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킹덤스쿨 3 - 직업 쿠키 vs 백수 쿠키 쿠키런 킹덤스쿨 3
김언정 지음, 이태영 그림, JA Korea(국제비영리청소년교육기관) 감수 / 서울문화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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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XVII / 서울문화사 6번째 리뷰] 지난 편에서 킹덤스쿨 입학기념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급했던 '100골드의 용돈'을 홀랑 다 써버린 블루반 쿠키들은 이번 편에서 '직업'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된다. 용돈을 모두 탕진한 쿠키들이 처음으로 시작한 일은 '도넛'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었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자신의 학생들이 직접 만든 도넛이라 '의무적 사명감(?)'으로 맛 종류별로 하나씩 직접 구매해서 맛을 본 천년나무 쿠키 교장은 그만 배탈이 나고 말았을 정도로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이대로 '거지 쿠키'가 되어 졸업도 할 수 없게 된 블루반 학생 쿠키들은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구하러 알바를 찾아나섰는데...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다. 즉, 일(노동)을 한 대가로 임금(돈)을 받는 형태를 말한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일은 '아르바이트(일용직)'라는 직업이다. 정식으로 취직을 하는 것은 아니고 '일정기간(하루, 또는 그 이상의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채용되어 '시급(한 시간당 받는 임금) 단위'로 임금을 받고 주어진 일을 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를 테면, 식당에서 주방보조, 카페에서 음료서빙, 번잡한 거리에서 전단지 배포 등등 말이다. 그렇지만 모든 직업이 '상업지구'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직업을 구할 수 있는 그밖의 지역은 '공업지구'와 '자원지구'도 있다. 공업지구에서는 물건(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일을 하게 되며, 자원지구에서는 또다시 '천연 자원', '인적 자원', '자본 자원' 따위로 나뉘어 각각에 알맞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된다. 정리하면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는 정말 엄청나게 많고, 그에 따라서 구할 수 있는 '직업'도 천차만별로 많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렇게나 많은 직업이 있다는 사실을 왜 알아야 할까? 바로 자신의 '적성'에 딱 맞는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다. 흔히 학생들에게 공부해야 하는 이유로 '대학'에 가기 위해서고, 대학을 가야 할 이유로는 '직업'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정작 '무슨' 직업을 갖고 싶은지도 잘 모르며, '어떤' 적성을 갖고 있는지도 잘 몰라서, 그저 아무런 준비나 대책도 없이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 졸업 뒤에도 그저 부모님 같은 '주위 어른들의 말씀'에 무작정 따라서 회사에 덜컥 취직해서 기계적으로 월급을 받는 '월급쟁이'로 전락하고 만다. 물론 그런 월급쟁이일지라도 월 400~600만 원을 벌어들이는 고소득자라면 아무 생각없이 살아도 경제적인 큰 어려움은 겪지 않을 것이다. 아무런 계획도, 영혼도 없이 그저 '소비'만 하며 살면 되니까 말이다. 허나 월 100~200만 원의 저소득을 벌더라도 인생을 보람차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도 있다. 바로 자신의 적성에 딱 맞는 일자리를 찾아 매순간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될테니까 말이다. 물론 이렇게 행복한 나날을 보내면서도 월 1000만 원 이상의 초고소득을 벌어들이며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런 모든 것들의 시작이 바로 '직업의 종류'를 많이 알고 있으면 있을수록 자신의 진로와 미래의 인생을 '자신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또한,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귀천이란 '귀하고 천하다'는 구분을 나타내는 말이다. 다시 말해, 직업을 구하는데 있어 귀한 직업, 천한 직업으로 '구분'할 수 없고, 오직 자신의 '적성'만이 유일한 선택기준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왜냐면 세상의 모든 직업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우리는 '특급 호텔 주방장'이라는 직업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그 '주방장'이라는 직업이 호화롭고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고소득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화려한 직업만 소중한 것은 절대 아니다. 왜냐면 '주방일'이 원활하게 돌아가야 '주방장의 일'도 돋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엄청 큰 호텔 주방을 떠올려보자. 그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것 같은가? 100~200명도 훨씬 넘을 것이다. 왜냐면 호텔을 찾은 '손님'만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에서 일을 하는 '종사자'도 호텔 식당(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주방장도 '여러 명'이 함께 일을 해야 하고, 그 주방장들의 옆에서 도와줄 '보조 요리사'들도 여러 명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옆에는 쌓여가는 설거지를 깨끗하게 해결할 '주방 보조'들도 딸려 있어야 하고, 다 만들어진 음식을 손님에게 전달할 '홀서버'들과 홀을 관리감독할 '홀매니저'도 필요하고, 계산을 도맡아 할 '캐셔'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호텔 직원들의 식사시간에 '배식'을 담당할 사람도 필요하고, 배식할 음식이 동이 나지 않게 전달할 '포터(짐꾼)'도 있어야 한다. 이런 모든 이들이 하나라도 없다면 그 큰 주방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원활하지 못한 호텔은 금세 질 나쁜 소문이 돌아서 망하게 될테니, 뭐하나 중요하지 않은 직업이 있겠는가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사는 사회는 직업에 '귀천'을 매기는 나쁜 관습이 존재한다. 바로 '일의 숙련도'를 쌓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일을 배우는데 드는 '비용'을 따져서 경중을 매기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병원에서 일하는 직업 가운데 '의사'가 되기까지 얼마나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쳤는지 따지고, '미화원'은 하는 일을 배우는데 하루도 걸리지 않으니 '의사'는 귀히 여기고 '미화원'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더럽혀진 수술장은 '누가' 치우고, 만약 수술장을 치우지 않는다면 의사는 어디서 수술을 하겠는가 말인가? 물론 의사들이 '직접' 수술도 하고, 준비도 하고, 뒷정리까지 다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작은 병원'에선 그러기도 하니까 말이다. 근데 큰 병원에선 다르다. '생산성'을 따지지 않고서는 큰 병원을 결코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귀한 직업으로 여기는 '의사'라고 하찮은(?) 일을 하는 '미화원'을 괄시하는 병원은 망할 수밖에 없다. 감히 '미화원'들이 귀한 '의사'의 명령(?)에 따르지 않아 큰 병원이 망할 수도 있다고? 그래서 경제적인 힘이 있는 '고용주'가 아무런 힘도 없는 '고용원'들을 함부로 할 수 없게 '노조(노동조합)'가 존재하는 것이다. 미화원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나쁜 의사만 가득한 병원이라면 '파업'이나 '태업'을 하며 큰 병원의 경영을 악화시키거나 마비시켜 '노동자의 권익'을 지켜내어 모두가 똑같은 '권리'를 누리며 '함께' 일하는 직장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런 '이상적인 사회생활'이 모범답안처럼 존재하지만 현실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는 사실도 학생들이 더불어서 알아두면 좋겠다. 경제적인 힘을 가져서 '갑질'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런 나쁜 관습을 타파하고 우리 모두가 평등한 '인권'을 누리며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기 위해서 말이다.

얘기가 길어졌는데, 이 책 <쿠키런 킹덤스쿨 3>에서는 다양한 일자리(직장)를 구할 수 있는 곳이 정말 많다는 지식을 중점적으로 전달해주고 있다. 그리고 어렵게 '사과 농장'에서 일자리를 구한 블루반 학생 쿠키들은 나무에서 사과를 '직접' 따고, 따온 사과를 나름의 기준에 따라 '선별'하고, 선별한 사과를 판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완성하기 위해 손수 '포장'하고, 배송을 위해서 포장한 사과 상자를 트럭에 '선적'하는 일로 나누어서 작업을 시작했는데, 쿠키들은 사과 농장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 셈이다. 바로 '땀 흘려서 번 돈' 말이다. 물론 쿠키들은 아직 일을 다 끝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고된 노동의 대가, 즉 '돈'을 벌지 못한 상황이지만, 이렇게나 고되게 번 돈을 절대 '함부로' 낭비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미 '용감한 쿠키'는 킹덤스쿨에 입학하기 전에 그런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더 잘 깨달았을 것이다. 그런데 블루반 학생 쿠키들은 처음(?)으로 몸소 겪는 노동의 대가인 '일당'을 받기도 전에 트럭에 실려서 '납치'를 당하게 되는데, 쿠키들이 겪게 될 다음 모험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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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의 티키타카 경제왕 2 : 오늘부터 나도 사업가! - 어린이 금융 습관 기르기 프로젝트 호야의 티키타카 경제왕 2
주언규 기획, 박종호 그림, 달콤팩토리 글 / 아울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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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XVI / 아울북 21번째 리뷰] 요즘 어린이책은 너무 다양하고 방대하게 출간되고 있기 때문에 쫓아가기가 너무 힘들 정도다. 마치 해일이 밀려오듯 책시장을 덮어버리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 살아남기 위한 출판사들의 경쟁 또한 치열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경쟁이란 것이 긍정적인 면으로만 나타나지 않고 부정적인 면도 드러나곤 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비슷비슷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테면, '어린이 경제책'이라는 주제로 내놓을 수 있는 내용이 '초등사회교과서'에 수록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아예 '과목별'로 초등교과서의 내용을 고~대로 추려낸 참고서 아닌 참고서 같은 어린이책이 즐비했던 적도 있다. 그러던 시기가 지나자 최근엔 '어린이 주식투자', '어린이 사업가', '어린이 경제CEO' 등 어른들의 영역마저 '어린이'라는 이름을 달고서 어린이책시장에 노출되었다. 과연 '조기경제교육'에 바람직한 현상인 것인지 한 번쯤 고민해보아야 할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책 <호야의 티키타카 경제왕> 시리즈도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든 어린이들의 모습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어른들도 하기 힘든 '동업'을 하고 있으며, '주식회사'를 본떠서 투자를 받아서 하는 사업의 형태로 자본금을 끌어모으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분업' 시스템을 도입하여 '생산성'을 높여 수익을 창출하고, 거기에 '세금'까지 내야 하는...그야말로 '경제(사업), 그 자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어린이들이 사업을 해서 돈을 모으는 목표는 주인공인 호야가 아이들연습생에 발탁되기 위한 '댄스교습비 300만 원'을 모으기 위해서란다. 어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같지 않은가? 사업을 해서 벌어들이는 수익 vs 아이돌로 데뷔해서 글로벌 스타가 되어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어느 것이 더 많은지는 한참 따져보아야 할 일이겠지만, 고작 300만 원을 벌자고 '주식회사'에 버금가는 기획력과 어마어마한(?) 마케팅까지 벌어야 하는 것인지 살짝 아이러니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훌륭한 호랑이는 토끼 한 마리를 잡더라도 전력을 다한다지만, 어째 '어린이 경제교육'이란 목표를 띄고서 출간된 어린이책에는 어울리지 않는 소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어린이들에겐 '소꿉장난'이 제격이라는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을 관철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요즘 어린이들이 벌어들이는 '경제소득'이 웬만한 성인 못지 않다는 것도 팩트인 것은 확실하고 말이다. 그러니 어린이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서 '사업가'로 변신하고, 더불어서 '경제공부'도 탄탄하게 한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 것이 분명할테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사실적인 '실현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읽지 말고, 실제로 벌어지는 '사업현황'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나게 보여준 책이라고 소개하면 딱 맞다고 본다. 초중고 12년 학창시절을 오로지 '암기'하고 '문제'풀이만 해대는 공부에 지쳤을 학생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생생한 경제정보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암튼, 책의 줄거리는 인기 아이돌을 꿈꾸는 호야에게 꼭 필요한 '댄스교습비 300만 원'을 모으기 위한 대작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여진, 진양, 브래드가 호야의 사업에 함께 뛰어들기는 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사업아이템'을 무엇으로 정할지부터 난관이었다. 거기다 사업을 벌이려면 '자본금'이 필요했는데, 그마저도 터무니없이 부족했고 말이다. 하지만 간절히 원하면 바라던 소원이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호야와 친구들의 바람은 브래드의 할머니가 소시적에 '패션모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물꼬를 트게 된다. 할머지가 모델 시절에 입었던 옷들을 '사업자금 겸 아이템'으로 물려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옷수선에 재능이 있는 (패션디자이너가 꿈인) 가을과 동업 파트너가 된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된 사업은 때아닌 '협박 편지'로 인해 위기를 맡게 된다. 바로 '탈세 고발'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무릇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궁금증이 생긴다. 과연 어린이도 돈을 벌면 세금을 내야 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궁금증은 책속에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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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킹덤스쿨 2 - 소비 천국 vs 낭비 지옥 쿠키런 킹덤스쿨 2
김언정 지음, 이태영 그림, JA Korea(국제비영리청소년교육기관) 감수 / 서울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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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XV / 서울문화사 5번째 리뷰] 어린이들에게 '조기경제교육'이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세상이지만, 어린이들의 '경제활동'은 대개 소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왜냐면 어린이들의 주요 수입원은 부모님에게 받는 '용돈'이나 집안 심부름을 하고 받는 작은 '수입'이 전부일테니 말이다. 아무리 요즘 어린이들이 '너튜브'로 일찍 활동을 하고, '아역 배우'나 '꼬마 연습생'으로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어 데뷔를 했다고 하더라도 '큰 수입'의 대부분은 부모님이 대신 관리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그리고 저축이나 주식으로 벌어들인 '이자 수입'도 목돈이 되기에는 아직도 먼 훗날일테니, 역시 어린이들의 경제활동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소비'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의 주요 소비 경향은 무엇일까? 이 책 <쿠키런 킹덤 스쿨 2>에서는 모두 4가지로 구분하였다. 하나는 '충동 소비', 둘은 '동조 소비', 셋은 '과시 소비', 그리고 마지막은 '과소비'다. 모두 바림직하지 못한 소비 경향을 구분했고, 바람직한 소비인 '합리적인 소비'를 가르치기 위해서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소비 경향을 보여줌으로써 어린이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효과를 노린 듯도 싶다. 먼저 '충동 소비'란 1권에서 용감한 쿠키가 보여준 소비 경향이다. 한마디로 '사고 싶은 것'은 아무 생각없이 무조건 사고 보는 소비 행태다.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소비이며,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소비 형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은 왜 이런 '충동 소비'를 하게 되는 것일까? 그건 '돈의 가치'를 아직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물건의 가격이 비싼 것인지, 적당한 것인지, 싼 것인지 전혀 가늠을 하지 못하니, 그저 '갖고 싶다'는 욕구에만 충실해서 손에 들고 있는 돈만큼 함부로 소비하고 말게 되는 것이다. 부자 삼촌이 주는 용돈만 믿고 철없이 소비하던 용감한 쿠키도 '직접 일을 해서 번 돈'으로는 결코 '충동 소비'를 하지 못했다. 돈의 소중함과 '돈의 가치'를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다음은 '동조 소비'다. 이 소비 형태는 '남이 사면 따라 사는 소비 경향'을 말하는 것인데, 특히 줏대 없는 어린이들이 자주 해보이는 소비 행태다. 딱히 그 물건이 갖고 싶거나 필요하지도 않은데, '친한 친구가 사니까' 덩달아서 사버리는 소비 행태인데, 이 역시 '돈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 생기는 나쁜 소비 경향이다. 그러니 돈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고, 절대로 돈을 함부로 낭비하면 안 된다는 경제교육이 꼭 필요한 소비 경향이다. 그런데 이런 소비 경향은 '돈이 부족한 경우'에도 생기곤 한다. 그래서 부족한 용돈을 모아서라도 '꼭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모으는 버릇이 있다면 '동조 소비'를 의심하고, 꼭 필요한 데에만 돈을 써야 한다는 경제교육이 필요하다. 남이 가진 물건이라도 '자신'에게 꼭 필요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해줘야 한다.

그 다음은 '과시 소비'다. 어린이들이 할 수 없는 소비 경향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어린이라도 '값비싼 물건'을 알아보는 능력을 금세 배운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똑같은 연필이라도 1000원에 6자루인 것과 1자루에 몇 만원을 호가하는 '고급연필'의 차이점은 명약관화하기 마련이다. 이런 '과시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용돈의 전부를 털어서 '비싼 물건'만 쟁여놓는 습관을 들인다면 곤란하다. 또한 어린이들의 소비습관은 '부모님의 소비습관'을 베끼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명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갖고 있으면 그분들의 자녀들도 똑같이 '과시 소비'를 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런 '과시 소비'에 '동조 소비'까지 덩달아서 나타난다면 조기경제교육은 하나마나한 셈이 아니겠는가?

마지막은 '과소비'다. 과시 소비가 자신의 용돈 범위 '안'에서 소비할 뿐이라면, 과소비는 자신의 용돈 범위를 '초월'해서 소비하는 경향을 말한다. 한마디로 '분에 넘치는 소비 행태'를 일컫는데, 이런 소비 경향을 갖고 있으면 용돈을 탕진하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빚'까지 져가며 과한 소비를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어린이가 '외상거래'의 맛을 깨닫게 되면 종종 저지르는 소비 행태인데, 학부모들끼리 친한 사이에 '외상거래'를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그닥 교육적이지 않으니 삼가는 것이 좋다. 어른이 하면 아이들도 하기 마련이라는 '상식'을 학부모들이 잊지 말아야 한다. 옛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다. 애들 보는 앞에서는 찬물도 함부로 마시면 큰일을 당하기 마련이다.

이에 반해 '합리적인 소비 경향'은 어떻게 배우고 익힐 수 있을까? 다름 아닌 '용돈기입장'을 직접 쓰고 용돈도 직접 관리하는 것이다. 용돈의 일정 금액을 먼저 '저축', 또는 '주식투자'하도록 지도해주고, '이자'가 생기면 그 금액도 따로 기입하며 '자신이 만들어가는 목돈 현황'을 보여 쑥쑥 알아서 자라나는(?) 자산을 보는 기쁨도 함께 느끼게 해주면 좋다. 그리고 저축과 투자를 하고 '남은 돈' 안에서 합리적으로 꼭 필요한 소비만 할 수 있도록 용돈관리하는 방법을 지도해주어야 한다. 이때 용돈이 부족한 경우가 생기면 '가족회의'를 통해서 '용돈인상'에 대한 안건을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좋다. 그렇다고 아무 이유도 없이 용돈을 늘려주는 것보다 '집안일' 가운데 자녀에게 알맞은 일을 선별해서 나누어주는 방법이 가장 유효하다. 학생은 '공부'하는 게 가장 큰 효도라며 아무 일도 시키지 않고 공부만 시키는 것은 아이를 '바보'로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적어도 자기 방청소, 자기 옷(세탁물) 정리하기, 자기 장난감 정리하기, 자기 친구 손님접대하기 등등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가정교육' 정도는 굳이 용돈을 주지 않고도 꼭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가르쳐야 한다. 이렇게 '당연히 해야 할 일'조차 용돈벌이 감으로 써버리면 다 커서도 하지 않고 뒤치닥거리를 해야 할 것이니 알아서 하시길 바란다.

한편, 책의 줄거리는 용감한 쿠키가 무사히 '킹덤 스쿨'에 입학하게 되었고, 첫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100골드의 용돈을 받게 되었다. 용감한 쿠키와 한 클라스에 모인 여섯 쿠키들은 저마다 나름대로 100골드를 소비하게 되는데, 학교에서 용돈을 '공짜'로 줄리는 만무하다. 용돈으로 받은 100골드를 함부로 탕진해버린 여섯 쿠키들에게 다가올 시련은 다름 아닌 '100골드'를 다 갚기 전까지 킹덤 스쿨을 졸업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딴에는 '비교육적'인 내용으로도 볼 수 있겠으나, 용돈(?)을 받고 나서 선생님의 말씀(!)을 주의 깊게 듣지 않은 쿠키들의 잘못도 있었기에 마냥 비판적으로만 볼 수도 없는 장면이다. 그나저나 여섯 쿠키들은 어떻게 해서 '100골드'를 다시 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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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 - 세상의 기준에 좌절하지 않는 어른의 생활법
양승렬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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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XIV / 한빛비즈 159번째 리뷰] 초등학교 졸업선물로 받은 <명심보감>을 시작으로 어릴 적부터 적지 않은 유교경전을 읽었더랬다. 하지만 스승님께 사사받는 수업이 아닌 '독학'으로 읽었기 때문에 뜻풀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냥 되는대로 주워 섬기는 방식으로 오랫동안 읽은 셈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좋은 말씀'에 대한 기준만큼은 명확히 새기고 있던 터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 부끄러운 일은 결코 하지 않는 자세로 살아왔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사람을 보는 기준이 '인성(人性)'의 좋고 나쁨, 옳고 그름으로 갈리는 편이다. 다시 말해, 내가 고개 숙여 존경하고 우러르는 마음을 지닌 사람은 '마음이 고운 사람'뿐이다. 그렇게 착한 사람에게는 진심을 다해서 예를 다하려고 노력한다. 허나 심성이 고약하거나 품행이 방정맞지 못하거나, 특히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주둥이만 나불거리는 사람은 딱 질색이다.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은 절로 '호감'을 사게 되고, 반대로 부정적인 사람은 '반감'을 띠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마찬가지로 예를 알고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내것을 아끼지 않고 가깝게 지내고 싶은 반면, 하는 일마다 투덜거리고 제 일마저 남에게 떠넘기는 몰상식한 사람과는 상종조차 하고 싶지 않다. 너무 당연한 소리 아니냐고? 이런 당연한 소리가 바로 <논어>에 다 적혀 있다.

그렇지만 정작 <논어>를 읽어본 사람은 내 주변을 보아도 그리 많지 않다. 행여 드물게도 읽어본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서 소감을 물으면 "너무 지루하고, 어렵고 딱딱한 말투 때문에 다 읽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하긴 나도 처음에 읽을 땐 딱 그랬으니, 뭐라 할 말은 없다. 그래도 '친절한(?) 해석'이 달려 있는 책들을 읽으면 그나마 읽을 만하다는 소극적인 권유를 하지만, 고루한 옛말투로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기도 하다. 그래서 <논어>를 '현대어'로 풀어낸 책이 절실했는데, 이 책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가 딱 그랬다.

물론, 이 책의 글쓴이가 지적하듯이 <논어>를 '완역본'으로 읽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데 동의하는 편이지만, 한자어휘를 남발한 책을 완독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기에 그리 권하고 싶지는 않다. 더구나 요즘 세대들은 '고사성어'에 담겨 있는 지혜를 읽으면서도 "어쩔 TV~"로 대꾸하곤 하는데 말이다. 뭔가 '가르치려는 의도'가 조금이라도 엿보이면 반감부터 생겨 어깃장을 놓곤 하니 조심스러운 접근법을 연구하는 것도 필요할 지경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쉬운 풀이'가 절실한 편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책은 <논어>의 전체를 실은 것이 아니라 '64개의 문장'만을 꼭 알아야 할 내용으로 삼고, 오늘날의 적절한 해석을 일일이 달아놓았으니, 그나마 읽을 만한 <논어>가 된 것으로 보인다. 솔직히 말하지만, '조선 그림'에 대한 해설도 꽤나 '교육적'으로 보여서 '수행평가'에나 도움이 될 법한 '예시(모범답안)'로 삼으면 그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논어>, 그 자체니까 말이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논어>를 쓴 사람은 '공자'가 아니다. 위대한 성현들인 '예수'도 <성경>을 직접 쓰지 않았고, '무함마드'도 <꾸란>을 쓰지 않았으며, '석가모니'도 <불경>을 손수 적지 않았다. 심지어 '소크라테스'도 자신의 저작물을 직접 남긴 것이 없다. 그런데도 이들의 '말씀'이 고스란히 전해져 내려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그들의 '제자'가 그분들의 '말씀'이 너무 귀하고 소중해서 제자들끼리 스승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기억해놓았다가 따로 모아서 책으로 남긴 것이 이른바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경전'인 셈이다. 그래서 나도 이런 성현들의 위대한 발자취를 조금이나마 따라하고자 '나의 가르침'을 전달하기 위해 손수 집필하지 아니 하고 '내 제자들'에게 열실히 필기를 하라고..쿨럭쿨럭

암튼,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논어>는 공자님의 말씀을 제자들이 적어 놓은 책이란 말이다. 더구나 공자는 교실 안에서 강의를 하는 '딱딱한 수업'을 하지 않았단다. 제자들과 함께 좋은 산천구경을 하며 다니다가 나무 그늘이 드리워지고 BGM으로 시냇물 소리가 졸졸졸 흐르는 곳에서 노닐다가 악기를 연주하다 흥이 오르면 '좋은 말씀' 하나씩 하나씩 풀어내고, 제자들은 그런 스승님의 흥취에 장단을 맞추다가 문득 '궁금증'이 떠오르면 질문을 던지는 꽤나 느슨하고 열린 수업을 진행하곤 했다고 한다. 그런 터이니 '강의 커리큘럼'이 따로 있을 리 없고, '교과 목표' 따위를 드러낸 교과서가 있을 리 만무하다. 그저 '떠오르는 영감'을 주는대로 받아 먹는 식으로 제자들도 공자님의 말씀을 적었을 뿐이다. 그러니 <논어>에 '읽는 순서' 따위는 없다. 아무 대나 손이 가는 대로 펴서 읽어도 무방하다는 뜻이다.

이런 식이니 <논어>를 '격식'을 따져가며 읽을 필요가 전혀 없고, 읽는데 부담을 가질 필요도 전혀 없다. 오히려 그런 부담감을 갖는 순간 <논어>를 제대로 읽기 힘들게 만든다. 그리고 '격식'을 내려놓고 읽다보면 때론 '파격'적으로 읽을 수도 있는데, 그럴 땐 '그런 맛'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경전>을 곧이 곧대로 해석하려는 '교조적인 분위기'가 오히려 성현의 말씀을 곡해하고, 원래의 뜻을 왜곡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짓이 되는 경우가 더 흔하기 때문이다. '좋은 말씀'은 우리 마음을 풍성하게 해주는 '마음의 양식'이 되는 법이다. 그러니 <논어>를 읽을 때에도 아무 거리낌없고 막힘 없이 읽어내려가면 되는 것이다.

이를 테면, <논어>의 가장 유명한 문장인 '學而時習之 不亦說乎也'도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느냐'라고 직역을 해버리면, 그 뜻이 살지 못한다. 이 문장의 뜻은 한마디로 '아는 것이 많아지면 즐거워진다'는 공부하는 학생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자세라고 하더라도 '강요'하게 되면 즐거울 턱이 없다. 그래서 공자는 '때 시'를 강조한 듯 싶다. 언제 '학습'을 하면 가장 기쁘겠는가? 바로 '알고 싶은 것'이 생겼을 바로 '그 때' 알 수 있고, 깨우칠 수 있다면, 머릿속에 전구가 밝게 빛나듯, 지혜의 샘물이 콸콸 솟아나듯 '앓의 경지'에 다다랐을 때야말로 진정 기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로 풀이를 하면, 이해가 쏙쏙 될 것이다. 이처럼 오래된 문장을 '곧이 곧대로' 이해하려고 할 필요가 없다. 공자가 살던 시대와 오늘날이 수천 년이라는 세월의 격차가 있는데, 이를 '세대차이'로 셈을 해본다면 얼마나 큰 차이겠느냔 말이다. 그렇다고해서 '과거의 지혜'가 세월이 흘렀다고 '낡은 지혜'가 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왜냐면 그 때에도 '사람'이 살았고,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으니, '사람' 사는 데에는 다 그렇고 그렇게 살아가는 법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 이를 '욕망' 또는 '욕구'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욕망은 수천 년의 시간이 지나도 달라질 것이 없단 말이다. 다만, 사람이 살아가던 '세상의 모습(양식)'이 달라졌을 뿐이다. 그러니 그 '양식'만 조금 다르게 해석하면 '좋은 말씀'은 그대로 오늘날에도 '유용한 지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본다면 <논어>는 절대 고리타분한 옛글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생생히 살아 있는 지혜로 우리가 엿보고 배울 만한 '훌륭한 교과서'인 셈이다. 다만 그 교과서를 '현대어'로 슬기롭게 바꾸어 읽을 수 있는 '짬바(경륜, 또는 경험, 삶의 지혜 따위)'가 필요한 셈이다. 일단 이 책의 글쓴이가 '풀이'한 내용을 참고 삼아 읽어보길 바란다. 그러면 <논어>뿐만 아니라 '다른 경전'들도 충분히 쉽게 해석하며 읽어 나가는 짬바(?)가 생길 것이다. 그런 짬바로 '좋은 말씀'을 다시 되새기며 읽다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조금쯤은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것도 느끼게 될 것이다. 좋지 않은 점이 보인다면 '고치고 싶은' 용기도 생길 것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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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세이프 씽킹 - 불안을 성공으로 바꾸는 사고법
조나 삭스 지음, 서은경 옮김 / 한빛비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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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세이프 씽킹>  조나 식스 / 서은경 (2024)

[My Review MDCCCLXIII / 한빛비즈 158번째 리뷰] 성공에 이르는 길은 '레드 오션'이 아니라 '블루 오션'에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레드 오션'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왜냐면 그곳은 '이미' 성공해서 널리 알려진 '안정'적인 경쟁구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루 오션'은 '아직' 미개척지와 다름 없다. 그곳은 아직까지 성공했다고 알려지지도 않았고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낯선 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당신이 가야 할 길은 어느 쪽일까?

우리는 이 뻔한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익숙한 것'에서 탈피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남들이 다 하는 안정적인 삶에서 조금이라도 이탈을 하면 불안에 빠져 허우적거릴 정도로 나약해 빠졌다. 과감한 도전이 필요한데도 그러지 못한다. 왜냐면 그 길만이 '성공하는 지름길'이라고 철떡같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유치원-사립초등학교-국제중-명문외고-명문대-대기업 입사] 이런 공식을 줄줄이 세워놓고 고~대로 따라기 급급하다. 그렇게 대기업 신입사원이 되면 '성공한 삶'일까? 정답은 그냥 '월급쟁이'다. 대기업 정사원이 되었으니 조금 더 받는 월급쟁이 말이다.

이 책 <언세이프 씽킹>에서는 그런 삶을 '성공'이라 부르지 않는다. 치열한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한마디로 '경쟁사회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는' 몸부림에 불과하다고 직언한다. 왜? 너무 '안전'을 추구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조금 불편하겠지만 '도전'을 하고, '모험'을 하는 삶이 어쩌면 성공에 이르는 진짜 빠른 길일 수도 있고, 설령 성공에 이르지 못했다하더라도 굉장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이어서 다른 이에게 귀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가치' 있는 삶이야말로 <언세이프 씽킹>이 추구하는 진정한 성공적인 삶이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맹신하지 않는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나처럼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걸 다 따라해봤던 경험자로서 그렇게 해도 성공하지는 못하더라는 값진 교훈만 얻었다. 그래서 난 '성공의 법칙' 따위는 없다고 말하는 편이다. 그리고 '부를 쌓는 것'이 곧 '성공'이라는 생각도 버렸다. 단순히 돈만 많이 벌거나 모을 수 있는 방법이라면, 그렇게 성공했다한들 그닥 행복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왜냐면 가난하게 살다보니 돈을 그리 많이 들이지 않고도 행복해지는 방법을 이미 터득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건강'이다. 돈 좀 벌어보겠다고 이리저리 용을 쓰다보니 덜컥 '건강'을 해치게 되었고, 그렇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니 돈 많은 것은 아무 짝에도 쓸데가 없었다. 정작 돈을 주고 '건강'을 다시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건강을 회복한 비법은 '규칙적인 일상'을 되찾는 것이었다.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푹 쉬고, 적당히 운동하고, 적게 먹는 습관을 들였더니 차츰차츰 건강이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병원신세는 크게 지고 있지 않다. 이런 몸으로 또다시 '성공신화의 늪'에 빠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성공'에 이르는 삶이란 말인가? 두 말 할 것도 없이 '가치' 있는 삶'이다. 그리고 가치 있는 삶이란 남들이 '해보지 않은' 나만의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안전(세이프)한 생각'이 아닌 '안전하지 않은(언세이프) 생각'을 실천하는 용기를 뿜어내야만 한다. 그래야 온전히 나만의 독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런 '나만의 삶'은 종종 진정한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웬만한 <위인전>을 읽어보면 저절로 고갤 주억거리게 될 것이다. 그런 위인들의 삶이 참으로 '안전하지 않은 생각들'의 연속이었다고 말이다. 남들 하는 것처럼 '따라쟁이'였다면 결코 인류를 위해서 위대한 업적을 남기지 못했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 책도 '성공법칙'을 말하기는 마찬가지다. '안전하지 않은 생각(언세이프 씽킹)'을 실천하면 누구나 성공에 이르는 놀라운 비법이라고 강조하기 있기 때문이다. 허나 교육자로서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이런 '언세이프 씽킹'은 언제나 '피프티피프티 법칙(50:50 법칙)'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창의성'을 기르는 수업을 진행하겠다면 학부모와 학생들 모두 반가워하지만, 그런 참신한 교육을 통해서 '창의성'이 높아진 것이 '학교내신(성적)'에 조금이라도 누를 끼치게 되면 곧바로 '보습학원'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학생과 학부모를 말릴 수 없었다. 그들의 선택이 완벽하고 완전하게 '틀린 삶'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선택을 하고도 '명문대'에 입학하고, 돈 잘 벌고, 결혼 잘 해서, 애 낳고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만의 교육소신은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우리는 '창의적'이지 않아도 그럭저럭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난 그런 삶이 '성공'에 가깝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조금 더 풍요롭고 여유롭게 사는 것이 '성공'이라고 한다면 남들보다 조금 덜 풍요롭고 쪼들리게 사는 것은 '실패'한 삶이란 말인가? 그건 절대로 아니기 때문에 그런 넉넉함을 '성공'이라고 인정하기 싫은 것이다. 진정한 성공이란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런 굳건한 힘 위에 쌓은 것이라야 위대한 금자탑을 쌓아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금자탑은 애초에 많은 사람들이 '시도'조차 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왠지 불안해서 도전조차 하지 못했는데, 그런 걸 과감히 도전해서 많은 이들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쌓아올리다 무너진 것이 바로 '실패'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굳건한 힘 위에 쌓다 쓰러진 탑을 보고서 손가락질 하기보다는 안타까워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응원과 박수를 아끼지 않게 된다. 그것이 바로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고, 진정한 성공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안전하지 않은 생각'을 생활화해야 한다. 쌓아올리고, 또 쌓아올리는 이들을 향한 열화와 같은 응원과 박수가 끊이지 않게 말이다. 그들이야말로 진정 용기있고, 올곧은 저항을 할 줄 알며, 올바른 비판정신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다. 기존의 틀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안정만을 취하는 사람들에게 일깨워주길 바란다. 새로운 것을 향해 도전하고 모험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말이다. 남들과 '똑같은' 삶이 아닌 '나만의 삶'을 추구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생각 끝에 조금은 '불안한 선택'을 하는 것이 당신의 삶에 '최고'는 아닐지언정 '최선'을 선사해줄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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