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머니 - 나는 욕망의 월스트리트로 출근한다
케빈 루스 지음, 이유영 옮김 / 부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월가를 점령하라. Occupy Wall Street.

권력을 민중에게. Power to the People.

은행은 돈을 받았는데, 우리는 털렸다. Banks Got Bailed Out - We Got Sold Out.

우리가 바로 99퍼센트다. We are the 99 percent.


한동안 국제뉴스와 경제기사란을 뒤덮었던 문구들이다. 이는 국제 금융위기와 미국 모기지론 사태, 그리고 계속되는 세계 경제의 적신호 가운데에서도 월가의 금융 수장들은 여전히 고소득과 함께 각종 경제 범죄에 연루되어 있음을 안 사람들의 분노였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은 각종 금융 범죄와 관련 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면서, 현재의 경제 시스템에 대한 불만과 각종 불평등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단순한 시위가 아닌 수많은 민중들의 각성이자 1퍼센트에게 날린 경고의 메세지였던 셈이다. 물론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쑥 들어가고, 그 빈자리는 각종 가십거리 기사들과 또다른 사회 문제들로 채워졌지만, 예전과는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분것은 분명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월가로부터 말이다.


이 책은 월가에서 - 진짜로 - 일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추적하고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채용 과정부터 입사 초기의 모습, 그리고 입사 2년차의 갈등과 험난한 직장 생활 등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다.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사회 초년생들의 인생과 꿈에 대한 고민과 조금씩 변해가는 자아상, 그리고 그곳에서 적응하거나 또는 뛰쳐나가기까지의 과정들은 월가의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또 많은 사람들이 국제 금융 자본의 탐욕을 욕하고 월가를 비난하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직장인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가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물론, 그러기에는 그들이 버는 돈의 액수와 몰래 진행되는 각종 비밀 모임 등이 너무나도 괴리감이 느껴지지만 말이다.)


베어스턴스 Bear Sterns. 모기지담보부증권 MBS, Mortgage backed securities. 크레디트 스위스 Credit Suisse. 시티그룹 Citigroup. 리먼 브라더스 Lehman Brothers. 신용부도스왑 Credit Default Swap. 골드만 삭스 Goldman Sachs. 모건스탠리 Morgan Stanley. 백 오피스 조직 Back-office. 컴플라이언스 부서 compliance.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 the Dodd-Frank Financial Reform Act. 프롭 트레이딩 Proprietary trading. 대출채권담보부증권 CLO, 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 기타 등등...


첼시와 아준, 데릭, 제이피 등 총 여덟명의 젊은이들이 들려주는 월가의 실제 모습은 재무관리론이나 투자론, 금융자격증 등을 공부할 때 배웠던 내용들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또 방대한 양의 엑셀 작업과 피치북 만들기, 그리고 자기의 시간을 가질 수 없는 업계의 특성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월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실제 일상이 어떠한지를 자세하게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월가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사전 경험을, 그리고 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생생한 정보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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