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실이와 고구마 도둑
허윤 지음, 김유대 그림 / 거북이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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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LVI / 거북이북스 1번째 리뷰] 가장 완벽한 견생(개의 삶)이란 무엇일까? 지금은 '애완견(사랑스런 장난감 강아지)'이란 표현 대신 '반려견(평생을 함께 동반할 개)'로 고쳐부르고 있지만, 도시에 살고 있는 강아지들 대부분은 여전히 '애완용'이라는 것에 반론을 제기하기 힘들 것이다. 물론 만만찮은 반론을 주장하며 자신은 '개'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식'을 기르듯 소중히 여긴다는 견주(강아지주인)도 있겠지만, 그저 비싼 사료 먹이고 동물병원에서 값비싼 치료를 받으며 한 침대에서 물고 빨고 좋아 죽겠다는 식으로 기르는 것이 과연 '강아지의 삶'으로 최적인지 생각해보란 말이다. 그게 '사람의 만족'을 위한 생활인지 '강아지의 삶'을 최선으로 배려한 삶인지 말이다.

흔히 도시에서 살아가는 '반려동물'들은 어김없이 배변훈련을 받고 '목줄'을 차며 바쁜 현대인들의 삶에 최대한 적응하며 살아가야만 한다. 정작 반려동물들은 출퇴근이 뭔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왜 주인이라는 것들이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기 바쁘게 집을 나가고, 저녁 늦게 들어와서야 좋아죽겠다면서 물고 빨다가 저들의 방에 들어가 코하고 잠을 자는지 도통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반려동물'들은 평생을 외롭게 홀로 지내야만 한다. 그렇게 방구석에서 얌전히 있다가 주인과 함께 하는 시간에는 온갖 귀염을 떨면서 밥 잘 먹고 똥 잘 싸고 잠 잘 자는 얌전한 '반려동물'이 되어야만 사람(주인)들에게 환영받는다. 그게 절대로 '반려동물의 삶의 질'과 아무런 상관도 없고, 도리어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인데도 말이다.

거꾸로 한 번 생각해보란 말이다. 사람인 당신의 목에 '목줄'을 채우고서 하루종일 '홀로' 외롭게 지내다가 주인이 돌아오면 온갖 귀염과 애교를 떨며 밥과 간식을 주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좋아 죽겠다는 시늉을 날마다 해야 하는 '반려동물의 삶'처럼 한 번 살아보란 말이다. 대부분의 개들이 소파를 물어뜯고 떠나가라 울부짓고 성질 사나운 짓을 하지 않고서는 베길 수가 없을 것이다. 그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이다.

암튼, 이 동화책의 줄거리는 도시에 살던 강아지 '포메라니안(견종)' 보보스'가 말썽(?)만 피우다 시골로 쫓겨나 '고구마 도둑'으로부터 할아버지 고구마 밭을 지키는 용감무쌍한 개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사실 '포메라니안'은 지금은 작고 귀여운 견종이지만, 먼 조상은 북극에서 썰매를 끌던 견종이었다고 한다. 당연히 덩치도 컸고 잘 짖었으며 사냥도 훌륭히 해내는 '사냥개의 후손'이었단다. 지금이야 복실복실 털 많고 장난 많은 귀여운 악동 견종으로 유명하지만 말이다. 그러니 도시에 살던 '보보스'가 시골로 내려가 도둑 지키는 '복실이'로 변신한 것이 그리 큰 삶의 변화(?)는 아닐 것이다.

하긴 다양한 견종들의 조상은 대부분 '사냥개'였다. 인류가 늑대에서 개로 길들였기 때문에 '개의 본성'은 야생의 사냥 본능을 갖고 있을 것이며, 가장 최근까지도 개를 기르는 주목적이 '(도둑으로부터) 집을 지키는 일'이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면 거의 모든 개들이 '컹컹' 사납게 울부짖고 '집요하게' 물어뜯으며 '주인'이 아닌 다른 생물(!)에게 무시무시한 공격본능을 보여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행동인 것이다. 애초에 사람들이 그런 견종을 선호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와서는 그런 행동을 저지르는 것을 못하게 발톱도 자르고, 성대도 작살내고, 입마개까지 물리고서 '얌전'하길 바란다. 사냥개의 본능으로 충만한 강아지들인데 말이다.

그런데 복실이의 삶은 다르다. 시골로 내려간 초기에는 당혹스럽고 주인에게 버림받은 것 같아 속상하지만 '복실이(보보스)의 엄마'가 늘 말씀하신대로, "너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머니는 아주 훌륭하고 용맹한 사냥개였단다"는 말을 떠올리며 할아버지 댁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하였다. 예쁘게 치장하고서 주인에게 사랑을 독차지하는 '장난감(애완견)'이 아닌 '진정한 견생'을 살아가는 당당한 사냥개로서 말이다. 그래봐야 한주먹보다 조금 더 큰 덩치일 뿐인 강아지에 불과하지만, 포메라니안이 '사냥개의 본능'으로 잃지 않은 것은 바로 덩치에 비해 엄청 큰 목청이었다.

그렇게 '복실이'는 고구마 도둑으로부터 할아버지의 고구마밭을 지키는 임무를 맡게 된다. 그것도 한밤중에 밭 한켠에 목줄로 단단히 묶이고서 말이다. 도시에 살 때는 사람처럼 낮에는 산책하고, 밤에는 주인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자며, 주인과 함께 하는 생활이었는데, 할아버지댁에서는 방안은커녕 마루에조차 올라서지 못하고 쫓겨나는 설움을 당해야만 했다. 더구나 개밥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먹다 남은 밥찌꺼기'였고 말이다. 그것도 따뜻하다 못해 뜨겁게 데워주는 바람에 복실이 입천장이 홀랑 타서 벗겨질 지경에 이르자 '개밥 거부 시위'를 벌일 정도였다. 이런 푸대접을 받으면서도 '고구마 도둑'으로부터 할아버지의 고구마밭을 지켜야만 하는 것일까? 복실이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과연 복실이는 훌륭히 '고구마 도둑'을 쫓아내고 당당한 견생을 살아가는 법을 터득할 것인가? 아니면, 견생의 자존심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충실한 '주인의 장난감'으로 생을 마감하는 평범한(?) 견생으로 만족할 것인가? 이 동화책을 읽는 어린이에게는 '변화된 삶에 훌륭히 적응하는 모습'이라는 주제를 가르쳐야 할까? 아니면 '진정한 자신의 삶이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주인공'이라는 주제를 귀띔해주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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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끝에서 쇼펜하우어, 절망의 끝에서 니체 - 방향 잃은 삶을 위한 철학 나침반
강용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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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LV / 21세기북스 28번째 리뷰] 흔히 말하는 '염세주의 철학'은 세상살이는 고통스러우니 일찌감치 생을 마감하는 것이 더 낫다는 귀결로 맺는 것이라는 착각을 하곤 한다. 인생을 비관적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허나 생을 비관하고 자살을 옹호했다고 알려진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72살로 장수했다. 젊은 시절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고 감명받아 그의 사상을 계승했다고 알려진 프리드리히 니체 또한 존재를 부정하고 생을 비관했지만 56살로 비교적 오래 살았다. 만약 그의 가족에게 유전되던 '정신질환'이 없었고, 건강이 허락했더라면 더 오래 장수하길 바랐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도 이들은 왜 '염세주의(비관주의) 사상'을 신봉했을까? 그건 오해에서 비롯되었다.

이 책의 제목을 봐도 알 수 있다. '불안의 끝'과 '절망의 끝'에서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을 곱씹어보라고 적혀 있다. 왜일까? 그건 세상살이가 아무리 엿 같아도 '삶'을 그 자체로 즐거운 것이고, 행복한 것이며, 맘껏 살아볼 가치가 충만하기 때문이다. 이는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대표적인 저서만 설핏 읽어보아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속, 그 어디에도 '자살'을 방조하거나 옹호한 내용이 전혀 없다. 다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만이 참혹할 정도로 끔찍하다고 표현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그 끔찍한 현장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의지'를 눈여겨 볼만하다고 말한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의지'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치 석가모니가 쓰디쓴 고행을 마다하지 않고 달게 받아들이니 '붓다'가 되어 열반의 세계로 향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말이다. 인생을 살면서 그런 쓴 맛을 보지 않고서는 결코 부처가 될 수 없다는 말처럼 들리지 않는가. 쇼펜하우어와 니체도 바로 그렇게 말한 것이다. "인생, 뭐 없다! 오직 내 안의 존재에 가치를 부여할 줄 알아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풀어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철학은 어렵기 짝이 없다. 그걸 풀어쓴 '철학책'은 더 어렵다. 그렇기에 책을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천 명이 아니라 만 명의 독자 가운데 1명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것이 '철학책'이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도 난해하기 짝이 없다. 더구나 두 명의 철학을 한데 엮어놓아서 띄엄띄엄 읽다보면 무슨 말인지 헷갈릴 정도가 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책들이 '쇼펜하우어'와 '니체'를 한데 엮어서 함께 풀어쓰곤 하지만, 둘의 철학이 완전히 같지 않기 때문에 더욱 헷갈리 수 있겠다. 둘의 철학이 서로 비슷한 점도 있긴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가 서로 다르니 '따로따로' 풀어쓴 책을 읽는 것이 철학입문자에겐 더 적합할 것이다. 오히려 이 책은 '둘의 사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 독자에게 더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왜냐면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사상에 '저자 강용주의 풀이'까지 함께 곁들여 있기 때문이다. 무심코 읽다보면 누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조차 헷갈릴 수 있으니 편하게 읽기는 틀린 책이란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만의 장점이라면 '염세주의(비관주의) 철학'을 꽤나 긍정적으로 풀어써서 읽다보면 '염세철학의 요지'를 이해하는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었다. 비록 인생은 더럽게 꼬이지만, 대체로 맘 먹은 것과는 상관없이 엉망진창이 되곤 하지만, 그럼에도 비관만 하지 말고 '희망'을 품고 역경을 '극복'해나가라고 응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혹 현재의 관점으로 봤을 때 전혀 맞지 않는 내용이 있을 때에도 '저자 강용주'는 현재에 적절하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를 도와주기도 한다. 이는 두 철학자가 살아있을 당시의 '19세기 과학상식'이 오늘의 관점에서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만 보아도 '철학책'을 읽을 때에는 권위에 짓눌리지 말고 당당한 자세로 읽어야 하는 것을 깨닫게 한다. 특히 '쇼펜하우어'나 '니체'는 이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고 말했다. 오직 '사유하는 사람'만이 진리에 근접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만약 세상에 불변하는 '진리'가 있다면 그 진리를 깨우친 뒤에는 그저 달달 외우기만 하면 될 뿐이다. 불변의 진리를 터득했는데 왜 고생스럽게 학문을 연구하느냔 말이다. 그런데 세상 어디에도 만고불변의 진리 따윈 없다. 이쪽에서 맞으면 저쪽에선 틀리고 그쪽에선 다를 뿐이다. 그러니 이쪽에선 이렇게, 저쪽에선 저렇게, 그쪽에선 그렇게 '딱 맞는' 각자 나름의 진리를 찾아 부단히 사유할 뿐이다. 그리고 그런 사유들을 두루두루 접하며 '또 다른 진리'가 나올 수도 있음을 깨우치는 것이 참된 철학인 것이다.

그러니 끝없는 불안이 밀려오거나 세상이 끝장날 듯한 절망에 닥치더라도 결코 삶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는 표현으로 '만고불변의 진리'따윈 없다고 역설했다. 그 어떤 '권위'로 포장한들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말씀 따윈 세상에 존재하지 않고, 오직 '내 안의 존재', 저마다 간직하고 있는 개성 넘치는 '가치'를 소중히 여길 때만이 진정한 행복을 만끽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서 세상은 원래부터 엿같은 거라고 외친다. 애초에 '나만을 위한 세상'따윈 없으니 '내가 직접 만든 세상'을 온누리에 널리 퍼뜨려서 이롭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다. 말하고보니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과도 일맥상통하지 않은가. 우리의 건국이념을 두 철학자의 사상에 빗대어 풀어내어도 딱 맞을 것이다. 원래 철학은 서로 통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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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의 금융 모험생 클럽 2 - 처음 만나는 금융 동화 존리의 금융 모험생 클럽 2
존 리.예영 지음, 정주연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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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LIV / 미래엔아이세움 6번째 리뷰] 서론은 집어치우고, 존리 선생님의 '어린이주식투자'에 대한 주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해도 걸림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돈이 돈을 벌어오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원리를 터득하고, 주식투자의 필요성을 이해했으며, 투자의 핵심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장기투자'만이 가장 바람직한 투자습관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도, 굳이 '어린이'가 주식투자를 해야하는 것에 대해 주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첫째, 어린이는 일정한 '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금은 부모님에게 얻는 용돈이 소득의 전부인 셈이다. 더구나 부모님에게 받는 용돈이라고해도 '10년간 2천만 원'을 넘긴다면 '증여세'를 내야만 한다. 그럼 1년엔 200만 원, 1달엔 약 16만 원 꼴이다. 어린이 용돈으로 일주일에 4만 원 상당을 받는다면 꽤나 많이 받는 편이지만, 이 정도까지 용돈을 꾸준히 줄 수 있는 '부모님의 경제력'도 상당해야만 한다는 선제조건이 필요한 셈이다. 물론, 어린이들이 받은 용돈의 전부를 '투자금'으로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왜냐면 투자란 '여윳돈'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대한 일주일에 4만 원 정도 꾸준히 용돈을 받는다쳐도 1/4에 해당하는 1만 원을 '투자금'으로 쓰는 정도가 맥시멈(최대치)일 것이다. 하지만 이정도로 풍족한 용돈을 받는 어린이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어린이주식투자'를 할 수 없게 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점이다.

둘째, 어린이가 주식투자를 할 자금을 학부모가 마련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한 달 용돈 16만 원 상당을 10년 동안 받을 수 있는 어린이가 그리 많지 않다. 왜냐면 어린이들은 이미 '사교육비'로 굉장히 많은 돈을 부모님에게서 '끌어다' 쓰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초등생 사교육비로 학부모들이 소비하고 있는 비용은 평균 200~400만 원이라고 한다. 꽤나 차이가 많이 나는 까닭도 사교육비에 치중하는 비율이 큰 편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 금액은 그나마 적은 편이고 소위 '강남스타일(?)'의 사교육비는 한 달 평균 1000만 원이 훌쩍 넘기곤 한다고 한다. 워낙 사교육을 많이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격 또한 만만찮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판국에 자녀에게 '주식투자'까지 하라면서 '용돈+여윳돈'까지 마련해서 챙겨줄 학부모가 몇이나 되겠느냔 말이다. 그 정도의 경제력을 갖추고 있다고하더라도 '학업성적'에 매진해도 부족한 시간인데, '투자공부'까지 할 여력이 있는 어린이도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셋째, 어린이들이 '경제독립'을 하는 날까지 꾸준한 주식투자를 하기도 막막하기 때문이다. 20살 성인이 되는 날에 부모님으로부터 '경제독립'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허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우선 '대학교 학자금'이 발목을 붙잡는다. 어렵사리 '대입의 관문'을 넘어 입학을 했더라도 '등록금'을 시작으로 '학비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학창시절에 부모님에게 경제적 의지를 하며 살았는데, 성년이 되었다고 큰돈이 하루아침에 생길리가 없지 않는가. 물론, 이를 대비해서 부모님이 '자녀학자금'을 미리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대입과 동시에 '학자금 대출'을 선택하고, 성년이 되었으므로 '대출금 상환'과 '용돈 마련'은 스스로 알바를 하며 충당하길 바라곤 한다. 근데 그게 말처럼 쉬운가? 대학생이 되었으니 더욱더 학업에 정진해야 하고, '취업'을 위해서 스팩도 쌓아야 하는데, 언제 알바를 해서 그 많은 돈을 상환하고 마련한단 말인가? 결국엔 다시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렇다면 더욱더 '어린이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어릴 적부터 '경제개념'을 올바르게 깨우친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허튼 곳에 돈을 펑펑 쓰는 어리석은 짓은 삼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부모님의 경제력에 상관없이 어린이 스스로 '자신에게 알맞는 경제(소비)활동'을 일상에서부터 실천할테니 버는 돈이 적더라도 균형잡힌 소비를 실천할 가능성이 훨씬 크게 된다. 왜냐면 어린 시절부터 '직접' 돈을 벌어보는 경험을 하게 되면 '돈 버는 일(직장생활 포함)'이 정말로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초중고 시절에는 용돈을 펑펑 쓰던 아이도 대학생이 되어 직접 알바를 해서 '처음 벌어온 돈'은 아까워서 함부로 쓰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 주식투자는 돈 많은 부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돈'으로도 얼마든지 알차게 투자를 해서 '돈을 불려나갈 수 있는 투자법'이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 문제는 그런 투자법은 '머리'만으로 배우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조차 '주식투자'에 과감히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겨우 '퇴직연금'을 받은 여윳돈이 생겨서 이런저런 '투자상품'을 살펴보면 소심한 투자를 하며 하나씩 배워나가는 중이다. 그러면서 상담원이 한결같이 조언해주는 것이 '10년 이상'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해보시라는 것이다. 그냥 '예금'으로 묶어두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득을 보실 수 있을 거라면서 말이다. 물론, 투자상품에 따라서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손실'을 보지 않으려면 '투자공부'는 필수라고 한다. 소중한 내 돈이니 내가 직접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라면서 말이다.

이제 50대로 접어드는 세대들은 어린 시절에 '주식투자'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20, 30대가 되어서 주식에 뛰어든 지인들이 하나둘 늘어났지만 한결같이 '원금손실'에, 투자를 위한 대출까지 받아 홀랑 말아먹은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오죽하면 '주식하면 망한다'는 얘기까지 나돌았겠는가. 허나 이는 대부분 '주식투자'가 아닌 '투기'를 했기 때문에 벌어진 안타까운 사태일 뿐이다. 또는 남의 말에 쉽게 휘둘리는 '팔랑귀'로 어설픈 투자를 했기 때문에 벌어진 불운한 필연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존리 선생님처럼 제대로 주식투자공부를 하면 달라진다. 워렌 버핏도 어린 시절 생일선물로 받은 '주식 1주'로 장기투자방식을 터득했고, 매일같이 신문을 읽으며 '경제동향'을 익히며 올바른 투자방법을 공부하고 또 공부했기에 은퇴를 바라볼 지금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갑부가 되지 않았느냔 말이다. 어린이가 주식투자하는 것이 절대 나쁘지 않다는 명백한 증거다.

그런 뜻에서 우리도 유대인처럼 '돌반지' 대신 '우량주'나 '배당금'을 주는 주식을 선물하는 풍습을 만들어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해마다 '새뱃돈' 챙겨주는 대신에 '주식 선물'을 해주는 현대적인 전통을 만들면 어떨까? 기왕이면 다달이 '배당금'을 챙길 수 있는 주식만을 골라서 선물하는 것도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해마다 전국민이 '주식'을 매입하는 전통을 만들면 주식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건실한 기업을 만들어가는데 유용하게 쓴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석이조'는 없을 듯 싶은데 말이다. 모쪼록 '주식투자'에 대한 건전한 인식전환이 절실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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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인문학 수업 : 연결 - 오늘의 지식을 내일의 변화로 이어가기 퇴근길 인문학 수업
이종관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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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공부는 꾸준히 하는 게 정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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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의 금융 모험생 클럽 1 - 처음 만나는 금융 동화 존리의 금융 모험생 클럽 1
존 리.예영 지음, 정주연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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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LIII / 미래엔아이세움 5번째 리뷰] 거두절미하고, 초등생들에게 '금융정보'가 필요한 까닭은 이제 말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믿는다.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사회이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제조기교육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열심히 일(노동)하고 알뜰하게 저축하는 것만으로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없게 되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점점 심해져서 '양극화'로 굳히기에 들어갔으며 '계층사다리'는 일찌감치 사라져서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올라서고, 중산층이 상류층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마저 없어진 형국이다. 이런 대한민국의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에게 어찌 경제교육을 시키지 않을 수 있겠느냔 말이다.

이 책 <존리의 금융 모험생 클럽> 시리즈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훌륭한 '금융정보'를 알려주고, 어린이들이 스스로 착실한 '경제활동'을 습관으로 삼을 수 있도록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도록 꾸며진 훌륭한 경제교육책이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존리'를 모르는 분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분이 말씀하신 "돈이 알아서 돈을 벌어오는 금융시스템을 일찍부터 구축해야 한다"는 것의 뜻도 다 알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특히, 어린이들은 초중고 12년이라는 아주 좋은 '투자기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릴 때 '돈이 알아서 돈을 벌어오는 방법'을 깨우치면, 성인이 되었을 때 성공의 밑천이 되는 '든든한 자금(목돈)'을 마련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조기교육을 시키기에 아주 적기라고도 강조했다.

물론, 코흘리개 아이들이 '돈돈돈'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고,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깨우치게 될 것을 굳이 설레발스럽고 '경제교육' 운운하며 호들갑 떨 필요가 굳이 있겠느냐는 반론도 틀린 말씀은 아니다. 허나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세상이 바뀐 지 한참 지났다. 청렴하고 검소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름다운 전통(?)이던 시절은 흘러간 옛말이 되고 말았단 말이다. 요즘에 번듯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해 '학자금 대출'을 갚을 길이 없어 사회생활이 첫발을 '크나큰 빚더미'속에서 시작하는 청년들이 부지기수다. 현실이 이런데도 아직까지 청렴한 도덕군자처럼 학창시절을 보내서 어쩌자는 것인가. 차라리 '학원비'로 탕진할 돈을 은행에 저금하고 '이자'를 타던가, 아니면 부모님이 계좌를 터줘서 '주식 배당금'을 차곡차곡 쌓아놓던가, 그도 아니면 '코인'에 장기투자해서 그대로 가지고만 있어도 10년 뒤에는 틀림없이 '우상향'한 이익금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10대에 묻어둔 자금이 3, 40년 뒤까지 건드리지 않으면 고스란히 '노후자금'으로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극단적인 비유를 들긴 했지만, 투자의 핵심만 잘 이해하고 있어도 최소한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서론은 이쯤하고, 책 내용을 소개하자면, '올바른 금융지식을 가르치기 위해서' 존리 선생님이 직접 '금융 모험가 클럽'을 만들어서 참여한 학생들과 함께 '금융공부'를 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초등생의 눈높이에 맞춰 '용돈기입장' 작성방법부터 시작해서 '예산 직접 짜기'까지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금융지식을 알차게 꾸며 놓은 유익한 책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배경지식'만 나열한 그런 재미없는 책은 절대 아니니 서둘러서 오해할 필요는 없다. 알차고 유익한 내용만큼이나 '재미'는 더욱 있을 테니 말이다. 그 근거로 책속의 '금융 모험가'들이 존리 선생님의 지도 아래(?) 금융지식을 하나씩 깨우칠 때마다, 소위 말하는 '돈 버는 재미'에 푹 빠지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생이 직접 돈을 번다고? 정확히 말하자면, 용돈을 '돼지저금통'이 아닌 '은행통장'에 입금을 시켜 '적금이자'를 따박따박 탈 수 있는 방식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더구나 '복리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면 [원금+이자→불어난 원금+새로운 이자→더 불어난 원금+더 늘어난 새로운 이자...] 이런 식으로 '돈이 돈을 벌어오니' 이러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일찍부터 기르지 않는 것은 경제를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이 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초등생도 '주식투자'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물론 어린이는 '주식계좌'를 직접 만들 수는 없고, 부모님이 '대신' 만들어 줄 수는 있다. 그리고서 '장기투자'하기에 좋은 주식을 조금씩 사놓으면 10년 뒤에는 반드시 목돈을 마련할 수도 있고, '배당금'을 탈 수 있는 배당주에 투자를 하게 되면 그것 또한 차곡차곡 모을 수 있으니 10년 뒤에는 반드시 좋은 투자 성과를 얻게 될 것이 틀림없다. 이런 기초적인 '금융지식'을 알고 있는 어린이와 모르고 있는 어린이의 차이는 어떨까? 하늘과 땅 차이라는 관용어가 딱 어울리는 경우일 것이다. 그렇기에 경제조기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여야 한다.

이 책뿐 아니라 '경제조기교육'을 시킬 수 있는 책들이 요즘엔 쏟아지듯 나오고 있다. 요즘 청년세대가 '단군이래 최고의 스팩'을 갖추고 있는데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세태가 반영된 듯 싶다. 어린 시절에는 순진무구하게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서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올바른 금융정보'만 제대로 공부해두면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도 있을테니 안타까운 현실이긴 하지만 아무런 준비나 대책도 없이 어른이 되어 '첫 시작'부터 허둥거리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정말로 이런 '경제조기교육'이 필요없는 세상이 되려면 자본주의의 폐해부터 어른들이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그럴 자신이 없는 어른이라면 '경제조기교육'을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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