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민주주의를 두려워하는가

누가 민주주의를 두려워하는가 - 지성사로 보는 민주주의 혐오의 역사
김민철 지음 / 창비 / 2023년 5월

모두가 미워하고 두려워한 민주주의.

민주주의는 수천 년 동안 혐오, 경멸, 비난, 증오의 대상이었다고 저자인 성균관대 김민철 교수는 말한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성공한 정부형태라 생각했던 민주주의가 고대에서부터 근대까지 최악의 정부형태로 손꼽혔다는 것이다.

어째서 민주주의는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었는가, 어떤 계기로 민주주의는 인정받기 시작했는가 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흥미를 일으킨다.

등교 전 아침밥을 먹던 아이가 “공화국의 뜻이 뭐야?”라고 입을 뗐다. 무방비한 상태에서 질문이 훅 들어왔다.

“공화국? 국민이 나라를 다스린다는 뜻 아닌가? 왕이나 귀족 등이 다스리는 게 아니라.”

“북한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고 하잖아.”

“음...그렇지. 인민이 다스린다고 하니까. 인민을 대표한 공산당이.”

나 자신도 명확히 알지 못하니 제대로 된 설명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마침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서문에 밝혔듯이 이 책은 민주주의를 경멸하고 배척한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내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핵심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어째서 오랜 세월 민주주의가 광범위한 증오의 대상이었는지 역사를 통해 이해하고,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등장한 시기와 양상을 추적한다. 특히 그들의 주장과 운동이 어떤 장애물에 부딪혔는지, 그들이 무슨 힘으로 그 장애물을 넘어서려 했는지, 과연 장애물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는지에 중점을 두고 서술한다.

단순히 가장 성공적인 정부형태라 생각하고 그저 좋은 것이라 전제했던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다시 고민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