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파워 - 위대한 기업이 되는 7가지 전략
해밀턴 헬머 지음, 유지연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 아이들에게 어릴 적부터 '경제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 나 어릴 적에는 그런 교육을 아예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줄 알았고, 땀 흘린 댓가는 값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대한민국 경제는 고도성장을 하였고, 끝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나와 비슷한 또래들 대부분은 열심히 일만 했을 뿐 땀 흘린 댓가로 재벌이 된 친구는 없다. 한마디로 우리 세대에는 정주영, 이건희 처럼 '재벌신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는 이상 흙수저는 영원한 흙수저가 되고 말았다.

 

  그 대신 '돈을 굴릴 줄 아는 사람'은 재벌은 못 되었어도 돈맛을 좀 보았다. 일찍부터 부동산에 투자할 줄 알고, 주식을 굴릴 줄 알며, 주택청약 같은 '경제지식'을 일찍 알아본 친구들은 대한민국이 경제성장을 할 때마다 '돈맛'을 제대로 맞긴 했다. 그러니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나고 자라는 세대 모두는 '경제교육'을 철저히 해야만 한다. 물론, 땀 흘려 일하는 보람도 배울 가치가 충분하지만, 곳간에서 인심 나듯 일단은 '경제력'을 탄탄하게 쌓아놓아야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법이다. 그렇다고 '인성교육'을 빼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돈을 벌어서 고작 '갑질'밖에 할 줄 모른다면 때려 죽여도 시원찮을테니 말이다. 돈은 고작해야 돈일 뿐이다. 사람이 우선인 것을 모르고 돈지랄부터 할 요량이면 '재산몰수'라는 사회적 매장을 한 뒤 철저히 짓밟아줘야 마땅하다. 부를 이루었으면 그 부를 '필요한 곳'에 쓰고, '필요한 사람'에게 노나주어야 돈의 역할을 다하는 것일테니 말이다. 그렇지 못하고 쌓아두기만 하거나 저 혼자만을 위해서 쓰는 큰돈은 '나쁜 돈'에 불과할 뿐이다.

 

  허튼소리는 이쯤하고, 이 책은 '경제책'이다. 그 가운데 '전략적 경영'에 관한 책인 것 같은데, 경제와 경영을 구분 못하는 경제문외한에게 그 차이점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허나 기왕 하는 비즈니스(사업)라면 제대로 된 사업을 해서 회사(기업)를 번창하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글쓴이가 주장하는 바는 이해할 수 있었다. 제목도 <세븐 파워>이니, 그 비법도 7가지로 정리되어 있는 책이기도 하다.

 

  먼저, 서문에서는 사업에 있어서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파워'를 강조했는데, 이는 다시 '전략의 정역학'과 '전략의 동역학'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정역학에는 책 제목에서 말한 '세븐 파워'를 예로 들면서 설명하였고, 동역학에는 '파워의 활용'을 설명하고 있다. 부연설명을 하고 싶지만, 문외한이라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없어 대략적인 감을 잡는 것으로 대신하려고 한다. 왜냐면 글쓴이가 '경영의 역학'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수학공식'을 열거하고 있는데, 경영학을 배우지 않은 초보자가 보기에 당췌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차근차근 읽다보면 뭔가 감은 잡을 수 있었지만, 그래서 제대로 설명하기가 난감하기 이를 데 없으니 양해하시길 바란다.

 

  먼저, 세븐 파워다. '카운터 포지셔닝', '규모의 경제', '전환 비용', '네트워크 경제', '프로세스 파워', '브랜딩', '독점자원' 순서다. 하지만 딱히 순서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정작 중요한 것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사업을 시작하는 초창기 회사라면 순서대로 밟아나가는 것도 바람직하겠지만, 이미 중견기업인 경우에는 '필요한 것'만 선별해서 적용시켜도 무방할 것이고, 잘 나가던 기업이었다면 휘청거리게 된 원인을 찾아 '전략적인 대처'를 해나가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기 때문이다. 뭐, 경영학을 전공한 전문가라면 당연히 알만한 내용일테고 말이다.

 

  암튼, 카운터 포지셔닝이란 '매력적인 기업'으로 만들라는 얘기다. 기업 이미지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만들면 '대성공'이란 얘기다. 그러기 위해선 '폭발적'인 무엇이 필요하단다. 이를 테면, 넷플렉스의 '스트리밍 사업'처럼 기존에는 없었지만 만들고 나니 대박이 터지는 그런 아이템으로 승부를 걸라는 얘기다. 이런 대박이 확고부동한 자리매김이 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가 절실하다. 기왕하는 사업이라면 자잘한 이익을 추구해선 안 된다. 투자할 때는 확실하고 화끈하게 해야 이득도 커지는 법이다.

 

  다음은 '전환 비용'이다. 기존의 이익에 과감한 투자를 해서 '새 이익'을 뽑아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포기해야 할 것은 무엇이고, 투자해서 얻을 이익을 얼마큼이며, 투자비용과 유지, 보수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모든 것을 셈한 뒤에도 이득이 남는다면 할 수 있는 것이 '전환 비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환 비용'을 막연히 미룰 수도 없는 일이다. 어차피 '해야만 할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대로 하지 않으면 망쳐버릴 수도 있으니 철저히 준비하고 계산해야 한다. 어쩌면 '전환 비용'은 모든 기업이 망할 때까지 해야만 할 늪처럼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 특히, 선두기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꾸준히 해야 할 일이도 하다.

 

  '브랜딩'은 특히 어렵다. 한 기업의 브랜드는 만들기는 어렵지만, 한 번 만들어진 브랜드는 쉽게 잊혀지지 않기 때문에 모든 기업은 '브랜딩'에 도전한다. 하지만 '브랜딩'의 핵심은 유지다. 브랜드의 가치가 흐려지면 '상품 판매'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브랜딩에 목을 메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개발하고 홍보하면서 명성에 걸맞는 제품을 만들려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마진'을 셈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뽕을 뽑을 만큼 뽑아먹어야 '남는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브랜딩'에 성공하기만 하면 아주 오랫동안 울궈먹을 수도 있으니 '선두기업'의 브랜딩을 늘 눈여겨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음은 '독점자원'이다. 모든 기업이 꿈꾸는 '무한대의 마진'은 독점을 했을 때 이룰 수 있다. 하지만 경제에서 독점은 불공정하다며 제재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독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에선 '픽사'의 애니메이션 사업을 예로 들었다. <토이스토리>가 가져다준 영업이익은 여타의 애니메이션을 다 합친 것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으며, <토이스토리>는 지금도 수익을 내는 '독점 애니메이션'이다. 이처럼 애니메이션 시장은 넓지만 '수익'을 내는 작품은 몇몇 대작이 전부이다. 이를 해낼 수 있다는 '독점자원'을 갖게 되는 셈이다. 이젠 '아이디어'가 수익을 가져다준다. '아이디어'로 독점을 해도 절대 제재대상이 되지 않는다. 어느 나라가 <토이스토리>에 독점이라며 상영금지를 내릴 것이냔 말이다.

 

  '네트워크 경제'는 사용자 기반이 늘어남에 따라 고객이 증가하여 가치가 실현되는 사업을 말하는데, 여기서 수학공식을 사용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네트워크에 고객 한 명이 늘어날 때마다 기존 사용자에게 발생하는 이익이 잉여 마진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하고 있는데, 솔직히 뭔소린지는 모르겠다. 이를 테면, 페이스북을 똑같이 이용하더라도 미국 대학생이 몽골 대학생보다 훨씬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예를 드는데, 그 이득이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략적으로는 '다수의 사용자'가 이용하는 커뮤니티의 경우, 다수의 사용자가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 문화, 생활팁 같은 것들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반면, 소수의 사용자는 다른 언어, 다른 문화, 다른 생활권 등이라는 이유로 컨텐츠를 제대로 쓸 수 없다는...뭐, 그런 내용 같다.

 

  마지막으로 '프로세스 파워'는 매우 드문 경우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한 기업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한 기업이 어떤 프로세스를 갈고 닦느냐는 '기업의 효율'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프로세스는 쉽사리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주 오랫동안 점진적으로 바꾸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급작스런 프로세스 변화는 폭망의 지름길이 될 수도 있으니 매우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한다. 그렇지만 프로세스 파워에 성공한다면 비용을 낮추거나 우수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에 내제된 조직과 활동 따위를 장기간의 노력과 헌신을 해야 마땅하다고도 했다.

 

  이렇게 '정역학적 파워 전략'을 세웠다면 이제 '동역학적 파워'를 키우는 일만 남았다. 파워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것처럼 '타이밍'이 중요하다. 기업의 활력적인 요소를 몰아세웠다면 기세를 몰아 몰아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이다. 기껏 활력을 키워놓고서 멈칫거려서는 죽도 밥도 안 되는 법이다. 한편, 파워에도 '기승전결'처럼 '도약-시계-발생-안정'라는 패턴이 돌고 도는데, 이 때에 알맞는 '세븐 파워 전략'을 다시 점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도 말했다.

 

  어떤가? <세븐 파워>의 핵심이 잘 이해되는가. 경영학의 기본도 모르는 이가 읽기에는 버거운 책이긴 했지만, 조기 경제교육이 꼭 필요한 까닭을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을 '경영학 박사'로 만들 필요는 없겠지만 '경제의 기초'만 알아도 언젠가는 써먹을 수 있는 배경지식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런 아이들이 커서 무엇을 하겠느냔 말이다. 빌 게이츠도 어려서부터 '억만장자 수업'을 받은 것은 아니다. 어쩌다 우연한 계기도 세계적인 기업을 이끄는 사업가가 되었다. 마크 주크버그도 마찬가지다. 그저 여학생들의 얼평(얼굴평가)을 하려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페이스북'이 거대기업으로 성장해서 어엿한 사업주가 되어 활동하고 있다. 적어도 '경제의 기본'을 더 심화된 경영도 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니, 직접 경영할 필요는 없다. 경영 전문가에게 맡기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최종결정'은 사업주의 몫이다. 그러니 '기본'은 알아야 한다. 경제의 문외한이 경영학 책을 읽다가 '앗! 뜨거'하면서 늦깎이 경제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몇 자 적어 보았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래가 온다, 신소재 와이즈만 미래과학 13
김성화.권수진 지음, 권송이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의 미래는 '신소재'에 달려 있다고 해도 절대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2022년 현재 대한민국은 만들지 못하는 물건이 없을 정도로 '전세계의 공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값싸고 튼튼한 물건을 빵빵 찍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첨단 재품'을 만들 '첨단 부품'을 죄다 일본과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어서 탈이다.

 

  물론, 우리가 첨단 부품을 만들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일부러 안 만들고 있었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일 것이다. 왜냐면 우리가 직접 만드는 것보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첨단 부품을 수입해오는 것이 더 싸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싸게 들여온 '첨단 부품'을 우리의 '첨단 기술력'으로 조립을 해서 '첨단 제품'을 완성해 수출하는 것이 그동안에는 훨씬 이득이었기 때문에 '첨단 기술력'을 쌓을 동안 '첨단 부품'을 직접 만들 실력을 쌓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달라졌다. 신소재 선진국에서 대한민국에 '첨단 부품'을 더는 제공하지 않으려 들기 때문이다. 전세계에서 한국의 제품이 최고의 자리를 잡아나가는 상황이 되자 '견제'를 하려는 의도도 있고, 정치적, 외교적 이유 때문에 대한민국의 경제를 뒤흔들 '전략'을 짜고 대놓고 '첨단 부품'을 수출하길 꺼리는 상황이 자꾸 연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우리가 직접 '첨단 부품'을 만들어야만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하나는 '첨단 부품'을 만들 '광물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동안에 '첨단 부품'을 만드는 연구를 등한시하는 바람에 '연구 인력'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시라도 빠르게 '재료 공학자'를 길러야 하는 까닭이다. 또한 '신소재'를 만드는 과정이 대단히 어려운 까닭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자주국방'과 '우주강국'을 실현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강대국들의 '신무기'를 들여오는 것이 더 싸게 먹히고,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며 다른 나라에서 다른 나라의 우주선의 도움으로 겨우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던 처지였는데, 이젠 대한민국의 기술력으로 만들어낸 '첨단 무기'와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리게 되지 않았냔 말이다. '신소재 개발'이라고해서 다를 것은 없다.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내 해내고 말기 때문이다. 비록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그동안 해낸 업적 또한 낙관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다면 '재료 공학'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연구다. 다시 말해, 세상에 없던 물질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란 말이다. 그런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물질'부터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야 한다. 그것도 '지구에서 가장 흔한 물질'로 가장 값비싼 물질을 만들어내는 기적을 실현시켜야 한다. 기존의 강대국들은 '희토류'에서 '신소재'를 만드는 연구를 많이 했다. 넓은 땅덩이에서 '희귀 물질'을 캐내서 '세상에 없던 물질'을 만들어 독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광물 자원'이 넉넉하지 못하다. 그러니 '기존 물질'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바로 '주기율표' 말이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우던 '원소 주기율표'를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들여다보아야 할 때가 왔다는 말이다. 그건 우리 나라에도 얼마든지 있고, 곧 정복할 '대한민국의 달'과 '대한민국의 외계 행성', 그리고 '대한민국이 뻗어나갈 온 우주'에서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본 물질에 대한 연구는 기존의 강대국들이 해볼 건 거의 다 해봤다. 우리는 후발주자인 만큼 그들이 '하지 않은 것'부터 꼼꼼히 다시 연구해봐야 한다.

 

  옛날 연금술사들이 납을 금으로 바꾸는 기적을 발휘한 것처럼 말이다. 물론 연금술사들은 하나같이 죄다 실패했다. 애초에 '값싼 재료'를 '값비싼 재료'로 만들어줄 '마법사의 돌' 같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재료 공학은 바로 그 '모든 물질을 원하는대로 만들 수 있는 연구'를 하는 학문이다. 세상에 없던 신물질을 만들면 대박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비싸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물질을 '간단한 기술로 값싸고 엄청 많이 만들 수 있는 연구'를 해내는 것이 더 대박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에서 가장 똑똑한 인재들을 의사나 판사, 변호사로 내몰 것이 아니라 '과학자'에 몰릴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히, '재료 공학자'가 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욱더 찬란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다가올 미래에는 '과학자의 능력'이 곧 '국력'이 될 것이 틀림없다. 세상의 모든 것이 '첨단'으로 가득 찰수록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
한덕현.이성우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간 심리학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다. 가장 먼저 착각하고 있었던 점은 심리학은 '과학'이었다는 점이었다. '심리학'은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는 학문이었는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점술'과 비슷하다고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하나는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의 차이점이었다. 알고 보니, 정신분석학은 심리학의 한 갈래였고, 대표적인 정신분석학자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였던 것이다. 이후에 융과 라캉에게 이어졌으니, 정리하면, 마음을 연구하는 학문은 '심리학'이고, 그 가운데 '정신분석학'은 인간의 행동을 내적인 개별욕구와 외적인 사회요구가 서로 조화를 근거로 분석한 심리학 연구의 한 갈래로 이해하면 틀림 없겠다. 물론, 오늘날에는 프로이트의 '성욕구'에 근거한 심리학 연구가 너무 원초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말이다.

 

  암튼, 이 책은 사회적 문제아로 정평이 난 록커 이성우와 정신분석학자 한덕현의 대화(일문일답 형식)를 통해서 코로나로 인해 우리 모두가 불편하고 답답한 이들의 공통의 고민거리를 의학적으로 풀어낸 내용이 담겼다. 그리고 쉽게 오해하고 있는 한 가지를 더 말씀드린다면, '정신병원'에 들락거린다고 모두 미친 사람이거나 심약한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병자'가 절대로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고 싶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록밴드 <노브레인>으로 유명한 이성우도 정신병자는 절대 아니다. 그가 아무리 무대 위에서 '미친XX'처럼 발광을 떨고, 거친 욕설로 넘쳐나는 가사를 입으로 뿜어낸다고 해도, 그건 예술가의 '예술행위'일 뿐, 평상시에는 우리와 똑같은..아니, 정상인보다 더 정상인처럼 평범하고 현대인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고민을 갖고 살아가는 대한민국 시민일 뿐이다. 그러니 이 책에서도 이성우의 고민이 '특별'하다거나 '이상'한 것은 하나도 없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40대 중년 남자가 가질 법한 고민을 '스포츠건강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정신분석학자에게 내담하여 상담한 대목을 열거하였을 뿐이다.

 

  그러니 부디 이 책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읽어주면 좋겠다. 하릴없는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이 아니라, 바로 내가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서 이 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록커로 살더니 대중들에게 욕도 많이 먹고 스트레스도 장난이 아니었던 모양이지...라면서 책을 읽어 갔는데, 그의 고민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평범했고, 어느 정도 '나의 고민'과 상통하는 면도 없지 않았기에 깜짝 놀랐었다. 더구나 '정신병원'을 들락거리며 상담까지 나눌 정도면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단단히 오해했는데, 그래서 그 심각한 병을 '치료(!)'한 대단한 명의와 나눈 쌈빡한 대담집으로 착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그저 그런 평범한 수다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기에 놀라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 대단한 '편견쟁이'였구나..라면서 자책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저러나 여러분들은 살면서 고민이 없었던가 묻고 싶어집니다. 마흔 살이 넘어 반백살을 코앞에 두고 있는 나는 인생이 답답하고 고민도 참 많기 때문입니다. 아직 결혼도 못했고, 사랑도 변변히 못했으며, 당연히 아이도 없고, 늙으신 부모님은 하루가 다르게 편찮으시고, 돈벌이는 시원치 않은데, 몸은 벌써 삐걱거리며 직장생활이 버거워지고 있으며, 친구들과도 연락이 뜸해지면서,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무력감이 밀려오는 날이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답니다. 세상 사람들은 참 재미나게 살아가는 것 같은데 나만 혼자 참으로 재미없게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밀려올 때면, 어느 동굴속 깊이 들어가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듯한 막막함이 들곤 한답니다. 한마디로 살고 싶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을 때 '정신병원'을 찾아가 의사와 상담을 나누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을 읽어보니 록커 이성우씨도 그랬던 모양이다. 그렇게 상담을 나누면서 어느 정도 고민도 내려놓을 수 있게 되고 다시 삻의 활력을 되찾아서 기쁘다는 내용도 적혀 있는데...나의 경우엔 그렇지 못할 것이다. 왜냐면 나는 '잡다한 지식'이 참으로 박학한 관계로 의사선생님이 하실 말씀을 '이미' 어느 정도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 닉네임이 '또 다른 나'인데,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페르소나(가면)'의 또 다른 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닉네임을 쓰기까지가 또 한 편의 드라마인데, 이는 '내 블로그'에 이미 장문의 글로 소개하였기에, 간략하게만 쓰련다.

 

  고민 많던 20대 후반에 '제2의 삶'을 준비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논술쌤'으로 변신할 무렵이었는데, 때마침 '독서모임'에 참석하게 되었고, 그 모임에서 쓰거나 채팅을 할 때 쓰려고 '아이디'를 새로 만들어야 했다. 마침맞게 '나르키소스'에 얽힌 신화 가운데 수선화와 후리지아 꽃에 관한 전설을 알게 되었고, 나르키소스를 몰래 짝사랑하던 님프 후리지아가 물에 뛰어들어 자살한 나르키소스를 따라 죽었다가 '후리지아'로 환생했다는 이야기가 아름답게 들려 '후리지아'란 아이디를 쓰다가 그 많던 고민을 '후~'하고 날려버리겠다는 다짐을 하고서 '리지아'만 남겨놓았고, 두음법칙을 활용하여 '이지아'로 쓰다가, 뭔가 의미를 담아야겠다고 마음먹고 '한자'로 써서 '異之我'로 썼고, 다른이들이 뜻을 모를까봐 '異之我...또 다른 나'라는 닉네임으로 완성하고, 지금껏 사용하고 있다.

 

  그렇게 가면, 아닌 가면 같은 닉네임으로 20년 넘게 살다보니, 난 어느새 '심리학'을 따로 공부하지 않고서도 어느 정도 '심리학적인 내용'을 얼추 실천하며 살아오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정신분석학자의 상담이 그렇게까지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상당히 도움이 될테지만, 내가 진정 바라는 것이 '아무 때고 연락해서 진지한 수다를 떨어도 마다하지 않을 편한 사람'이라는 것을 내뱉고 나면, 그닥 '정신병원'이 필요치 않고 '수다쟁이 친구'가 절실하다는 점을 이해할 것이다.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 상대가 '말(대화)'이 잘 통했으면 좋겠고,  '이성'이면 더 좋겠고, '예뻤으면' 더 좋겠고, 평생 '내편'이 되어주면 더 좋겠으니, 얼릉 결혼이나 해버리면 좋겠는데, 다른 건 둘째치고, '말'이 통하는 여성이 내 주위에 없으니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

 

  현대인의 고민거리는 이렇듯 심각한 것은 없다. 심심풀이 땅콩을 주워먹고 술 한 잔을 기울이면서 떨 수 있을 정도의 '수다'만으로도 어느 정도 해결할만 하니 말이다. 이 책에서 고민을 말하는 록커 이성우도 딱 고만한 고민거리로 상담을 하고 있으며, 정신분석학자 한덕현도 고만한 고민을 해결할 '심리학이론'을 풀어서 설명해주면서 내담자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 책은 '록커와 의사쌤의 평범한 수다'가 전부다. 어려운 내용도 전혀 없다. 읽다가 '내 고민'과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면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었구나'라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고민이라는 것도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욕구불만'이 적절히 해소되지 않아서 몸과 마음이 아픈 것이었구나..라면서 고민을 털어낼 용기가 불끈불끈 샘솟게 만들 것이다. <심리학책>은 원래 그런 용도로 읽기 마련이고 말이다.

 

  우리는 살면서 말 한마디를 할 용기가 없어서 끙끙 앓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 가운데 세 가지 말은 꼭 하면서 살면 좋겠다. 그 세 가지 말은 바로 '미안해,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다.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지는 용감한 말이 바로 '미안해'다. 그 말 한마디를 하지 못해서 별일도 아닌 것을 큰일로 만들고 뒷감당을 하지 못해 더 큰 봉변을 당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또, 누구나 어떤이의 도움을 받고 살아가는 연약한 존재인 까닭에 '고맙다'는 말을 달고 살아야 한다. 사소하더라도 더욱 진지하게 말해야 하는 말이 '고맙다'다. 그 사소한 도움을 '당연시'하는 이들이 고마움도 모르고 '갑질'을 늘어놓기 마련이다.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얼마만큼의 큰 도움을 주어야 겨우 '고맙다'고 말할 것인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고맙다'고 말을 하는 순간 우리 모두가 서로서로 행복해질 수 있다. 이래도 '고맙다'는 말을 아낄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해야할 말이 '사랑해'다. 흔히, '타이밍'이 중요한 말이라고도 하는데, 맞는 말이지만, 너무 재고 아끼다보면 '아무도' 사랑할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만다. 그렇게 되면 늘 타이밍을 놓치고서 후회하고 말 것이다. 그럴 바에야 '아무 때'고 사랑해라고 진심을 밝혀라. 설령 헤프고 진실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오해를 받을지언정 때를 놓치고 뒤늦은 후회를 하며 살아가는 것보다는 백 번 낫다. 지금 가장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사랑해'라고 말해보라. 차마 그럴 용기가 없다면 '눈'으로라도 진심을 표현하길 바란다. 두 눈에 하트를 뿅뿅 심어놓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보다 행복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누구보다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많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봐주지 않고 홀로 쓸쓸하고 외롭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분에게 <심리학책>인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그렇게 외롭게 살아가는 이들이 참 많이 숨어 있을 것이다. 그분들에게 용기내어 한 마디 해주면 좋겠다. 언제고 답답할 때 연락하라면서 말이다. 수다 정도는 언제든 들어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래가 온다, 게놈 와이즈만 미래과학 7
김성화.권수진 지음, 조승연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이는 스반테 페보 박사(스웨덴 태생, 67세)다. 연구논문은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DNA가 섞여 있다는 내용이고, 이 사실은 두 인류가 서로 질병에 대한 '인체의 반응'에 서로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밝혀서 노벨상을 타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경희대 김성수 교수는 "인류의 진화 과정을 염기서열 수준에서 밝혀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고, "현생 인류의 몸에 들어온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질병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특히, 당뇨병과 비만 같은 대사질환이 생기는 열쇠를 밝혀낸 것"이라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22년 10월 3일(현재시간 4일)]

 

  인간의 유전자에 대한 비밀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에 '유전자변형식품(GMO)'처럼 'GMO 사피엔스'의 출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는데, 이미 인간에 대한 복제실험은 시도되었고 그 결과물(복제인간)은 폐기했다고 발표했지만, 지구 어느 곳에서 비밀리에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며, 앞으로도 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유전자변형인간' 또는 '복제인간'이 실제로 존재했을 때,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을까?

 

  실상 '유전자변형(돌연변이)'는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편이다. 멘델이 콩으로 '유전자의 특성'을 밝혀냈고, 왓슨과 크릭이 'DNA의 비밀'을 알아채기 훨씬 이전부터 인류는 '유전자변형의 성질'을 이미 알고 있었고, 실제로 실험에 성공해 '우수한 품종'만을 엄선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수많은 '개의 품종'을 보면 인간이 얼마나 집요하게 '품종관리'를 해왔는지 알 수 있다. 개 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도 대부분 '유전자변형'을 시도해서 더욱 맛있고, 더욱 생산량을 늘렸으며, 더욱 때깔이 곱고 모양도 아름다운 것을 뽑아내기 위해 엄청난 실험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대부분의 채소와 과일은 더욱 커지고 맛있어졌으며, 소나 돼지, 양, 말, 닭 등의 가축들은 더욱 몸집이 커지고 새끼를 많이 낳으며, 젖과 알을 더 많이 생산하는 훌륭한 품종으로 개량되었다. 이는 모두 '유전자의 비밀'을 알지 못할 때에 시도된 성과들이다.

 

  그렇다면 모든 생물의 '게놈 지도'가 밝혀지고 있고 '유전자의 비밀'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 지금은 어떤 실험을 하고 있으며 어떤 성과가 있는 것일까? 복제양 돌리는 너무나 유명해서 다 알 것이다. 복제소 영롱이도 함께 말이다. 그밖에 복제고양이, 복제말, 복제돼지, 복제생쥐, 복제원숭이 등등 수많은 동물들이 복제의 성공을 알렸다. 그 가운데 복제개는 우리 나라와 중국에서 약 1억 원에 복제를 해주고 있는 실정이란다. 왜 이렇게 '복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첫째는 '유전자의 비밀'을 완벽히 밝혀내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송사리에 '우울증유전자'를 심어놓고 '우울증'에 대해 연구를 거듭한 결과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로써 우울증세로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었단다. 마찬가지로 복제쥐를 만들어 '임의의 유전자'를 자르고 갖다 붙여 '유전자변형'으로 인한 여러 증상을 지켜보며 '유전자의 비밀'을 더 많이 밝혀내고 있단다. 이를 통해 근육이 더욱 발달한 힘쎈 쥐, 겁 없이 고양이에게 달려드는 용감한(?) 쥐, 복잡한 미로도 단숨에 통과해버리는 똑똑한 쥐 등 '유전자변형'으로 인한 모든 것을 과학자들이 밝혀내고 있단다. 이유는 쥐의 유전자가 인간의 유전자와 상당히 비슷한데 '쥐의 일생'이 상대적으로 짧고 몸집도 작아 연구하기에 적당하기 때문에 선별된 것이다.

 

  둘째는 '인간복제'를 통해서 난치병과 불치병을 해소하고 '모든 질병'으로부터 인간을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아일랜드>에서처럼 '복제인간의 장기'를 떼어내기 위해 '복제인간을 사육'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 단위'에서 줄기세포(만능세포)를 추출해서 사고로 다치거나 잃어버린 '신체의 일부'를 면역부작용 없이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의료기술 가운데 하나로 쓰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줄기세포'로 원하는 신체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성공할 확률도 있지만 '줄기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등 실패할 확률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면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더 '인간복제연구'에 매달리는 것이다.

 

  허나, 유전자의 비밀을 밝혀내서 '인간의 수명과 건강'에 획기적인 청신호를 보내준다고 해도 우리 사회의 '윤리적 도덕적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복제인간'은 불편한 진실을 풀지 않고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점이다. '나'를 살리기 위해 '또 다른 나'를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포 단계'라고 하더라도, 그 세포를 '신체의 일부(장기)'로 성장시키기 위해 '또 다른 생명(대리모)'을 함부로 다룰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유전자변형 아기'를 태어나게 할 수 있다면 '부모의 유전병'을 제거한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게 되는 장점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완벽한 외모(성형)와 성격'을 갖춘 '맞춤 아기'의 주문이 밀려드는 잘못된 사례가 더 많아질 것이 뻔하다. 왜냐면 원래 '성형수술'도 전쟁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심각한 손상을 받아 일상생활이 힘든 환자를 치료할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나, 언제부터인지 '미용수술'로 변질되어 더 아름다워지려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도구로 전락해버리지 않았느냔 말이다. 미래에는 더욱 유전학이 발달하여 'GMO 사피엔스'가 출현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영화 <가타카>가 그린 암울한 미래도 이런 걱정을 반영한 것이고 말이다.

 

  암튼, 인간의 유전자를 비롯해서 모든 생물의 유전자가 속속들이 밝혀지고 연구되고 있다. 아직까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유전적인 실험은 세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유전학의 발달로 인해 더욱 안전성을 높이게 되고 더욱더 확실하게 밝혔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때, '인간복제'의 빗장을 끝내 풀리고 말 것이다. 이로 인해 인류는 어떤 장점을 취하고, 어떤 단점을 막으면서 살아가게 될 것인가? 궁금하지만 궁금해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학의 미래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학제간연구총서 3
유홍림 외 지음 / 인간사랑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서울대 교수들이 '우리 나라 대학교육의 혁신'에 대해 논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현재의 대학들은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우리 나라 대학이 세계적인 수준의 우수대학으로 선정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우리 나라 명문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대학시절에 배운 지식'을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쓸 곳도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서울대라고 예외는 아니다. 분명 우리 나라 '최고 대학'임에 틀림없는데도 '서울대 출신'이기 때문에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서울대 출신들은 똑똑한데도 매우 이기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거나 '헛똑똑이', '인성 쓰레기'로 묘사되기 일쑤인 것도 이런 실정을 반영한 듯 한 것일테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도 수재인데도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지독한 이기주의자로 등장해서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배신도 밥먹듯이 하는 캐릭터가 하필 '서울대 출신'이라는 언급을 이 책에서 할 정도니 말이다.

 

  그렇다면 서울대는 어떻게 혁신되어야 할 것인가? 미래에도 대학이 '교육의 산실'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반대할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의 질'이 그 정도 수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인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교수의 역량평가'도 철저해야 하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을 '양질의 것'으로 높이고, 동시에 '효율성'도 높여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거기에 현재의 세대의 특성을 적극 반영해 '오프라인(면대면) 수업'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과감히 '온라인 수업'을 적극 도입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강의'가 확실히 보편화되었고, 우리 나라 고등교육은 이미 오래전부터 '온라인 강의'가 매우 잘 준비된 것에 비해 '대학교육에서의 온라인 강의'는 아직 미비된 점이 많다는 지적을 적극 고래해보아야 한다고도 말하고 있다. 물론, 온라인 강의의 '양적인 성장'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현재 '미네르바 대학'의 경우에는 강의의 대부분을 '온라인 강의'로 대체했는데도 벌써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곳 출신의 인재들이 전세계적으로 취업도 잘 되며, 실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도 진단했다. 서울대도 이런 식으로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런 혁신에는 '창의성'과 '시민성'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른바 '토론과 융합 수업'이 그것인데, 미네르바 대학에서는 '온라인 강의'인데도 적극적인 토론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학생들의 '다양한 전공'과 심도 '깊은 교양' 수업을 보장함으로써 창의성과 시민성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대에서는 아직도 교수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인 강의 형식'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 대학의 실력을 형편없이 낮추는 원인이라고 날카로운 비판도 하고 있다.

 

  물론, 학생들에 대한 '소극적인 참여'도 함께 지적했다. 이른바, '하바드생은 바보인가?', '도쿄대생은 왜 바보가 되었나?', 그리고 '왜 서울대생은 문제푸는 기계로 전락했는가?'와 같은 비난(?)도 함께 분석했다. 이들 명문대학생들은 어찌하여 교수님들의 '유순한 양'이 되길 마다하지 않느냔 말인가? 그건, 아마도 대학교수들이 '잘못된 평가방법'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인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접근하기도 했다. 예컨대, 학생들이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교수가 정한 모범답안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정확히 받아써야만 한다'는 지적 말이다. 교수와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토론수업에서 서로의 생각이 어찌 '하나의 결론' 또는 '정해진 답안'으로 귀결될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학생들의 '창의성'을 감안한다면, 아무리 교수가 정해놓은 답안이라고 해도 일일이 받아적기보다는 논쟁을 벌이고 비판하는 것이 가능해야 하지 않겠느냔 말이다. 이는 교양 있고 수준 높은 '시민성'을 위해서라도 '정해진 답안'을 강요해선 안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졸업을 위해 따야할 '학점'을 대폭 낮추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전공필수 학점'을 대폭 낮추고, '교양수업'을 다양하게 듣고 함양해야 할 지식의 폭을 대폭 넓힐 기회를 주는 것이 '미래의 대학 혁신'을 위해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실제로 '미네르바 대학'을 비롯해서 세계 우수대학들이 이런 식으로 '학점제의 벽'을 낮추고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 대학들도 단지 '졸업을 위한 학점 채우기'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학생들 스스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교양수업을 쌓고 심도 깊은 지식을 쌓아올릴 때 '졸업 후 취업'에도 유리하다는 인식 전환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긴, 우리 사회의 '리더'들이 수준 이하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경향이 없지 않다. 더욱이 '인성'은 쓰레기 취급을 하고 '그들만의 천국'을 지향하며 저들끼리 교류의 폭을 높여 '상류층의 생활'을 영위하려는 양상을 대놓고 보이며, '계층이하의 대다수 노동자들'을 개돼지 취급하는 교양없는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우리 사회가 이런 '개만도 못한 사회지도층'을 그대로 냅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대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존경받는 '위치'를 점유하고자 한다면, '창의성'과 '시민성'을 기반으로 우리 사회를 찬란하게 빛내야 할 것이다. 그러지 못하고 '명문대 졸업 타이틀'로 '대기업 취업'에만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면 '서울대'는 영원히 '박제된 천재들의 요람'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미래도 불투명해질 것이고 말이다.

 

  더불어 서울대를 비롯한 우수한 명문대도 과감한 개혁에 나서고 교육혁신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단순한 '지식'이 아닌 '인성'부터 완성시켜 '사람답게 교육시키는 중심지'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대학만 바뀐다고 될 일도 아니고 말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깊은 관심을 갖고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과감히 후원하는 사회분위기가 먼저 조성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흔히 교육정책은 '백년대계'라고 말한다. 대한민국의 100년 뒤 미래를 밝히는데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할 때다. '4차 산업혁명', '선진국 대열 진입', 여전히 유효한 '한류열풍' 등등 지금이 개혁과 혁신을 할 최적의 시기일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