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色을 입다 - 10가지 색, 100가지 패션, 1000가지 세계사
캐롤라인 영 지음, 명선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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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아이디어와 창조성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부분이 바로 패션이 아닐까 한다.

패션에 대한 문외한이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 번째가 디자인이고 두 번째가 색(Color)이다.

무엇이 먼저이고 더 중요한지를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책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상호 작용을 통해 패션을 완성한다고 보는 게 타당해 보인다.

디자인에 색을 입히는 게 아니라 색이 디자인을 창조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심리와 사회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게 색이다.



블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지금처럼 더운 날씨를 상쇄할 수 있는 시원한 바다와 맑은 하늘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젊은 패션의 상징이기도 한 청바지도 연상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반대적인 의미인 슬픔이나 우울함의 이미지를 갖고 있기도 하다.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유명한 노래인 'Pale Blue Eyes'도 생각이 난다.

결혼하며 다른 남자에게로 떠난 그녀를 도저히 잊을 수 없다는 의미의 가사는 역시나 슬픔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파란색은 슬픈 감정과 연관성이 있지만, 하늘과 바다 사이의 공간을 나타낸다. 충성스럽고 진실하며 차분하게 여겨지는 색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파란색을 자주 언급하는 것 아닐까




영화나 연극에서 감독이 의도하는 시각적인 요소를 말하는 미장센의 핵심도 역시나 색이다.

작품성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 영화라 하더라도 미장센이 독특한 영화는 사람들의 뇌리에 오래 남듯이 관객은 잘 알지도 못한 채 놓치는 부분인 색에 대한 고심을 감독은 많이 하고 있다.

영화 '킬 빌'에서 우마 서먼이 입었던 노란색 트레이닝 복은 너무도 유명하다. 조직으로부터 버림받고 복수를 실현하는 우마 서먼의 의지를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겠다.


많은 문화권에서 노란색은 태양과 황금을 상징하는 색이었으며, 생명을 주는 힘과 부를 상징하는 화려함을 의미하기도 했다... 태양, 성장, 번영을 상징하는 노란색은 눈부시게 반짝이는 따뜻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빛이 어둠을 가르고 밤의 악을 파괴하듯이 긍정적인 힘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가시성 때문에 역사상 가장 파괴적이고 혐오스러운 상징물에도 사용되었다. 바로 유대인의 노란 별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는 독일과 점령 지역의 유대인에게 노란색 다윗의 별을 옷에 착용하도록 강제했다. 이는 유대인을 게토로 옮긴 후 최종적으로는 강제 수용소로 보내기 위한 서곡으로서, 신분 확인과 분리 작업의 수단으로 활용됐다. 노란색이 두려움과 박해를 상징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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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사로잡는 말센스의 비밀 - 모르니까 서툴 수밖에 없는 이들을 위한 대화의 기술
장차오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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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핵심은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계를 돈독히 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정반대의 역할을 하기도 하며, 직장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큰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을 우리는 때로 '센스 있다'라고 표현을 하는데 타고나면서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칭찬과 격려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측정할 수 없는 만큼의 힘을 불러일으킨다는 의미로써 칭찬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칭찬에도 요령이 있다.

상투적이고 영혼 없는 칭찬은 칭찬으로써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칭찬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로 조용하게 소극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떠들썩하게 칭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주의해야 할 것은 칭찬에다가 자신의 미래 요구사항까지 곁들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칭찬은 칭찬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지 앞으로도 도움을 기대한다는 식의 요구사항이 포함되면 상대가 부담스럽게 생각할 수 있고 이는 오히려 칭찬을 안 하느니만 못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좋은 칭찬은 상대의 도움이 얼마나 적절하고 고마웠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면 된다. 사실 당신이 그때 겪은 고통과 아픔을 생생하게 설명하기만 해도 상대는 당신이 자신의 도움에 얼마나 깊이 감사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칭찬도 구체적일수록 더 효과가 있다. 상대가 어떤 일 하나를 완성했을 때 그저 대단하다고 한마디 하는 것보다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정말로 힘든 일이었지만, 그가 어려움을 극복해서 완성한 사실을 열심히 설명하는 것 자체가 충분한 칭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해서는 무형의 서비스에 대한 가치가 조금씩 인정을 받는 사회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완전히 뿌리내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알고 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문제도 문제를 풀기 전까지 그쪽 분야의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엄청나게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전문가가 아주 간단히 해결해 버린다고 해서 그 문제가 결코 가볍거나 해결하기 쉬운 문제는 아니다.

말 그대로 그 사람이 전문가라서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지 비전문가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어려운 문제라는 것이다.

비전문가가 이러한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아래의 에피소드처럼 센스 있는 말로 상대방을 이해하는 말하기가 더해진다면 좋을 것이다.

한 자동차 회사에서 기계가 고장 나자 모두 어찌할 바를 몰라 헤맸다.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히 수리기사를 불렀다. 현장에 도착한 기사는 고장 난 부분을 찾아 전선 하나를 연결해 놓고 직원들에게 작동법을 알려주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수리 비용으로 1만 달러를 요구했다. 직원들은 모두 놀라 입을 쩍 벌렸다. 그 당시 일반적인 직원이 수십 년 일해야 벌수 있는 소득의 총액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기사는 기술에서뿐만 아니라 자기 홍보의 고수이기도 했다. 그는 '전선을 이어붙이는 건 1달러면 되지만 어디에 연결해야 하는지를 아는 건 9,999달러가 필요합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나중에 수리기사의 말을 전해 들은 회사 대표는 기꺼이 1만 달러를 지불했고 그를 회사 직원으로 채용했다.



감정이 담겨 있는 말하기를 하다 보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게임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규칙을 파악하고 이해하며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미리 생각해야 한다.

무턱대고 감정에 휩싸이거나 대화에 끌려다니게 되면 언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래의 센스 있는 말투를 살펴보자.

앞의 두 말투와 가장 차이 나는 점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돋보인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대화의 달인이라 할 수 있다.

1) 나쁜 말투

"나 부모님하고 싸웠어."

"아무리 그래도 어른들하고 싸우면 안 되지!"

2) 평범한 말투

"나 부모님하고 싸웠어."

"왜?"

3) 센스 있는 말투

"나 부모님하고 싸웠어."

"뭔가 엄청난 의견 차이가 있었나 보구나. 그래서 그렇게 기분이 안 좋았던 거야?"

나쁜 말투에서는 일종의 우월감을 가지고 상대를 판단하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는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처사일 뿐 아니라, 폭력적인 방식으로 상대의 신뢰를 등지는 것과 같다. 평범한 말투는 아주 짧은 한마디의 반응이지만 상대에 대한 관심이 느껴진다. 센스 있는 말투는 상대를 이해하겠다는 반응과 함께 질문을 던짐으로써 "왜?"라는 한마디보다 훨씬 더 '그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또한, 상대가 기분 나쁜 이유를 합리적으로 보충해 주면서 담담하게 대화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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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천재들의 생각 아포리즘 - 0에서 1을 만드는 생각의 탄생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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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의 아포리즘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포리즘

: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 (출처 두산백과)

글로벌 IT 기업의 근간을 이루는 실리콘 밸리에는 우리가 아는 너무나도 유명한 CEO들이 많다. 이들 천재들이 현시대의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그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접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들을 본보기 삼아 우리를 보다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은 그들의 행동과 말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다.

바로 아포리즘에서 말이다.



역시나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애플의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기업인 애플은 스마트폰을 필두로 IT 제품의 세계 유행을 선도하며 수많은 마니아들을 양산하고 있다.

더 일할 수 있는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철학은 현재의 CEO인 팀 쿡이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그의 무자비하고 냉혈한적인 직업 철학이 큰 단점으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어찌 됐건 IT 기업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람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마음과 직관을 따를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아마 당신이 진정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는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른 모든 것들은 나중의 문제입니다.

And most important, have the courage to follow your heart and intuition. They somehow already know what you truly want to become. Everything else is secondary.

태어나자마자 양자로 입양되고 학창 시절 히피 문화에 심취하기도 하였으며,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몇 개월간 히말라야를 여행하며 내면에 심취했었던 그는 결국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게 된다.

바로 자신의 친구였던 스티브 워즈니악과 컴퓨터 제조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애플이다.

양자로서의 아픔과 젊은 시절의 방황을 딛고 결국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지 못한다고들 생각하지만 마음속에는 다들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과 망설임에 단지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을 뿐일 수도 있다.



실리콘 밸리의 유명한 천재 중 일론 머스크가 빠지면 이상하겠다.

테슬라를 창업해 기존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던 모든 자동차 기업들을 제치고 전기차 플랫폼 변환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를 위한 스페이스 X라는 기업의 CEO이기도 하며 최근에는 트위터까지 인수하며 일반인이라면 하나도 벅찰 사업을 동시에 여러 개 진행하고 있다.

내가 말하면 대개 그 일이 이루어진다. 계획된 것이 아닐지라도 보통은 이루어진다.

I say something, and then it usually happens. Maybe not on schedule, but it usually happens.

일명 괴짜라고 불릴 정도로 창업 전 아이디어만 있을 때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터무니없는 생각이라 비웃었지만 사업이 진행하고 그의 아이디어가 실제로 현실화되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의 추진력과 아이디어의 천재성에 점점 더 감탄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살고 싶은 이유가 있어야 한다. 왜 살고 싶은가? 무슨 목적으로? 미래에 하고 싶은 것은 뭔가? 별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별에 사는 생명의 하나가 되는 것이 미래의 꿈이 아니라면 나는 정말 우울할 것이다.

There have to be reasons that you get up in the morning and you went to live, Why do you want to live? What's the point? What inspires you? What do you love about the future? If the future does not include being out there among the stars and being a multi-planet species, I find that incredibly depressing.

다른 실리콘밸리의 천재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성공 비결 중의 하나는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이 분명히 무엇인지 알고 거기에 몰입하여 너무나도 재밌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들 시각에서는 너무나도 힘든 야근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그들의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그 흥분감에 가득한 일상일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일개(?) 그래픽카드 제조회사였던 엔비디아는 최근의 자율주행, AI 시대에 한발 빠르게 준비한 덕분에 이제는 첨단 IT 기업의 중요한 한 축이 되었다.

반도체 기업의 대명사하면 바로 떠오르는 인텔을 제치고 TSMC와 함께 세계 반도체 기업 시총 1, 2위를 다투는 거대 IT 기업이 되었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지만, 곧 AI가 소프트웨어를 지배할 것입니다.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but AI is going to eat software

누구나 미래에 AI가 산업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걸 알았지만 정작 제대로 준비한 기업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 흐름을 읽고 미리 준비한 엔비디아 같은 경우 GPU라는 그래픽 처리 장치의 연구와 많은 공을 들이게 된다.

지적인 정직함이 없다면, 실패를 인내하는 문화를 가질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실패할 가능성에 집착할 것이고, 거기에 자신들의 명성이 달려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실패를 인정할 줄 모릅니다.

Without intellectual honesty, you can't have a culture that's willing to tolerate failure because people cling too much to an idea that likely will be bad or isn't working and they feel like their reputation is tied up in it. They can't admit failure.

결국 올해 ChatGPT 등장과 함께 AI의 시대가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우리의 현실 속으로 들어와 버렸다.

역시 시대는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몇몇 소수의 천재들에 의해 변하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우리라고 해서 그들과 같이 될 수 없다고 섣불리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 인간의 잠재력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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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漢)의 몰락, 그 이후 숨기고 싶은 어리석은 시간 - 권력자와 지식인의 관계 100페이지 톡톡 인문학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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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얘기했던 서양의 찬란한 역사에 로마 제국이 있었다면 중국에는 최장수 왕조인 한나라가 있었다.

한의 역사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한 삼국지를 통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부분이 있으나 로마 제국의 멸망과 마찬가지로 한의 마지막이 어땠는지는 잘 모르고 크게 관심도 없는 듯하다.

한의 역사를 크게 전한과 후한으로 나눌 때 전한의 멸망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이 바로 왕망이다.

최근에 와서 그의 이상적인 정책에 대한 새로운 시각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역사라는 것이 결국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최악의 폭군으로 각인되어 있다.

왕망에 대한 이러한 비판은 특정 시기 그에게 내려진 역사적 평가를 전제로 전후 그의 삶의 퍼즐들을 억지로 짜 맞추어 지나치게 폄훼하고 난도질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즉, 의도가 정당하다고 과정과 결과를 가볍게 볼 수 없듯이, 그 결과가 잘못되었다고 동기와 시도까지 묶어 매도할 수는 없다.



왕망에게 멸망한 전한은 유수가 다시 한나라의 정통성을 표방하며 건국하게 되고 역사에는 후한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후한의 마지막 무렵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국지의 시대로 후한도 결국은 조조의 아들인 조비의 위에 멸망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알다시피 후한을 멸망시킨 위도 중국은 통일하지 못하고 이후 중국은 약 400여 년간 여러 국가들이 건국하고 멸망하며 가장 긴 분열의 시기를 겪게 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성공을 집착하며 그것만 기억하려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정작 집중해야 할 것은 어떻게 성공했느냐보다는 왜 실패했느냐를 분석하는 일이 아닐까?

거기서 우리는 더 많은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한이 멸망하고 수가 중국을 재통일할 때까지 중국 역사상 가장 긴 분열의 시기, 그 어리석은 시간을 찾아갈 때다. 시간상으로는 후한이 멸망한 220년에서 수가 남북조시대를 끝내고 중국을 재통일한 589년까지 약 400년간이다. 이 시기를 위진 남북조시대라 하며, 크게 삼국시대, 서진시대, 오호십육국시대, 남북조시대로 나눈다. 중국 역사에서는 흑역사로 지워버리고 싶은 시간이고, 실제로 최근까지도 역사 시간에서 건너뛴 시기였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시간이다. 그러나 어쩌면 이 어리석은 시간이 우리에게 더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해 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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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왕국 서로마 제국이 ‘시시껄렁하게’사라지는 순간 - 프로와 아마의 차이 100페이지 톡톡 인문학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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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고들 한다.

시대, 사회상, 환경, 국가, 인물 등은 매번 바뀌지만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기에 과거의 역사는 현재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양사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제국을 건설한 국가가 바로 '로마'이다.

기원지인 이탈리아를 필두로 유럽, 지중해, 북아프리카에서 페르시아까지 지배한 대제국인 로마의 찬란한 역사는 많이들 기억하지만 어떻게 쇠퇴하고 멸망했는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훈족의 대이동은 4세기 유럽의 지도를 어지럽힌다. 북쪽에서 남하하단 '야만스러운' 게르만족은 '문명스러운' 로마와 국경에서 잦은 충돌을 하면서 순화되고 또 일부 편입되고 있었다. 그런데 '더 야만스러운' 훈족이 동에서 서로 게르만족을 압박하며 들어온 것이다. 겨우 로마 국경에 자리를 펴던 게르만족은 뒤에서, 옆에서 치고 들어오는 훈족에게 떠밀려 다시 대이동을 시작한다. 그렇게 유럽 대륙판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직까지 논쟁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로마 제국 시대 중국은 한나라가 그 위세를 떨치고 있었고, 한 무제의 팽창 정책에 따라 흉노족(훈족)이 서진하면서 일어난 일이라는 견해도 있다.

아무리 위대한 제국이라도 영원토록 강성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내부적으로 약해진 힘이 외세의 침략을 감당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해법 역시 잔머리를 굴려 꼼수에서 찾았다. 지금의 상황을 시대적 흐름으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은 단지 '그놈의 아틸라 때문이다. 그놈만 없으면 된다'고 크리사피우스는 잔머리를 굴렸다. 그러나 당시의 흐름은 설령 아틸라가 사라져도 제2, 제3의 아틸라가 콘스탄티노플로 쳐들어올 것이라는 거였다.

결국 로마는 훈족의 지도자인 아틸라를 막지 못해서 멸망하게 된다.

아틸라를 잘 알지도 못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아틸라만 막으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패착이 결국 찬란했던 로마의 멸망을 야기했던 것이다.

국제적인 질서를 위한 기관과 나라 간 공조를 통해 과거와는 달리 전쟁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봐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전쟁이, 비극이 일어날 수 있음을 우리는 현재에 목도하고 있다.

과거의 역사를 그냥 흘려버릴 것이 아니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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