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초록으로, 다시 - 나태주 한서형 향기시집
나태주 지음, 한서형 향 / 더블북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태주 시인의 작품에는
늘 또 다른 가치와 의미가
숨어 있어요.

겉으로 읽기에는
작고, 쉬운 문장이지만
그 내면에 가지고
있는 의미와 깊이는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저 읽는게 즐겁다면
그걸로 만족하시면 됩니다.

감성과 지성이 결합된
복합체
그걸로 인해 다시 일어서는
용기가 나셨다면
여기 잘 오셨어요.

군더더기 해설 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읽고, 시와 예쁘게
만나주세요♡♡

1부
혼자서도
웃음 짓는 사람이 된다.

하나- 네가 있어

바람 부는 이 세상
네가 있어 나는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된다.

서로 찡그리며 사는 이 세상
네가 있어 나는 돌아앉아
혼자서도 웃음 짓는 사람이 된다.

고맙다
기쁘다
힘든 날에도 끝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우리 비록 헤어져
오래 멀리 살지라도
너도 그러기를 바란다.

둘- 목소리 듣고 싶은 날
오늘은 내가 우울한 날
조금은 쓸쓸한 날
네 목소리라도
듣고 싶었는데
목소리 들려줘서 고마워

비가 오고 흐린 날이지만
파란 하늘빛 같은 목소리
비 맞고 새로 일어서는
풀잎 같은 목소리
들려줘서 고마워

그래 다시 나도 파아란 하늘빛이
되어보는 거야
초록의 풀잎으로 다시
일어서 보는 거야.

셋- 그리움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넷-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하는 말
차마 건네지 못하고 삽니다
사랑한다는 그 말 끝까지
감당할 수 없기 때문

모진 마음
내게 있어도
모진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나도 모진 말 날들에게 들으면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기 때문

외롭고 슬픈 마음
내게 있어도

외롭고 슬프다는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외롭고 슬픈 말 남들에게 들으면
나도 덩달아 외롭고 슬퍼지기 때문

사랑하는 마음을 아끼며
삽니다
모진 마음을 달래며
삽니다
될수록 외록고 슬픈 마음을
숨기며 삽니다.


다섯- 마음을 비우라고?

마음을 비우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몸에도 좋고
마음에도 좋다는 충고를 듣는다.

하지만 나는 비우기보다는 채우라고 말하고 싶다
채워도 넘치도록 채우라고 말하고 싶다
좋아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과
안쓰러운 마음으로 차고 넘치도록
채우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다 보면 싫어하는 마음이 줄어들고
미워하는 마음도 줄어들고 의심하는 마음 또한
조금씩 줄어들 것이 아니겠나......

채우고 채우다가 그래도 빈 곳이 있으면
아침 햇살로 채우고 저녁노을로 채우고

새소리 바람 소리로 채우고
풀꽃 향기로 가득 채우는 것이 더욱
좋은 일 아니겠냐고 말하고 싶다


다 좋았지만
나는 짧지만 짧지 않은 이라는 시를
읽을 때 눈물이 났다.
실감 나는 한 토막 짧지만 짧지 않은
인생 드라마

다시 쓸 수 없어서 서운하지만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고
얘기해 주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