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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 - 사과와 링고
이희주 외 지음 / 북다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가 두려워한 건 종말이 아닌 삶이라는 걸. / p.15
이 책은 이희주 작가님, 김경욱 작가님, 김남숙 작가님, 김혜진 작가님, 이미상 작가님, 함윤이 작가님, 손보미 작가님의 작품이 실린 수상작품집이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만 알고 있다가 이렇게 책 리뷰를 남기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수상작품집 읽는 재미가 생겼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도 재작년부터 찾게 된 것 같은데 늘 만족스러웠던 작품들이어서 이번에도 기대가 되었다.
수상작품집에는 대상 수상작가인 이희주 작가님의 작품 두 편을 포함해 우수작품상 수상작 다섯 작품, 작년에 수상하신 손보미 작가님의 자선작, 대상 작가 인터뷰와 해설 등이 실려 있다. 작품들마다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적의 작품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동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많았다. 읽기 전에 이미 이미상 작가님의 작품과 함윤이 작가님의 작품은 다른 소설집으로 얼핏 읽은 기억이 있다.
술술 읽혀졌지만 편차가 조금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읽었던 두 작품을 제외하면 임팩트 있는 서사를 가진 작품들은 금방 읽었는데 정적인 느낌을 주었던 작품은 조금 시간이 걸렸다. 실린 순서가 또 기가 막히게 정적과 동적을 왔다갔다 하는 느낌이어서 그 지점이 재미있기도 했다. 400 페이지 정도의 작품이었는데 세 시간 반에 완독이 가능했다. 그래도 시간만 보자면 빠르게 읽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이희주 작가님의 <사과와 링고>가 인상적이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사라다.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 연년생 동생인 사야의 부탁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건 바로 돈을 빌려달라는 것이다. 어떻게든 돈을 만들어 사야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해 주고 있는데 1500원짜리 커피도 먹지 않는 사라와 6000원짜리 커피를 아무렇지 않게 사는 사야가 대비된다. 사라가 느끼는 이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녀로서 많은 공감이 되었던 작품이었다. 예전에 읽었던 작가님의 <최애의 아이>로 큰 충격을 받았는데 서정적으로 흘러가는 듯한 스토리가 다르게 느껴졌다. 사라가 자주 관람하는 뮤지컬 내용과 대비되어 현실이 더욱 강하게 와닿았다. 특히, 큰딸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결국 작은딸을 내치지 못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엄마와 비슷한 점도 찾았던 것 같다. 여전히 이 작품의 결말은 서정적이지 못했다. 그래서 이 또한 충격이었다.
그밖에도 주변의 편견과 시선에 대해 깊게 생각했던 김혜진 작가님의 <빈티지 엽서>와 사람들이 주는 낙인 효과의 위험성을 다시금 상시시켜 준 김남숙 작가님의 <삽>도 임팩트가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작품들을 읽는다는 게 얼마나 독서인으로서 즐거운 낙인지 모르겠다. 이맛에 수상작품집을 읽는 듯하다. 앞으로 믿고 읽게 될 작품집이 아닐까 싶다. 개성 넘치는 작품들로 읽는 내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