 두고 , 생쥐인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 같아 갈구하던 그것을 얻게 될 때, 그리고 상실하게 될 때의 모습을 경영우화 형식으로 담았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아주 멀고도 먼 옛날, 생쥐 스커리와 스니프, 꼬마 인간 헴과 허는 매일 미로 속에서 치즈창고를 찾아다녔다. 간간이 발견되는 치즈로 연명하던 어느 날, 그들은 치즈창고C를 발견했다. 그 후로 그들 넷은 수시로 들락거리며 온갖 종류와 엄청난 양의 치즈를 즐길 수 있었고 그 주변에서 의식주를 모두 해결하며 안락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스커리와 스니프가 매일 그렇듯 치즈창고로 향했을 때 그곳엔 더 이상 치즈가 없었다.

  하지만 꼬마생쥐 둘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매일 치즈냄새를 맡아보고, 재고량을 체크하며 언젠가 다시 미로 속으로 모험을 할 날을 대비하고 이런 상황을 예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곧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매곤 새로운 창고로 향하는 미로 속으로 모험을 떠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꼬마인간 둘도 느긋하게 치즈창고에 도착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긴거야!” 헴은 허공에 소리를 지르며 경악했지만, 허는 그것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도 그럴 만 한 것이, 헴에게 있어 치즈는 단순히 먹을 것 이상의 부와 안락한 삶, 행복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바로 지금 그들의 모든 것이 깨끗이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허는 다시금 미로로 뛰어들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앉아 있다고 달라질 건 없어’ 헴은 한마디로 딸 잘라 거절했다. “아냐, 내일이면 누군가 다시 우리의 치즈를 가져다 놓을거야. 조금 더 기다려보자” 하지만 허는 점점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치즈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불투명한 현실에 안주하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이 한심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다른 곳에도 치즈가 없으면 어떡하지?’

   미로 속을 영원히 헤매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갑자기 이 모험이, 갑작스레 그에게 끈을 선고했다. 치즈창고N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엔 벌써 스커리와 스니프가 도착해 있었고 친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결론은 주인공들이 각자의 ‘치즈’를 통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의 모습들을 찾게 된다는 것인데, 나는 이 책을 읽다가 변화의 이유를 찾기 보다는 동물적으로 순응을 먼저 생각하고 미련 없이 새로운 치즈를 찾아 떠나는 ‘허’를 보면서 묘하게도 "결국 살아남는 종은 강인한 종도 아니고, 지적 능력이 뛰어난 종도 아니다. 종국에 살아남는 것은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라는 다윈의 <진화론>을 떠올렸다.

   한편 전 세계에 걸쳐 오염되듯 퍼져있는 근거 없는 긍정주의를 비판한 책 <긍정의 배신BRIGHT-SIDED>(부키)의 저자 바버라 애런라이크는 이 책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두고 ‘다운사이징 선전의 고전’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녀는 이 책이 1000만 부가 팔린 이유도 기업에서 뭉텅이로 사서 직원들에게 '교육용‘으로 나눠 준 것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는데, 그녀의 주장은 이렇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책을 읽기 싫어하는 독자의 손에 들어갈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94쪽밖에 안 되는 얇은 두께에 활자도 큼지막하고, 어린이용 책에 적합한 우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미로 속에서 치즈를 먹으며 사는 두 사람 햄Hem과 허Haw가(이 둘은 심사숙고하는 인간의 속성을 대표한다) 어느 날 치즈가 늘 있던 곳에 가 보았더니 치즈가 사라지고 없다. 이 작은 사람들은 부당하다고 불평하고 화를 내느라 시간을 허비한다. 한편 미로 속에는 쥐 두 마리도 있었는데 쥐들은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치즈가 있는 다른 곳을 찾아 달려간다. 인간과는 달리 쥐들은 단순한 삶을 산다. ”그들은 지나치게 분석하지 않고, 일을 불필요하게 복잡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마침내 작은 사람들도 ‘새로운’ 치즈에 적응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쥐들에게서 배운다. 허는 끌어당김의 법칙에 해당하는 방법을 써서 치즈를 찾는다. 그는 우선 마음속에 그림을 그린다. “아주 생생하고 상세하게, 체다 치즈부터 브리 치즈까지 좋아하는 치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그 한가운데 자기가 앉아 있는 모습을”. 옛 치즈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분개하는 대신 허는 변화가 더 나은 것을 가져다 둘 수 있다는 긍정적인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곧 ‘맛있는’ 새 치즈를 먹게 된다.“ (긍정의 배신, 167 페이지)

 

   바버라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정리해고 희생자들에게 기업이 주는 교훈이라고 주장했다. 즉 지나치게 분석하고 불평하는 인간의 위험천만한 속성을 발휘할 것이 아니라 쥐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직장에서 쫓겨나도 조용히 입 다물고 나와서 다른 일자리를 찾아 새 치즈를 찾듯 재빨리 돌아다녀야 한다고 교육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10여 년 전 이 책이 국내에 출간되었을 때도 이 책에 열광한 것은 일반 독자들이 아닌 기업이었다. 당시 많은 기업의 CEO들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에도 늘 포함될 정도였다. 이 책이 인기를 얻고 난 후 생긴 대표적인 부작용은 독자들로부터 쏟아진 ‘자기계발서’에 대한 비판이었다. 즉 ‘누구를 위한 자기계발서인가?’하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쏟아졌고, 급기야 ‘자기계발서 같은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는 말들도 들렸다.

 

 

   최근에 출간된 책 <치즈는 어디에?>(이콘)은 마치 독자들이 쏟아낸 비판에 대한 대답처럼 들린다. 이 책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저자이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협상 전략을 가르치는 디팩 맬호트라Deepak lhotra교수는 전작이 말하는 ‘변화에의 순응’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유일한 대안이라면 우리는 무조건 좀 더,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변화를 위해서라면 말이지요.

하지만 그전에 우리는 왜 이런 변화가 내게 생기는지 이해해야 하고, 미래에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신경을 써야 하고, 내가 추구하는 목표가 올바른 길로 잘 가고 있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미로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는 우리들은 그런 미로를 어떻게 피해가야 하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변화에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14 페이지

 

  큰머리 개그맨 김태균이 뭔가 난해한 영어 질문을 할 때 마다 머리에 해바라기 꽃을 꽂은 더 큰머리 개그맨 정찬우가 늘 하는 대답은 “그 때 그 때 달라요. 잉글리쉬는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거죠?”이었다. 하지만 우문현답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 생쥐 제드도 ‘문제는 쥐가 미로 속에 있다는 것이 아니라, 쥐 마음속에 바로 그 미로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결책을 내놓는다. 변화무쌍한 개그맨 김영철이 번역을 해서 더욱 인상적이다. 원제목은 I Moved Your Cheese, 풀어보면 ‘내가 네 치즈를 옮겼다’이다.

 

   이 책의 시작은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로 시작된다. 2000만 권이나 팔린 위대한 책에 대해 아무도 태클을 걸 수 없었다. 쥐들은 이제 더 이상 ‘치즈가 왜 옮겨졌을까?’에 대해 묻지 않았다. 운명이란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지 맞서거나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바보나 하는 것으로 여겼다.

   미로 속 세상을 사는 생쥐들에게 살아가는 공식은 단 하나, ‘당신은 치즈를 원한다 + 여기에는 더 이상의 치즈가 없다 = 그럼 어디든 가서 치즈를 찾아라.’였다. 하지만 생쥐 맥스는 생각이 달랐다. 맥스는 평소 질문이 많았다. 얼마나 많고 난해한지 사람들은 물론 부모까지도 그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맥스는 어느 날 ‘좋은 책(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를 읽고 무척이나 화가 났다. 그는 결코 다른 생쥐들처럼 순응할 수 없었다. 결국 맥스는 ’누가 치즈를 옮겼는지‘ 밝혀내기로 마음먹었다.

 

   한편 현명한 또 다른 주인공 생쥐 제드는 행복해지기 위해 치즈를 쫓아다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행복을 좇는 그 자체가 행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맥스는 힘쎄고 덩치가 큰 생쥐 빅을 만나고 그의 덕분에 미로 밖 세계를 보았다. 그리고 미로 속의 삶에 길들여지면 많은 치즈를 가져도 결코 만족할 수도 없고 행복과 평안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제드와 맥스 그리고 빅 이렇게 셋은 각자의 방식으로 미로 밖 세상을 알게 된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남이 만들어 놓은 미로에서 벗어나라, 변화하라, 그리고 너만의 치즈를 위해 움직이고 행동하라’이다. 20세기의 자기계발서가 변화에 순응하라 했다면, 15년이 지난 지금은 번역자 김영철의 말대로 ‘눈에 보이는 치즈만을 쫓지 말고 우리가 늘 생활하고 부딪히는 미로, 그 미로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정확히 바라보라’고 강조한다.

 

 

   100페이지 남짓의 많지 않은 소설은 형식이나 분량이 전작을 닮았지만, 내용은 환골탈태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읽고 분노했다면, 이 책으로 위로 받기를(내가 보증한다)... 이 책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우선 번역이다. 직역이라기보다는 의역에 가까운 번역, 자칫 사상서로 흐를 뻔한 내용을 쉽게 풀어냈다. 번역한 이를 염두에 두고 읽다 보면 문체 속에서 그의 목소리를 발견하게 될 거다.

   그 다음은 이 책의 부록이 마음에 든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라는 직업답게 저자는 독자를 위해 ‘훨씬 더 나아질 자신의 발전과 토론을 위한 질문’ ‘더 발전하고 싶은 자신을 위한 질문’ ‘독서 클럽, 기타 단체들을 위한 토론 질문’ 등 다양한 주제로 독서토론을 위해 발제(토론을 위한 질문)해 놓았다. 부록을 그대로 놓고 직장 동료와 회원끼리 독서토론하기에 딱 적합하다. 토론을 이끄는 사람이라면 한 권의 책에서 어떤 질문들을 어떻게 뽑아낼 수 있을까도 엿볼 수 있다. 변화를 위한 새해의 시작, 이보다 더 좋은 선택은 없을 것이다.

 

 

 

이 방송은 01월 17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http://blog.daum.net/tobfreeman/71644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8.0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최고의 협상법은 인간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소개하는 책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은 주목되는 협상관련 도서로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를 옮긴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지금껏 협상관련 최고의 책으로 알려진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을 버금간다고 평가하는데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실무형 협상서’라는 점에서 차별된다.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은 이론편과 실전편 이렇게 두 권으로 나눠졌는데 주로 이론편이 많이 읽혔다. 게다가 이미 출간된 지 10년이 넘은 책이라 새로운 세대와 급변하는 현실을 반영하기가 벅찼다. 그런 점에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21세기형 협상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MBA의 산실이라 알려진 와튼스쿨에서 협상코스에 있어 13년 연속 최고 인기 강의를 지면에 옮긴 만큼 객관적으로 충분히 검증된 내용이라 보면 좋을 것이다.

 

 

 

 

   책의 소개 글에 ‘와튼 스쿨에서 가장 비싼 강의’라고 평가되고 있는데, 사정은 이렇다. 와튼스쿨 학생들 사이에서 '다이아몬드 교수의 강의는 다이아몬드보다 더 비싸다'고 알려져 있다. 매년 800면 이상 입학하는 학생 수에 비해 인기 높은 강의 의 수강 인원이 제한되어 있는 관계로 학교 측은 강의 신청방식을 경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스템은 우선 입학과 동시에 5,000포인트를 받고, 이를 듣고 싶은 과목에 투자하는 형식. 학생들 사이에 이런 ‘수업 경매’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강의가 바로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 코스라는 것이다. 보통 3라운드로 진행되는 경매에서 그의 강의는 보통 1라운드에서 마감된다. 그리고 다른 과목들은 과목당 100~500 포인트면 신청이 가능한데, 그의 강의는 10,000포인트 넘게 베팅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학생들이 “이 강의를 듣기 위해 9개의 강의를 포기해야 했다”고 말할 정도라니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이 갈 것이다.

 

   "파리행 비행기로 갈아탈 탑승구가 가까워질 무렵 발걸음이 점점 느려졌다. 다행히 비행기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탑승구는 이미 닫혔고, 직원들은 말없이 탑승권을 정리하고 있었다. 비행기와 연결되는 통로도 닫힌 상태였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한 직원에게 말했다.

 

“저기, 제가 이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요.”

“죄송합니다, 탑승이 다 끝났습니다.”

“이전 비행기가 10분 전에 착륙하는 바람에 늦었어요. 그쪽 직원들이 여기로 미리 연락해주겠다고 했는데요.”

“죄송합니다. 문을 닫은 후에는 탑승을 할 수 없습니다.”

 

학수고대했던 주말여행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남자친구와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창밖에는 우리가 타야 할 그 비행기가 아직 서 있었다.

나는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라 비행기 조종석에서 잘 보일만한 유리창 가운데로 남자친구를 끌고 갔다. 그리고 온 신경을 집중하여 조종사가 우리를 봐주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조종사 한 명이 고개를 들었고, 유리창 건너편에서 낙담한 채 서 있는 우리를 보았다. 나는 간절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면서 뭔가 메시지를 던지기로 결심했다.

 

툭.

 

나는 힘없이 가방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아주 잠깐이지만 그 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이윽고 그가 무슨 말을 하자, 다른 조종사도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더니 마침내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탑승구의 직원은 걸려온 전화를 받더니 달려와 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서 짐 챙기세요. 기장님이 허락하셔서 탑승하셔도 됩니다.”

 

우리는 너무 기쁜 나머지 서로를 얼싸안고 잽싸게 가방을 들었다. 그리고 조종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손을 흔들어준 다음, 서둘러 연결 통로로 달려갔다." 13~14 쪽

 

   위 사례는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론 강의를 들은 한 여학생의 실제 경험담으로 이책의 처음에 소개된 사례다. 한 편의 영화 같은 스토리같은 이 사례는 상대방에게 강력한 무언의 호소를 하면서 대단히 극적인 결과를 얻어낸 케이스로  '무언의 호소도 ‘협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 케이스가 자신이 협상론 수업에서 설명한 협상의 여섯 가지 방법을 두루두루 잘 활용한 케이스라고 꼽았다. 다이아몬드 교수가 제시하는 협상의 여섯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라. 감정에 휘둘리면 협상을 망친다.

2. 주어진 시간이 단 5초 밖에 없다 해도 반드시 준비를 하고 말하라. 협상 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3. 협상의 결정권을 주고 있는 의사결정자를 찾아라. 의사결정자가 아닌 사람과 이야기를 해봤자 시간낭비이다.

4. 누가 옳은지 따지 말고 목표에 집중하라.

5. 인간적으로 소통하라. 다이아몬드 교수가 이 책을 통해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는 부분인데요, 사람과의 관계는 협상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큰 부분이다.

6. 상대가 가진 지위와 힘을 인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그러면 이따금씩 상대가 도와주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고용주와 고용인 사이의 관계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일수록 능숙한 협상 기술이 필요하다. 나는 면접에서 까다로운 면접관을 만났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면접 볼 때가 그나마 그 사람이 제일 친절한 것”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직장생활과 관련하여 온갖 조언을 담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언들의 문제점은 모든 상황에 개인을 끼워 맞추려고 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역시 상대방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는 제 3자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는 일도 필요하다. 그래야 주어진 상황에 맞게 치밀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회사 내에서 이루어지는 협상의 목표는 보다 가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주위에서 인식하는 내 가치가 높아질수록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고, 해고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214 페이지

 

   위 글은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는 비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 구직자들의 최대 관심사인데, 저자는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말은 상대 즉, 질문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그 의미를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저자는 인맥을 넓혀야 하는데,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미 퇴직한 직원에서부터 도서관 사서, 청소 담당자, 심지어 외부 공급 업체의 직원에 이르기까지 인맥을 넓혀두면 용이하다고 말한다.

   구직자인 경우에는 내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취직을 해서는 직장 내에서는 사내 정치에 있어 내 편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한편 다이아몬드 교수는 면접에 대한 부분을 협상법의 관점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제안하고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상대방이 질문하면 즉시 명확하게 대답하라. 아니면 질문에 답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물어라.”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면 싫어한다. 또한 질문을 회피하면 뭔가를 숨기는 것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

   둘째, “상대방과 눈을 맞추어라.” 미소를 지으면서 상대방에게 집중하라는 뜻이다. 누구나 자신을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하는 법이다. 이러한 눈맞춤과 같은 것이 작은 부분일지 모르지만, 면접에서는 작은 행동도 큰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다이아몬드 교수는 면접을 보는 것이지만 회사 측에 질문을 하는 것도 인상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직원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교육하고, 승진시키는지 등 회사에 대한 깊이 있는 두세 가지의 질문은 여러분이 입사에 대해 얼마나 강한 동기를 가졌는지, 얼마나 자발적인 사람인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면접에서 질문이라 인상적이지 않은가.

 

   "경영대학원에 다니던 한 여학생이 구두를 사러 블루밍데일 백화점에 갔다. 그녀는 매장에서 비슷한 디자인과 색깔의 구두 두 켤레를 보고 가격을 확인했다. 한 켤레는 130달러, 다른 한 켤레는 250 달러였는데, 당연히 비싼 구두가 품질이 더 좋아보였다. 여학생은 이 사실을 확인한 후 매장 직원에게 물었다.

“사람들이 가격이 덜 비싼 구두를 살 것 같네요. 비싼 구두는 잘 안 팔리죠?”

“사실 그렇습니다, 고객님.”

“혹시, 그렇게 되면 비싼 구두는 곧 단종 되나요?”

여학생이 이렇게 물은 이유는, 구매력이 없는 구두가 쓸데없이 쇼윈도만 오래 차지하고 있으니 매장 입장에서도 처리하고 싶지 않을까해서다. 질문의 의도를 알아차린 직원은 딱 잘라 말했다.

“저희는 할인 판매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고객님.”

여학생은 ‘거의’라는 말을 듣고 과거에 할인 판매를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사실 저 구두를 사고 싶기는 한데 조금 비싸요. 혹시 제가 매장 측에서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요?”

‘처리’라는 표현은 그녀가 매장의 입장에서 이해한다는 뜻으로 보내는 신호였다. 그녀는 백화점 매장의 마진이 대게는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 구두를 150달러 정도에 살 수 있는지 물었다. 몇 분 후 그녀는 250 달러짜리 구두를 160달러에 사서 유유히 백화점을 나왔다. 238~239 페이지

 

   저자는 백화점 매장에 있는 제품들은 명품이든 뭐든 협상의 대상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런 내용은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 바, 곤란한 점은 책을 읽을 때는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정작 구입을 할 때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명심할 것은 협상도 자꾸 연습해서 습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협상을 잘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무엇이든 조금 더 얻거나, 싸게 사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협상이라는 일종의 실랑이를 벌이겠지만 말이에요. 사람들은 “창피하게 뭘 그런 걸 가지고 실랑이냐?”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러한 실랑이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엄연한 ‘협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협상의 경험이 축적될 때 큰 협상도 가능해진다. 협상이 습관이 될 때, 책은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된다.

 

   저자는 대부부의 경우, 최소한의 사전 준비와 협상을 시도하려는 용기만 있으면 누구든 가능하다고 말한다. 혹자들은 위와 같은 협상(매장 직원에게 가격을 깎아달라는 협상)이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는 지레짐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유인즉 협상으로 상품을 샀으니 그곳을 자주 방문하게 될 것이고 직원에게 친하게 대해 할인을 받은 만큼 서로 기분 좋은 거래가 되었을거라는 것이다. 아울러 매장은 오래된 재고를 처분하여 투자금을 회수했을 뿐 아니라 구매력이 더 높은 상품을 쇼윈도에 진열할 수 있게 된 것이기에 서로가 윈윈이라는 것이다. 충분히 일리가 있고도 남는다.

 

    살펴본 것처럼 이 책은 철저하게 사례위주로 구성된 실전협상서다. 본문을 읽다보면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 강의인지를 알게 된다. 이론에 대한 기술과 설명은 10% 정도 밖에 없다. 나머지 90%는 다이아몬드 교수 자신, 수강생들, 그리고 고객들의 다양한 협상 사례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읽기가 쉽고 이해도 쉽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어 독자들의 생활에 있어서도 유익한 사례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백미는 원하는 것을 얻는 비밀을 말하는 Part 2. 일 것이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의 비밀, 가격 흥정의 비밀, 자녀교육의 비밀, 생활의 혜택을 얻는 비밀 등 다양하고 생생한 협상사례들을 만난다면 책값 이상의 가치가 충분한 책임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Leading@Google: Stuart Diamond

 

height=315 src="http://www.youtube.com/embed/ZOZo6Lx70ok" frameBorder=0 width=420 allowfullscreen>

 

 

본 이미지는  팍스 TV(12월 20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스 고딘의 시작하는 습관 - 머뭇거리는 순간, 기회는 지나간다
세스 고딘 지음, 유영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시작을 망설이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세스 고딘의 조언!

 

“진리의 길을 걷는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두 가지 실수가 있다. 하나는 끝까지 가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작하지 않는 것이다.” (고타마 싯다르타)

   어느 날, 한 사람이 저명한 사상가 윌리엄 블레이크를 찾아와 물었다. “위대한 사상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자 블레이크는 “많이 생각하십시오.”라고 대답했다. 이 사람은 이 말씀을 듣고 마치 보물을 얻은 듯 집으로 돌아와 하루 종일 움직이지 않고 천장을 바라보면서 생각만 했다.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 며칠을 그러자 아내가 블레이크를 찾아와 남편의 상태를 말하면서 좀 말려달라고 사정을 했다.

블레이크가 그의 집을 방문했더니, 그 사내는 “선생님, 그동안 저는 더 이상 생각할 수 없을 때까지 생각했습니다. 위대한 사상가가 되려면 얼마나 더 생각해야 합니까? 그러자 블레이크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깜빡 잊고 말씀드리지 않은 것이 있군요. 행동하지 않는 사람의 생각은 쓰레기와 같다는 것입니다.“

 

   <시작하는 습관>(21세기북스)는 세계적인 경영구루이자 밀리언셀러인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 세스 고딘Seth Godin이 쓴 자기계발서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이야기하자면,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바로 시작하라!”이다. 성공을 '아는' 것'과 '성공하는 것'의 차이는 바로 실행에 있다. 세스 고딘은 머뭇거리며 생각만 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머뭇거리는 순간, 기회는 지나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시작‘을 강조한다.

시작하는 것도 습관이라면서 ‘시작하는 습관’을 기르라고 조언하고, 성공을 ‘아는’ 것과 ‘성공하는’ 것의 차이도 바로 이 ‘시작’에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왜 우리가 무슨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두려움을 가지는지, 그리고 그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알려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그동안 간과했던 ‘실행’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보고 시작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다.

 

   연말만 되면 같은 일을 반복하곤 하는데, 바로 내년 계획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뒤돌아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년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은 더욱 필요하다. 하지만 계획은 항상 잔뜩인데, 한 해를 마무리 하는 12월에 뒤돌아보면 항상 별로 이룬 것은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시작’조차 하지 않은 일이 많다는 것. 계획하고 준비할 때 당장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이었는데, 왜 매번 지키지 못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99%의 평범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이렇게 후회의 12월을 보내는 사람들이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위로하자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을 계획하고 준비한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평범한 99%의 우리와는 다른 결과를 얻더라는 것이다.

 

 

 

 

   세스 고딘이 이 책을 쓴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인지 모른다. 이 책은 우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위험하다!’고 말한다. 시작을 하지도 않았으니 결과가 어떻게 될지 조차도 모른다는 것. 이처럼 우리는 뭔가를 시작하는 것을 많이 주저한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우선적인 것 하나는 우리가 '실패를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실패를 하게 되면 주위에서 나를 어떻게 볼까? 두려워한다. 그리고 실패를 한 후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두려워한다. 그래서 실패할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발견하면 차라리 안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99%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실패를 두려워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원래부터 이렇게 겁쟁이 였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이 책의 원제는 Poke the Box, 해석하면 ‘상자 쿡쿡 찔러보기’ 정도 된다. 이 제목은 우리의 어린 시절을 한번 떠올리게 하는데 당신의 자녀나 조카를 유심히 살펴보면, 아이들은 항상 뭔가 반응을 얻거나 배우기 위해 입에 넣어보고, 만져보고, 눌러보는 것을 목격할 것이다. 그렇다. 이 아이들은 지금 무수히 많은 ‘시도’를 해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99%의 어른보다 낫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을까? 이렇게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저렇게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왜 호기심을 가지고 ‘상자를 쿡쿡 눌러보지’ 않을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그런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는데, 바로 실패를 ‘경험해선 안 되는 일’로 배우게 된 그때부터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우리 안에 있는 창조자를 죽이고, 주어진 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며 시스템 속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데 익숙해졌다. 그렇게 정해진 길을 가도록 세뇌당해 온 것이다. 그렇게 ‘시도’를 포기한 순간, 우리는 모든 힘을 잃게 되었다. 그렇다. 우리는 원래부터 실패를 두려워했던 겁쟁이는 아니었다. 후천적 경험에 의한 학습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그리 대단치 않은 아이디어로 세상을 뒤흔드는 걸 보며, ‘저런 생각은 누가 못해?’라고 투덜거린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때는 나도 생각했었던 아이디어인데, 누군가가 그것으로 비즈니스에 성공하는 것을 본 적도 있다. 만약 당신도 그런 생각을 했다면, 왜 당신은 그들처럼 성공하지 못했을까? 정답은 바로 ‘생각만’ 했지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행하지 않은 것이다.

   저자는 아는 것과 이루는 것은 다르다고 말한다. 생각만 해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행하는 것, 즉 지금 ‘시작’하는 것이다. 저자는 책 전반을 통해 다양한 실험, 즉 시도를 강조한다. 실험에 실패란 없기 때문이다. 오직 쿡쿡 눌러보고, 시험해보고, 변형해보고, 이해해보는 행위를 통해서만 즉, 더 많은 시도를 할 때에 당신은 더 현명해질 뿐만 아니라, 그 일을 소유하게 된다고 말한다.

 

   세스 고딘은 이 책에서 스타벅스STARBUCKS를 예를 들고 있다. 시애틀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가면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데 지금과는 실내가 사뭇 다르다. 최초의 스타벅스는 커피를 팔지 않고 커피 원두와 찻잎, 허브 등 원재료만 팔았다고 한다. 공동 설립자 제리 볼드윈당시 커피가 아니라 원두가 핵심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만약 제리에게 계속 스타벅스를 맡겼더라면 우리는 프라프치노와 같은 커피 들을 못마셨을지도 모른다). 스타벅스를 지금의 스타벅스로 만든 사람은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중 에스프레소의 맛에 반해버린 하워드 슐츠였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는 제리의 그러한 실패조차도 훌륭한 일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만약 제리와 그의 동료들이 “글쎄, 원두를 팔아서 성공할 수 있을까?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낫겠어”라고 말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제리와 그의 잘못된 원두 판매 아이디어가 없었다면 프라푸치노를 만드는 스타벅스는 역시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스 고딘은 “오늘날에는 시작하지 않는 것이 일을 잘못하는 것보다 훨씬, 아주 훨씬 더 나쁘다.”고 말한다. 시작했다면 발전의 여지가 있고, 잘못한 일을 바로 잡을 기회가 있지만 시작을 하지 않았다면 기회조차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세스 고딘이 강조하는 시작, 그리고 실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이 즈음에서 궁금한 것은 '세계적인 경영구루가 왜 하필 지금, 유독 시작을 강조하는가?’ 하는 점이다. 책 한 권 내내 시작을 강조할 만큼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는 의미일까?

 

그 이유는 오늘날은 과거와는 180도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바로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시작이라는 불꽃을 점화하지 않으면 그저 세상에 반응만 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마디로 시장은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으니 그 변화에 맞춰 시작하지 않으면, 그리고 그 시작하는 행위를 지속하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럼 당장 뭔가 ‘시작‘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타고난 익살과 재치로 유명했던 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그의 명성에 걸맞게 죽기 오래전에 자신의 묘비명을 이렇게 적어놓았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그는 왜 살아생전에 그런 묘비명을 만들어두었을까? 그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적거리며 중요한 일을 뒤로 미루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마도 그는 그런 자신을 다잡기 위해 이렇게 기상천외한 묘비명을 생각해냈을 것이다. 그는 늙어서도 집필, 대중강연, 사회운동 등 그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을 하다가 94세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훗날 무언가 되기(Be) 위해서는 반드시 지금 무언가를 해야(Do)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날마다 실천한 것이다.

   세스 고딘은 직장인의 시작실천법으로 출근하면 뜸 들이지 않고 곧바로 메모지에 ‘오늘 할 일 세 가지’를 적기를 권한다. 그리고 곧장 중요한 일부터 시작하면 오늘 할 일의 80%을 마치는 것과 다름 없다 말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심리학과 교수인 이민규 교수는 “삶에서 가장 파괴적인 단어는 ‘나중’이고,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단어는 ‘지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힘들고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은 ‘내일 하겠다’고 말하는 반면,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지금 한다’고 강조했다. ‘내일’과 ‘나중’은 패자들의 단어이고, ‘오늘’과 ‘지금’은 승자들의 단어인 셈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성과를 내고 빠른 시간에 승진을 하고,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의 핵심자질은 무엇일까? 바로 결심을 곧바로 행동에 옮겼기 때문이다.

 

   시작은 아무것도 아니다. 바로 지금 행동하는 것이다. 머뭇거리지 말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만나자고 전하하고, 사과할 일이 있으면 바로 악수를 청하고 사과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시작하는 것이다. 속으로만 사랑하지 말고, 지금 잠자는 아이의 머리를 한 번 이라도 더 쓰다듬어줘라. 너무 분주하게 살았다면 당장 휴대폰을 전원을 끄고 잠시 침묵을 즐기시고, 방 정리를 미루고 있다면 지금 당장 서랍정리부터 시작하라. ‘지금 아니면 언제?’, ‘여기 아니면 어디서?’ 라는 마음으로 당장 이 자리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이 습관이 되게 하라. 점들이 모여 선이 되고, 모든 변화는 작은 실천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일어난다.

   많은 사람들이 적당한 때를 기다리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그냥 흘려버리며 살고 있어 안타깝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머릿속의 목표 자체가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미국의 26대 대통령 루스벨트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말했다. 훗날 무엇이 되고 싶다면 반드시 지금 뭔가를 해야 한다. 이 책을 읽으시면서 바로 그것을 찾아 지금, 시작하시기 바란다. 

 

 

이 방송은 12월 13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2-02-05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리치보이 2012-02-09 02:54   좋아요 0 | URL
넵, 물론입니다. 나는나다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