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씨남정기 : 여자의 적은 여자인가? 물음표로 따라가는 인문고전 19
강영준 지음, 박미화 그림 / 아르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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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포의 <구운몽>은 즐겨 읽었지만, <사씨남정기>는 이번에 처음 접했다. 비교적 어릴 적에 접했던 <구운몽>이 그닥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만중의 정치적 성향이 '서인'이었던 탓도 컸다. 굳이 페미니즘 관점이 아니더라도 '일부일처제'의 조선시대에 팔선녀와 인연을 맺고 인생의 희노애락이 그저 일장춘몽에 그치지 않다는 내용이 상당히 모순적이라고 여겼기 때문이고, 정치적으로 봤을 땐 '서인의 영수'였던 송시열의 당파가 훗날 노론으로 이어지고 끝내 조선을 망국으로 이끌었다는 괴씸죄를 김만중에게도 은근히 따져 물었던 탓이 컸기 때문이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미지)이 안 좋아 읽지 않았던 것이다. 암튼 뒤늦게 접한 이유는 여기까지다.

 

  하지만 <서포만필>에서 밝혔듯이 김만중은 '우리말글의 소중함'을 일찌감치 깨닫고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한글소설'로 창작했더랬다. 안타깝게도 <사씨남정기: 한글본>은 현재 전해지지 않고, '한문본'만 남은 탓에 원작이 없는 상황이지만, 수많은 '이본'에서나마 '한글본'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에 그의 선각적인 업적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당시 양반사회에서 천하게 취급받던 '한글'의 처지로 보았을 때, 양반가문의 사람이 '우리것'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않고 손수 '소설'로 적어 남긴 것은 칭송 받아 마땅할 것이다.

 

  중략하고, 이 책은 두 가지 관점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데서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다. 하나는 소설의 내용이 당시 '환국정치'를 일삼고 자신을 유배 보낸 숙종의 정치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으며, 다른 하나는 홀로 자식을 기르며 모진 고생을 한 어머니 곁을 지키지 못하고 발길도 닿기 힘든 머나먼 섬으로 유배를 감으로써 효도를 다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성리학적 관점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관점으로 봤을 때, 남성 위주의 '가부장제 사회'에 대한 비판은커녕 순응하며 살면서 여성들끼리 싸우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잘못된 인식을 지적할 수도 있다.

 

  첫째, 숙종의 환국정치를 살펴보자. 숙종은 신하들이 파벌을 지어 '예송논쟁'을 벌여 왕권을 우습게 아는 것에 환멸을 보였다. 그래서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등극했음에도 우암 송시열에게 사약을 내리는 등 '강력한 왕권'을 휘두르는 임금으로 실력행사를 하였다. 그리고 그 실력행사의 정점이 바로 '환국정치'였던 것이다. 그런데 마침 숙종의 아내들이 정치적 상황과 교묘히 맞아 떨어진다. 둘째 부인이었던 '인현왕후(서인)'와 후궁이었던 '장희빈(남인)'이 그렇다. 소설에서는 남편인 유씨의 처 '사씨'와 첩인 '교씨'가 각각 인현왕후와 장희빈으로 등장하는 것처럼 딱 들어맞는다. 과연 김만중은 소설을 통해서 '환국정치'를 에둘러 비판하여 했던 것일까? 하지만 증거는 없다. 정황이 예언처럼 맞아 떨어진 것은 우연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만중은 유배간 지 2년 만에 병이 들어 죽었다. 정치적 비판이 의도된 것이었다면 '서인쪽'에서 <사씨남정기>로 여론몰이를 하며 정국을 유리하게 이끌었어야 하는데, 그런 동향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성리학적 유교사상에서 양반이 솔선수범해야 했던 덕목이 바로 '예'다. 그중에서도 '효'는 최고의 가치였으며, '불효'를 하면 신분고하를 불문하고 사형에 처할 정도로 엄격했던 조선이다. 특히, 조선 중기를 넘어서면서 조선은 '예법'은 더욱 강조되었다. 자신들의 무능을 '철저히 예법을 지키는 것'으로 덮으려 시도했기 때문이다. '예송논쟁'이 첨예한 대립을 벌일 정도로 심각하게 다룬 까닭도 바로 이런 까닭 때문이다. 그래서 김만중이 홀로 계신 어머니에게 못다한 효를 실천하기 위해 어머님이 좋아하실 만한 내용의 '소설'을 직접 지은 것은 효의 관점에서 유심히 볼 대목이다.

 

  그런 까닭에 <구운몽>이나 <사씨남정기> 모두 여성이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소설의 여성들은 조선의 여성이 반드시 지켜야할 '예법'을 성실히 지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바다. 열녀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여성들의 삶'이 끝내 복을 받고, 그렇지 못한 여성은 벌을 받는..지극히 당연한 내용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어릴 적의 난, 과연 이런 내용이 어머님에게 즐거움과 흡족함을 줬을지 의문이었다. 남성 위주의 꽉 막힌 사회속에서 남편도 없이 두 아들을 급제시킬 정도로 살림을 꾸려나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인데, 소설속에서까지 '그런 꽉 막힌 여성의 삶'을 강요하는 내용으로 그려내는 아들이 원망스럽지는 않았을지...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김만중의 어머님은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욕했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조선시대 여성의 삶을 여성 스스로 '기록'을 남기지 않았으니 알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렇게 김만중의 작품을 분석해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사씨남정기>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제목만 보면 '사씨가 남쪽으로 간 까닭'이라는 부제가 달릴 법도 하다. 교통 등 여러 사정으로 여행이 쉽지 않던 시대였고, 더구나 '여성'이 먼 곳으로 정처 없이 떠돈다는 일은 굉장히 이례적인 까닭에 당대에는 제목만 보고도 엄청난 이슈를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 '도대체 무슨 까닭이 있길래 여인의 몸으로 머나먼 곳을 떠돌게 되었단 말인가?' 하고 말이다.

 

  그리고 책을 펼쳐보면, 한 남자를 두고서 두 여인이 갈등을 벌이는 장면이 압권이다. 더구나 정숙하고 선량한 처와 교활한 첩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은 '권선징악'이란 교훈을 끌어내는 전형적인 구성이라 '전기수(책을 읽어주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서는 듣는 이로 하여금 심금을 울리다 못해 '악역'에 대해 분노를 탱천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여기까지다. 분명 '처첩제'에 대한 비판적인 성격이 담겨 있는 내용인데, 결말에선 '또 다른 첩(임씨)' 등장하며, 선량하고 순종적인 첩을 들이면 집안에 평화가 찾아온다는 뻔한 결말로 이야기를 끝맺기 때문이다. 더구나 첩을 들이는 주체가 남자가 아닌 여성(사씨)이기 때문에 더욱 전형적인 소설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보면 <사씨남정기>는 오늘날 '독자의 관점'에서 그닥 추천할 만한 '고전소설'이 아님을 넘어 '부적격'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어느 부모가 자신의 딸에게 모진 고난이 찾아오더라도 남편에게 순종적이며, 대를 잇기 위해 아들을 꼭 나아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엔 '첩'을 들여서라도 숙제를 해결해야 하며, 그로 인해 남편과 첩에게 질투를 보여서도 안 된다...고 교훈을 가르칠 것이냔 말이다. 그렇다고 아들에게 권장할 책도 아니다.

 

  그러니 <사씨남정기>를 그렇게 읽으면 안 된다. '시대의 비극'은 극복하기 위해 통찰해야 하고, '모순된 시대'는 해결하게 위해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순종적인 여인상 만이 옳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면, 성평등시대를 맞아 양성평등의 가치에 입각해서 아직까지도 남성위주의 모순된 사회속에서 '여성의 가치'를 밝히고, 불평등한 사회속에서 '여성이 해야만 할 일'에 대해 생각해볼 꺼리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마냥 순종적인 사씨의 문제점'을 밝히고, '가부장적인 사회인데도 무능하기만 한 유씨'에 대한 비판하며 읽어야 한다. '사악한 교씨와 그 일당들'은 여성이라서 더 나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나쁜 것이고, 어떤 벌을 받아야 마땅한지 논의하는 것으로 족할 뿐이다.

 

  결코 해서는 안 되는 것은 바로 [여자의 적은 여자다]라는 잘못된 인식을 무비판적으로 논의하는 것이다. 이런 주제는 토론주제로도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대체 잘못된 가치관으로 무슨 논의를 한단 말인가? 자칫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섣부른 선입견만 심어줄 뿐이다. 다시 말해, 여성끼리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여자에게 득이 될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으며 '편견'을 조장할 필요가 전혀 없다. 차라리 교활하고 사악한 꾀에 홀랑 속아넘어가서 집안을 풍비박산 내버린 무능한 남편 유씨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변호할 줄도 모르고 마냥 순종적인 모습으로 일관한 본처 사씨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더 현명한 독자의 자세다.

 

  한편, 교활한 교씨를 장옥정과 교묘히 오버랩 시켜서 '작품해설'하는 것도 식상하니 적당히 했으면 좋겠다. 실상 남성중심사회였던 조선시대에 '인현왕후'와 '장희빈'이 직접 나서서 정치일선을 지휘한 것도 아닐 텐데...또한, 강력하다 못해 카리스마 철철 넘치는 숙종이 '여인네의 치마폭'에 휘둘려 환국정치를 펼쳤다는 내용은 '드라마틱'한 즐거움(!)은 줄지언정 실상과는 사뭇 다를 테니 말이다. 설령 아주 관련이 없다손치더라도 '장희빈의 가문'이 남인들을 대표하지 못하였기에 가능성이 희박한 스토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숙종에게 '장희빈', 그리고 '최숙빈'은 정치색이 희박한 '러브스토리'에 가깝다는 점에서 해석하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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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석세스 - 폭발적 성장을 위한 50조 사업가의 대성공 원칙
댄 페냐 지음, 황성연.최은아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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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주옥같은 리뷰들을 읽어본 적이 있다면, 내가 '자기계발서' 같은 책들을 얼마나 좋아하지 않는지 잘 알 것이다. 나에게 '자기계발서'는 화장품 광고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미인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미인들은 한결같이 '그' 화장품을 바르면 자신처럼 아름다워질 수 있다며 매혹적인 포즈를 취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 화장품을 바르지만 결코 '그' 미인처럼 될 수는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도 수많은 여성들은...아니 거의 모든 여성들은 '화장품'을 사서 바른다. '그' 미인처럼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그' 고가의 화장품을 사서 바르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을 충족시켜주지 않더라도 그걸 바름으로해서 '뭔가' 노력이라도 하고 있다는 핑곗거리를 대신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자기계발서'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꿈꾸며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을 엿보기 위해서 '자기계발서'를 들춰 보지만, 그 가운데 진짜 성공한 사람들은 손을 꼽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성공한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 사람들이 '자기계발서'를 읽고서 성공에 다다른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마치 '미인'은 유전자의 힘에 의하거나 성형수술의 노력(?)으로 탄생하는 것이지, '그' 화장품을 발라서 미인이 된 것은 아니란 얘기다.

 

  그렇다면 '자기계발서'를 읽고 영감을 얻어서 부의 성공을 이룬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겠느냐는 반문이 나올 법하다. 이에 대한 대답은 "물론, 있다"일 것이고 말이다. 이른바 '후발주자'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고, 그 가운데 성공한 이들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고, 웬만큼 부를 논할 수 있을 만한 자잘한 성공담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여드름투성이의 앳된 소녀가 '그' 화장품을 바르고서 백옥같은 피부의 미인으로 거듭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성공의 공식은 없다'는 것이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보고 실천해본 내 경험의 결론이기도 하다.

 

  난 '이 책에 열광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많다'는 홍보문구가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댄 페냐의 성공 공식을 유심히 들여다보니, '기대이상'의 성공을 거둔 이들은 없다. 성공한 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늘 '기대이하'였다. 다시 말해, 성공의 크기를 원대하게 잡아야 한다. 그래야 그보다 조금 작은 '대성공'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로 압축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댄 페냐는 한마디를 덧붙인다. "나는 난 불가능하다고 남들이 말하는 목표를 달성한 다음에 항상 후회한다. 왜 더 큰 목표를 세우지 않았는지 말이다"...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땡기는 시원한 발언이다. 뒤이어지는 말은 더욱 통렬하다. "그 정도 자세와 목표로는 그저 그런 인생밖에 살 수 없다"고 말이다.

 

  물론, 이런 유형의 '자기계발서'가 없지는 않았다. 우리 나라에서도 <꿈꾸는 다락방>을 쓴 저자가 말했다. "당신이 꿈꾸는 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니 꿈을 원대하게 꿔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매우 점잖은 말투로 조곤조곤 속삭였다면, 댄 페냐는 매우 직설적이다. 자신의 그릇이 작다는 생각은 하지도 말아라. 실패를 두려워하지도 말아라. 만약 그릇이 작아서 실패했다면 다음에 더 큰 그릇을 만들어서 도전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천하라. 그러면 성공이 뒤따를 것이다...이런 말을 듣고도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는다면 젊은이가 아닐테니 말이다. 이 책이 2030세대에게 큰 울림을 주는 까닭은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성공 이후의 삶'에 대해 말하고 싶다. 흔히들 '곳간에서 인심난다'면서, 남들에게 베풀며 살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부자가 된 다음에 하라고 조언(?)하곤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가난한 이들이 서로 돕고 사는 것보다는 부자가 되어서 넉넉하게 도움을 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부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오히려 '가난은 나랏님도 고칠 수 없는 병이다'라면서 가난한 이들을 몹쓸 질병이라도 되는 듯 경멸하는 부유한 이들의 고약한 마음씨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애초부터 '성공의 속성'이라는 것이 남을 짓밟고 올라서야 하는 것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성공'을 한 사람들의 행보가 넉넉한 인심으로 이어지는 것을 좀처럼 볼 수가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데도 수많은 이들이 성공을 꿈꾼다. 나중에 갑질을 하든 어쨌든 일단 '부자'가 되고 난 다음에 어찌 해보겠다면서 말이다.

 

  암튼, 난 '부자를 존경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를 쌓는 일이 결코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착한 부자들'이 많은 사회를 꿈꾼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자가 되라는 책도 그닥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런데 부자가 되기 위한 길이 녹록치 않은 탓인지 부자가 된 다음에, 성공을 달성한 다음에 행하는 이들의 마음씨가 참으로 독선적으로 보일 뿐이다. 과연 이 책을 읽고 영감을 얻어 '부의 성공'을 이룬 이들은 선량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물론, 이 책에는 그런 고민이 없다. 그저 '폭발적인 성공을 이룬 50조 자산가의 성공대원칙'만 담겨 있을 뿐이다. 어찌나 폭발적인 성공원칙인지 '퀀텀 리프(비약적인 도약)'라고 소개할 정도다. 이 책을 사면 부록으로 얻을 수 있는 '수첩'의 제목이기도 하다. 한장한장을 넘길 때마다 <대냐의 성공대원칙>이라고 불리는 113개의 격언들이 하나씩 수를 놓고 있는데 날마다 계획을 실천하면서 충고로 삼기에 딱 좋다. 여기에 자신이 성공을 이루고 난 다음에 '할 일'도 함께 적어보면 어떨까 싶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내일을 만들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다.

 

  끝으로, 자극적이고 짜릿한 것만큼 인생을 즐겁게 하는 것도 없다. 이 책을 읽고 성공을 꿈꾸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짜릿한 것만 쫓으며 살 수는 없는 법이다. 댄 페냐의 법칙에 따르면 50조 자산가가 500조 자산가로 되는 것은 식은죽 먹기만큼이나 쉽다. 하지만 나는 '감히' 덧붙이고 싶다. 500조 자산가가 되어서도 온통 자기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면, 성공은커녕 '실패'와 다름 없다고 말이다. 이 책이 '꿈을 쫓는 삶'을 위한 짜릿한 조언을 주었다면, 당신은 '꿈을 실천하는 삶'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베푸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감히 '자기계발서'에 소박한 바람을 덧붙여본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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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31 12: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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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3 21: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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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배우다 REːLEARN - 인생 리부팅을 위한 27가지 배움의 질문들
폴 김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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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부터 '만학(晩學)'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니 늦은 나이에 뭘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그리 신선할 것도 없는 평범한 일일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의 저자가 '폴 김'이라는 것도, 그가 미국 유명대학의 교육대학원 부학장을 지냈고, 최고기술경영자에 있으며, '국경 없는 교육'을 실천하는 대단한 '현장' 교육자라는 사실이 이 책에 권위를 부여하여 그럭저럭 괜찮은 책이니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점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새롭게 다시 시작할 용기를 가졌다면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이 책의 핵심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러고 난 다음에 '폴 김'이라는 대단히 유명하고 유능한 사람도 '다시, 배우다'는 것에 이렇게 가슴 설렜으니 당신도 틀림없이 그럴 것이라는 부차적인(!) 메시지에 잠시 눈길을 주면, 그뿐일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봐도 그럴 것이다. 첫걸음을 걸었을 때, 엄마라고 처음 말을 했을 때, 유치원에 처음 가서 수많은 또래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나 자신이 느꼈을 법한 '설레임'도 대단했겠지만, 그보다 주위의 반응이 더 뜨거웠기에 그런 설레임은 그 자체로 기쁨이 되었고, '또 다른 설레임'을 찾으려 새로운 것에 또 도전하고 계속 도전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도전의 연속이 시들해진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첫걸음에 익숙해졌을 즈음부터 주위의 관심은 시들해지고, 방구석 탐험을 모두 마쳤을 때부터는 익숙해진 걸음에 금새 다른 관심을 쏟았을 것이다. 또한 말문이 처음 터졌을 땐 스타를 향한 함성보다 더 컸던 주위의 반응이 유창한 언변의 마술사가 되었을 즈음에는 엄마를 100번 쯤 불러야 겨우 한 번 쳐다보게 되었을 것이다. 유치원 졸업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초등학교 입학의 설레임도 잠시...중학교 입학, 고등학교 입학, 심지어 대학교 입학을 해도 주위의 반응은 점점 시큰둥해지게 되었을 것이다. 설레임도 함께 줄어들었을 것이고 말이다. 왜일까?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지만, 배움이라는 속성이 '첫 설레임'과는 딴판으로 갈수록 지치고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점점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일에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고, 잘 할 수 있을 때까지 무한반복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방법만이 유일한 방법이며,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면 엄격한 평가를 통해서 '실력검증'을 받아야만 통과가 되는...그렇지 못하면 그 과정을 또다시 반복해야 하며, 통과할 때까지 잔소리를 덤으로 받아야 하는..정말 '학생'이라는 신분이 싫어질 만도 하다. 어쨌든 '학생'이라는 신분이 '배움에 몰두할 수 있는 인생의 유일한 기회'인데도 말이다. 이렇게 학창시절에는 배움을 지치고 지겨운 일쯤으로 여길 뿐이다. 수많은 이들이 말이다. 그렇다면 '만학도'들은 도대체 무엇을 배운다는 걸까? 이렇게나 지겨운 것 과정을 '누구도' 강요하지 않는 늦은 나이에 자발적으로 왜 하려는 것일까? 이쯤 되면 참 신기한 일 아닐까.

 

  그런데 폴 김은 말한다. 자타공인 대단한 사회적 지위에 있는 자신과 어렵사리 면담을 신청한 학생과의 우연한 대화를 통해서 '대단한 자신'도 아직 배울 것이 남았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이다. 그리고 '현장' 교육가인 자신이 아직 시도하지 못했던 '현실' 교육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기꺼이 '비행기 조정'을 배우게 되었다고 말이다. 너무 늦은 나이라 배움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고, 마침내 하늘을 날았을 때 자신이 펼칠 수 있는 꿈에 기대이상으로 부풀 수 있었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 '늦은 배움'을 통해서 배울 점이 참 많았다고 이 책에 조목조목 적어 놓았다.

 

  책 내용은 둘째치고, 난 '만학'에 새삼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논술쌤이라는 직업병 때문에 늘 '새책'을 뒤지고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쏟으면서 '다음 수업시간에는' 아이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걱정했기 때문이다. 지금, 세 번째 직업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아이들과 독서논술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결코 놓칠 수 없기에 없는 시간도 쪼개서 책을 읽고 또 읽고 있다. 하지만 하루일과만으로도 지쳐버리는 고된 업무를 하면서 '독서'를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고, 그렇기에 즐거운 논술수업도 어느샌가 부담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만학'이라는 관점으로 다시 생각해보니, '부담'은 줄이고 '다시'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떠올랐다. 그건 바로 '설레임'이다. 언제부터인지 난 '수업준비'를 위해서 억지로 책을 읽고 있었나보다. 독서라는 것이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 즐거움'을 위해서 읽는 것인데, 고된 하루를 보내다보니 마음의 여유마저 잃어버리고 방황 아닌 방황을 했었더랬던 모양이다. 하긴 '읽고 싶은 책'보다는 '읽어야 할 책'만 줄창 읽었어야 했으니 말이다.

 

  이젠 좀 내려놓고 '책 읽는 즐거움'을 찾아보려 한다. 일 년 동안 100권 읽기에 첫 성공을 하며 기뻐했던 그 시절의 설레임을 다시 되찾고 싶어졌다. 지금이야 200권, 300권도 거뜬히 읽고 있지만 정작 '설레임'은 까맣게 잊고 지냈기에 '다시, 시작'하려 한다. 정말이지 배움의 끝은 없다. 이미 알고 있는 것도 새롭게 다가오니 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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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기획 - 회사 안팎으로 살아남는 기획자가 되는 법
김도균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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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론 따위는 집어 치우고, 이 책은 작게는 'PPT 마스터 되는 법'으로 읽을 수도 있고, 크게 보면 '부유한 삶을 살아가는 능력자 트레이닝북'으로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의 핵심은 다름 아니라 '기획자 되는 법'이고 말이다. 우리는 막연히 '기획'을 거창하게 생각하며 똑똑한 사람이나 높으신 양반들이 하는 전유물처럼 생각하기 일쑤인데, 이 책을 읽어보면 '기획'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며, 특히나 '내 삶'을 기획하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매우 긍정적인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기획'은 잘 하기도 힘들 뿐더러,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신통치 못하게 끝맺음을 하기 일쑤인 탓에 마냥 어렵게만 느껴질 뿐이다. 회사에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다 시간에 쫓겨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고, 발표라도 할라치면 목소리는 왜 그렇게 떨리는지..심지어 발표를 하다 목이 매이고 울음이 터진 적도 부지기수로 있었을 것이다. 이런 판국에 '기획자'가 되라니...책을 읽기 전까지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 틀림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반드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기획자가 되어 보고 싶다'고 말이다. 그리고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회사에 제안을 해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왜냐면 회사는 내 능력을 인정하고 내 재능을 한껏 키워줄 요량을 나를 뽑아준 것이 아니라 쓸만한 능력이 있다 싶으면 몇 년 써먹다가 새로운 인재가 등장하면 가차없이 내다버릴 생각밖에 없다는 '팩트'를 이 책에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IMF 이후에 '종신고용(가족주의)'은 없어졌다. 회사에 내 청춘을 바쳐도 회사는 빨대 꽂을 생각뿐이지 퇴직 이후의 삶까지 보장해주던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렇다고 회사에 불성실하게 다니라는 말은 아니다. 기왕 회사에 입사를 했다면 '스킬을 배워라'. 회사도 아무에게나 스킬을 가르치지 않는다. 능력이 되는 사원에게 주어진 소중한 기회이니 유용하게 배우고 써먹어야 한다. 그러다 더 배울 스킬이 없다면 '과감히' 이직을 생각해보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심지어 '이직'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 좋단다. 왜냐면 '스킬'을 더 많이 배우고 진정한 능력자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능력을 키웠으면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부업'을 시도하라고 적극 권유한다. 당신의 수입을 확실히 늘려주기 때문이란다. 일종의 '투잡'을 뛰라는 얘긴데, "회사 다니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언제 짬을 내서 투잡을 뛰란 말예요. 난, 차라리 푹 쉬는 여유를 부리고 싶어요. 내 삶의 여유와 힐링으로 '워라벨'을 높이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라 생각해요"라고 항변하는 이들도 꽤나 많을 것이다. 솔깃한 말이지만,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회사 안에서 기획하는 방법을 터득한 뒤에 회사밖에서도 기획의 힘을 발휘한다면, 월 2000만 원의 소득도 어렵지 않게 벌 수 있습니다. 물론, 투잡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나에게 딱 맞는 '부업'을 찾으면, 본업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부업을 통해 해소하면서 소득도 짭짤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이 그 증거라면서 말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능력을 '한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저자는 누구보다 'PPT 마스터'로서 자신하지만, 자신을 'PPT 전문강사'로 소개하지 않는단다. 자신은 'PPT 기획' 뿐만 아니라 '다른 기획서 작성'도, '기획서 강의'도, '영어'도, '일본어'도, '유튜브 영상편집'도, 심지어 '페이스북'을 통해서 전세계 구독자와 사업상담까지 여러 분야에 재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재능을 어느 하나로 국한하는 어리석은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히고 있다.

 

  사실, '기획자의 능력'은 무엇보다 '통찰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쪽을 잘하면 저쪽도, 그쪽도, 요쪽마저 잘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기획자의 능력'을 발휘해서 못할 일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물론, 그런 능력을 갖출 때까지 오랜 시간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그런데 '기획자의 능력'을 갖춘 인재가 말처럼 쉬운 일이라면 누구나 다 했을 것이다. 주식 쫌 한다고 누구나 '워렌 버핏'이 될 수 없고, 컴퓨터 쫌 만진다고 누구나 '빌 게이츠'가 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본업'에 충실하기도 힘든 수많은 직장인들이 있는 현실속에서 '스킬'만 쏙쏙 배워서 '부업'으로도 성공가도를 달리라는 조언은...중고생들에게 "시험에 나올 문제만 골라서 공부하면 내신만점은 따논당상이에요"라고 코칭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정작 문제는 '어떤 문제가 시험에 나올지 모른다'는 것인데 말이다. 도대체 어떤 직장인이 '이직'을 거듭하면서 '유용한 스킬'만 쏙쏙 빼내서 '자기만의 사업'을 시도해서 성공을 거두누냔 말이다. 마치 카카오톡이나 야나두 등과 같은 '스타트업의 성공신화'를 듣는 것처럼 먼 이야기로 들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자기 삶의 기획자'로 살아가라는 조언은 귀담아 둘만 했다. 평생을 남 뒤치닥거리만 하면서 푼돈을 버는 것에 만족하며 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비록 쪽박을 차더라도 온전한 '내 삶'을 살아가는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런 용기를 가진 이들에게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수많은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승리의 발판'으로 삼아 다시 뛰려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이 될 책이기도 하다. 나도 나름 '본업'과 다른 '부업'을 하며 투잡을 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 배운 '기획의 힘'을 유용하게 써먹어 보려 한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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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뿔돼지
갈로아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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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라의 세계는 심오하다. 흔히 구라를 '거짓말'이나 '거짓'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데, 정말 큰 오해다. 왜냐면 거짓말은 그저 남을 속이기 위한 '도구(수단)'에 불과하지만 구라에는 철학이라는 '목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구라를 통해서 거대하고 심오한 상상력을 '체계적'으로 승화시켜 '과학'이라는 놀라운 학문적 성과를 얻어내기도 한다. 이게 절대 구라가 아닌 것이 바로 '공룡의 진화'를 밝혀내는 원동력인 탓이다.

 

  비단 '공룡의 세계'만 밝히는데 구라가 빛을 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천동설'이 지배적인 시대에 코페르니쿠스라는 구라쟁이는 '지동설'을 내밀며 "사실은 지구가 돌고 있어요. 진짜예요~"라며 구라를 내질렀었더랬다. 이를 이어받은 갈릴레이는 종교재판장을 나서면서도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며 구라쟁이들의 아이돌(우상)이 되었더랬다. 그리고 이런 구라쟁이들을 아이돌로 숭배하는 빠순이들이 속속 등장했는데, 우리는 그 이름을 이미 <다빈치 코드>라는 명저로 익히 알고 있다. 바로 '프리메이슨' 말이다. 이들은 흔히 '석공 길드'로 알려져 있으나, 아이작 뉴턴, 벤자민 프랭클린 등도 모두 프리메이슨 회원이었다. 이쯤 되면 '구라'는 더는 구라라고 지껄일 수 없게 된다.

 

  이처럼 과학자들은 거의 대부분 구라쟁이들이다. 아인슈타인도 어릴 적부터 '사고실험'이라는 '구라상상력'을 심심풀이로 하면서 과학의 패러다임을 '상대성이론'으로 확 바꾸어 버렸다. 상대성이론을 간단히 말하면, '질량'에 '빛의속도'로 거듭제곱하여 곱하면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건데, 익히 알고 있듯이 '빛의속도'는 초속 30만킬로미터로 1초에 지구를 일곱바퀴 반을 갈 수 있는 거리다. 따라서 '상대성이론'은 지구 안에서는 그닥 쓸 필요가 없다. 너무 좁기 때문에 '상대성이론'으로 상상할 꺼리가 그닥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주로 나가면 다르다. 빛의 속도로도 태양에서 지구까지 걸리는 시간이 무려 약 8분 20초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태양에서 방출된 '빛 에너지'가 지구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8분 걸렸단 얘기고, 우리는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때에 이미 8분 전에 져버린 태양의 빛 끝자락을 보며 아름다움에 감탄한 셈이다. 태양에게 속았다고 분통을 터뜨릴 것은 없다. 왜냐면 밤하늘을 수놓은 웬만한 별빛은 이미 수명을 다해서 사라져버리고 없어진 채 별빛만 남아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별까지의 거리가 너무나도 멀어서 '빛의속도'로 달려온 별빛조차 수명을 다해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보아도 여전히 별빛은 아름다울 뿐이다.

 

  이처럼 심오한 구라는 천문과학자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천문학책'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 책은 '공룡책'이다. 읽다보면, '공룡책'이라는 사실을 망각해버릴 수도 있지만, 웬만큼 공룡상식을 갖고 있는 독자가 본다면 절대로 부정할 수 없는 책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공룡상식을 갖지 못한 독자가 읽는다면? 안타깝게도 그냥 허섭스레기 같은 '허풍선이 웹툰'으로 오해하기 딱 좋은 책이다. 왜냐고? 비교적 짧은 이 책에는 '광합성 상추 돼지'와 '대머리로 고민하는 아저씨', 그리고 공룡팬이라면 모두가 좋아하는 '트리케라톱스(일명 '세뿔돼지')'의 비망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짤막한 토막공룡상식을 다룬 웹툰이 담겨 있는데, 공룡상식이 풍부한 독자들에겐 감동이 주옥같이 밀려오고 촌철살인을 당해버릴 걸작으로 꼽을 만큼 우스운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과학상식'이 풍부한 독자들이 읽어야만 한다. 또한 '공룡학자'를 '과학자'로 인정하는 독자여야 깊은 공감과 더불어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감동의 여운을 즐길 수 있는 명저라고 감히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감동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광합성 상추 돼지'란 공룡을 복원하다 보면 도무지 알 수 없는 '기관'이 달린 공룡의 뼈(화석)을 찾을 수 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풀이해보자면 분명 '용도'가 있을 것인데, 그 '용도'가 불분명한 것들 말이다. 이를 테면, '스테고사우루스'의 볏 같은 것 말이다. 화석으로 봤을 땐 딱딱해 보였기에 육식공룡의 위협에 대항할 수 있는 날카로운 방어수단인 '뿔'처럼 상상했으나, 뿔이라기에는 너무 말랑한 조직을 찾을 수 있었고, 혈액이 순환하고 있었다는 증거로 밝혀냈다. 그래서 '체온조절'을 위한 볏이었다고도 상상했으나, 그렇다고 보기엔 너무 크고 너무 많았다. 오늘날에는 공룡은 체온이 일정한 '항온동물'에 가깝다고 이해하고 있기에 '체온조절'용 볏이 굳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무슨 용도였을까? 새롭게 등장하고 작가도 그럴 것이라고 동의한 내용이 바로 '이성을 유혹하는 매력포인트(성적 과시용)'로 사용된 볏이 아닐까 라는 '상상'이다. 오늘날에도 별 쓸데없다 싶은 것들을 온몸에 주렁주렁 달고 있는 동물들이 있고, 그 용도가 주로 암컷을 유혹(공작의 꽁지깃 따위)할 때 쓰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솔깃할 것이다. 바로 이런 상상력에 '상상력'을 더해서 '광합성 상추 돼지'를 작가는 탄생시켰다. 사료가 필요없는...심지어 '맛있는' 돼지고기를 제공할 수 있는...맛있게 먹고 난 뒤에 '상추 씨앗'을 땅에 심으면 다시 '광합성 상추 돼지'를 수확할 수 있는...그런 맛난 상상력을 발휘했단 말이다.

 

  어디 이뿐인가. 작가가 대머리인 탓에 '탈모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수십 억 '탈모인'들의 걱정거리를 소재로 인류애가 가득한 감동적인 휴머니즘을 '공룡의 털'로 승화시켰다. 다름 아니라 공룡의 온몸을 뒤덮고 있을 것으로 상상하고 있는 '깃털' 말이다. 그렇다. 공룡은 아직 멸종되지 않고 오히려 번성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매일 공룡을 맛나게 시식하고 있다. 바로 '치킨사우르스'라고 명명해도 시원찮을 닭 말이다. 오늘날의 새는 '공룡의 후예'가 거의 확실하다. 왜냐면 공룡화석의 피부조직과 새의 깃털이 유전학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머리의 고민인 '머리털'을 유전학적 휴머니즘 사이언스틱 메카닉 기술을 발휘하여 '깃털'로 변환시키는 상상력을 발휘한 결과, '깃털의 장점'을 갖게 된 대머리 아저씨가 탄생한 것이다. 깃털의 장점은 두말 할 것도 없이 '하늘을 날 수 있고', 성적 과시를 발휘해서 여성들에게 엄청난 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대머리 아죠씨는 젊은 여성들의 인기남 1순위가 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대머리 작가의 상상력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대망의 '세뿔돼지(트리케라톱스)' 에피소드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궁금하면 500원!! 책값이 1500원이니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것이다(--)뻔뻔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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